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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자라는 모양새가 이상하다. 키는 크지 않은데 고추만 매달고 있다. 즉 영양성장을 하지 않고 생식성장에 치중하는 것 같다. 보통 주위 환경이 척박할 때, 즉 언제 죽을지 모르니 자기자신을 키우기 보다는 후대를 남겨야 한다고 판단이 될 때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고추가 크지 않고 수확량도 줄어들게 된다. 딱히 척박한 환경 조건은 아닌듯한데 생식에 집중하는걸 보고 있자니 안타깝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방아다리 첫번째에 달린 고추를 제거하는 것이다. '야, 자꾸만 고추를 매달지마. 안그러면 이렇게 따버린다'라는 신호를 보낸다고나 할까. 고추를 매다는데 에너지를 쓰지말고 성장하는데 쓰라는 경고장인 셈이다. 


성장을 하는데 있어서 영양과 생식의 균형은 중요하다. 이 균형이 깨지면 품질이 좋으면서도 수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균형점은 외부 환경에 달려있다 할 수 있다. 적당한 양분과 햇빛, 수분, 온도가 필수다. 하지만 외부환경은 모든 조건을 원하는대로 갖출 수는 없다. '농사의 반은 하늘'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런 외부 환경의 중요성과 특성을 일컫는 것이다.


그렇다고 농부가 하늘만을 탓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바꿀 수 있는 조건은 최대한 바꿔주고, 환경을 제어할 수 없다면 작물 그 자체의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다. 고추처럼 첫번째 열린 열매를 따버린다거나, 곁순 등을 어느 시기까지 두었다가 제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삶에 있어서도 그런 것 같다.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한 조건을 잘 갖추도록 노력하는게 필요하다. 하지만 외부조건을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변해야 한다. 고추의 첫 열매를 따버리듯 버려야 할 것은 버리는 마음이 필요하다. 욕심을 내거나 어떤 것에 집착하는 마음을 떨쳐내면, 바뀔 수 없는 환경 안에서도 희망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최고의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되,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은 미련들 두지말고, 내면으로 시선을 돌려 집착을 떨쳐낸다면 우리도 균형잡힌 성장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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