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속편은 본편만 못한 것이던가요? ㅎㅎ책을 읽어가서 메시지가 훨씬 간단 명료하게 드러났던 강의였던 것 같습니다.   

<자연과학은 자신의 패러다임이 언젠가 거짓으로 드러날 것임을 전제로 하는 학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한다> 라는 말씀 마음에 쏙 와닿았어요.  

또한 '과학이 기술과 결합하여 나타나는 부작용은 어떻게 하냐'라는 저의 참 답답한 질문에도 시원하게  "어쩔수 없죠"라는 답변도 좋았구요 ㅎㅎㅎ  시행착오를 겪으며 가야하는게 인간의 '어쩔 수 없음' 이라고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더욱더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그것 외에 어떤 도리가 있겠어요..) 

제가 받았던 메시지를 몇자 적어봅니다.  

인간은 사유하는 동물입니다. 사유하는 능력은 첨단기술화 되어 우리 삶의 환경을 편리하게 바꾸기도 하였지만, 역설적으로 과거에 대한 추억과 상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이고 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어떤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나더라구요. -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의 울타리를 자유롭게 넘나들 때에만 우리는 시간의 독재에서 벗어났다고 느낀다-  생각을 안할 수는 없으니 불안정함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재를 살라는 의미겠지오. 또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에서도 나오죠~                                                                                                              

"Yesterday is history. Tommorrow is a mystery. Today is a gift. That's why we call it the present."  

현재만이 선물이었습니다 ㅎㅎ  

<과거의 모든 기억과 미래의 막연함을 순간에 끌어당겨 구성하는 힘이 현재> 라는 채운님의 말씀 인상깊었습니다.    불교의 염불외우기,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명상법 '마음챙김' 등등 다 현재를 살도록 일부로 마음을 조정하는 법칙이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렇게 간단한 것을 왜 그리 머리터지도록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과학이나 역사나 등등의 학문으로 이 법칙이 들어오면 매우 논란거리가 많아지는데, 우선 개인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탈-재현의 법칙은 저에게 제1의 법칙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물건을 쉽게 못버리는 버릇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정말 쓸데없는 짓이었다고 깨닫게 되었어요. 지금 가진 것 모두 잃어버린 다 해도 전혀 마음에 거스름이 없을 듯 하네요.(또 실제로 일어나면 말이 달라지려나요?)ㅎ 

 더해서.. 두 가지 여운이 남네요 - 

1. 사회구조의 부조리 속에서 (혹은 가정적인 이유?) 성장한 사람은 분명히 탈-재현의 사유를 하는 것 자체가 매우 큰 고통으로 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삶의 한가닥 줄일지도 모르는데 '아니다 그런 사고는 잘못되었다 버려야한다' 라는 강의의 강한 메시지는 정말 가혹했을 것이라 느껴지네요.. 무조건 '부조리에 맞서 투쟁하라'는 내용 대신에 조금만 부드럽게 방법을 가르쳐 주셨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탈 재현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흥미가 있는 무언가를 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인문학이 인간을 사랑하는 학문인 만큼, 깨우침을 강압하는 것 보다도 인간을 사랑할 줄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논란입니다. 전문가가 아니라 들은 풍월이지만^^;; 저의 의견을 필력해볼게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분명 과학이론으로는 근거를 상실했습니다. 뇌의 메커니즘이 과학적으로 검증가능해지면서 -다른 패러다임이 그러하듯이- 전복된 것이죠. 과학적 진리는 한번 뒤집히면 '완전 뻥'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농담삼아 일부 과격한 심리학자와 생물학자들은 '허위'로까지 취급하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이렇게 까임을 당한 이유는 채운선생님이 말씀하신 데로, '자본'이 잠식해버렸기 때문이겠죠. 정신과의사들이 엄청나게 돈벌이를 한 것이 사실이니까요.(그 정신과 의사들도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그들은 분명 진리는 아니지만 '진심'으로 환자들을 도와줬을 거에요)  

  그렇지만 플라톤이 후대 철학자들에 의해 그렇게 까임을 당하면서도 생생히 살아있는 것과 같이, 프로이트 또한 계속해서 부정당하지만 위대하게 평가 받을 여지가 있다고 합니다. 과학성보다는 비과학성 때문이지만요ㅎㅎ 인문학에서 프로이트는 여전히 깊고도 유용한 통찰을 던져준다고 합니다. (최재천, 도정일 공저 '대담'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학문으로서 유용했을 때도, 학문으로써 힘을 상실한 후에도 영원히 죽지 않는 이론을 세우다니// 정말 존경스럽네요, 프로이트..(하나의 예술품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네요!ㅎㅎ) 

중구난방 후기 여기서 마칠게요^^  

금요일이 기다려지는 이유! 인.스.1기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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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imm 2010-01-24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 공감합니다. 인간에게는 과학적으로 모두 설명될 수 없는 미지의 영역들이 너무 많아요. 앗 그리고 저도 그 얘기 들을 때 플라톤 생각을 했는데~~ 찌찌뽕.

blue0729 2010-01-24 14:19   좋아요 0 | URL
ㅎㅎㅎ우리 통한건가요?>.<

비로그인 2010-01-25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운샘도 그점을 안타까와 하셨습니다. 시간이 더 많고 강의할 여유가 있으면 이런것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텐데 하는그런 아쉬움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문제는 어쩌면 우리가 고민하면서 풀어나가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듭니다. 같이 고민하기.......전 이것이 우리 인문학 공부방의 화두가 아닐가 생각합니다...ㅋ

blue0729 2010-01-25 16:33   좋아요 0 | URL
그런 점에서^^ 강의가 무르익으면 강의 후에 다같이 뒷풀이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선생님의 깊은 말씀도 직접 들어보고 싶어요>.<

분다 2010-01-25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과학에 관한 어려운 질문하셨던 분이시군요...ㅋㅋ 질문 좋았어요! 저도 생각하게 하는 것이 많은 질문이었습니다~

blue0729 2010-01-25 16:33   좋아요 0 | URL
ㅎㅎㅎ어려운 질문 하신분 바로 뒤에, 꼽사리껴서 질문한 사람이에요 ㅎㅎㅎㅎ

알라딘공부방지기 2010-01-29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요즘 각광받는 뇌과학의 패러다임도 의심스러운 부분임 많은 게 사실이에요. 모든 것을 지나치게 생물학으로 환원하는 느낌도 들고, 포털에서 가끔 뜨는 '낚시' 성향의 기사제목만 봐도 알듯이 (XX 연구진, 사랑 호르몬 발견.. 뭐 이런 류이지요). 인문학과 자연과학은 서로에게 배울 지점이 있고, 통해야 하겠지만... 어느 하나의 손을 들어줄 수는 없는 일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프로이트는 여전히 의미 있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