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일 9도~26도 밤부터 비


내일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 소식에 옮겨심을 모종을 정식했다. 정식 후 따로 물을 주지 않아도 되니 비오기 전 농부의 발걸음은 바빠진다. 지금이야 관정을 하거나 수로를 정비해서 물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대한 자연의 힘을 이용하려는 마음 속에는 에너지를 함부로 낭비하지 않으려는 의지도 담겨 있다. 



단호박이라고 알고서 키워온 모종을 정식했다. 단호박의 경우엔 오이처럼 망을 쳐서 올려키우지만, 그냥 호박처럼 땅에 눕혀 키워볼 심산이다. 혹시나 단호박이 아니라 그냥 호박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어서이기도 하다. 



호박은 블루베리와 블루베리 사이에 옮겨심었다. 항상 블루베리 사이의 남은 땅을 활용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엔 호박을 시험삼아 정식한 것이다. 지난해 이맘때 심었던 호박의 경우, 가을에 채 익지 않은게 못내 아쉬웠다. 올해도 4월 서리로 늦게 심을 수밖에 없었는데, 늙은호박을 수확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고추를 심은 곳에는 고추지지대를 박았다. 원래 계획은 지지대를 촘촘히 박아 그물망 모양의 지지줄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토마토처럼 집게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번 시험해볼 생각이다. 그런데 방아다리 이후 양쪽으로 벌어지는 가지는 어떻게 집게를 집어야할지 잘 모르겠다. 새로운 연구 대상이다. 



풀이나 나무는 꽃을 피우기 전에 옮겨심어야 한다는 소리가 있는데, 샤스타데이지 두 뭉치를 얻을 기회가 생겨 눈 딱 감고 그냥 옮겨심었다. 원래 식물을 심을 때 한가지 목적이 아니라 두가지 이상의 다양한 활용가치를 지닌 것들을 활용하자는 것이 나름 계획이었다. 이런 목표로보자면 샤스타데이지는 재배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지만, 집 옆의 짜투리 땅이 너무 삭막해 일단 심어놓기로 한 것이다. 이쪽 짜투리 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궁리를 해보고, 장기적인 계획을 짜보아야 겠다. 이왕이면 허브류의 정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꽃과 향기가 가득하면서도 키가 크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은 것들로 말이다. 그리고 요리나 차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심는다면 일석이조가 아닐까 싶다. 


비가 오기 전 옮겨심을 것들을 다 옮겨심고 나니 마음이 뿌듯하다. 비를 듬뿍 먹고 잘 자라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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