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둘라 - 용기와 공감을 가르쳐 준 코끼리
윌리엄 그릴 지음, 이정희 옮김, 심아정 해설 / 찰리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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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육천오백만년 전이던가, 이제 백년 더해서 육천육백만년 전이던가. 그때 공룡은 사라졌다.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이구나. 공룡은 커다란 몸집이니 작은 동물이 당해내기 어려웠겠다. 그때 작은 동물 있었던가. 아주 없지는 않았겠지. 지금 지구에서 가장 커다란 동물은 코끼리겠다. 더 오래전엔 코끼리와 비슷하지만 더 큰 맘모스가 있었다는 말이 있기도 하다. 이젠 하나도 없구나. 코끼리는 백년 전만 해도 1000만 마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50만 마리가 남았다. 거기에서 아시아코끼리는 아프리카코끼리보다 더 적단다. 백년 사이에 엄청나게 죽어들다니. 그건 다 사람 때문이겠다. 나무를 베어서 코끼리가 살 곳이 없을 테니 말이다. 코끼리만 사라진 게 아니고 다른 동물이나 곤충도 많이 사라졌겠다.


 이 책 《반둘라》는 미얀마 정글에서 일하던 코끼리 이야기다. 미얀마에는 135개 민족이 함께 살고 1824년부터 1948년까지 영국 지배를 받았다. 영국은 여러 나라를 식민지로 삼았구나. 그런 곳에서 사람뿐 아니라 이런저런 자원을 팔고 많은 돈을 벌었다. 미얀마에서도 그랬다. 석유 천연가스 옥 루비 주석 그리고 나무. 영국은 미얀마에서 밤색 하드우드티크를 아주아주 많이 베고 다른 나라에 수출했다. 커다란 나무는 누가 옮겼을까. 그건 코끼리가 했다. 사람은 동물한테 일을 시켰다. 코끼리는 1000년 전부터 일을 하게 했단다. 지금 생각하니 이런 거 잘 몰랐다. 어느 나라에선가는 코끼리를 타고 다니는데. 그리고 서커스단에서도 코끼리한테 일을 시켰구나.


 동물도 사람처럼 감정이 있다. 코끼리는 더 그런 듯하다. 코끼리와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도 있지 않나. 예전에 그런 이야기 봤는데. 그 코끼리는 서커스단에 있었다. 반둘라는 미얀마에서 티크 목재 사업을 하는 봄베이 무역 회사에서 일했다.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했구나. 사람은 어린 코끼리를 잡아다 우리에 가두고 오래 굶긴 다음에 사람 말을 듣게 한단다. 이제는 그런 걸 못하게 한다는데 아주 사라지지 않았다. 반둘라는 코끼리를 훈련시키는 일을 하는 우지 포 토케와 어릴 때 만나고 친하게 지냈다. 봄베이 무역 회사에서 티크 나무를 베고 나르는 감독으로 코끼리도 관리하는 제임스 하워드 윌리엄스는 반둘라를 보고 코끼리를 생각했다. 윌리엄은 포 토케와 코끼리를 훈련하는 학교와 코끼리 병원을 만들었다.


 전쟁이 또 일어났다. 제2차 세계전쟁이다. 전쟁 때 윌리엄은 코끼리 부대를 만들고 영국군을 돕는다. 일본군이 미얀마에 쳐들어오자 영국군은 그곳을 떠나야 했다. 윌리엄은 자신들이 떠나면 함께 있던 사람과 코끼리가 위험해진다는 걸 알고 함께 떠나기로 한다. 그 길은 쉽지 않았지만, 반둘라가 맨 앞에서 코끼리들을 이끌었다. 윌리엄과 코끼리 그리고 사람들은 3주 뒤에 목적지에 닿았다. 윌리엄은 코끼리가 자유롭게 살기를 바랐는데, 코끼리는 다시 전쟁에 나가게 된다. 전쟁 때 코끼리는 물자를 옮기거나 다리를 짓는 일을 했다. 사람 싸움에 코끼리가 그런 일을 했다니. 코끼리뿐 아니라 다른 동물도 전쟁 때 힘들었겠다. 말이나 소도 농사일을 했구나.


 반둘라는 엄니가 커다란 수컷 인도코끼리다. 윌리엄이 말라리아에 걸렸을 때 반둘라는 윌리엄을 살리려고 먼 길을 가기도 했다. 그런 반둘라는 밀렵꾼한테 죽임 당했다. 그동안 일한 것도 힘들었을 텐데 그렇게 죽다니. 지금도 코끼리를 잡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건 오래전에 없어졌을 것 같은데. 코끼리가 사라진 건 상아 때문이기도 하다. 코끼리를 살리려고 플라스틱을 만들었다고도 하는데. 플라스틱은 지구를 죽이는 게 됐구나. 미얀마 정글은 많이 사라졌단다. 어디 거기뿐이겠나. 아프리카 아마존 여기저기 숲이 많이 사라졌다. 사람은 언제쯤 멈출까. 숲과 다른 생물이 사라지면 사람도 살기 어렵다. 그걸 모르는 건 아니겠지. 지구에 사는 생물은 다 중요하다. 함께 살아야 한다.




희선





☆―


 언젠가 윌리엄은 미얀마에서 보낸 시간을 되돌아보며 말했어요. “저는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 아닌 걸 알아요. 사람은 그저 다른 생명체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 자연의 한 부분입니다. 그걸 깨달으면서 저는 행복해졌습니다. 모든 동물과 식물에는 사랑이 깃들어 있습니다. 단지 사람이 그걸 알려고 애쓰지 않는 것뿐이죠.”  (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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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10-25 0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본디 지구의 주인은 먼저 시작한 생명체일텐데, 포악한 인간은 나중에 태어났음에도 자신들이 마치 주인인 양 다른 생물체(동식물 모두)를 가벼이 여기고 쉽게 죽이지요. 함께 살아가는 고귀한 생명임을 하루빨리 자각해야 합니다. 희선님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희선 2023-10-26 02:32   좋아요 0 | URL
다른 생명체가 있어서 인류도 나타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사람만 대단하다 여기면 안 될 텐데, 사람은 지구 주인이 자신이다 여기는군요 모든 생명체가 함께 살아야 하는 지구죠 식물 동물 마음대로 죽이다니... 죽이는 것뿐 아니라 살 곳을 빼앗기도 하네요


희선
 




커다란 몸으로 하늘을 나는 비행기

하늘엔 새도 날지

가끔 새가 비행기에 부딪히기도 해

새가 다니는 길을 비행기가 방해하는 건데

사람은 새 때문에 비행기가 고장난다고 해


미안해, 새야


사람은 하늘을 날지 못해서

하늘을 나는 커다란 새 비행기를 만들었어


비행기를 타면

자신이 사는 곳에서 아주 먼 곳에도 가

그게 지구를 병들게 한다는 걸 잘 몰랐나 봐


어디든 갈 자유도 중요하지만,

지구도 좀 생각했으면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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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1
최명희 지음 / 매안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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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과 작가는 알았지만 무슨 이야긴지 몰랐던 《혼불》, 한번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불문학상’이 있고 상 받은 소설 몇 권 보기도 했다. ‘혼불’은 모두 열권인데, 끝난 게 아닌가 보다. 작가가 끝까지 못 쓰다니. 이야기가 끝나지 않은 건 책 읽는 사람이 아쉬울지, 다 쓰지 못한 작가가 아쉬울지. 둘 다 아쉽겠다. ‘혼불’ 시대는 일제 강점기다. 이때만 나오는 건 아니겠지만, 이걸 알게 되니 《토지》(박경리)가 생각났다. 혼불 공간 배경은 남원 매안이라는 곳이다. 시작할 때는 대나무가 많은 대실이 나오지만. 대나무숲.


 어떻게 보면 시작은 좋은 일인데, 그게 모두한테 기쁜 일은 아니었다. 혼인을 하는 이씨 문중 대종손 이강모가 그랬다. 나이는 열다섯살이다. 혼례식을 치를 때는 정신이 없었겠지만. 사람들은 강모를 예쁜 신랑이다 했다. 그런 말은 신부가 들어야지(이런 생각 잘못된 건가). 신부인 허효원은 컸다. 효원이 강모보다 나이가 많아서 클 수도 있는데, 효원은 아버지 골격을 닮아서 컸다. 옛날 이야기에 그런 사람 나오지 않던가. 그래도 그 사람은 시집을 일으켜 세우고 많은 사람이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런 일은 옛날 이야기에만 있는 건 아닐지도. 옛날에 있었던 일도 옛날 이야기구나.


 예전에는 가문 문중을 중요하게 여기기도 했다. 지금도 그런 거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 있겠다. 매안 이씨 문중은 청암부인 강모 할머니가 살려낸 듯한 느낌도 든다. 청암부인은 혼례를 치르고 남편이 죽은 다음에 시집에 왔다. 옛날에는 그랬구나. 여자는 남편이 죽어도 시집에 가서 살아야 했다니. 재가를 아주 못하는 건 아니었을 텐데. 열녀가 되기를 바라기도 했구나. 열녀는 죽은 남편을 따라 죽는 사람이던가. 청암부인은 참 대단하다 싶다. 시동생 아이를 양자로 들이고 집안 대를 잇게 했으니 말이다. 시아버지는 아내 둘을 먼저 보내고 정신을 놓고 아들을 먼저 보내고 죽었다. 그런 집안으로 청암부인이 온 거다. 지금 생각하니 청암부인은 좀 나았던 것 같다. 나이가 어렸을 때는 힘들었겠지만, 자신이 집안 어른이니 누가 함부로 대하지 않았겠다. 이씨 집안 살리기보다 다른 걸 했으면 좋았을걸. 이런 생각은 지금이어서 하는 걸지도.


 손이 귀한 집안 종손인 강모는 그게 부담이 되겠다. 자기 마음에 있는 사람 이야기는 하지도 못하고. 그 사람이 좀 먼 사람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강모 마음에 있는 건 사촌동생 강실이었다. 이름 보고 친척일지도 모른다 생각했는데 사촌이라니. 잠시 누군가를 마음에 두었다가도 마음을 다잡는 사람도 있을 텐데, 강모는 그러지 못했다. 효원이 크지 않고 강실과 비슷했다면 달랐을지. 강모는 음악에 재능이 있어 보인다. 그때 클래식 잘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었겠나. 음악한다고 하면 풍각이다 하고 낮잡아 봤으니. 강모가 음악 공부하러 일본에 가고 싶어하는 건 모든 것에서 달아나고 싶어서였다. 음악에 큰 뜻이 있지도 않았다. 그런 게 잘 될까.


 처음 혼례식에서 강모와 효원 사이는 정해진 건지도. 혼례식 때 두 사람이 쥔 실타래가 꼬였다. 그건 두 사람 앞날을 상징하는 것 같지 않나. 기울어가는 가문을 상징하는 걸지도. 강모는 첫날밤 효원을 내버려두기도 했다. 혼례를 올리고 한해가 지나고 효원은 매안에 왔다. 강모는 한해 동안 효원한테 아무 연락도 안 했다. 혼례 치렀다고 바로 정이 생기지는 않겠구나. 함께 살다보면 나아질까 싶지만, 그것도 어려워 보인다. 강모는 아직 학생이어서 전주에서 학교에 다녔다. 할머니 청암부인은 효원을 잘 맞아주었지만 시어머니 율촌댁은 효원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청암부인은 남편 없는 시집에 왔다 해도 엄한 시어머니는 없었다. 효원은 다르다. 그런 효원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청암부인은 효원한테 아들을 낳고 대를 이어라 하는데. 시어머니뿐 아니라 시아버지 이기채도 효원을 반기는 것 같지 않았다.


 일본은 조선 사람한테 창씨개명을 하게 한다. 군 지원군을 받기도 했다. 아직은 지원이지만 시간이 더 가면 강제가 되고 잡아가겠구나. 일본은 조선에서 쌀을 많이 가져갔다. 쌀뿐 아니라 농사 지어야 할 소와 놋쇠도. 먹고 살기 어려운 때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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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4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25 0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당신은 무슨 걱정이 있나요

그 걱정 때문에 힘들지 않으세요


걱정하고

대비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걱정해도

어찌할 수 없는 것도 있어요


살다보면

어느 날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고

걱정하기도 하겠지요


걱정은 조금만 하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은 내버려 두세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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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10-24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걱정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어서 좋겠네 ㅋ
맞습니다. 걱정은 조금만~!!

희선 2023-10-25 01:23   좋아요 1 | URL
걱정해도 걱정은 없어지지 않는군요 그저 불안만 키울 뿐이겠습니다 걱정하는 게 안 좋은 건 아니지만 많이 안 하는 게 좋겠지요


희선

페넬로페 2023-10-24 16: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걱정은 예상했던 것 보다는 순식간에 오는 곤란하고 힘든 일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
건강에 대한 신호같은 것도 갑자기 오거든요~~

희선 2023-10-25 01:24   좋아요 2 | URL
어떤 일은 대비하기 어렵기도 하죠 무슨 일이든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걱정한다고 늦게 오는 것도 아닌데...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기는 해야 할 텐데, 그렇게 해도 안 좋아지는 데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덜 게으르게 지내려 했지만,

마음과 다르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난 게을러도

내 몸속 세포는 부지런히 움직여

피도 멈추지 않고 흘러

심장이 여기 저기로 보내는 걸 거야


하루,

일분 일초가

아까운데

그냥 흘려 보내는군


이 게으름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어쩌다 한번만 오지


게으른 나날이어도

그게 좋으면 괜찮을 텐데

아주 좋지는 않은가 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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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3 13: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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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4 0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