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기차 징검다리 동화 8
아사노 아쓰코 지음, 서혜영 옮김, 사토 마키코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이 가출하고 싶을때의 심정이 만들어낸 가출기차.

 

이책을 읽는 누구나 공감할수 이야기를 기차라는 매개체를 통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직접적인 설명보다 더 직접적이고 더 많은걸 생각하게 합니다.

 

창작 동화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책이네요.

 

사쿠라코는 엄마에게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속이 상해서 그길로 집을 뛰쳐나옵니다. 나이는 9살. 첫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사실 전 당황했습니다. 9살 어리게만 보이는데 가출? 내딸은 지금 8살인데 그럼 내 아이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네! 도대체 가출 이유가 뭘까 ? 더 궁금해서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억울한 누명이란 것이 별게 아니더라구요. 꽃병이 깨졌는데 엄마는 딸을 오해하고 조심하라며 혼을 낸것이지요. 사쿠라코는 자신이 안그랬다고 울면서 말했지만 엄마는 더이상 진실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길로 가출..

 

따져보면 이런 일은 우리딸과 내게 비일비재한데..그럴때마다 우리딸이 가출을 한다면 너무하잖아. 하며 엄마인 내 입장에서만 보게 되드라구요. 하지만 가출기차에 합류한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까짓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그 상처들이 당사자인 아이들에게는 집을 뛰쳐나가고 싶을만큼의 배신일수있겠구나 이해가 가더라구요.

 

가출기차에 오른 황조롱이와 산갈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들의 여린 마음을 다시 한번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흔히 우린 아이들을 좋은말로 순수하다고 합니다. 천진난만한 예쁜 모습에서는 그 순수함이 좋게 보이는데 그 아이들이 순수한만큼 쉽게 깨지고 쉽게 다칠수있다는 생각은 못하는것 같습니다.

 

가출기차는 목적지도 기관사도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멀어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기차는 더 깊은 심해로 더 높은 산으로 멀어져 갑니다.차장 아저씨는 아이들의 마음을 먹으면서 살찝니다. 아이들의 배신, 분노, 불안이 커질때마다 차장아저씨도 더 커지지요. 기차는 더 멀리 떠나가지요. 그 기차는 어른들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만들어낸 기차니까요. 기차에 타고 기차에 오르는 것도 누구의 강요가 아닌 아이들의 자유입니다.

 

기차는 언제고 또 탈수있다고 말했지만 우리 아이들이 또 그 기차를 타고 싶어질까봐 겁이 납니다. 내 딸에게 재밌다고 읽어보라고 했지만 솔직히 우리 딸이 상상속이라고 할지라도 이런 기차가 있다는걸 알게 된다는게 꺼림직 했습니다. 그만큼 가출기차의 유혹은 너무 달콤하거든요. 왜 가출을 했는지 차장은 되도록이면 자세하게 쓰라고 합니다. 수다를 하면서 여자들이 스트레스 풀듯 아이들도 자신들의 억울한 감정을 호소할수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는것부터 가출기차는 참 매력적이지요.

 

그래서 전 생각해봤습니다. 우리딸이 가출하고 싶을때 내가 가출기차가 되어주는건 어떨까 하구요. 어불성설일수도 있습니다. 엄마때문에 가출할일이 가장 많을 테니까요. 하지만 차장이 되어 맛있는것도 주고 속에 있는 억울함을 호소할 시간을 주고 들어주고 함께 공감할 시간을 갖는것이지요. 그렇게 동네 한바퀴 돌아도 가출기차의 효력 꽤 괜찮을거 같습니다.

 

 

가출을 소재로 한 정말 재밌고 생각할게 많은 책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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