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장 초등 필수 영단어 + 사이트 워드 따라쓰기 (스프링) 하루 한장 초등 영어 (스프링북)
이문필 지음 / 베이직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영어를 위한 교재는 꾸준하게 학습할 수 있는 구성이 좋은 것 같아요.

<하루 한 장 초등필수영단어+사이트 워드 따라쓰기>는 두 가지 장점이 있는 교재예요.

제목처럼 하루 한 장, 매일 영단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는 점과 스프링북이라는 점.

교육부에서 지정한 초등필수영단어 800개를 익힐 수 있는 영어교재는 워낙 많기 때문에 각자 공부하기 편리한 교재를 선택할 수 있어요.

이 교재는 초등필수영단어와 사이트 워드를 한 권으로 학습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요. 사이트 워드(Sight Worda)란 어린이 영어 문장 속에 빈번하게 나오는 단어들로 보자마자 읽고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 단어를 뜻한다고 해요. 실제 개수는 많지 않지만 문장에서 자주 쓰인대요. 사이트 워드를 잘 알고 있으면 문장을 읽고 쓰는 데 수월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하는 필수영단어 800개와 사이트 워드를 합쳐 950개 단어를 이 책으로 매일 영단어 10개씩 쓰면서 익힐 수 있어요. 4선으로 된 영어 노트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또박또박 바르게 쓰는 연습을 할 수 있어요.

어떤 공부든지 기초를 탄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시간이 걸려도 4선에 맞춰 바르게 쓰면서 익히는 것이 마음에 들어요.

알파벳 쓰는 법부터 영단어, 영문장까지 쓰는 법을 알려주고 직접 쓸 수 있게 나와 있어요. QR코드를 찍으면 음성파일을 바로 들을 수 있어서, 듣고 말하면서 따라 쓰기를 할 수 있어요. 또한 발음기호도 설명되어 있어서, 각 영단어마다 발음기호를 보면서 발음 연습을 할 수 있어요. 사실 발음기호는 아이가 살짝 어려워하는 부분이라서 처음에는 무리하지 않고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발음기호와 강세 표시를 잘 확인하면서 꼼꼼하게 공부할 수 있어요.

Day 1부터 Day 95까지 동물, 농장, 가족, 사람, 음식, 동작 등 연관된 주제별로 모아서 좀더 효과적으로 영단어를 익힐 수가 있어요. 5일분의 영단어 쓰기가 끝나면 복습 문제가 나와서 배운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요. 학습 내용뿐 아니라 귀여운 일러스트가 아기자기 꾸며져 있어서 학습 동기를 높여주는 것 같아요. 예쁘고 귀여운 디자인이라서 계속 봐도 질리지 않는 것이 꾸준히 반복 학습을 위한 교재로 좋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초등영어는 흥미를 잃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어야 실력도 쌓을 수 있으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관통하는 마음 - 제7회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
전우진 지음 / 마카롱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관통하는 마음>을 읽은 소감부터 말하고 싶어요. 

한 마디로  "내 마음을 관통하는 이야기"였다는 거예요.

솔직히 첫 장을 읽을 때만 해도 큰 기대는 없었어요. 남편 퇴직금으로 안성에서 편의점을 차린 쉰세 살의 정숙 씨.

너무나 평범한 캐릭터라서 정숙 씨의 나른한 오후처럼 일상의 이야기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바로 그 정숙 씨에게 놀라운 능력이 있다는 걸 안 순간부터 흥미진진했어요. 자신의 손바닥을 뾰족한 뭔가로 관통시키면 15분 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

왜 겨우 15분일까요. 그 이유는 몰라요. 어쩌면 15분이라서, 그 능력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과거를 완전하게 뒤바꿀 정도로 강력하지는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이 될 수 있는 15분. 문제는 그 능력을 쓰게 되면 실제로 엄청난 통증을 겪게 된다는 거예요. 15분 뒤 과거로 돌아갔을 때는 손바닥을 관통했던 상처는 사라지지만 통증은 고스란히 남기 때문에 두 번 이상 찌르면 혼절할 수도 있다는 것. 

정숙 씨의 능력이 희한한 건 그녀의 외동딸 주영 씨에게 동일한 통증이 전달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정숙 씨는 딸에게는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고, 웬만해서는 그 능력을 사용하지 않았어요. 편의점에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스물한 살 청년 성재가 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음, 잔잔했던 정숙 씨의 마음이 성재를 처음 본 순간 찌리릿 관통했어요. 이런 감정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 성재라는 청년의 외모가 아이돌 뺨칠 정도로 잘생긴 데다가 여리여리한 느낌이랄까. 지방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할 사람으로는 안 보이는 외모였다는 거죠. 멋진 연예인을 실물로 봤을 때의 느낌과 첫눈에 반한 느낌이 합쳐진 복합적인 감정이었던 것 같아요. 하루가 다르게 머리털이 빠지고 배가 나오는 남편 근배 씨를 보며 아무 감흥 없던 정숙 씨에게 성재는 봄바람 같은 존재였던 거예요. 

과연 정숙 씨는 성재로 인해 관통한 마음을 어디까지 끌고 갈까요?


정숙 씨에게는 남편 근배 씨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스물네 살 딸 주영 씨가 있어요. 

편의점 옆에는 동네 나팔수 역할을 하는 미용실 원장 세라 씨와 그녀의 딸 하선이 있어요. 매일 편의점에 들르는 안성 FC 유소년 축구교실 고 대표라는 남자도 있어요. 무엇보다 편의점에서 오랫동안 야간 알바를 하는 우진 씨가 있어요. 주변 사람들이 볼 때 정숙 씨는 좀 둔하고, 거짓말하면 다 티나는 해맑은 아줌마인데, 성재와의 감정 때문에 비밀이 생겼으니... 정말이지, 정숙 씨 혼자만 몰랐을 뿐이지 누가봐도 수상하다고 느꼈을 것 같아요. 

조마조마한 정숙 씨의 일탈을 보면서, 한숨과 함께 피식 웃음이 났어요. 우리가 영화에서 보던 히어로는 굉장히 멋진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현실 히어로는 정숙 씨의 모습일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성재에게 반해서 앞뒤 가리지 않고 자신의 손바닥을 관통시킨 건 무모했지만 그 전에 아이를 구하기 위해 한 일은 멋졌어요. 잘한 건 잘한 거니까.

중요한 건 정숙 씨가 착한 마음의 소유자라서 결정적인 순간에는 옳은 행동을 했다는 거예요. 사람의 마음이란 가끔은 자기 뜻대로 안 될 때가 있잖아요. 관통하는 마음은 정숙 씨를 통해서 그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어요. 


전우진 작가님의 <관통하는 마음>은 독자의 마음을 관통하는 소설이에요. 아마 책을 읽다가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반응이 나올 거예요. 처음부터 끝까지 논스톱으로 읽게 되는, 정말 매력적인 이야기였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청약통장 사용설명서 - 청약통장은 있는데 청약은 모르는 3040 무주택자를 위한 내 집 마련의 기본
눈을떠요 지음 / 세이지(世利知)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부에서 발표하는 부동산 정책,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내 청약통장 사용설명서>는 청약통장은 있으나 청약은 모르는 3040 무주택자를 위한 책이에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는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수도권 택지를 개발하여 총 84만 호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전체 물량의 90% 는 선호도가 높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공급하여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보장하겠다는 거예요. 2020년 공급되는 지역은 인천 검단, 과천지식정보타운, 화성 동탄, 오산 세교2, 영종 하늘도시 등이 있고, 2021년에는 성남 복정1, 시흥 거모, 안산 신길2, 과천 주암 등이 있어요. 3기 신도시인 부천 대장, 하남 교산, 인천 계양은 사전청약 지정 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네요. 

이 책에서는 청약통장을 가입하고 언제 써야 될지 몰라 묻혀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어요. 

우선 청약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주네요. 청약은 새 아파트를 가장 저렴하게 장만하는 방법이에요. 한 번에 목돈을 지불해야 하는 매매와 달리 계약금 10%만 내면 내 집이라는 도장을 찍고 아파트가 준공된느 3년의 시간을 벌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그 기간 동안 시세가 오른다면 그만큼 이익이 생기는 것이고, 부족한 금액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어요. 청약통장은 그 청약을 넣을 수 있게 해주는 통장이에요. 아파트 청약이라면 어떤 것이든 넣을 수 있어요. 공공분양, 민간분양, 장기전세, 행복주택 모두 가능해요. 

다들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정보일 수도 있지만, 청약에 관한 A부터 Z까지 꼼꼼하게 거의 모든 정보가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인 것 같아요.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청약이니까, 청약 당첨은 그저 운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해요. 저자는 청약에도 전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청약통장은 적금통장처럼 만기가 있는 게 아니고 은행에서 관리해주는 통장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제대로 알아야 본래의 목적대로 원하는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거죠. 내가 갖춘 조건에 딱 들어맞는 아파트 청약을 찾거나 내가 원하는 아파트가 필요로 하는 조건을 준비하는 것, 이것이 바로 청약 성공 전략이에요.

본격적으로 청약 준비를 하려면 낯선 부동산 용어부터 알아야 해요. 

입주자 모집공고를 살펴볼 때는 면적 개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만약 세대별 공급면적에 비해 기타 공용 면적의 크기가 유난히 크다면 전체 계약면적에서 실제 세대가 사용하는 공간 크기가 작다는 것이므로 분양가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어요. 반대로 기타 공용면적이 너무 작다면 단지 내 커뮤니티 등이 잘 조성되지 않아 생활 편의가 좋지 않다는 뜻이라고 해요.  그래서 동일한 평형대의 아파트라도 도면을 비교해봐야 더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어요.

민간분양과 공공분양은 그 개념과 1순위 요건이 다르고 당첨자 선정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내가 어떤 분양에서 더 당첨 가능성이 높을지 확인해봐야 해요. 그리고 특별공급은 배려 대상을 위한 제도이며, 평생 한 세대 한 세대 한 번의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일반공급보다 당첨 가능성이 높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청양이에요. 일반적으로 많이 지원하는 세 가지 특별공급인 신혼부부, 다자녀, 노부모 부양 특병공급, 생애최초 특별공급, 중소기업 근로자 특별공급이 있다고 해요. 특별공급에 지원할 때는 중복 청약에 유의해야 해요. 무주택세대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있지만 한 세대에서 중복 당첨된 경우 모두 무효처리되니까 반드시 한 세대에서 한 명만 지원해야 해요.

이 책에서 설명하는 청약통장은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말해요. 2009년 5월부터 청약통장은 이 주택청약종합저축으로 통합되었어요. 만약 그 전에 만든 청약통장이라면 청약을 넣는 데 몇 가지 제한이 있으니 확인이 필요해요. 

최근 바뀐 부동산정책에 따르면 추첨제 선정방식에 일부 규제가 적용되어 추첨제에서도 무주택자를 우선한다고 해요. 과거에는 주택 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모두 동등한 기회로 추첨 대상이 되었지만 이제는 경쟁이 있으면 무주택자에게 75%를 우선 공급하고 남은 물량은 1주택자 가운데 기존 주택을 처분하기로 서약한 사람에게 공급하게 된 거예요. 사실상 청약은 무주택자들을 위한 제도가 되었기 때문에 현재 무주택자라면 더욱 청약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이 책에는 지역별, 연령별 청약 당첨 전략이 자세히 나와 있어서, 진짜 청약통장을 200% 활용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필독서가 될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 - 소셜 미디어는 아이들의 마음과 인간관계,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케이트 아이크혼 지음, 이종민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뭘 알아야 통제를 하지요.

디지털 시대 부모들은 아이들보다 한참은 뒤져 있는 것 같아요.

너무나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소셜미디어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요.


<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은 문화와 미디어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케이트 아이크혼의 책이에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어요. 디지털 기술로 인해 망각이 사라진 세상에서 아이의 마음은 어떻게 성장하는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대부분의 교육자와 부모들은 아이들이 인터넷에 접근할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자는 쪽을 택했다고 해요.

그리하여 밀레니엄 세대 아이들은 모든 사람의 삶을 바꿔 놓은 소셜 미디어와 공유경제 플랫폼을 만들어 냈어요. 1996년에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12살이었고,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는 15살이었어요. 구글부터 페이스북, 에어비앤비까지 이 시대 최고의 유비쿼터스 디지털 도구와 플랫폼은 모두 막 십대를 벗어난 청년들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요? 

오늘날 아이들은 자유롭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더 나아가 그 세계를 자신만의 콘텐츠로 채워가고 있어요. 또한 자신이 만든 이미지를 성인들의 간섭을 받지 않고 퍼뜨리고 있어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성인의 감독을 거의 또는 전혀 받지 않은 채, 자기 삶을 표현하고 그 결과물을 퍼뜨리며 관계망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이 책에서 다루려는 문제는 이런 현상 자체가 아니라 그로 인한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잠재적 위험은 유년기의 실종이 아니라 그 반대라는 것. 유년기가 영원히 지속될 가능성이 더 위험하다는 거예요.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표현물이 대부분 시간 제약을 받지 않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정보로 변화되면서 이전에는 상상도 못할 문제들이 생겼어요. 망각이 사라진 세상.


... 디지털 시대의 진짜 위기는 유년기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유년기가 절대 잊히지 않고 유령처럼 되살아나는 데 있다.   (24p)


잊힐 권리, 디지털 장례식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솔직히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니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일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심각한 문제라고 느꼈어요.

단순히 개인 기록물로 여기던 것들이 공유 기록물로 전환되는 세상, 이제는 과거와의 관계를 우리 손으로 통제할 수 없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잊는 것과 잊힌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해요. 어린 시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성인기까지 간직하고 싶지 않은 모습은 '잊고, 잊혀야' 성장할 수 있어요. 

저자는 이 책에서 디지털 미디어 기술이 바로 이 성장 과정을 방해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잠재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최근 '잊힐 권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률 제정을 시도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여기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아이들을 온라인 약탈자들에게서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보다 "아이들 본인에게서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라는 거예요. 더 구체적으로는 아이들이 성인기에 이르렀을 때, 벗어나고 싶을 수도 있는 자신의 모습으로부터 스스로 어떻게 지켜 낼 것인가라는 거예요.

왜냐하면 디지털 시대에 청소년들의 감수성과 향수가 망각을 거부하는 강력한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진정한 싸움은 망각과 정보 가치 사이의 대결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한때는 내재 가치라고는 전혀 없었던 정보들도 여기 포함되고 있어요. 어린이와 청소년은 성인들과는 다른 측면에서 이 같은 변화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어요.

아날로그 미디어에 비해 디지털 미디어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을 뿐더러 잊지도 않아요. 많은 사람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세상의 눈초리를 받지 않고 실수를 저지를 수 있어야 한다고 확신하지만, 디지털 미디어는 이 같은 심리사회적 유예라는 특권을 크게 약화시켰어요. 또한 기술 주도 경제에서는 청소년의 잊을 권리와 잊힐 권리를 보호해서는 얻을 수 있는 게 거의 없기 때문에, 디지털 소멸의 기회를 부여하려는 노력들을 크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요.

망각하려면 이제 막대한 대가를 치러야 해요. 과연 오늘날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궁극적으로 치러야 할 대가는 무엇일까요?

이 책은 디지털 망각을 위한 완벽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아요. 핵심은 문제 인식이므로, 부모와 자녀 그리고 이 사회가 다함께 노력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아는 거예요. 그래야 우리 모두가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으니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 일, 육아, 교육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
파울 페르하에허 지음, 이승욱 외 옮김 / 반비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는 벨기에 정신분석학자가 쓴 책이에요.

일, 육아, 교육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권위의 부재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기존의 가부장적 권위는 사라졌으며, 그것에서 생겨난 수많은 관습에 대한 자발적인 복종도 사라지고 있다는 거예요. 전통적인 권위가 이미 기본적인 인간 관계 속에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욱 자명해지고 있다는 것. 이에 따른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요. 동시에 해결책을 찾으려는 시도가 진행 중인데 근본적으로 다른 두 반응이 나타나고 있어요.

첫 번째 반응은 과거의 권위 모델로 돌아가자는 것인데, 이는 옛 권위가 이미 사라졌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어요. 권위 없는 권력, 즉 복종이 강요된 권력이 경제, 정치, 교육, 심지어 의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증가하면서 도리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어요.

두 번째 반응은 새로운 권위를 약속하는 것인데, 여기서 새롭다는 건 기존의 가부장제와 다른 근거와 작동 방식을 의미해요. 저자는 이 새로운 권위가 분명히 기존 질서에 대한 급진적인 역전을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새로운 권위는 단 하나의 고결한 기구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이고 집단적인 토대 위에 세워질 거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이 책은 새로운 권위가 무엇이며, 이 시대에 왜 필요한지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어요.

우선 권위와 권력이 다르다는 것부터 알아야 해요. 그 차이를 알아야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요.  

전통적인 권위는 가부장적 권위와 같은 말이었어요. 둘 다 하향식이며 남성의 전유물이었어요. 하지만 시대가 변했어요. 권위의 구조적으로 개인의 외부에서 와야 하며 대다수가 인정해야 해요. 권위를 행사하는 주체가 누구이든, 또는 무엇이든 그것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면 그 권위는 제거되어 다른 사람에게 넘겨져요. 즉 대다수가 권위에 복종하기를 거부하면, 권위의 근거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기 때문에 권위는 무너지는 거예요. 이를 기점으로 전에는 정당화된 폭력이었던 것이 순수 폭력으로 작동하기 시작하고, 곳곳에서 폭력과 강제적 복종이 일어나요.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반란이 일어난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어요. 많은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권위가 등장해 사후적으로 최초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거예요. 예전에는 반란이라 불렸던 것이 이제는 자유를 위한 싸움이라 불리는 거죠. 

우리는 이미 한 시대의 종말을 겪고 있다는 것. 가부장적 권위의 시대가 사라지고 있어요. 권위의 실종에 따른 가장 뚜렷한 결과 중 하나가 이른바 '규제 설사병'이라고 해요. 권위가 부족해지면 규칙과 통제 체계가 넘쳐나게 되며,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규칙이 생겨났다는 거예요. 그러나 과잉 규제는 전통적인 권위가 사라지고 있는 것과 같은 이유로 실패할 거라고 이야기해요. 그 이유는 외부에서 보증해줘야 할 근거가 사라졌다는 거예요. 강제가 저항과 반발을 일으키면 더 많은 규칙이 필요하고, 그것을 지키도록 더 많이 통제하면서 도돌이표 같은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거죠.

그러므로 우리 시대는 큰 과제를 마주하고 있어요. 과거를 돌아가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권위를 어떻게 세울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우리에게 밀접한 양육, 교육, 젠더와 섹슈얼리티, 경제와 정치 이야기를 통해 권위가 어떻게 작동되며, 권위의 실종이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 알려주고 있어요. 저자가 설명하고 있는 권위는 기술이나 제도가 아니에요. 이 권위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근거한 신념이며, 수평적 공동체에 기반을 둔 우리 정체성의 일부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수평적 본질을 지닌 이 권위의 핵심에는 개인의 자율성이 자리하며, 이 자율성은 다른 사람들과의 연대를 필요로 하고 있어요. 집단이 권위의 원천이 될 수 있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해요. 이 조건들은 여러 정치 개혁안에서 찾아 볼 수 있다고 해요. 

결국 저자가 주장하는 새로운 권위의 형태는 수평적 권위라고 할 수 있어요.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고, 우리가 할 일은 어떻게 도울지 고민하고, 어떤 세력이 이 변화를 막으려 하는지 감시하는 것이라고. 낡은 권위는 버리고 새로운 권위를 찾아, 이제는 권위 있는 어른이 되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