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 두 친구 - 한국전쟁 71주년 기획소설 생각학교 클클문고
정명섭 지음 / 생각학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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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 다 이방인이구나.


13쪽


희준은 함경북도 청진에서 가족들이 다 같이 넘어왔다며 소개했다. 주섭은 오사카에서 있다가 해방되고 귀국했다고 하면서 서로가 '이방인'이라는 교집합을 찾았다. 



해방 후 해외에 있던 사람들이 귀국하고, 38선이 그어졌다. 38선을 기준으로 왕래가 점점 어려워져 희준이는 원산에서 배를 타고 내려왔다고 했다. 서울에 연고가 있어 다행이었다. 둘이 스키를 타면서 친해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공통점이라는 건 사람을 이렇게 잘도 엮어 준다. 게다가 학교도 같으니 안 친해지면 이상할 정도였다. 



하지만 둘의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걸 확인한 첫날 너무나 어색했다. 글을 읽는 나까지도 어색해서 어쩔 줄 몰랐다. 청진에 살다가 월남한 희준에게 북조선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착취하는 존재였다. 반면, 일본에서 오랫동안 지내다가 귀향한 주섭은 남과 북으로 갈라져 갈등하고 있는 조선이 이해되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역사를 배우며 앞뒤의 사건들을 엮어서 글로 배우지만 희준과 주섭은 그 당시를 살아내는 학생으로서 양쪽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사회주의든 뭐든 결국 사람을 잘 살게 만들려는 거잖아. 근데 그것 때문에 서로 멱살잡이에 주먹질을 해. 그걸로도 부족하면 이제 총질하고 칼을 휘두르겠지. 안 그래?


124쪽 나성식의 말


맞다. 


결국 사람을 잘 살게 만들려는 것인데 2021년 현재 우리는 남한과 북한으로 갈라져 있다. 이런 현실을 알기라도 하셨던 것처럼 김구 선생님은 한숨을 쉬며 말씀하셨다.


내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의 심정은 이해하네. 하지만 38선을 베고 죽을지언정 나라가 두 동강이 나는 꼴은 못 본다는 게 내 심정이야.


139쪽


마음이 아프다. 이런 심정이셨는데 결국 우리가 이렇게 남과 북으로 따로 살고 있어서. 


이 책을 읽고... 폭탄을 가지고 쳐들어가자는 아들의 말을 들을 수도 없고, 바보같이 화해를 못 했다는 딸 편을 들어 줄 수도 없는 어려운 문제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지나온 역사를 제대로 공부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이데올로기가 불러온 전쟁, 그리고 전쟁의 참혹함. 현대사의 아픔들을 되새기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아이들 책인데 독후감의 마무리가 왜 이리 거창해졌는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중 삶의 고단함으로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었는데 그 스토리가 가장 슬펐다.)


 

 

1948, 두 친구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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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이너프 - 평범한 종을 위한 진화론
다니엘 S. 밀로 지음, 이충호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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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있어 언제나 '과잉'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있다는 다니엘 S. 밀로의 굿 이너프 이론이다. 게다가 인터넷 사이트 '투머치www.TooMuch.Us'를 운영한다고 한다. 궁금해서 찾아가 봤다.




TOO MUCH: Live Multilingual Museum – “Your Image for My Words” (Daniel S. Milo)


아우 깜짝이야.


굿 이너프 이론에 대한 설명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었다. 그는 다윈이 비글호 항해를 하면서 발견(?)했던 갈라파고스 섬의 핀치새에 대해서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또는 다윈과 그의 추종자들이 숨기고 싶었던 진화론의 이면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기존에 기린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사람과 목뼈의 개수가 같지만 매우 길게 진화했다고 배웠다. 그래서 높이 있는 나뭇잎을 먹으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어쩌면 이 설명에 목이 짧은 기린은 열성인자에 속한다는 뉘앙스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자연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는 열성이고, 적응해서 인간과 함께 존재하고 또는 먹이가 되는 건 우성이라고.



하지만 밀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자연 선택은 최고만 선택하는 게 아니라 '충분히 훌륭한' 개체들도 '그럭저럭 버텨나갈 만큼' 생존을 허용한다.


적자생존은 최상급이 아니라 비교급이었어야 한다는 말이다. 솔직하게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주제다. 생존이 비교급이라고? 죽느냐 사느냐에? 자연은 개체들에게 너그럽고 포괄적인 기준을 가졌다는 말과 같이 들린다.



토머스 쿤이 패러다임 전환 개념을 만드는 데 영감을 준 루드비크 플레츠크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만드는 사람은 한 가지 생각에만 빠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입장을 고수해야만 한다. 다윈이 그랬다. 진화론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다른 반대의 증거들은 모두 외면했다고 한다. 내가 배운 진화론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물론 이건 이론이다. 다윈도 이론이고, 밀로도 이론이다. 최재천 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밤새도록 토론을 해도 좋은 주제라고 하셨다. 그러니까 이런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진화론이 그 진화론이 맞는지 생각해 봐야... 



자연 도태 이론은 은유와 주관성의 벼랑에서 뒤로 물러나, 심지어 환경 조건이 허락하는 곳에서는 해로운 변이도 살아남고, 조건이 허락하지 않는 곳에서는 이로운 변이도 제거된다고 주장한다. 선택받은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운이 좋은 자가 살아남는다.


최적화는 품종 개량의 심장이다. 품종 개량가들이 자연을 인간의 변덕에 맞춰 왜곡하기 이전에는 생물의 유일한 목적은 자신의 비용을 충당하는 것이었다. 품종 개량의 맥락에서는 생물의 목적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인간에게 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제공하는 것이다.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애호박 생각이 났다. 인간이 정해준 사이즈로 자라기 위해 규격화된 비닐 안에서 빈 공간 하나 없이 딱 맞춰 자라는 애호박. 기다란 동그라미로 매끈하게 잘 빠진 애호박만이 살아남는다. 못생긴 건 헐값에 팔려 나간다. 더 못생긴 건 수확되지 못한다. 버림받는다. 



독립 능력을 갖고 태어나는 종과 무력한 상태로 태어나는 종 사이의 이러한 차이를 오늘날에는 조성성과 만성성이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조성성 종의 새끼는 태어날 때부터 혼자서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 반면, 만성성 종의 새끼는 자궁 밖에서 발달 과정 중 상당 부분이 진행된다.


인간은 만성성으로도 다 표현하기가 어려워 여기서 더 나아가 아주 손이 많이 간다는 의미로 '2차 만성성'이란 용어를 만들어냈다. 그 정도로 미완성의 상태로 태어나 대략 13년의 적극 돌봄을 필요로 한다. 생존에 있어서 13년이지 사실은 20년이 될 수도 있고, 30년이 될 수도 있다.



굿 이너프 이론은 복지는 우연과 과잉 편향, 자연 도태의 체제하에서 진화한 산물의 한 가지 속성이기 때문에 표준이 되었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뇌의 상상력은 너무나도 위대하여 인류는 다른 동물들보다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었다. 자연은 매우 관대하지만, 사회는 그보다 훨씬 더 관대하다. 사회는 지금까지 등장한 것 중 가장 관대한 복지 체계를 제공해 대다수 개인에게 생존에 필수적인 과제를 거의 다 면제시켜 준다.


그러니까. 


그래서 13년이나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나누는 것인가 보다. 당사자는 면제받았지만 그 부모가 그 과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당사자는 또 부모가 되어 다음 세대가 면제받은 과제를, 또는 본인이 면제받았던 과제를 꾸역꾸역 해 나갈 것이다. 인류는 그렇게 계속된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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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끝판왕 : 자연 공학 의생명 경상 교육편 - 대입 합격의 모든 것, 개정증보판 끝판왕 시리즈
정동완 외 지음 / 꿈구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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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드디어 이런 책을 읽는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는 애들이 알아서 하는 거지 엄마가 뭘 그렇게 수선을 떨까... 싶었다. 이제 내가 수선을 떨 차례인가... 둘째 아들을 위해 수선을 떨어보기로 했다. 둘째는 자타가 인정하는 이과형이다. 본인은 물리를 전공하고 싶어하고 내가 보기에도 그쪽이 맞는 것 같다.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 봐도 대학을 위해 '세특'에 신경을 쓰진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세특'이라는 것도 작년에 알았다. 세특은 생활기록부에 선생님들이 적는 각 과목에 대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말한다. 이게 또 글자 수 제한이 있드라... 크...



교과활동, 종합의견,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수상 경력, 독서활동으로 구성되는 생활기록부는 고등학교 생활을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다. 특히 2024년 대입 이후부터 변경되는 사항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중3이를 위해 유익하게 읽었고, 아이도 이번 방학에 읽을 것이다. 생기부의 사례들도 풍부하게 기재되어 있고, 제일 좋았던 것은 실제 합격 사례가 전공별로 자세히 소개되는 것이었다. 아이가 본인의 상황을 체크하고, 앞으로 수행되어야 될 사항들을 적을 수 있는 빈칸들도 마련되어 있다.



각 전공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나와 있어서 물리와 관련되거나 혹은 관심 분야를 물리에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워낙에 이과형이라 생뚱맞게 어학이나 문학을 전공할 것이 아니라 좀 다행이기도 하다. 이 책이 전공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년에 시작될 고등학교 생활에 걱정과 불안보다는 기대와 결심들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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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건축주는 호구다
장석권 지음 / 좋은땅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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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원하지 않은 사람 손!


이 질문에 손을 든 사람이라면... 글쎄. 이 책이 재미없을 것이다. 나는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내 집을 원하기도 하고, 이왕이면 짓고 싶은 마음도 굴뚝이다. 그리고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이유는 친정 아부지가 목수시다. 우리 옆 동네로 이사 오시면서 집을 직접 지으셨다. 



다시 말해 장석권 작가님이 고생고생하셨던 과정을 직접!! 손수!! 셀프로!! 완성하셨다는... 아마 작가님은 또는 집을 지어보신 분이라면 아실 것이다.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 고개를 절레절레.



또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건 집 짓는 목수 아부지 옆에서 잔심부름을 한 나의 수고다. 땅 계약할 때 업자들이 딴소리할까 봐 핸드폰으로 녹음하느라 손을 덜덜 떨었던 것, 토지 형질 변경하느라 사방으로 뛰어다녔던 것, 각종 전문 용어들을 소나기처럼 쏟아내시며 그거 찾아오라는 심부름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곤란했던 것...




평생 목수 일을 하시면서 아부지는 [내 집 짓는] 꿈을 이루셨고, 나는 [내 집 짓는 목수의 딸]을 체험했다. 집을 막 지었을 때는 '내가 나중에 살 집은 업자가 지은 집이야. 절대 짓지 않을 거야!'라고 했었다. 그만큼 힘들었었다. 하지만 한 해, 두 해 친정을 드나들다 보니 너무 좋다. 그래서 나도 집을 짓고 싶다. 




장석권 작가의 말처럼 착한 건축주는 호구 맞다. 진정한 호구다. 외지에서 베이비들 데리고 땅 사겠다고 온 사람들이 호구가 아니면 이상하지 않은가! 나는 이 책을 들고 있는 내내 피식 피식 웃었다. 마치 앞에 보이는 것 같아서 말이다. 



건축주의 입장에서 예비 건축주들에게 소소하게 그리고 상세하게 알려주는 팁은 정말 최고였다. 그리고 많지 않은 나이에 집을 짓고 사업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심이었을 텐데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절대 집을 짓지 않겠다던 내 결심이 흔들린 책이다. 사춘기 아이들 때문에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드라이브할 때가 있다. 이왕이면 땅도 볼 겸 교외로 나가야겠다. 장석권 작가님이 여러 부동산을 가보라고 한 문장에 빨간 밑줄을 그어놨다. 하긴 그 문장 말고도 밑줄 좍. 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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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가 알려주는 가장 쉬운 미분 수업 - 미분부터 이해하면 수학공부가 즐거워진다
장지웅 지음, 김지혜 감수 / 미디어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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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 수업이라...


이과형 머리가 아니더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표지였다. 특히 '개미'가 알려준다는 의미가 상당히 궁금했다.



미분 개미를 이야기에 등장시킨 이유는 '점'이라는 기하학적 개념을 시각적으로 친근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30쪽


정말 개미는 점만큼 작았으며, 개미가 느끼는 기울기가 접선의 기울기이며, 이는 미분을 이해하는 데 필수다.... 앗! 내가 미분을 이해하고 있는? 지금?



앞부분은 개미만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 없었다. 특히 저자는 미분이 매우 압축된 개념이기에 '시(Poem)'를 해석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암기가 아닌 정확한 이해를 강조하는 부분은 특히 미분과 시의 공통점으로 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나는 책을 읽으며  '그런데 미분을 왜 그렇게 강조하는 걸까?'라는 질문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특히 중고등에서 배우는 수학이 결국에는 미적분을 바라보고 있다는 어느 수학 선생님의 말씀도 함께 떠올랐다. 그래서 개미를 따라 책을 다 읽은 후 프롤로그로 돌아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그리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는 수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한다. 미적분은 기초과학, 전지, 전자, 기계, 항공우주공학, 응용과학, 경제학, 사회과학,,,에서 기본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앞에서 나열한 영역을 제외하고 우리의 삶이 가능할까? 



일상생활과 자연현상 등 변화와 관련한 모든 것은 미분의 개념이 적용되어 계산되며, 예측까지 할 수 있다고 한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일기예보 같은. ^^



개미가 GPS를 달고 미분을 설명해 주는 신박한 설명과 함께 미분 귀신 이야기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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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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