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센티 더 가까워지는 선물보다 좋은 말
노구치 사토시 지음, 최화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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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사람과의 편안한 대화가 예기치 못한 위로로 다가올 때가 종종 있다.

일상적 대화임에도 어딘가 토닥임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이 좋고, 그런 상황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실천이 조금 안되긴 하지만 말이다.


예전 함께 일한 대표는 상당히 무책임해서 혼자 일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당연히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지기 일수였는데 그날도 갑작스럽게 일폭탄만 던져두고

사라져 혼자 시간안에 일을 처리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작은 물건을 주문하러 온 손님이 계셨는데 일전에 자주 주문을 하러 오시던 분이셨다.

예민하게 주문을 받았던 모양이다. 그분이 " 오늘 힘든일이 많았나보다" 라며 

걱정스럽게 바라보시는 시선을 던져 그만 할말을 잃었다. 나의 예민한 뾰족함에 

찔렸음에도 되려 나의 힘든 마음을 먼저 이야기하며 걱정해준 그 순간이 몇년이

지나도 생각이 난다.

그 후에는 나에게 먼저 뾰족함을 드러내는 갑질 손님이 아닌 경우에는 감정에 

휩쓸려 화를 내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당시에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대화에서 상대의 마음을 살펴주는 것이 얼마나 상대를 좋은 방향으로 반성하게 하고

변하게 하는지를 그때 처음 느낀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어떻게 그렇게 하실수 있으셨을까 놀랍다.


이 책에는 그런 따뜻한 대화법을 위한 이야기들이 적혀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대가 마음이 평온하도록 대화할수 있는 능력은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더더욱 중요한 일들이 되었다.

부부나 연인, 가족과 지인들, 그리고 회사생활에서도 우리는 대화로 인해

마찰이 많아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된다. 말하려는 사람만 있고 들으려는 사람이 

없거나 일방적인 상하수직관계의 대화, 배려없는 대화들이 사회 곳곳에 존재한다.

당장 몇해전 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소통의 부재는 우리를 병들게 한다.


유명 프로파일러가 어떤 프로그램에서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이코패스의 범죄자도 막상 프로파일링하기 위해 대화를 하고 나니,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들어준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였다라며 고마워했다고 한다. 아마도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나'라는

 '상대(범죄자)'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들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극악무도한 범죄자조차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란다. 

하물며 일반적인, 억울함이 많이 쌓인 사람들은 더더욱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고 위로받고 싶을 것이다.


일전에 친구와 향수 가게에 들린 적이 있는데, "이 향수 향 좋다"라고

흘리듯이 말한 친구의 말을 기억하고 그 향수를 친구의 생일에 선물한

적이 있다. "네가 이 향수 향 좋다고 말한게 기억나서" 라고 했던 말에

친구가 놀란 표정으로 기뻐했던 기억이 있다. 정말 작게 그냥 지나가듯이

말한 것을 어찌 기억했느냐고.

이 책에 나온 일화랑 비슷한 상황이라 다시금 기억이 난다.


내가 쓰는 대화가 중요한 이유는 결국 주변에 나와 같은 대화법을 사용하는

사람들만 내 주변에 남게 되기 때문은 아닐까.

새삼 주변인들에게 고마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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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서툴더라도 네 인생을 응원해 - 방황하지 않고 나만의 리듬으로 살아가기
자회독서회 엮음, 정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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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수능이 끝났다.

어느 순간부터 수능 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수험생들의 기사가 나오지 않는다.

참 다행이다. 이제는 학부모나 사회가 많이 변화했고 아이들도 수능에 그렇게까지

진짜 목숨을 걸지는 않는 여유를 가지게 되었구나 생각한다.

몰론 여전히 수능 성적과 어느 대학을 가는지는 중요하다. 그럼에도 수능으로만

인생의 점수가 매겨지고 그것이 평생을 따라다닌다는 인식은 변한듯 하다.

학창시절 시험 성적에 예민한 친구들을 보며 선생님들 중에는 '사회 나가보면

막상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라는 말을 해주곤 하셨는데 당시에는

'진짜 그렇다면 우리가 왜 이러고 있나.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지?'

라는 의문을 품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리고 어른이 된 시점에서 나역시도

성적이 중요하지만 인생에서 모든것을 결정짓지 않는다는 것을 

한참 어린 친구들에게 말을 해주곤 한다.


학생의 신분에서 가장 열심히 해야 할 목적은 공부가 맞고 사회생활에서는

업무를 얼마나 제대로 파악하며 잘 해내는지가 목적인 것이 맞다.


인생의 목적은 뭘까.

누군가에겐 재물, 명예, 사랑 등 여러가지 일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 말해주듯

가장 큰 목적은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건강하게 나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가느냐

인것 같다. 많은 돈을 버는 능력이나 타인들에게 존경받을 명예를 위한 행동도

건강한 나 자신이 이뤄내는 결과라는 여정 속에 깃든 것들이다.


사랑스런 시선으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자.

썩, 대견하게 오늘을 살아내고 있지 않은가.

"이 정도면 됐다." (본문 중)


직장 생활을 하면서 녹록치 않은 일들이 쌓여 예민할 때가 많다. 그러다보면

은연중에 날카로워지곤하는데 그런 나를 반성하게 하는 문장이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네가 모르는 전투를 치르고 있다.

친절하라! 그 어느때라도. (본문 중)


친절은 사람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반대로 가장 잃기도 쉽다.

내가 더 힘들다는 비교에서 나보다 약하다는 비교가 겹치며

친절은 사라지고 화풀이만 남는다.

내 안의 친절이 꺼지지 않도록 늘 눈여겨 친절이라는 촛불을 켜둬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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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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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쯤 되었던 것 같다.

이 책을 구판으로 읽은 적이 있다.

당시에는 다른 책 제목이었지만 외사랑이라는 제목에 혹시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첫 페이지에서부터 그 때 읽은 그 이야기가 맞구나 확신이 갔다.

그럼에도 다시 완독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힘을 지닌 이야기다.

 

이야기는 대학 미식축구부의 멤버였던 이들이 일년에 한번 모이는 동창회 모임에서 만나며 시작된다. 그리고 모임이 끝나고 각자 돌아가려던 상황에서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매니저인 미쓰키를 주인공인 데쓰로가 만나며 시작된다. 여성의 차림이지만 화장도 옷차림도 어딘가 이상한 미쓰키. 미쓰키는 그들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고백한다. 평생 여성으로 살아왔지만 사실 자신의 마음은 남자였다는 것, 그리고 최근 살인을 했다는 것.

데쓰로와 그의 아내이자 같은 미식축구 매니저였던 리사코는 친구인 미쓰키가 이대로 자수하는 것 두고볼수 없어 그녀를 돕게 되고 그렇게 미쓰키의 비밀을 하나 둘 쫒아가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사회적인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

때론 잔잔한 감동과 함께 약간의 웃음 포인트가 있는 이야기가 있을 때도 있고, 때로는 먹먹함을 안겨주는 이야기가 있을 때가 있다. 외사랑은 먹먹함을 가진 책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트렌스 젠더라는 코드를 이야기에 붙인 게 아닌, 진정으로 그들이 느낄 아픔을 조금이라도 생각해보며 풀어내려 노력한 것 같다. 십년전 쯤 읽었을 때와는 다르게 미쓰키의 상황에 통감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는 것을 보면 세월만큼 나도 어른이 되어버렸구나 느끼게 된다. 몰론 현실은 우리가 책으로 느끼는 부분보다 더 많은 것들이 있을 테지만..

 

예전에 읽었던 책들이 애정이 어려서인지 히가시노의 최근 집필작들보다 예전작들이 히가시노 소설 답다.’ 라는 느낌이 종종 든다. 이 외사랑처럼 말이다.

히가시노 특유의 섬세한 자상함이 깃들어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낀다.

 

미쓰키보다 어렸던 내가 이 이야기를 읽었었는데 어느새 미쓰키보다 나이든 나에게 그들의 이야기가 찾아왔다. 다시금 만난 미쓰키, 데쓰로, 리사코, 하야타...그리고 나카오가 반갑다. 예전에도 이 책은 유달리 나카오가 기억에 남았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나카오다.

판타지나 로맨스에서 주인공보다 서브 인물에 홀릭하는 나의 버릇은 추리라고 예외가 없나 보다. 하지만 나처럼 느낄 분들이 꽤 있을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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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핵심 - 누구보다 빠르게 완벽한 이야기를 만드는 기본 작법
리비 호커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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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마지막 무렵이었다.

처음 책이란 것, 소설이란 것에 빠져 다독을 하던 무렵이 말이다.

한창 추리소설에 빠져 추리소설만 읽던 시기가 있었고, 어느 때에는

로맨스 소설에 빠져 책탑을 쌓아놓고 읽기도 했다.

이렇게 늘 독자를 맹목적으로 빠져들게 하는 이야기들은 어떻게 창조되어왔을까.

세월이 지나 이제는 풋풋한 나잇대가 아니기에 정보가 늦지만

그럼에도 현재의 젊은 층이 좋아하는 소설 제목 한두개쯤은 알아두고 있다.

요즘은 데못죽(데뷔 못하면 죽는 병 걸림)이라고 하는 소설이 꽤 인기가 많다고 한다.

내가 학창시절 무렵에는 퇴마록과 가즈나이트, 드래곤라자 등의 인기가 엄청났다.

(이제는 고전이라 불리우고 있을 것 같다.)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대중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는 책들은 꼭 나온다.

이 책은 그런 관심 받는 책들이 걸어온 가장 기본적인 뼈대를 알려준다.

이미 책을 쓰거나 글쓰기를 전공으로 배운 이들에게는 알고 있는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단순한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꽤 재미있는 글쓰기 책이었다.

책 속에 나온 이런 창작의 흐름으로 어느 책의 세계관이나 인물, 관계도 등이 쓰여져왔을

것을 생각하니 마치 가볍게 견학할수 있는 공장을 엿본 신기한 기분이다.

책의 내용들은 토대일뿐 실제 전문가들에게는 더 많고 다양한 방식들이 숨어있겠지만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꽤 흥미롭고 재밌으며 대작은 아니더라도 무언가

소소하게 인물의 플롯, 캐릭터 아크 정도는 한번쯤 만들어보고 싶어지게 만든다.

나는 한가지 테마에 빠지면 그 류의 책을 주구장창 모으는데,

지난 몇달간 이렇게 글쓰기 관련된 책들을 엄청 쇼핑했다.

(한창 판타지 장르를,,,또 언젠가는 추리 장르와 로맨스 소설, 바로 직전에는

프로파일러들의 저서..과심분야가 많은 것은 독자에게 괴롭다...안녕 월급이여...)

첫 시작이 이야기의 핵심인데 다른책들은 또 어떤 즐거움을 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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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하루, 그게 오늘이야 - 따분한 일상을 유쾌하게 바꿔줄 다이어리 북
레슬리 마샹 지음, 김지혜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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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편지를 건네는 하루

자신에게 편지를 써보세요.

지금의 당신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으세요.

미처 자신에게 해주지 못했던 말도 아끼지 말고 쓰세요.

씨앗 심듯 꼭꼭 눌러 한 글자 한 글자!



스스로에게 쓰는 편지라고 한다면 조금 낯간지러워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편지 형식의 일기를 쓴다고 한다면 조금은 수긍이 될지도 모르겠다.

타인에게 이렇다 저렇다 위로의 말을 하는 것은 쉬우면서 어쩜 그리도

스스로에게는 엄격한지...

나라는 존재는 한번쯤은 나에게 정성어린 편지를 받아보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12개월 365일. 하루 한가지 질문에 답변하듯 자신의 감정을 써볼수 있는 컨셉의 책이다.

한페이지가 아니라 단 하나의 질문, 숙제처럼 버겁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읽으면서 조금씩 써내려가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나를 해맑게 웃게 해주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이 있는데,

정말 바로 순간적으로 떠오른게 강아지였다.

17년을 함께 하다 작년 이밤때쯤 강아지별로 떠나보낸 반려견.

지금은 일년이란 시간이 지나 슬픔이 덜하지만, 간간히 길에서 마주치는

산책나온 강아지들을 보면 저절로 웃으며 안녕~하고 인사를 하게된다.

트라우마처럼 강아지를 보면 여전히 슬픔에 잠기게된다면 어떨까.

생각만해도 너무나 힘들것이다.

1년이라는 시간동안 주변에 계속 마주치는 강아지들을 보며 부던히 부딪히고

견뎌온 결과가 아닐까. 이처럼 세상을 살아가는데에는 여전히 기억함에도

끊어질 듯한 슬픔보다는 아련한 추억의 기쁜 회상으로 채워지는 건강함이 필요하다.


모든 감정에는 양면성이 있는데, 그리움도 마찬가지다.

나를 아프게 하는 방향보다는 나를 계속 나아가게 하는 건강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이런류의 책들이 지닌 힘이 바로 그런 나아가기 위한 건강한 마음 식사가 아닐까.

때론 지겹기도, 흔한것 같기도 해서 먹기 싫을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영양가 있게

꼭꼭 씹어 마음에 채워야 하는 소중한 식사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었다면,

그 사람의 인생에 아주 작은 영향을 끼친 거예요.

당신의 따뜻함이, 당신의 염려가,

당신의 희생과 친절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도 있어요.

그러니 대견한 당신에게 칭찬해 주세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느라 오늘도 수고했어!"


누군가의 친절에 착하다 라는 칭찬만 생각했는데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느라 오늘도 수고했어 라는 멘트에 놀랐다.

'맞아. 그런 작은 친절들이 모여 예쁜 세상이 만들어져 왔었지.'

우린 누군가가 만들어온 예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여전히 예쁘게 잘 지켜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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