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일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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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을 몽땅 다 밑줄 긋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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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금동 2015-05-18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땅 밑줄 긋고 싶으시다니 이 책 궁금하네요... ㅎㅎ
 

 

 

여전히. 책 지르는 속도에 비하면 엄청나게 더디긴 하지만;; 나름대로는 아주 열심히! 조낸 부지런히 읽고 있다. 진짜로!

아닌 게 아니라 지난주에 사들인 책 중엔 재미있겠는 책이 왜 그렇게 많던지? 어서어서 다~ 읽어버리고 싶어 몸이 달아 죽는 줄 알았는데 4권 중에 2권은 벌써 다 읽었지롱~ㅋㅋ 

 


내게 온 책 (0508/0513)

1. 이자젤 - 아이작 아시모프  2. 창작의 힘 - 유경희 3.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 김형수 4. 책 먹는 여우 - 프란치스카 비어만 

 


제일 먼저 완전 대박! 재미있게 벌써 다 읽은 <창작의 힘>부터 이야기해 봐야지.

 

 


창작의 힘 - 유경희 | 마음산책 반양장본 | 268쪽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가

 


이 재밌는 책은 진짜 포토 리뷰를 써야 하는데 오늘 내가 할 일이 산더미라;;

아쉽지만 어떤 책인지 소개만 살짝 하고 조만간 사진 잔뜩 찍어서 포토리뷰도 올려야지!!   

 

『창작의 힘』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고흐, 클림트, 피카소, 뭉크, 오키프에 이르기까지, 24인 예술가의 삶과 그들의 기질을 통해 창작의 근원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미술평론가 유경희가 1년 동안 ‘예술가의 취향’이라는 제목으로 매체에 연재했던 24편의 글을 새롭게 엮었다. - 책소개 중에서 

 


오!! 어쩐지.. 어찌 이리 재미있는 책을 기획했을까? 읽으면서 내내 신통하다 했었는데 어딘가에 연재됐던 글이구나? 책 소개엔 그냥 매체라고만 적혀 있어 검색해 보니 <주간조선>에 연재됐던 칼럼이구나? 조선일보는 뉴스는 시른데, 문화면은 참 풍성 하단 말이야;;  

 


막상 이렇게 밋밋하게 책 소개만 옮겨 놓으니 이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의심스럽겠지만;;

클림트, 고흐, 뭉크, 뒤샹, 피카소, 세잔 등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24인의 예술가들의 일상과 사생활 가십? 살짝씩 맛볼 수 있는 이런 얕고 흥미위주의 책!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특히 조지아 오키프 할머니!!!의 파격적인 사생활! 그리고 사막 여행! 완전 ~ 헐; 대애박 소리가 절로 나오던데.. 아. 세상엔 이토록 멋진? 인생을 사는 예술가들이 많았단 말인가? 진짜 씽크빅 돋았다. 그 밖에도 로트레크, 카미유 클로델, 에곤 실레, 앙리 루소, 피에르 파울 루벤스 등등 내가 처음 들어보는 화가 얘기도 잔뜩 나오고!!

 


내가 워낙 예술방면으로 아는 게 없어서 더더욱 이 책이 신선하고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여튼, 진짜 근래 읽은 책 중에서 제일 좋아서 여기 저기 선물하려고 <창작의 힘>은 3권이나 구매했을 정도!!

(곧 포토 리뷰로 다시 만나요!!!!)

 

 

 

 

아자젤 - 아이작 아시모프 ㅣ열린책들 ㅣ 양장본 | 360쪽 | 소설 > 영미소설 , 판타지

 


꺅! <아자젤>은 지난 3월. 애정 하는 하이드님 서재에서 처음 봤는데..

2cm의 꼬마 악마 이야기라고 하길래, 소재도 참신하고 재밌을 것 같아서 계속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안 사고 있었는데.. 

최근에 또 알라딘 메인이라던지? 이웃님들 서재에 자주 보이길래? 요즘 아자젤이 대세인가??? 그렇담 나도 빠질 수 없지? 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는 마음으로 데려왔다. 그런데 내용이고 뭐고를 떠나서 책 표지 실물로 보니 예뻐서 합격!!!!

 

아이작 아시모프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이끌어 가는 18편의 단편 모음집. 살아생전 480여 권의 책을 낸 기념비적인 다작가였던 아이작 아시모프는 21권의 단편집을 냈고, 그중 <아자젤>은 18번째 단편집이다.

그가 이렇게 많은 작품을 출판한 이유는 <아자젤>의 '머리말'에 남긴 말 그대로 '낭비를 싫어하며 상황을 바로잡을 수 있는데도 써놓은 작품을 출판하지 않고 남겨 두는 건 견딜 수가 없'는 성격 때문이었다. 아시모프는 1980년부터 '아자젤' 관련 단편을 잡지에 연재해 왔고, 그렇게 연재한 총 29편의 단편 중 18편의 단편을 모아 1988년 <아자젤>이라는 책을 발행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그는 성경에 등장하는 타락 천사 아자젤을 소설 속으로 끌고 들어와, 소원을 들어주는 2센티미터짜리 악마로 재창조했다. 아자젤을 우리 세계로 불러들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조지 비터넛은 1인칭 화자로 등장하는 아이작 아시모프 자신, 즉 '나'에게 아자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 책소개 중에서 

 

 

소원 들어주는 2센티미터짜리 악마도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살아생전 480여 권의 책을 냈다니!!! ㅋㅋ  아이작 아시모프 '님 좀 짱인듯!' 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라는 게 함정;;)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 김형수 ㅣ 아시아 ㅣ 반양장본 | 192쪽 | 인문학 > 글쓰기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는 유시민 아저씨 책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읽은 일화가 너무 인상적여서 냉큼 구매했다.

무엇보다 책이 생각보다 얇아서 앗싸! 빨리 읽겠다!! 싶었는데, 어서 읽어봐야지 ㅋㅋ

 

 

 

책 먹는 여우 - 프란치스카 비어만 ㅣ 주니어김영사 ㅣ 50쪽 | 동화 > 외국창작동화

어제 식은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남은 반찬들 대충 꺼내서 혼자 점심 먹으며 <책 먹는 여우>를 다 읽었는데..

아씨. <책 먹는 여우> 세트 5권 다 사야하나? ㅋㅋㅋㅋㅋ 고민될 만큼 재밌더라.

 


진짜 장난아니고 ㅋㅋ 이런 재밌는 동화 볼때마다 책 읽으며 (같이 본전 뽑아 줄?) 예쁜 딸 하나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노 ㅠㅠ 싶어진단 말야;; 그런데 그럴려면 생활비는 둘째치고, 책값도 2배로 더 들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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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TTON TIME (コットン タイム) 2015年 03月號 [雜誌] (隔月刊, 雜誌)
主婦と生活社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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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5월 7일) 주문해둔 코튼타임 5월호를 기다리다 지쳐서 3월호라도 꺼내봤다.

오! 근데 아직 3월 호도 제대로 안 봤었나 봐;; ㅋㅋ 부록 원단이며, 내용이며 다 처음 보는 거 같으노? ㅎㅎ

 난 원래부터 코튼타임 좋아했지만 2015년 3월호 코튼 타임은 진짜 진짜 진짜!!! 더 예쁘고 마음에 든다.

 

 

 

▲ 햐아 ㅠㅠ 이 가방 원단 패치 좀 봐 ㅠㅠㅠ 어쩜 이렇게도 예쁜 원단들만 센스 있게 섞어 썼는지?

좌측 : 노랑 도트랑 노랑 스트라이프 / 그리고 노랑과 초록이 들어가는 잔꽃 원단에 + 큰 초록 열매 원단 ㅠㅠ 

우측 : 갈색 도트 원단이랑 하늘색 꽃 원단이 어울릴 줄 몰랐는데! 레이스 토션을 가운데 두니 대박 잘 어울리네 ㅠㅠ 

 

 

▲ 청원단 우리 집에도 완전 많이 모아놨는데;; 바느질을 1년에 몇 번 밖에 안 하니 짐만 되어 안습 ㅠㅠ 

밋밋한 청 원단에 + 잔꽃 원단 자투리들 연결 연결해서 이런 식으로 꾸며주니 참 예쁘구나!

 

 

▲ 바느질 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만들어본다는 커피 잔 세트. 나도 꼭! 하나 만들어 봐야 할 텐데 말이야;; ㅎㅎ

 

 

 

▲ ㅎㅎㅎ 화사하게 웃고 있는 이분!! (일어를 못 읽으니 뭐 하는 분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작업실 너무 이뻐서 부럽다. 원단장 정리도 깔끔하게 잘 해놓으셨고 방 인테리어도 예쁘지만, 얼핏 보이는 원단들이 모두 알록달록 노랗고 빨갛고 파란 게 다 - 내 취향이라 사진만 봐도 힐링 된다. 자세히 보면 보이는 방문이랑 원단장 측면에 걸어둔 동그랗고 네모난 크로스 가방들도 완전 이쁘고 ㅠㅠ

 

 

 

▲ 나도 원단 정리 좀 해 봐서 잘 아는데;; 원단은 종류가 워낙 많고 사이즈도 각양각색이라 진짜 깔끔하게 정리하기 힘든데 ㅠㅠ 진짜 예쁘고 꺼내기 쉽게 잘 정리해두셨다. 보여주기용 사진 아니고 진짜 사용하고 있는 공간이라는 게 확 느껴진다.

 

 

 

▲ 리본도 잔뜩 붙여 놓으니 꽃송이들 같구나! 참 예쁘다.

 

 

 

▲ 이 소잉 바구니도 패치가 진짜 예술!! ㅠㅠㅠ 도대체 뭘 먹으면? 이런 감각 배울 수 있을까? ㅎㅎㅎ

 

코튼타임 2015년 03월호 no119번 초강력 추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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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트도우 2015-05-1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저 잡지는 어떻게 구독할수있는건가요? 제대로 취향저격당하고갑니다

꽃핑키 2015-05-13 09:05   좋아요 0 | URL
일반 책이랑 똑같이;; 알라딘에서 주문하시면 됩니다.
일본 직수입 도서라서 배송은 7일~ 10일 정도 걸리더라구요!
 

 

지난주 내게 온 책 중에서 제일 끌리는 책인 <독서 에세이> 2권을 골라봤어요.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책은 아니라서 내용이 좋은지 어떤지는 아직 저도 모르겠어요.

 

두꺼운 책 울렁증이 있는 저는 책을 읽기 전에 우선. 책장을 휘리리릭 넘겨보며 책 두께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종이 질감도 만져 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글씨 크기랑 행간은 눈에 잘 들어오게 생겼는지? 레이아웃은 어떤지? 대충 책의 외모와 스타일만 보고, 나와 잘 맞는 책일지? 잘 안 맞는 책일지? 먼저 가늠해보는 버릇이 있습니다. 

 

 

요즘 책 블로거들 사이에서 호평이 자자한 장석주의 독서 에세이 <불면의 등불이 너를 인도한다>는

총 480쪽 | 192*120mm |짜리 예쁜 양장본으로. 처음 봤을 땐 너무 두꺼워서 무턱대고 겁부터 났지만, 막상 책을 열고 내용을 구경해보니 레이아웃이 되게 눈에 잘 들어오게 생겨있더군요, 저처럼 책 읽는 속도가 느린 분들도 술술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실물 표지와 책 자체가 너무 예뻐서 소장용으로 안성 맞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인, 출판기획자, 에세이스트, 비평가, 문장노동자, 다독가, 탐서가, 북 칼럼리스트……. 우리 시대의 전 방위 문화비평가 장석주가 2만 5,000권에 이르는 장서의 숲, 그 속에서 사계절 동안 책을 읽고 길어낸 사유를 촘촘히 적어 내린 글 모음이다.

 

지은이는 말한다. “어떤 책을 읽었을 때, ‘나’는 그 책을 읽기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 존재의 생물학적 .인지적 형질이 미묘하게 바뀌어버려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나’가 아니다. 곧 책을 읽고 양분을 흡수하면 존재는 분명히 조금씩 달라져 간다. 그러니 책읽기는 평생을 들여 계속해야 할 ‘내’ 존재를 지탱하는 광합성 작용이다.”

- 책소개 중에서

 


2만 5천권의 장서의 숲! 정말 어마무시 하지요? 그리고 목차를 살펴보다 이런 문장이 눈에 쏙 들어왔어요! 


책 읽기는 독충이나 돌발사고도 없고 그리고 비행기 편으로 부친 수화물도 분실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여행이다.
 

 

 

<정희진처럼 읽기> 오! 이 책은.. 저는 정희진이란분이 뭐 하는 분인지도 미처 몰랐는데요. 

지난달엔가? 지 지난달엔가? 책중독자 모임에서 어느분이 이 책을 추천하고 가셔서 얼른 제목을 메모해두었다가 집에 와서 검색해 보고 우앗 재밌겠다!! 싶어 주문했습니다. 

 

정희진은 칼럼, 논문, 비평 등을 통해 ‘남성 언어’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의 ‘통념’과 ‘상식’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논쟁적인 필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에 담긴 79편의 독후감은 책 읽기를 통한 자기 탐구의 기록이자, 우리 사회의 통념과 상식에 대한 전복적 성찰의 기록이다. 정희진은 《천자문》에서 뜻이 없는 조사 ‘焉’이 전체 문장을 지배하는 것을 보고 ‘의미 없음’의 권력을 떠올리고, “독단 없이 과학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하는 《방법에의 도전》을 읽으며 지배 규범을 ‘객관’으로 간주하고 자기 의견을 가진 집단을 편협하다고 낙인찍는 우리 사회의 인식 틀을 비판한다.

- 책소개 중에서 

 


ps : 아직 읽고 있는 중인 책들이 많아서 위에 두 권은 언제 또 다 읽을지 기약은 없지만;; 되는대로 어서 읽고 또 소식 남기겠습니다. 모두들 책과 함께 재밌는 일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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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퀘스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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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의 첫 산문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버선발로 달려가 <빅 퀘스천>을 위시리스트에 담았다.

2011년에 <빅 픽처>를 처음 읽고 와! 미쳤다! 어떻게 이렇게 재밌는 소설을 쓸 수가 있지? 너무나 반한 나머지 그 뒤로도 줄줄이 <위험한 관계> <더 잡> <파이브 데이즈> 등등등의 다음 작품들을 읽으면서 어느덧 더글라스 케네디는 나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믿을 수 있는 작가가 되었는데, 이번엔 소설이 아니고 산문집이라니!! 그것도, 자전적 이야기이라니 완전 궁금한거다!

 

소설가에게 가장 중요한 재료는 ‘다른 사람의 삶’ 이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나의 자전적 이야기이자 내가 인생에서 직면했던 어려운 문제들을 되짚어보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이 책에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곳곳에 들어 있다. 그 사람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명을 사용하고, 신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바꾸었다. 그렇지만 이 책에 기록한 모든 이야기는 내가 사는 동안 실제로 겪은 일이라는 걸 밝혀둔다.

♣ 빅 퀘스천 - 더글라스 케네디 :p 5 

 

작가 서문 마지막 문장처럼 더글라스 케네디씨가 사는 동안 실제로 겪은 일들을 적었다고 하는데, 정말로 <빅 퀘스천>엔 더글라스 케네디가 파리에서 프랑스 여자와 눈이 맞아 바람피우다가 아내에게 들켰다는 얘기까지 다 나오고;, 케네디의 부모님은 눈만 뜨면 서로 싸우는 관계였다고 고백을 하기도 한다.


 

내 부모의 싸움은 끝이 없었다. 어머니의 불행도 끝이 없었다. 어머니는 끊임없는 활동을 통해 불행한 삶을 가리려 했다. 어머니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NBC방송국에서 AD로 일했다. 그 당시는 텔레비전 황금기였고, 어머니는 지금은 유명인사가 된 사람들과 함께 일했다. 방송국을 나와 잠깐 동안 여성지에서 일한 어머니는 곧 결혼했고, 1955년 새해에 첫 아이(바로 나)가 태어났다. 내가 태어나면서 어머니의 사회생활 경력은 끝났다.
  1970년대 초, 어머니는 텔레비전을 통해 당시 대통령이던 리처드 닉슨과 인터뷰하는 바바라 월터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저 자리에 있었어야 하는데, 네가 태어나는 바람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어.”
  나중에 그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들려주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어머니의 말을 부정했다.
  “거짓말이야! 네 엄마는 능력도 없는 주제에 성질만 부리다가 NBC 방송국에서 해고당했으니까. 여성지에서도 마찬가지였지. 그 당시, 네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널 임신하는 것뿐이었어.”
  아버지 역시 인생의 피해자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탓에 가끔 내 앞에서 피해의식을 드러내고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 빅 퀘스천 - 더글라스 케네디 :p 40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제일 깜짝 놀랐던 건. 자폐아 판정을 받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아들 맥스 이야기였는데... 간질 발작을 일으켜 의식이 없는 아들에게 밤마다 동화책을 읽어주는 장면은 정말이지 너무 가슴이 찡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나는 밤마다 맥스에게 책을 읽어 주었다. 맥스가 유난히 좋아하는 책이 모리스 센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였다. 공교롭게도 그 책의 주인공 이름도 맥스였다. 어린아이가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뛰어나게 표현한 모리스 센닥의 그림책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는 맥스가 특히 좋아하는 대목이 있었다.

  괴물들이 말했어요.
  “제발 떠나지 마. 떠나면 우리가 너를 잡아먹을 거야. 너를 너무 사랑하니까.”
  그러자 맥스가 말했어요.
  “싫어!”

  내 아들 맥스가 괴물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맥스는 간질이라는 괴물에게 말하는 능력과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 방법을 모두 빼앗겼다. 나는 ‘그러자 맥스가 말했어요.’까지 읽어주고 나서 한참을 기다렸다. 그 뒤의 말이 맥스의 입에서 나오기를 간절히 기대했지만 허사였다.
♣ 빅 퀘스천 - 더글라스 케네디 :p 287

 


제법 두툼한. 총 304쪽짜리 산문집 <빅 퀘스천>은 이렇게 더글러스 케네디 본인이 겪은 시련과 불행한 결혼생활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이 겪은, 또 평범한 우리도 살아가면서 얼마든지 겪게 될? 인생의 우울? 슬픔? 허무? 같은 감정들을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하나씩  짚어가는데... 글도 잘 쓰고, 책도 많이 팔리고, 외모도 썩 괜찮고, 무엇 하나 남부러울게 없을 것 같아 보이던 잘 나가는(?) 작가도 이런 남모를 고민과 참을 수 없는 인생의 우울을 떠안고 살아가고 있었구나! 더글라스 케네디의 살아온 이야기를 함께 짚어 나가다 보니 역시 삶은 세상 누구에게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구나. 이상하게 위로가 되면서 힘이 났다.

 


그동안 내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들을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이유는? '책 속에 책'을 마치 산타클로스 선물처럼 소설 곳곳에 적절하게 잘 버무려 놔서이기도 했는데. 책 취향이 나랑 잘 맞아떨어지는? 아직 다 못 따라 읽어서 검증된 바 없지만; 나도 충분히 알만한 제목의 책을 소설 속 주인공이 읽고 있다던가 할 때는 엄청나게 반갑고, 또 내가 첨 보는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등장인물을 만났을 때는 앗! 저 책은 뭐지? 당장 검색을 하고 나도 따라 위시리스트에 넣곤 했는데. 이번엔 소설이 아니고 산문집이니! 그런 뽀너스 '책 속에 책'이 오죽 많으랴!! ㅋㅋ

 


조르주 심농 매그레 시리즈부터, 도스토옙스키가 도박빚에 허덕이며 썼다는 <죄와 벌>, 간통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이야기하며 꺼냈던 <마담 보바리>, 더글라스 케네디가 캔자스시티의 헌책방에서 샀다던 예이츠의 <레볼루셔너리 로드> 등등등 끝도 없고, 그러자 맥스가 말했어요. “싫어!”그다음 얘기가 너무 궁금해서 <괴물들이 사는 나라>도 장바구니에 담아놨다.

 


아무튼 <빅 퀘스천>을 읽고 있으니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들이 왜? 재밌을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알겠더라. 소설도 물론 좋지만 앞으로는 이런 수필집도 계속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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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5-08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에 겐자부로의 아들도 자폐아 비슷한 정신 장애를 겪고 있어요. 겐자부로도 아들을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했어요. 이 때 체험을 토대로 소설을 쓰기도 했어요.

오후즈음 2015-05-08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찡한 얘기네. 아들때문에 아빠는 더 단단해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