22년 7월 16일 흐린 후 비 20~27도


풀베기를 하는 와중에 블루베리에 선녀벌레가 몇 마리 보인다. 올해는 선녀벌레를 비롯해 갈색날개매미충 등이 극성이다. 아마도 겨울이 춥지 않아 월동을 많이 한 듯하다. 


꽃매미를 포함해 이 세 해충은 아직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5월 중에 작물 주위의 숲이나 풀에 약제를 뿌려 방제를 해야 한다고 한다. 풀과 함께 키우는 나의 농사는 친환경 약제를 활용해 이 시기에 사전 방제를 해야 했다. 하지만 5월은 한창 이것저것 바쁜 시기인데다, 먹이그물과 같은 생태계의 힘을 믿고 놔둔 탓에 해충들이 득세했다. 올해 블루베리가 상당 수 죽은 것을 보고 있자니, 아무래도 해충으로 인한 탓이 아닐까 생각이 들면서 방제에 신경을 써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간만에 둘러본 사과나무에도 선녀벌레가 극성이다. 잠깐 가지를 흔들어보니 선녀벌레 수십 마리가 날아다닌다. 여기에 갈색날개매미충도 여럿 보인다. 이대로 놔두었다가는 나무도 시들시들하고, 사과도 따먹지 못할 판이다. 


친환경미생물제인 BT제와 마늘추출물을 희석해 사과나무와 배나무에 뿌렸다. 희석한 약물을 듬뿍 받은 개체는 죽는게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은 도망갔다 다시 찾아오기를 계속 반복한다. 아무래도 나무에 해를 가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으로 개체수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서너 번 정도 더 약제를 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방제를 하고 나면 이제 새 피해를 막을 방책을 서둘러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새를 막을 그물이나 한랭사를 나무에 하나씩 쳐두는 것이 어떨까 궁리 중이다. 


천적 등의 얽히고 설킨 순환의 완성은 너무나도 멀고 먼 길이다. 10년을 이렇게 놔 두면 순환의 힘이 작동할까? 이제 5년에 접어들면서 계속 피해를 보고 있자니, 적당한 수로 관리를 하기 위한 친환경 약제나 물리적 방책을 강구해야만 할 것 같다. 자연 그대로가 아닌 자연을 닮은 농사이기에, 인위적 힘을 적절히 사용해야 할 터이고, 이를 어떻게 최소화해서 최대의 효율을 올릴 수 있을지를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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