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셀프 트래블 - 2024-2025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
신연수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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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수 작가님의 셀프트래블 홋카이도 편 개정판이 오랜만에 나왔습니다. 초판은 근 십 년 전에 나왔었는데요. 당시 지인과 여행 계획을 짤 때 이 책을 참고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당시만 해도 홋카이도만 집중적으로 다룬 여행책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현지에 애정을 갖고 발로 속속들이 톺아본 작가님이 지면에서 말을 건네는 듯한 책이었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그 지인이 나중에 말하기도 하더군요(정작 저는 못 따라감). 

남한 전체 면적에서 경기도와 전라남도를 빼고 남은 곳들과, 홋카이도의 전체 넓이가 비슷합니다. 혹은, 브리튼 섬 중 북부인 스코틀랜드와도 맞먹는 크기입니다. 일본 본토인 혼슈 섬에도 북국의 정취를 (저위도인데도 지형적 이유로) 풍기는 곳도 있지만, 홋카이도는 상대적으로 고위도이기까지 한 터라 그 풍경이 선명하게 exotic합니다. 일찍이 동계 올림픽도 열렸던 곳이고, 일본 정부에서 관광지로 정책적 개발을 해 놓은 터라 여행하기 대단히 편합니다. 

여행서가 대개 그렇지만 이 책도 처음에 여행자들의 필수 미션을 간단히 짚고, 대표 어트랙션들을 상세히 분석하는 순서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진짜 장점은 제2부에서 다루는 일곱 곳의 소개입니다. 지금 이 올해판은 말하자면 제4판 격인데, 저 일곱 에어리어는 12년 전 초판에서부터 다뤘더랬습니다. 

p69에 "홋카이도 여행의 시작은 삿포로"라고 나옵니다. 다양한 지역 축제들도 세시에 맞춰 마련되었고, 무엇보다 이곳은 동계 올림픽을 유치했던 곳입니다. 한자로는 札幌(찰황)이라고 쓰는 이곳은, 책에 나오듯이 개척 당시부터 계획적으로 세워진 도시였으므로 매우 쾌적한 인문, 자연 환경을 자랑합니다. 다음 페이지의 지도만 봐도 반듯반듯 직사각형, 아니 거의 정사각형으로 구획된 블럭들이, 이곳이 얼마나 잘 계획되었고 잘 관리되었지를 보여 줍니다. 

영화 <러브레터>는 워낙 명작이기도 하지만 특히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영화이며 일본 문화가 개방되었을 때 초창기에 수입되어 더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배경이 된 오타루[小樽. 소준]가 p111에 소개되었습니다. 책에 잘 설명되듯 한때는 러시아와의 교역으로 번성했으나 현재는 관광지로 명맥을 유지할 뿐입니다. 특이하게도 이곳에는 예술촌이 형성되었는데 사진에서 보듯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단연 눈에 띕니다. 이곳을 찾고 싶을 때를 위해 페이지에는 상세한 주소, 연락처도 나오지만, 맵코드도 일일이 붙어서 독자의 더 큰 편의를 도모합니다. 맵코드 활용법은 p21에 자세히 나옵니다. 

히가시카와[東川]도 작은 마을의 안온한 매력으로 일본, 나아가 세계로부터 관광객을 모으는 고장입니다. 2291m의 높다란 아사히다케[旭岳]이 이 지역을 상징하는 자연 명소입니다(p159). 일본어로 아침을 아사히라고 하므로, 旭이란 글자도 이때는 훈독하여 저렇게 읽습니다. 홋카이도처럼 높은 위도의 지역에 초원이 펼쳐진다는 게 의외이지만 그게 다 지형이 빚은 오묘한 조화입니다. p166에는 비에이[美英]이 소개되는데 사진만 봐도 마음이 상쾌해집니다. 한국인들도 그 풍광이 참 좋아 잘 아는 JR비에이역이 p178에 소개됩니다. 또, 라벤더 때문에 얼마 전 한국에서도 갑자기 유명세를 탄 후라노[富良野]가 눈부신 사진과 함께 p184부터 나오는데... 와, 라벤더 퍼플이 정말 장관입니다. 

온천으로 유명한 도야[洞爺. 동야] 호(湖)는 일본어로도 한국어로도 발음이 비슷합니다. 일본어로는 도야코라고 읽는데, 책(p208)에 저렇게 나오는 건, 호수에 해당하는 부분은 그냥 한국식으로 읽어서 그렇습니다. p210의 지도를 보면 호수 한가운데에 나카지마 섬이 표시되는데 그 모습이 호주 대륙과도 비슷합니다. 그 넓이는 우리나라 여의도보다 조금 더 큽니다. 도야 호 전체의 면적은 마포구, 서대문구, 용산구, 중구를 합친 것과 비슷한데, 같은 칼데라 호인 백두산 천지(天池)의 2/3쯤 됩니다. 

훗카이도의 이름난 고장이라고 하면 역시 하코다테[函館]를 빼놓을 수 없겠는데, p223을 보면 전철노선도가, 일본어와 한국어 모두가 표시된 채로 보기 좋게 제시되었습니다. 이곳이 러시아와 일찍부터 교역이 있었던 곳이라서 p227을 보면 정교회 예배당이 나옵니다. 이 정교회 시설 이름이 일본어로 ハリストス(하리스토스)라고 붙었는데, 본래 일본어로는 그리스도를 キリスト(키리스토)라고 하지 저렇게는 잘 안 쓰죠. 이는 정교회(Orthodox) 관련으로만 저렇게 표기합니다. 

하코다테에는 19세기부터 서양인들이 많이 왕래했기에, 책에 보면 로마가톨릭(중에서도 파리 외방선교회) 모토마치 성당, 성 요한 성당(성공회) 등 기독교 교파별로 고루고루 유적이 다 있다시피합니다. p228에 나오는, 영국 선교사 데닝이라는 사람은, 영국 국교회의 월터 데닝(1846~1913)을 가리킵니다. 또 같은 페이지의 메리먼 콜버트 해리스(1846~1921)도 아주 유명했던 종교인인데, 이 사람은 미국 감리교단 소속입니다. 가히 세계 기독교 박람회장 같습니다. 정작 현대 일본은 기독교세가 가장 약한 편에 속하는 나라인데도 말입니다. 

책 끝에는 맵북 겸 미니노트가 딸려 있어서, 가위로 잘라 쓸 수 있게 배려되었습니다. 홋카이도 여행에 멋진 동반자가 될 예쁜 책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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