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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을 권리 - 상처 입은 나를 치유하는 심리학 프레임
일레인 N. 아론 지음, 고빛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우리는 평생을 살아가면서 쓸데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바로 내 안의 못난 나와 말이다. 별일도 아닌데 크게 상처받고 남이 슬쩍 흘린 말을 깊게 생각해서 부정적인 결론을 내버리는가 하면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면서 나를 점점 더 깍아 내리는 일 많지 않은가?
눈에 보이기라도 하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테고, 특별한 치료법이 있다면 당장 고칠 수 있으련만 이 못난 나는 평생 내 안에서 깊게 뿌리를 내리고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불쑥 튀어나와 나의 성장을 막고 정말 ‘근사한’ 나와의 조우를 방해해버리고 있으니 이런 못난 나로부터 탈출하는 일은 너무도 힘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아 언제까지고 낮은 자존감속에서 방황만 할 것인가?
이 책의 저자 일레인 아론은 이런 못난 나를 제거해 나가는 방법을 차근차근 제시하고 실제로 자신의 삶 속에 적용시켜보도록 독자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그녀에 따르면, 이 못난 나라는 것은 실제보다 자신을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이를 유발하는 두 가지 요인은 바로 ‘순위 매기기’와 ‘관계 맺기’이다.
쓸데없는 남과의 비교를 통해 순위 매기기를 하는 동안 내 안의 못난 나는 어김없이 내가 저 사람보다 가치가 없구나, 쓸모없는 사람이구나라는 절망감을 안겨주고 결국 관계 맺기마저도 실패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다양한 심리서적들을 많이 읽어왔다. 그렇다고 어떤 뚜렷한 대안을 얻기 위해 혹은 내가 가진 문제점을 확실히 제거하고자 읽었다기보다는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뭔가 치유되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나 말고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그 때문에 괴로워한다는 사실,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발견하고서는 그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뭐랄까...
이제 이렇게 너의 상처를 치유해봐. 라면서 방법을 제시해주는 느낌이기에 내가 읽었던 기존의 책들과는 달리 좀 더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것 같았다. 더불어 내가 가지고 있던 근본적인 열등감이 어떤 녀석인지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가끔은 내 안에 잠자고 있던 잠재력을 발견할 때,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가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을 때 느꼈던 그 희열이 얼마나 큰 것인지 감동스러운 적도 있었다.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구나 하면서 자신감마저 충만하게 되었던 그런 순간을 못난 나 때문에 꽤 오랜 시간 방치해 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서 온전한 나의 모습은 사라지고 지금껏 반쪽짜리 나를 통해 자신과 세상을 삐뚤게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본다.
이 책에서 저자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못난 나’를 치유하는 마지막 단계라고 하면서 순위 매기기의 관점을 바꾸고 트라우마도 치유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한다.
이것만 보더라도 당신이 왜 ‘사랑받을 권리’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지 않은가?
우리 모두는 충분히 사랑을 하고 받을 존재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참 따뜻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