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 [초특가판]
장예모 감독, 강문 외 출연 / 기타 (DVD) / 200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가 있기전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면 누구나 그 원작에 관심이 가는게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원작을 찾아 읽게 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영화를 먼저 접하고 읽을 수도 있고.. 원작을 읽고나서 영화가 나와 볼 수도 있다. 암튼, 무엇이 먼저이든 간에 중요한건 영화판처럼 원작과 불가불의 관계도 없을 것이다. 여기 그렇게 불가불처럼 나온 작품이 있으니 바로 장예모 감독의 <인생>과 ’위화’의 원작 <인생>이다.

영화든 책이든 둘중에 하나라도 접한 분이라면 내용을 알고 있듯이.. 어느 늙은 노인 ’푸구이(극중 후우꿰이)’의 인생 역정을 회고식으로 다룬 이야기다. 우선, 책은 한 젊은이와 푸구이의 대화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영화는 푸구이의 젊은 시절부터 곧바로 나온다. 바로 부자집 도련님이었지만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하며 집안은 풍비박산나고 그림자극으로 연명하면서 생사를 넘나드는 국공내전을 겪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기가 1940년대다. 영화는 이렇게 시대별로 언급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1950년대는 바로 대약진운동으로 집안의 모든 가재도구들이 각출되고 그러면서 동네마다 큰 드럼통에서 제철을 뽑아내며 푸구이가 칭찬을 받는다. 그러면서 개구쟁이 아들 유칭이 누나 펑샤를 괴롭히던 녀석들을 혼내주는등 나름 가족의 단란한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곧바로 유칭은 차사고로 죽게 된다. 책에서는 교장 선생님을 위해서 피를 한없이 뽑다가 죽었는데.. 둘다 어의없는 죽음이 아닐 수 없다.

1960년대는 바로 문화대혁명 시기로 마오쩌둥의 그림과 사진등이 화면에 자주 비추어지고 푸구이는 ’마오’를 주제로 한 그림자극을 하라 제의도 받는데.. 한편, 착한 딸 펑샤는 그녀와 같이 착한 남자 얼시와 ’인민의 결혼’을 올리며 행복해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아기를 낳다가 그만 죽고만다. 두 부부는 애통해 마지 않는데.. 이렇게 결국 두 부부는 자식을 잃었지만 남겨진 사위와 손자 이렇게 넷이서 맛있는 식사를 하며 나름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것이 영화가 보여준 내용이다. 여기서 푸구이역을 한 남자 배우는 ’갈우’로 마치 모습은 우리 개그맨 ’한민관’처럼 마른 모습이지만 심도있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당시 1994년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타기도 했다. 그의 부인역 ’자전’은 바로 그 유명한 ’공리’가 맡았는데.. 사실 부인역은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다. 책에서는 구루병을 앓으며 가열차게 매말라가 죽음의 순간까지 맞는데 여기서는 남편 푸구이에 켵가지로 묻어간 느낌이다.

이렇게 본 영화는 위화의 원작 ’인생’과는 차이가 드러난다. 우선, 원작은 푸구이의 아버지, 어머니의 죽음부터 아들 유칭, 딸 펑샤, 사위 얼시, 손자 쿠건까지 모두 죽음을 맞이하는 애달픈 인생의 보편적 삶속에 역경의 과정을 그렸고, 그런 그림들은 중국의 근현대사를 장식한 국공내전,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속에 관통시켜 물흐르듯 리얼리티를 살리며 잘 그려낸 작품이었는데 반해서..

영화가 보여준 비주얼의 장면들은 이런 푸구이 가족의 죽음을 모두 담아내지 않고 오로지 푸구이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와 아들 유칭과 딸 펑샤의 결혼과 죽음 그리고 마지막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물론, 국공내전의 전쟁통은 많은 쪽수로 밀어부쳐 잘 그렸지만 이후의 그림들은 때로는 관조적으로 밋밋하게 그려낸 그림들이었다. 그래서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세지는 한 남자의 가열찬 인생 역경보다는 그냥 ’인생살이’를 보여준 느낌이다.

결국, 위화의 원작을 접하고 나서 만난 장예모의 <인생>은 원작을 오롯이 담아냈다기 보다는 장예모식 연출력과 당시 시대을 보는듯한 분위기속에 그런 비주얼은 한 남자 ’푸구이’를 중심으로 그려내 원작처럼 전체를 아우르는 힘은 부족한게 아니었나 싶다. 물론, 당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박애주의상 등을 수상한 작품답게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임에 이견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전체적 총평은 장예모의 영화 <인생>보다는 위화의 원작 <인생>이 운명과 죽음이 교차하는 보편적 삶을 다룬 푸구이의 인생 역경이라는 점에서 더 와닿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접하든 못 접하든 위화 원작인 <인생>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이탄 - Clash of the Titan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실 신화하면 판타지 판타지하면 신화 둘은 이렇게 소재적 궁합이 잘 맞는 장르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먼 미래를 다루는 SF 어드벤처 판타지가 아니라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는 판타지라면 반드시 신화가 결부돼 그려질 수 밖에 없고 그 신화의 중심은 바로 고대 그리스 神들이 우리 깊숙히 자리잡고 있음이다. 여기 이미 29년전 1981년에 컬트 클래식 작품으로 ’페르세우스의 영웅담’을 그린 <타이탄족의 멸망(Clash of the Titans)>으로 나왔었고 이 작품을 먼저 접하면서 나름 고전 명작이라 간단히 평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30년 가까이 지나서 21세기에 만나본 ’타이탄’은 확실히 요즈음 시대에 맞게 잘 그려냈다. 우선 비주얼이 임팩트있게 압도적이다. 더군다나 관심있는 분들은 알다싶이 여기 주인공 ’페르세우스’역은 바로 3D 영상혁명을 가져온 미래 판파지 영화 ’아바타’에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으며 나비족을 구한 남자 ’샘 워싱턴’이 맡아 고대 전사로 열연했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신들의 왕 제우스(리암 니슨)와 그의 전지전능함을 질투한 지옥의 신 하데스(랄프 파인즈)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으로 인해 인간세상이 혼란과 고통을 겪게 된다. 이에 아버지 제우스에게서 물려 받은 강인함과 인간인 어머니에게서 물려 받은 자비로움을 갖춘 영웅 페르세우스(샘 워싱턴)는 인간들을 구할 수 있는 절대적인 힘을 얻기 위해 금지된 땅으로 떠난다. 천마(天馬) 페가수스를 탄 채 군대를 진두 지휘한 페르세우스 앞에는 전설의 메두사를 거쳐 해저괴물 크라켄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고되는데...



이렇게 반신반인(데미갓)으로 태어난 ’페르세우스’의 모험담을 그린 고대 그리스 신화 판타지다. 내용을 좀더 살펴보면 원래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와 인간 어머니 사이에서 낳은 반신반인의 인물.. 하지만 그는 태어나자마자 ’아크리시우스’가 손자 손에 죽게 된다는 신탁때문에 바다에 버려지고 우연찮게 어부에 손에 길러져 ’아르고스’라는 땅으로 들어와 살면서 그 땅을 지켜내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를 옹호하려는 아버지 ’제우스’와 제우스의 막가파 동생으로 지하세계에서 뛰쳐나온 검은 흑마왕 지옥의 신 ’하데스’와 대결속에 이 ’페르세우스’가 있다.

바로 하데스가 아르고스를 멸망시키겠다며 아르고스의 공주 ’안드로메다’를 제물로 삼으라 명한다. 만약 이를 어길시 엄청나고 흉폭한 바다괴물인 ’크라켄’이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에 우리의 영웅 ’페르세우스’는 아르고스의 잘 나가는 젊은 용사와 노익장을 과시하는 노장 몇명과 몽환적이고 늘씬한 가이드 여신 ’이오’와 함께 힘든 여정을 떠난다. 바다요괴 크라켄을 무찌르는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서 말이다.

특히 ’이오’라는 영적인 힘을 가진 여정의 안내자는 81년작에서는 로봇 올빼미가 했었는데 여기서는 미래의 예언자로 ’이오’의 캐릭터를 집어넣었다. 물론 여기서도 페르세우스가 올빼미 인형을 한번 만지기는 한다. 이건 뭐냐면서..ㅋ 그런 여정속에서 나타난 괴물 전갈들 스콜피언스와의 사투, 그 속에서 캘러보스의 방해는 계속되고 그러면서 스콜피언스를 얻어타고 도착한 곳에서 눈먼 세자매 할머니 마녀들 ’그라이아이’에게 메두사 행방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

곧바로 쳐다만 봐도 돌로 변한다는 메두사 소굴로 들어가 위험에 빠지는데.. 하지만 페르세우스는 방패에 비친 메두사 모습을 보고 기지를 발휘해 메두사 목을 한방에 잘라버린다. 그리고 곧바로 날으는 천마 ’페가수스’를 타고 아르고스로 돌아와 크라켄이 안드로메다 공주를 먹어 치울려는 찰나 메두사 머리로 공주를 구했다는 뷰티풀한 이야기.. 이것이 바로 고대 그리스 ’페르세우스’와 관련된 신화 내용이고.. 또 영화도 그대로 백프로 그려냈다. 그것도 스펙타클하게 말이다. 

 

이렇게 본 영화는 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과 인간을 처벌하려는 신 사이에 벌어진 전쟁속에 신에게 맞서는 반신반인 페르세우스의 험난한 여정을 그려낸 판타지다. 그런 중심에는 샘 워싱턴의 페르세우스역과 함께 제우스역은 '테이큰'에서 딸을 납치한 놈들을 일망타진한 전직 특수요원 '리암 니슨'이 맡았는데.. 사실 무슨 은갑옷을 입은 모습이 황제마냥 안 어울려 보인다. 하지만 흑마왕 하데스는 '랠프 파인즈'가 맡았는데 이분 역이 아주 제격이었다. 정말 하데스 같더라는.. ㅎ 

암튼, 힘든 여정의 발단이 된건 지옥의 신 하데스의 음모때문이다. 그동안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던 페르세우스가 이렇게 신들이 일으킨 전쟁에서 자신을 키워준 가족들을 잃고 하데스에 대한 복수를 꿈꾸게 되면서 오로지 신념과 용기만으로 맞서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매순간 목숨이 경각에 달린 그의 위험한 여정속에서 괴물들을 처단해야 하는 그의 임무는 고통에 빠진 인간 세상을 구원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또한 이 영화의 나름의 강점은 신화를 바탕으로 한 정통 서사액션의 매력을 펼쳐냄과 동시에 아프리카의 오지를 비롯한 전 세계를 망라한 로케이션과 실물크기의 세트와 모형물 등으로 현실감있게 살려내며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이란 신화적 이야기를 보는이로 하여금  허황되지 않게 그려낸 흔적을 보였다는 자평이다. 그것은 바로 블록버스터의 맹점이 되기도 하는 이 영화의 드라마로서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데.. 바로 제우스의 힘과 인간 어머니의 자비의 유전자를 동시에 지닌 페르세우스의 아이러니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점이 어찌보면 현실감이 부여된 신화의 세계를 그렸다는 점이고 그런 모험의 여정은 신의 능력보다는 인간의 면모를 발휘하며 성장해 가고, 이를 통한 신은 아니지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는 신념의 표출과 약자를 도움으로써 진정한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화려한 영상의 스펙타클 안에 담은 신과 인간사이에서 존재론적 갈등을 겪는 주인공의 성장담을 부각시킨 느낌으로 바로 전작 아바타의 '제이크'처럼 말이다.

암튼, 메두사의 목을 쳤다는 신화속 전설의 영웅 페르세우스가 신과 맞서기 위해 필요한 신의 힘.. 하지만 그 힘의 상속을 거부한 반신반인 자신도 알지 못하는 그의 진짜 능력은 이 위험천만한 모험속에서 그 실체를 드러내며 시선을 끝까지 잡아낸다. 그래서 어찌보면 고전적 영웅담에 진부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21세기에 맞게 스펙타클하고 감각적인 영상으로 재구성시켜 또다른 神의 세계를 그려냈으니 그래서 나름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한 신은 없듯이 이 영화 또한 완벽한 신화 판타지를 그리기엔 조금은 부친 느낌이다. 반신반인 페르세우스의 고뇌의 그림과 전개된 괴물들과의 사투는 상충이 되었고, 신의 세계의 수장인 '리암 니슨'의 제우스가 왜이리 거슬려 보이던지.. 그 외를 본다면 비주얼로는 나름 괜찮았지만 그런저런 신화 판타지 영화에 '안착'한 느낌의 <타이탄>이었다. 물론,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나름 볼만하지만 쏘쏘하게(so so) 느끼는 분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참고하시길..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린존 - Green Zon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리얼 첩보 액션물로 지금도 극찬을 받고 있는 '본 시리즈'는 임팩트있게 각인된 첩보 요원 전문 배우로 자신의 정체를 찾아 나섰던 '제임스 본'으로 분연한 '맷 데이먼'의 대표작이다. 이제 그런 그가 첩보원이 아닌 레알 군인으로 분연하며 이라크 전쟁 한복판에 나타났다. 이미 전작 본 시리즈의 2편 '슈프리머시'와 3편 '얼티메이텀'의 리얼 첩보 액션의 감각을 선보이며 911테러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플라이트 93'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맷 데이먼이 다시 손잡아 만든 영화 <그린 존>.. 

특히 영화속에는 이라크 전쟁의 '대량 살상 무기(WMD)'에 대한 진실을 파헤친 아니 한 남자가 막딱뜨린 포화속의 용기에 관한 이야기로 시놉시스는 이렇다. 그런데, 영화의 제목 '그린 존(Green zone)' 의 정확한 의미를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린 존'은 2003년 미국에 의해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된 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중심부에 위치한 바그다드 궁을 개조, 주이라크 미군 사령부와 이라크 임시정부청사가 자리잡은 안전지대인 ‘이라크 국제 지역(International Zone of Iraq)’의 별칭이라는 설명이다.

즉, 그곳은 한마디로 전쟁터 속 안전지대로 고급 수영장과 식당, 나이트클럽, 마사지 시설, 대형 헬스클럽과 댄스 교습소등이 있었으며, 이슬람 국가에서 금지되는 술이 허용됐으니 바로 전쟁속에 '미국인들의 낙원'이라 보면 편하다. 그래서 이 제목이 주는 의미는 어찌보면 안락한 곳에서 있으면서 전쟁의 아비규환과 아수라장을 조종하는 미국 수뇌부들을 비꼬는 제목일지도 모른다.  

2003년 세계평화라는 명목 하에 시작된 이라크 전쟁.. 미 육군 로이 밀러(맷 데이먼) 준위는 이라크 내에 숨겨진 대량살상무기 제거 명령을 받고 바그다드로 급파된다.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색 작업을 펼치지만 밀러 준위는 대량살상무기가 아닌, 세계평화라는 거대한 명분 속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퍼즐처럼 얽힌 진실 속에 전쟁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대량살상무기의 존재 여부에 대한 의혹만 커져가는데...



이렇게 본 영화는 이라크 전쟁에서 그 누구도 속시원히 밝히거나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를 정면으로 파헤친다. 그 미스터리의 소제는 바로 WMD(Weapons of Mass Destruction, 대량살상무기)였고, 그런 그림들에는 전쟁터속 미군들의 호화로운 안전지대로 불리는 '그린 존'.. 그 속에서 무슨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런 의문과 의혹의 내용을 던진게 바로 이 영화의 큰 얼개다. 그래서 극 초반부터 대량 살상 무기를 제거하라는 주인공 '로이 밀러'에게 임무가 주어진다. 그 모습은 마치 바그다의 현지에 있는 그림처럼 리얼하게 그려냈고 제거하려던 그곳은 그냥 오래된 변기 공장에 불과했다.

이렇게 내부 정보에 의한 작전이 번번히 실패하자 밀러는 의구심을 갖게된다. 즉 정보와 실제 상황이 다르다는 사실에 말이다. 하지만 상관은 시키는대로 이행할 뿐 분석하지 말라는데.. 한편 거리에서 난동을 부리던 한 이라크인의 전언을 듣게되면서 미국내 엉터리 제보에 지쳐있던 밀러는 그의 정보에 끌리게 된다. 결국, 일급 타켓들이 비밀 회의를 하고 있다는 장소에 들이친 밀러의 부대원들.. 그곳에서 맞이하게 된 적은 이라크 장군의 수장이자 WMD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알라위' 장군.. 하지만 그는 경호팀들과 재빨리 도망쳐 놓치고 만다.

곧바로 잡은 포로를 심문하면서 알라위를 찾으려 하는데.. 그때 미군의 특수 부대원이 급파되며 자신들에게 임무가 이관되었다며 알라위의 행방을 폭로하려는 포로를 가로채니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주인공 밀러와 그속에 벌어진 난투극.. 대체 미군내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하지만 이미 냄새가 나는 클리셰가 아닐 수 없다. 바로 많이 바온 은폐 조작을 위한 조치라는 사실 말이다.

여기에 계속되는 WMD 프로젝트에 관한 제보자 기사.. 이 기사를 처음 쓴 여기자를 찾아나서 '정보제공자'를 알려달라 추궁하면서 정부 고위 관료와 연결된 의문의 제보자.. 그 속에서 WMD 존재 여부에 대한 의혹은 커져가지만 그 음모는 좀처럼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이렇게 당시 미국이 세계평화라는 명분을 외치던 실상이 무색할 정도로 각종 음모론이 팽배했던 이라크전의 진실과 왜곡된 시선속에 숨겨졌던 그 진실을 파헤친 영화가 <그린 존>이다.
 
그런데, 사실 WMD라는 소제는 이미 시간이 흘러 만천하가 다 알고 있다. 애초에 '대량살상무기' 따윈 없었다는 것을.. 하지만 영화는 영국 출신의 감독이 여는 미국 감독이 건드리기 힘든 이야기를 성역없이 요리했고 이것은 '워싱턴 포스트'지의 바그다드 특파원이엇던 '라지브 찬드라새카란'의 동명 논픽션 소설 '에머랄드 시티의 제국 생활'(Imperial Life in the Emerand City)을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그린 존'안에서 그들만의 호사를 누렸던 미군들을 시니컬하게 묘사하며 이라크전의 실상을 전면에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때로는 액션 스릴러로서의 이 영화적 재미는 이라크의 중심부인 '바그다드'라는 철저한 현실의 공간에서 비롯된 그림속에 이라크전의 비밀을 통해 실제 사건의 치밀한 구성과 통찰력을 선보인다. 그래서 그런 그림들은 자연스레 맷 데이몬이 열연했던 첩보액션 '본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데.. 여기 영화속에서도 주인공 본 아니 밀러는 다시한번 거대한 시스템과의 고독한 싸움에 끼어들며 분연했다.

하지만 본 시리즈 같은 영화적 리얼 액션보다는 '그린그래서' 감독은 극단적인 현장감을 표출하기 위해서 1인칭 다큐스런 장면처럼 특유의 헨드헬드 스타일과 스피드한 편집으로 리얼 전투를 방불케 한 비주얼을 선보였으니 본 시리즈 못지 않은 긴박감을 준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정치적 음모가 깔린 스릴러적인 재미와 이미 알게된 WMD의 실체적 공감이 주는 숨은 이면과 진실을 포괄하는 양면적 재미까지 선사했다.

그래서 어찌보면 극단적이고 스피디한 영상으로 극대화시킨 '이라크전'의 실상과 음모을 그린 <그린 존>.. 하지만 영화적 결론은 사실 진부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미국이 관여한 이라크의 미래는 이라크인이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라는 메세지.. 그런데, 이런 그림은 이미 알고 있는 소제의 실체를 감독 특유의 스타일로 그려내면서 미국내 부조리한 권력의 치부를 한 군인의 생존필사적 모습으로 그려냈다. 

이것은 기존에 익숙하게 봐온 '본 시리즈'와는 같으면서도 다른 모습으로 실제 이라크전에서 포연이 자욱한 '바그다드' 한복판에 가져와 표출했으니.. 우리의 '제임스 본'이 해결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것이 이 영화가 주는 매력이자 던진 메세지일 것이다. WMD는 단지 거들었을뿐.. 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셔터 아일랜드 - Shutter Islan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실, 책이든 영화든 미스터리 스릴러라면 인간의 호기심과 탐구적 본능을 자극하는 그런 요소가 부각되는 장르다. 그러면서 누구나 한번쯤 그런 상상과 비주얼에 빠져들고 그러는 가운데 마지막 반전에 놀라거나 허탈해 하는등 나름의 충격파가 다가 오는게 사실이다. 여기 그런 충격파를 던지며 반전보다는 한편의 심리극을 보듯 스릴러적 재미를 안겨준 영화가 있으니 바로 <셔터 아일랜드>다. 

특히 이 영화는 세계적인 거장 감독 ’마틴 스콜세지’와 그의 페르소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4번째 작품으로 다시 만나며 스콜세지는 이 영화를 기획 단계때부터 디카프리오를 점찍어 놓았다는 영화.. 그런 서로간의 진정한 믿음이 작품의 열쇠라고 말하는 이들은 그들의 만남만으로도 하나의 명품 무비가 됨을 다시 한번 입증시킨 영화 <셔터 아일랜드>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보스턴 셔터아일랜드의 정신병원에서 환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연방보안관 테디 다니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수사를 위해 동료 척(마크 러팔로)과 함께 셔터아일랜드로 향한다. 셔터 아일랜드에 위치한 이 병원은 중범죄를 저지른 정신병자를 격리하는 병동으로 탈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식 셋을 죽인 혐의를 받고 있는 여인이 이상한 쪽지만을 남긴 채 감쪽같이 사라지고, 테디는 수사를 위해 의사, 간호사, 병원관계자 등을 심문하지만 모두 입이라도 맞춘 듯 꾸며낸 듯한 말들만 하고, 수사는 전혀 진척되지 않는다. 설상가상 폭풍이 불어 닥쳐 테디와 척은 섬에 고립되게 되고, 그들에게 점점 괴이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아래에는 스포가 있으니 안 보신 분들은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ㅎ
 



이렇게 여기 중범죄를 저지른 환자를 수용하는 정신병원이 하나 있다. 하지만 이곳은 탈출이 불가능한 고립된 외딴 섬이다. 시작부터 1950년대의 시대적 배경처럼 요즈음 그림이 아닌 고풍스럽고 일관되게 뱃고동 소리같은 음산한 음악으로 극의 분위기를 말하며 자식 셋을 죽인 여인이 사라졌다는 제보에 연방 수사 보안관 테디가 이 섬에 찾아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그런데, 이 섬을 들어온 테디는 어디서 본 풍경에 섬짓 놀라는 눈짓인데.. 그러면서 정신병원 관계자와 의사, 간호사, 환자들까지 심문하지만 다들 모르쇠로 일관하며 미궁에 빠져버린 수사.. 그러는 가운데 심문중에 중년 여자가 몰래 건네준 쪽지의 한마디 "RUN.."  무슨 의미일까.. 이곳에서 엄청난 일이 몰래 자행되고 있기에 도망가라는 무언의 언질인가.. 더군다나 요새와 같은 섬의 문은 잠겨있고, 창문은 철창이 있는 상황에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여자.. 그녀의 방바닥에서 4의 규칙 67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렇게 미궁으로 빠져들고 아무것도 해결은 안된채 오히려 일은 꼬여만 가는데.. 그런데, 갑자기 테디앞에 죽은 아내가 나타나 환영처럼 메세지를 전달한다. "그 여자가 그곳에 있고.. 그 섬을 떠난적이 없었다.." 즉, 레이철이 아직 이 섬에 있고 레이디스라는 남자도 있다.  이렇게 보안관 테디가 섬에 들어온 이유는 사실, 너무도 사랑했던 아내를 죽게한 방화범을 잡기위한 숨은 의도가 있었고 레이디스는 방화살인죄로 이곳에 들어왔지만.. 그 역시 이 섬에서 사라졌던거..

그러면서 자신과 함께한 후배 보안관 ’척’과 함께 수사를 펼치고 섬 전체를 돌아다니며 탐문하고 절벽을 오르내리는등 위험 천만한 사고도 겪는데..이때부터 테디는 실종된 여자 찾기에 집착에서 벗어나 몰래 자신의 아내를 죽이는 범인을 찾는 과정속에 어느날 레이철이 살아 돌아 오면서 본격적인 심리 스릴러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즉, 테디는 혼란에 빠진 것이다. 나는 여기에 왜 온 것인가.. 

이러면서 테디는 어찌보면 자신에 대한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모습으로 극 후반을 달려간다. 그러면서 결국 이 남자에게 내재된 공포와 혼돈 그리고 그가 갖고 있는 비밀과 그의 과거의 트라우마가 뒤얽힌 이 수상쩍은 이야기 통해 실종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주인공 테디의 혼란이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인만큼 여기서 테디로 분연한 디카프리오는 나이든 소년같은 마스크와 자의식 강한 연기로 극중 캐릭터에 동화된 열연을 선보였다.

그리고 다른 배우들 역시 이야기의 구조상 필연적으로 배정받은 모호한 이중성을 성공적으로 연기해 내며 극의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정신병원 소장 코리 박사가 그에게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은 것을 보면 말이다. 이렇게 사건을 풀어내고 파헤치는 솜씨는 때로는 관조적인 모습과 함께 극도로 정제되면서 아스트랄한 긴장감을 유지하였다.

특히 환상속에서 보게되는 아내의 모습속에 숨겨진 진실과 레이철이 나타나 세 아이를 살리지 못한 죄책감을 그에게 돌리는데.. 과연 테디의 숨겨진 비밀은 무엇이고 그 혼란을 통해서 드러나는 거짓과 진실의 퍼즐의 완성은 무엇일까.. 하지만 비밀과 거짓말 그리고 불편한 진실들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때로는 어지럽게 펼쳐내었다.

즉, 어찌보면 이 영화는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 그렇다고 대단한 반전을 노린 상황보다는 주인공 테디의 섬세한 심리적 묘사로 그안에 내재된 자아와 외적 자아의 충돌속에서 과연 진실이 무엇이며 한 인간이 어떻게 치유되고 나갈 수 있는지 문제제기를 한 영화라는 느낌이다. 즉 과거와 꿈, 거짓과 현실의 퍼즐을 즐기듯 단 하나의 진실에 대해서 고개와 같은 줄타기를 해야 하는 게임일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마지막 하나의 진실을 발견하는 순간에 우리는 반전보다는 한편의 정제되고 고도의 심리 스릴러를 만나게 되는데..

그래서 영화 개봉후 본 이들로 하여금 모든 것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영화를 두번봐야 한다는 평처럼 보는이로 하여금 고립된 섬에서 일어나고 있는 놀라운 음모와 그 음모의 한복판에서 극도의 혼란에 빠진 남자, 그리고 각자 비밀의 키를 쥐고 있는 그의 주변 인물들까지.. 마치 뫼비우스의 띄처럼 모호한 거짓과 진실의 경계속에서 보는이로 하여금 오랜만에 두뇌에 신선한 충격파를 던져주었다.

그런 그림들 속에는 이른바 ’자아’라는 내적, 외적개념속에 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트라우마와 환상, 망상, 다중인격등 이른바 이런 모든 것을 아우르는 ’방어기제’까지.. 즉 이 영화는 정신병에 대한 심리를 다룬 스릴러로 심도있게 연출했고 그런 모습은 우리가 가끔 TV나 연극등에서 정신병자를 치료할 때 쓰는 ’역할극’를 생각하면 이 영화의 답이 보인다. 또 그것이 이 영화의 스포일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Alice in Wonderland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
영화
평점 :
상영종료


20년전 영화 ’가위손’으로 팀 버튼 감독과 연기자 조니 뎁은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인기를 끌었고 그후 ’유령신부’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까지 이 둘이 만든 영화라면 꼭 봐야 하는 이상한 논리가 형성되는 분위기가 있는게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몇년만에 또 다시 만난 찰떡궁합은 그 둘 작업만 7번째를 자랑하며 만들어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간에 그가 만든 영화마다 ’버튼스럽다’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이번에도 그는 그만의 독특하고 동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원작 그 이상의 작품을 탄생시키며 살아 숨쉬는 각종 기괴한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점철된 원더랜드의 세계.. 그곳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사실 한 세기가 넘게 사랑받아온 ’루이스 캐롤’의 판타지 문학 고전의 진수이자 동화를 많이들 읽어봤지만 자세히 몰라도 어느 정도는 다 안다.

"바쁘다.. 늦었다.."를 주야장천 외쳐대며 시계를 든 토끼를 쫓아 앨리스가 구덩이 속에 빠져 들어간 이상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모험담들.. 이것이 바로 내용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번에 이야기는 더 이상 어린 소녀가 아니라 이 어린 소녀가 한 차례 꿈속같은 모험담을 겪고 나서 이제는 이미 훌쩍 커버린 모습으로 돌아왔다. 바로 일상의 무료함에 지쳐있던 열 아홉 소녀에게 찾아온 우연한 사고이자 운명적 사건으로 빠져든 그곳..

그곳은 생전 처음보는 사물들과 기괴하고 경험하지 않고서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상상 이상의 것과 놀라움으로 가득한 곳으로 바로 원더랜드 즉, 이상한 나라다. 그런데, 이 곳은 더이상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 아닌 악의 기운만이 가득한 곳이니 바로 짜리몽땅 대갈아줌씨 붉은 여왕이 공포정치를 하는 세계다. 그것도 그녀만의 포스와 코믹스런 말과 재스처와 함께 패러독스하게 말이다. 이런 그녀의 공포정치로 인해 어둠의 왕국으로 변해버린 이곳의 구원자로 우여곡절끝에 나서게 된 우리의 앨리스양..

여기에다 미친 모자 장수로 분연한 조니 뎁의 환상적인 모습과 색감이 조화를 보이며 둘은 함께 특히 앨리스는 나니아 연대기를 방불케하는 여전사로 분연했는데.. 과연 앨리스는 붉은 여왕에게 빼앗긴 원더랜드의 봄날을 되찾을 수 있을까.. 또 우리의 앨리스는 이번에도 집으로 무사히 돌아 올 수 있을까..

이처럼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판타지 고전 동화의 진수이자 정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소설의 큰 틀만을 유지한채 팀 버튼만의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하고 전혀 새로운 앨리스를 창조해내며 상상속 원더랜드를 3D 입체적까지 재현한 작품이다. 그래서 무언가 몽환적이고 그로테스크하게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보여주었는데..

그래서 이런 점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한 비주얼이었지만 그 상상이라는 그림이 때로는 망상으로도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팀 버튼식의 이상한 모험담만이 그려진 느낌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버튼식’ 이라 하지 않겠는가..ㅎ 암튼, 원작 자체가 무한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기에 팀 버튼이 만들면서 어찌보면 기존 상상력의 한계를 벗어던진 버튼식 사고로 그린 모험의 세계..

그 속에서 앨리스는 마지막에 여전사로까지 분연하며 노력했고 특히 광기의 모자장수 조니 뎁과 붉은 여왕의 캐릭터가 강렬히 남게된 버튼식 원더랜드였음은 자명해 지고 말았다. 그래서 이런 팀 버튼이 만든 상상세계와 다르게 어릴적 꿈속의 동화로만 만난 앨리스를 이번에는 펭귄클래식판 원작을 통해서 만나고 싶어지는 이유중 하나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01106132&ttbkey=ttbbjlinux1020001&COPYPaper=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