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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공기업 쉽게 끝내는 경제학 기본서 - 단일/상경통합/통합 전공 동시 대비|미시+거시+국제경제학|최신 기출동형 문제 수록|경제학 마인드맵 제공|본교재 인강 할인권 수록
서호성 지음 / 해커스공기업 / 2024년 4월
평점 :
공기업 입사 준비 과정에서 가장 까다로운 과목 중 하나가 경제학입니다. 경제학은 일단 제대로 공부를 해 두면 거듭 암기하고 되새길 필요가 없는데, 처음에 제대로 이해하며 공부한다는 게 어렵습니다. 또 출제 최신 경향 문제들은 다소의 사고력을 요하기 때문에, 교재에서 그 성향을 제대로 짚어 줘야 수험생들이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겠습니다.
기본서라는 성격에 충실하게, 책은 미시, 거시, 국제경제 세 부분으로 나누어 시험에 출제될 만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모두 다룹니다. 미시 파트가 7챕터, 거시가 4, 국제경제가 무역, 금융 등 모두 2챕터씩입니다. 그런데 이 세 부문 내용 설명에 앞서, 교재는 기초 용어 설명, 그리고 기초 수학을 먼저 가르칩니다. 저는 교재에서 이 부분이 특히 좋았습니다. 그 이유는...
많은 이들이 경제학 공부에 실패하는 이유가, 무슨 내용인지 정확하게 꼼꼼하게 하나하나 짚어나가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진도만 빼다가, 결국은 기초가 허술해져 공부를 진행시키지 못하고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교재는 많은 수험생들이 소홀히하고 넘어가기 쉬운 대목을 체크부터 하고 넘어갑니다. 우선 p26에서 기초수학을 다루는데, 좀 특이하게 "원인과 결과로 이뤄진 그래프 읽기"가 가장 먼저 소개되네요. 그래프가 원인과 결과를 다루는 것인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아예 그래프가 무엇인지 감도 안 잡히는 초보라면 이렇게라도 개념을 잡아서 첫발을 떼는 게 좋겠습니다. 아마도 이 논리는 <맨큐의 경제학>에서 처음 대중화한 것 같습니다.
학부 경제수학이라고 해도 제법 높은 수준까지 다룹니다만 공기업 입사 시험에 그런 게 나오지는 않으므로 기초 미분만 잘 배워 놓으면 됩니다. 미분은 반드시 원인으로 하라고 책 p34에 나오는데, 경제학이 아니라고 해도 보통 독립변수라고 간주하는 것으로 미분하는 게 보통이죠.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른바 chain rule에 따라 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니 말입니다. p35에서는 편미분에 대해 간단한 언급이 있는데, 비록 고교 과정에서는 배우지 않으나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p34 하단에서는 제곱근 꼴로 된 함수를 미분하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는데, 공기업 수험서에서 이런 것까지 다루나 싶어서 약간은 의외였습니다. 물론 고교 이과 과정에 나오는 내용이기는 합니다. 아마 학생들에게, 수학은 알 수 없는 암호나 수수께끼 같은 게 아니라는 점을 환기해 주려는 의도 같습니다.
p51을 보면 기회비용에 대해 설명합니다. 사실 경제학 개념이 없으면, 학부 신입생 시절 가장 먼저 배우는 이런 내용도 헷갈리기 마련입니다. 저자들께서 오랜 동안 수험생들을 상대하며 현장에서 많이 받은 질문들을 통해 구성한 교재다 보니, 많은 부분이 이처럼 수험생의 니즈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책에서는 기회비용 중 묵시적 비용의 예를 자세히 드는데, 귀속임금, 귀속이자, 귀속지대, 정상이윤 등입니다. 정상이윤도 기회비용의 범주에 든다는 걸 유념해야 하겠습니다. 또, 기회비용에는 암묵적 비용뿐 아니라, 명시적 비용도 포함된다는 걸 알아야 하겠네요.
p88의 12번 문제를 보면, 선지 1에서 배와 사과는 대체재도, 보완재도 다 될 수 있습니다. 대체재 아닌가?라고 묻는다면, 현실에서는 아마 그런 경우가 많겠으나, 우리는 문제의 세팅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사과 수요함수에서 사과의 가격, 배의 가격에 같은 음수 계수가 붙었습니다. 그럼 어느 하나의 가격이 변동했을 때, 두 재화의 증감이 같은 방향으로 간다는 뜻입니다. 그럼 보완재가 맞습니다. 또 선지 4에서, 사과 가격, 배 가격, 소득과 무관하게 Q 절편이 떡 붙어 있으므로 바로 이것이 가격, 소득과 무관한 수요량입니다. 현실과도 잘 맞는 게, 일을 하건 말건 가격이 어떻건 간에 사람은 일정량은 먹어야 살기 때문입니다.
p185에서 효용극대화 조건이 설명되는데, 부존점이란, 한자로 賦存點이라 쓰며 원어로는 endowment point입니다. 항상 미시경제학의 논리는 어느 한 지점을 기준으로, 무엇이 무엇보다 많으면 앞으로 나아갈 여지가 있다는 뜻이니 증가하고, 반대로 부족하면 감소한다는 식으로 균형점을 찾습니다. 생산자 이론에서는 콥-더글라스 함수를 다루는데, 노동과 자본의 소득분배율, 한계기술대체율을 논하는 과정이 정말 우아하며 가히 미시경제학의 꽃이라 할 만합니다.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발견한, 편미분함수 각각에 해당 변수를 곱해 모두 더하면 원래의 함수가 나온다는 원리를, 신고전학파는 경제학에다 그대로 적용시켜 외견상 빈틈이 없는 체계를 만들었죠.
p271의 22번 문제는 해설대로 풀어도 되고, 가격이 지금 개당 300원으로 떨어졌으니 곱하기 3 하여 900원을 손해 봤습니다. 그리고 3400원 한 개를 더 팔았으니... 3400-900=2500(원)을 더 번 셈이라서 답은 2다, 뭐 이렇게 풀 수도 있겠습니다. p274에는 고난도 기출문제가 나오는데, 03번의 경우 문제를 풀어 보면 알 수 있지만, 대체탄력성이 무한대라는 게 (특히 선지 4, 5를 보면) 일정 조건에서 자본이나 노동은 아예 안 쓰인다는 걸 의미합니다. 1인 경우는 지수함수꼴인 콥-더글라스 함수를 예로 생각하면 됩니다. 고로 답은 2입니다. 4와 5가 둘 다 답일 수는 없으므로, 답이 2라는 건 계산을 할 필요도 없이 바로 눈치챌 수 있습니다.
교재에서는 화금론(보통 학부 3학년때 배움)이 총수요총공급 파트(학부 2학년)보다 더 앞에 배치되었습니다. 화폐수량설이나 인플레이션, 합리적 기대이론 등도 균형있게 잘 설명되었습니다. 솔로우 모형도 수험 목적에 맞게 깔끔하게 다뤄졌고, 많은 이들이 머리를 싸매는 교역조건, 오퍼곡선도 알기 쉽게 잘 정리되었습니다. 수험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여주는 최상의 기본서라고 생각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