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요괴전 - 넓게 생각하고 좁게 살기 생태경제학 시리즈 1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9년 9월
절판


드라큘라는 자본가들, 그들과 결탁한 사람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위험에 관한 이야기다. 좀비는 피지배층, 즉 노동자이자 소비자들이 만들어내는 위험,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이 만들어낼 수 있는 위험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88-89쪽

기술 중심주의는 자본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 결합되면서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이렇게 기술과 자본이 결합된 몇 개의 기업은, 좀비 수준이라고밖에 말하기 어려운 강력한 소비 지지자들을 갖게 된다. 좋은 물건을 싸게 소비할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믿음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퍼진 것이다. -94쪽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들이 지금 죽거나 길들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원래 야생에서 살았던 개나 고양이는 길드는 편을 선택했고, 야생에서 살던 벼와 밀도 녹말 함유량을 늘리면서 인간에게 길드는 편을 선택했다. 이렇게 길들기를 거부한 대부분의 생물종들은 인간의 활동범위가 확장되면서 조금씩 멸종해가는 중이다. 그렇게 서서히 죽어가는 존재들이 더는 인간에게 고분고분 당하지 않겠다는 현상을 나는 ‘생태요괴’라고 불렀다.-155쪽

(‘어린이를 위한 마시멜로 이야기’를 언급하며) 이 메시지는 모든 사회적 문제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게 하는, 나름대로 독특한 세계관에 기반하고 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석한다면, 자신을 괴롭혀야 행복해진다는 ‘사회적 마조히즘’의 논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174-175쪽

나는 지금의 십대가 개발요괴들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패닉이라도 피할 수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발요괴들의 충실한 동맹자들은 살아야 할 날이 길지 않지만, 십대들은 살아가야 할 날이 더 길기에 ‘생태적 자산’에 대한 이해관계가 더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또 전략적으로 보면, 개발요괴들은 상대적으로 이미 충분한 자산을 가지고 있기에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지만, 십대들과 대부분의 이십대들은 아직 잃을 것이 없으므로 선택의 범위가 넓다. 물론 물리적, 경제적 힘은 개발요괴들이 이미 장악한 상태지만, 상상력, 예술, 농업의 영역은 온전히 십대들에게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227쪽

본능이 지시하는 과시적 소비의 욕구를 이기고 좁게 살려면 생각을 아주 많이 해야 한다. 한마디로 ‘넓게 생각하기’가 가능해야 좁게 살 수 있다. 넓게 생각하기란 어떤 것인가? 각자의 삶의 영역에 따라 다를 것이다. ‘좁게 살기’도 해석의 여지가 많다. 적게 먹는다고 라면을 주식으로 먹거나 햄버거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은 ‘싸게 살기’이지, ‘좁게 살기’는 아니다. (중략) 마지막으로 독서와 문화, 경험이 ‘넓게 생각하기’의 도구들임을 더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247-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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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9-10-1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 빨리 읽으시네요. 책 나온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마늘빵 2009-10-13 12:17   좋아요 0 | URL
흐흐. 금방 읽히더라고요. 컨셉은 재밌는데 특별한 내용은 없어요.

이리스 2009-10-14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석훈쟁이 ㅋㅋ

마늘빵 2009-10-14 10:40   좋아요 0 | URL
이번에 나온 세 권 연달아 다 읽었다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