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이 더 비싸거든 맛있는 책읽기 10
강효미 글, 마정원 그림 / 파란정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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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때보다 재밌고 실감나게 읽었네요. 우리딸이 1학년 들어갔는데 친구들과 소통이 잘 안 되면서 너무 힘들어 하고 있거든요. 

우리도 빌라에서 살고 있는데 정말 1학년 아이들이 벌써부터 우린 아파트에 산다며 자랑을 하고 비싼 물건들 학교에 갖고 와서 친구 자존심 건드리면서 자랑을 하네요. 전 되도록이면 물질에 얽매이지 않고 검소하게 사는 것을 고집하고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실천하라고 가르치고 있는데 아이들이 친구들에게서 그런 문제로 상처받을때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된답니다.  

책속의 주인공 달래는 시골에서 서울로 이사를 옵니다. 마당도 있는 개인주택으로 이사를 가지요. 새 친구들에게 소개되는 첫날부터 아이들에게 시골생활에서 그을린 까만 얼굴때문에 깜보라는 놀림 별명을 얻습니다. 그리고 대뜸 어디에 사냐? 라는 질문에 아파트가 아니라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게 됩니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달래는 어리둥절해 하는데 하교길에 지나는 아파트 단지는 정말 친구가 자랑할만큼 깨끗하고 우아해보이면서 자신의 집이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급기야 짝꿍 규현이와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규현이와 엄마가 달래네 집에 와서 소란을 떱니다. 그래도 달래 엄마는 마당이 있는 집이 얼마나 좋은지 말이 아닌 몸으로 보여주고 느끼게 해줍니다. 달래는 작은 텃밭에서 싱싱한 먹거리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건강한 우정도 키웁니다. 규현이도 그런 달래의 건강한 환경을 부러워 하게 되지요. 

아이들은 이제 너무나 영악한 어른들의 축소판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잣대가 어느새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옮겨졌지요. 아이들은 이제 오로지 친구 그 자체로만 보지 않나봅니다. 친구가 갖고 있는 브랜드, 친구를 담고 있는 브랜드로 그 친구를 바라보나봅니다. 그 친구가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착한지, 얼마나 재밌는지보다 친구가 어떤 브랜드를 갖고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책속의 이야기가 현실과 더 괴리감이 느껴질때 더 달콤하게 느껴지는 현실이 안타깝네요. 달래 엄마처럼 현명하게 거짓없는 땅처럼 순박하게 할 자신도 없고, 달래가 건네준 건강한 감자를 통해 아이들에게 자연을 느끼게 해줄 선생님을 만나는건 요즘은 행운이고, 달래와 함께 친구가 되는 아이들도 너무 부러운 이야기네요.  

책은 현실을 반영하면서 새로운 현실을 꿈꾸게 하는 힘이 있죠. 이책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꿈꾸어 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거울인 어른들의 변화를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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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야? 토끼야? 생각쟁이 그림책 1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지음, 서연 옮김, 탐 리히텐헬드 그림 / 아이맘(전집)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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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다. 흔히 어른들의 눈높이에서 그림책은 너무 뻔하고 너무 유치하고 너무 쉽다.  

그런데 이책은 너무 재밌다. 엄마가 읽어주면 아이들도 아빠도 너무 좋아한다. 보면 볼수록 헷갈리는 그림 때문에 우리집 가족들도 사분오열이다. 우리집은 두가지 의견중 조금 나이가 든 사람들은 토끼로 본다는것이고 나이가 어릴수록 오리에 가깝게 본다는것이다.  

처음에 난 이그림이 어떻게 오리로 보이는걸까? 그게 의문스러울 정도로 토끼로만 보였는데 설명을 보면서 아~ 오리로도 볼수있구나 생각할 정도였다.  

어쨋든 이 그림을 보면서 왜 오리로 보이는지 왜 토끼로 보이는지 서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 위해 열심히 의견 제시를 한다. 너무 재밌는건 어떤것이 정답인지 확인하지 못한채 어쩌면 상대방의 말이 맞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냥 다른 놀이나 하자고 한다. 다른 놀이감으로 옮기면서 두 아이는 또다시 자신들의 시각으로 다르게 보여지는 놀이감에 또 다시 논쟁이 시작된다. 마지막에 어쩔수 없이 웃음이 퍽 나온다.  

우리집에도 두 아이가 있지만 아이들은 세상에 없으면 안될것처럼 둘도 없이 친하게 지내다가도 금방 또 원수처럼 싸운다. 그리고 다시 또 아무일없이 언제 그랬냐는듯이 사이좋게 논다. 어른들에게는 그런 일을 겪으면 분명 앙금이 남아서 다시 쳐다보기 싫을것 같은데 아이들의 뇌구조는 정말 신기하다.  

그런 아이들의 상황을 너무 재밌게 간단한 그림과 짧은 글로 표현했다는게 놀라운 책이다. 누구나 공감할수있는 재미와 묘미를 표현한 멋진 그림책이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는 그림들을 많이 보여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마지막에 이 그림은 어떻게 보이세요? 그런란이 있었더라면 아이들에게 마지막 상상력 발휘할 시간을 줄수있었을텐데.. 

이름만 대면 훌륭하게 성장한 사람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속에는 대부분 대화와 논쟁이 자유로웠던 가정환경을 꼽고 있다. 우리 현실은 너무 바쁜 아이들과 너무 바쁜 부모님들은 한자리에 모일 시간이 별로 없다. 모여도 또다시 자신들이 가야 할 곳을 위해 잠시 머무르는 정거장처럼 한곳에 모여있다 외출한다. 요즘 논술대비를 위한 학습지도 많고 학원도 많다. 진정한 논쟁과 토론의 문화는 가정에서 시작될수있는 현실이 아쉽다. 그런 가정 문화가 자리잡을수있을도록 어릴때부터 아이와 어떤 대화든 많은 대화를 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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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큰 라라 / 초등 5학년 공부법>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엄청나게 큰 라라 푸른숲 어린이 문학 17
댄디 데일리 맥콜 지음, 김경미 옮김, 정승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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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쓸때마다 글쓰기의 고민은 시작된다. 내가 느끼고 있는 이 감정을 적절한 요소와 적절한 구성력으로 짜임새있게 잘 표현해야 할텐데....하지만 매번 쓰면서도 쉽지 않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과 잘 쓰고 싶다는 욕망은 누구나 갖고 있는데 그 지침서가 될만한 책들은 너무나 지루하고 실질적인 감이 오지 않는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지는 책들이 대부분이였다면 이책은 실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 이야기속에서 글쓰기의 요소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다.  

래니의 글을 따라 가면 나도 한번쯤 나만의 책을 만들어 봐야지 하는 도전정신이 생긴다. 그게 이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글쓰기는 대단한 작가만이 할수있다는 편견을 벗어나게 해주는것 말이다. 일상생활의 일들을 글쓰기의 요소와 접목해서 쓰다보면 내 일상도 멋진 글감이 되고 멋진 작품이 될 수 있다는걸 직접 깨닫게 해준다.  

그동안 우린 글쓰기의 요소에는 등장인물, 악역, 배경...이야기구성 과정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렇게 자동으로 답이 나올정도로 너무 많이 외웠다. 하지만 글쓰기는 외워서 되는게 아니라는걸 누구나 안다. 그 과정을 실감나게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래니가 들려주는 사건의 주인공 엄청나게 큰 라라 이야기도 너무나 감동적이고 멋진 이야기다.  이름처럼 라라는 거대한 몸집을 갖고있다. 전학온 그날부터 모든 학생들의 놀림감이 되었지만 라라는 늘 이성적이고 편안하고 웃는 얼굴이고 다정다감했다. 그러면 그럴수록 끄덕없는 그녀를 더 크게 흔들기위해 아이들의 장난은 더 심해진다. 그녀의 한결같은 노력에도 변하지 않는 아이들과 결국 헤어짐이라는 선택을 한다. 떠나고 나서야 라라의 진심이 친구들에게도 전해지고 마지막 자신들의 미안함을 라라에게 전하면서 끝을 맺는다.씁슬한 결말에 비현실적이여도 책속에서만이라도 라라에게 행복한 결말을 주었다면 좋을텐데 ..싶어 늘 아쉽다.

이 글은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한 결과가 예상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래니의 솔직한 심정이 느껴지는 글쓰기의 힘겨운 과정이 함께 내재된 이야기라 그런지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진다.  

이제 내 아이에게 그리고 내게 글쓰기를 위해 무작정 원고지 앞에 앉히는 무작정 시작은 하지 말자. 이책을 꼼꼼히 함께 보면서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고 글쓰기 작업은 너무 고되고 먼 작업이 아님을 함께 느끼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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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 - 서로 다른 입장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브리타 슈바르츠 외 지음, 윤혜정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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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명작 동화 헨젤과 그레텔...

그 이야기의 진짜 이야기라..너무나 기대되는 이야기. 원론이 다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을 뒤집는 반전이 있다는건 흥분과 기대 극적인 짜릿함을 함께 준다.

 

그래서 이런 책을 너무나 좋아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뒤집어보고 색다르게 이해하는 시간은 폭넓은 사고력의 유연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책은 우리 아이들에게는 아직 어려웠다.

 

두아이와 새엄마를 대변해주는 마녀의 두입장. 어떻게 그려질까 궁금했다.

 

헨젤과 그레텔이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똑같은 상황을 다시한번 마녀가 새엄마를 대변하면서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헨젤과 그레텔의 진짜 이야기를 의심하는 시간이 펼쳐집니다. 두 아이의 이야기만을 전적으로 믿었는데 그건 그 아이들 입장에서만 이였다는걸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두페이지에 나란히 한쪽씩 똑같은 상황을 자신들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볼수있는 그림과 이야기가 함께 합니다. 

 

마녀의 이야기까지 들어보면서 아 그래서 그랬구나 ..라며 새로운 공감대를 만들어갑니다. 마녀는 무조건 나빴고 새엄마는 무조건 나쁜 엄마였고 아이들은 무조건적인 희생양이였다는 기존의 흑백논리에서 누구도 명명백백 나쁜 사람만도 아니엿고 좋은 사람만도 아니였다는 어찌보면 회색주의적인 결론이 나와 버렸습니다. 명백한 결론을 지어준 그동안의 이야기속에 익숙했던 우리 아이들에게 이번 경험은 약간의 혼란을 줄 수 있는 시간이였지만 분명 사고의 유연성을 주는 기회였습니다.  

 

똑같은 상황을 서로 다른 입장에서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을 어른들은 늘 경험합니다. 그래서 흔히들 내입장이 되봐~라고 말하기도 하고 입장바꿔 생각해봐~라고 말합니다. 아이들과 엄마는 늘 생활속에서 많은 부분이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자신들의 입장이 이해되고 받아들여지기를 희망합니다. 그런면에서 각자의 입장과 시선이 달라지면서 이야기와 사건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받아들여진다는것을 일깨워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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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기차 징검다리 동화 8
아사노 아쓰코 지음, 서혜영 옮김, 사토 마키코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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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가출하고 싶을때의 심정이 만들어낸 가출기차.

 

이책을 읽는 누구나 공감할수 이야기를 기차라는 매개체를 통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직접적인 설명보다 더 직접적이고 더 많은걸 생각하게 합니다.

 

창작 동화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책이네요.

 

사쿠라코는 엄마에게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속이 상해서 그길로 집을 뛰쳐나옵니다. 나이는 9살. 첫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사실 전 당황했습니다. 9살 어리게만 보이는데 가출? 내딸은 지금 8살인데 그럼 내 아이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네! 도대체 가출 이유가 뭘까 ? 더 궁금해서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억울한 누명이란 것이 별게 아니더라구요. 꽃병이 깨졌는데 엄마는 딸을 오해하고 조심하라며 혼을 낸것이지요. 사쿠라코는 자신이 안그랬다고 울면서 말했지만 엄마는 더이상 진실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길로 가출..

 

따져보면 이런 일은 우리딸과 내게 비일비재한데..그럴때마다 우리딸이 가출을 한다면 너무하잖아. 하며 엄마인 내 입장에서만 보게 되드라구요. 하지만 가출기차에 합류한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까짓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그 상처들이 당사자인 아이들에게는 집을 뛰쳐나가고 싶을만큼의 배신일수있겠구나 이해가 가더라구요.

 

가출기차에 오른 황조롱이와 산갈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들의 여린 마음을 다시 한번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흔히 우린 아이들을 좋은말로 순수하다고 합니다. 천진난만한 예쁜 모습에서는 그 순수함이 좋게 보이는데 그 아이들이 순수한만큼 쉽게 깨지고 쉽게 다칠수있다는 생각은 못하는것 같습니다.

 

가출기차는 목적지도 기관사도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멀어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기차는 더 깊은 심해로 더 높은 산으로 멀어져 갑니다.차장 아저씨는 아이들의 마음을 먹으면서 살찝니다. 아이들의 배신, 분노, 불안이 커질때마다 차장아저씨도 더 커지지요. 기차는 더 멀리 떠나가지요. 그 기차는 어른들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만들어낸 기차니까요. 기차에 타고 기차에 오르는 것도 누구의 강요가 아닌 아이들의 자유입니다.

 

기차는 언제고 또 탈수있다고 말했지만 우리 아이들이 또 그 기차를 타고 싶어질까봐 겁이 납니다. 내 딸에게 재밌다고 읽어보라고 했지만 솔직히 우리 딸이 상상속이라고 할지라도 이런 기차가 있다는걸 알게 된다는게 꺼림직 했습니다. 그만큼 가출기차의 유혹은 너무 달콤하거든요. 왜 가출을 했는지 차장은 되도록이면 자세하게 쓰라고 합니다. 수다를 하면서 여자들이 스트레스 풀듯 아이들도 자신들의 억울한 감정을 호소할수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는것부터 가출기차는 참 매력적이지요.

 

그래서 전 생각해봤습니다. 우리딸이 가출하고 싶을때 내가 가출기차가 되어주는건 어떨까 하구요. 어불성설일수도 있습니다. 엄마때문에 가출할일이 가장 많을 테니까요. 하지만 차장이 되어 맛있는것도 주고 속에 있는 억울함을 호소할 시간을 주고 들어주고 함께 공감할 시간을 갖는것이지요. 그렇게 동네 한바퀴 돌아도 가출기차의 효력 꽤 괜찮을거 같습니다.

 

 

가출을 소재로 한 정말 재밌고 생각할게 많은 책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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