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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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마음이 답답할 때면 항상 사찰이 생각난다.

고즈넉하고 조용한, 자연과 어우러진 그 곳에 가면 나뭇잎이 내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그 적막함 속에 보이는 처마 아래로 보이는 풍경도 좋고, 한가로워 보이는 그 여유로움이 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의 사찰들은 대부분이 오랜 세월을 지내온 곳이 많다.

익숙한 듯 자주 들리는 곳은 그 역사를 알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더 많다.

우리나라 역사와 그 유래를 알 수 있는 사찰답사기.

한번은 읽어보고 싶었던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들어 있었다.

 

신정일의 한국의 사찰 답사기.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급했다.

아이들을 재워놓고 나 혼자만의 시간에 읽는 책이기에 한글자라도 더 잃고 싶고, 사진 한 장이라도 더 보고 싶었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면서 그 속도가 점점 느려졌다.

예쁜 풍경사이로 보이는 여유로움이 가득한 사찰사진.

오래 되어 부서진 탑들.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돌탑과 여전히 화려함을 뽐내는 불상들.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도 아닌데 사진만 보고 있어도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각 사찰의 역사와 관련 이야기들.

그리고 그곳을 대표하는 나무.

비슷한 듯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각 사찰들은 가지고 있는 역사도, 품고 있는 보물들도 달랐다.

세월에 바라고 부서진 탑과 사찰 터를 보고 있으니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지만, 그 오랜 세월을 견뎌낸 견고함도 보였다.

사찰의 특성상 자연 속에 어우러져 있어서 사진으로 보고 있기가 아쉬웠다.

그곳에서 나는 냄새와 소리를 함께 듣고 느끼고 싶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겨울의 사찰모습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눈이 가득 쌓인 처마를 보면서 사계절의 모습이 다른 사찰을 돌아가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인생을 살다보니 여유로움 가득한 산길을 걸으며 사찰을 돌아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듯하다.

책의 사진을 통해 느껴본 간접적인 여유로움이지만 사찰이 주는 그 느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깊은 산속에 들어앉은 고찰

꽃, 나무, 깊숙한 곳의 선방

모든 시끄러움, 이곳에서는 모두 사라지네.

시끄러운 일상을 벗어나 조용하고 여유로운 그곳으로의 여행.

너무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여유로움 가득한 여행지.

떠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그곳의 느낌을 함께 경험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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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허밍버드 클래식 M 2
메리 셸리 지음, 김하나 옮김 / 허밍버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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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작품들이기에 항상 도전해 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영역.

시도는 해보지만 항상 어느 정도 읽다보면 너무 길게 이어지는 설명 때문에 흥미를 잃어버리곤 했다.

연말이 다가오니 다시금 도전욕구가 불타오르는 고전.

가볍게 읽어 내려간 두 권의 책, 어린왕자와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그리고 세 번째로 이어갈 이야기 프랑켄슈타인이다.

이번 책은 허밍버드 클래식M.

읽기에 부담 없는 두께와 세련된 표지 때문에 관심이 갔다.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 생각한 부분에 손을 댄 프랑켄슈타인.

그 영역은 그가 손을 대면 안대는 부분이었다.

그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은 것이 문제였다.

그가 성공이라고 느낀 그 순간 또 다른 감정이 그를 덮친다.

실패.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불안한 느낌.

그는 이 순간을 죽을 때까지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는 주인공 프랑켄슈타인의 입장에서 많은 생각을 했었다.

자신의 실수로 만들어진 생명체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많이 잃은 프랑켄슈타인.

자신이 한 잘못을 후회하고 다잡아보고 싶어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

쫒고 쫒기는 그와 기이한 생명체.

그러다 맞이하는 비참한 죽음의 결말.

 

하지만 이번에 읽은 프랑켄슈타인은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누군가에 의해 갑자기 생명을 얻은 생명체.

의도한 것도 아니었고, 원했던 것도 아닌데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뜨고 삶을 살아가게 된다면?

그것도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배어들어가 사는 삶이 아닌,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생김새라면?

왜 하필 나를 이런 모습으로 만들어 이렇게 외롭게 살아가게 하는 건지 원망과 분노가 넘쳐흐를 것 같았다.

그래서 간곡히 부탁을 했지만 말을 바꾸고, 매정하게 이야기하는 프랑켄슈타인.

다른 누군가와 어울려 살 수 있기를 바란 생명체이기에, 그의 거절은 끝이 보이지 않는 나락과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복수심만 남아버린 그에게 끝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프랑켄슈타인.

자신이 한 행동에 얽매여 삶이 모두 부서져버리고 만다.

 

책의 표지가 새로워서 그런지 또 다른 느낌으로 읽어진 책이 하나 나온 느낌이다.

그동안 프랑켄슈타인은 거의가 괴물의 느낌이 가득한 표지로 나온 것이 대부분인데, 그런 느낌 없이 읽어 내려간 책은 또 다른 시각으로 책을 읽게 만들어주었다.

중요성은 알지만 잘 읽어지지 않는 고전이기에 처음 시작은 힘들었지만, 들고 다니기 편한 사이즈의 책이라 틈틈이 읽어보기 좋았던 허밍버드 클래식 M.

다음 고전은 또 어떤 책이 소개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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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4 : Tel Aviv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1
로우 프레스 편집부 지음 / 로우프레스(부엌매거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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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매거진.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는 어떤 책인지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깨끗한 여백의 미 속에 간략하게 적힌 책 이름과 도시이름.

책 소개를 읽고 나자 이 책이 진짜 내가 알고 싶어 하던 도시의 모습을 소개하는 책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매 호 전 세계 하나의 도시를 선정해 장소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다양한 인물의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보고,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태도를 깊이 있게 담아냅니다.

 

네 번째 이야기.

이스라엘의 '텔아비브Tel Aviv'.

사실 나는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잘 모른다.

단편적인 지식만 있을 뿐이기에 그 나라 안의 텔아비브라는 도시는 이름밖에 모를 정도이다.

그래서 처음엔 호기심이 더 컸던 것 같다.

하나의 도시를 선정하는 것이면 좀 더 알려진 도시를 하는 것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에 더 좋지 않을까?

그리고 이미 너무 핫한 곳인데 내가 유행에 떨어지는 것일까? 라는 생각.

 

읽기 시작하고 나니 이 장소가 어디든 그것은 상관이 없었다.

아니, 아마 내가 잘 아는 장소였다 해도 내가 모르는 내용으로 가득 차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전반적인 책의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매거진이라는 이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의 책이라는 느낌.

너무 그림같이 찍어놓은 사진이 아니라 더 마음에 든 책.

나같이 세상을 돌아보고 싶지만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여행을 가면 그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예쁜 것들만 보고 돌아오는 느낌이라면,

이 책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짜 삶까지 돌아볼 수 있는 책이었다.

또 다른 인생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진짜 여행을 떠나는 느낌.

내가 진정 원하던 여행이지만 실제로 경험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여행.

그래서 책이 더 오래, 길게 읽어졌다.

실제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현실이야기.

그리고 진짜 그곳만의 매력을 알려주는 책.

텔아비브라는 곳을 웹으로 찾아보니 그곳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여행책자와 함께 읽어보면 그 매력이 한층 더 해질 느낌.

나우 매거진을 통해 내가 알지 못하던 나라의 매력을 속속들이 알게 된 것 같다.

 

다녀오지 않은 나라에서 잠시 살다온 느낌.

도시의 매력은 특정 장소만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그 도시의 진짜 매력을 알려주는 책.

나우 매거진은 참 매력적인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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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9-12-23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명 자체가 무슨 아름다운 도안같아보여요 AVIV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허밍버드 클래식 M 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한에스더 옮김 / 허밍버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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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익숙한 이름이 등장하는 이 고전을 제대로 읽어본 기억이 없다.

고전이라는 말 자체가 나에게는 어려움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가볍게 접한 기억뿐이다.

연말이 다가오니 다시금 고전이라는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 첫 번째가 어린왕자였고, 두 번째가 이 작품,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이다.

워낙 유명한터라 이미 많은 사람들이 책이 아닌 뮤지컬이나 오페라로 접했을 작품.

나 역시 제일 처음 뮤지컬로 접하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 때 느낀 선과 악의 양면성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었다.

 

작고 가벼워 한손에 쏙 들어오는 허밍버드 클래식 M.

가방 속에 가볍게 들어갈 크기라 더 마음에 들었던 책.

작아서 마음에 든 이 책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어느 날 마을에 나타난 악인, 하이드.

겉모습만 보아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오싹해지는 이의 정체는 무엇일까?

아무렇지도 않게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

그가 하는 행동의 뒤에 내가 아는 사람, 지킬박사가 있다.

지킬 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의 뒤에서 도움을 주는 것일까?

 

모든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한다.

그 책임은 어느 순간 자신이 감당하지 못하는 크기만큼 자라버릴 수도 있다.

어리석었던 어제를 후회하며 다시 잡아보려 하는 오늘.

하지만 시작부터가 잘못이었다.

주변사람들이 이상하다는 눈치를 채고,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깊은 후회를 하는 지킬박사.

그가 한 선택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고전은 읽다보면 내면적으로 참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

그리 길지 않은 작품임에도 긴 여운과 함께 남은 많은 생각들.

이번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역시 그동안 생각지도 않던 인간 본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가끔 튀어나오는 나의 악한 모습들.

그 모습을 끝까지 숨기지 못했을 때 따라오게 될 현실은 이런 것이 아닐까?

내가 살아가기 위해 악함을 숨기는 것인지, 악함을 숨기고 있기에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

짧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는 책, 역시 명작이라 부를 만 한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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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라서 네가 너라서
강희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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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짧지만 가슴깊이 내 마음을 위로해주는 글.

주변을 둘러보면 볼 수 있는 흔한 사진이지만 짧은 글 한 줄이 흔함을 소중함으로 바꾸어준다.

감성이 폭발하는 새벽 무렵 읽으면 가슴한곳이 저릿해질 정도로 공감가는 이야기.

그런 소소한 글이 가득한 책 한권이 필요해지는 순간.

 

아끼지 말자

특히, 사랑만큼은

 

평소 입 밖으로 내기 힘들었던 생각들.

그 생각들은 이 책 한권에 가득 적혀있다.

문뜩 혼자라 느껴지거나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싶은 시간이 필요하다면,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읽어 내려가기 좋은 책.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함께 하는 시간에 입 안 가득 맴도는 따뜻한 차 한 모금.

그 여유와 소소한 공감이 함께 하는 책.

읽고 있으니 바로 몇 분전까지 발 동동거리며 바쁜 삶을 살던 내 모습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듯 느껴진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추억에 상처받고,

언젠가부터 온전하게 나를 나타내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더 움츠러들던 사람과의 관계.

과연 내가 바라던 것은 무엇인지, 내가 가지고 싶어 했던 시간은 어떤 것인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때 그 해답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풀어주는 느낌의 책.

 

언젠가부터 점점 겁이 난다.

사랑 앞에서

사람 앞에서

 

또 다시 상처받을까 봐

나는 자꾸 생각이 많아진다.

 

나를 위로하고, 내 생각을 공감받고.

사람에게서 받을 수 있는 위로가 필요할 때, 그런 사람이 옆에 없다면 글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길.

이 책은 그런 순간 나에게, 또는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내가 나를 아껴주지 못해서

나한테 너무 미안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나라는 것을.

내가 걱정하며 사는 그 어떤 것들보다 가장 걱정해야 되는 것은 나라는 것을.

나를 위한 시간을 선물해주는 소중한 글이 가득한 책.

당신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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