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마더스
도리스 레싱 지음, 강수정 옮김 / 예담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표제작 〈그랜드 마더스〉만으로도 별 다섯을 받아야 한다. 묘한 분위기와 등장인물들에 설득되기를 저항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글 자체에 압도되고 끌려가고 말았다. 레싱의 《다섯째 아이》를 읽었을 때의 충격이 떠올랐다. 놀랍다. 그저 놀랍다. 83세의 작가가 쓴 단편 하나하나의 완성도와 빼어남이라니. (리뷰에서는 〈그랜드 마더스〉만을 다루고자 한다.)


로잔느와 릴리안은 쌍둥이처럼 닮았다. 로즈는 연극에, 릴은 운동에 재능을 보인다. 서로에게 라이벌 의식이 있으나 드러내지 않았고, 두 사람의 인생은 수월하게 흘러간다. 사회에 나와 각자의 분야에 매진한다. 로즈는 학자이자 교수인 해럴드와, 릴은 스포츠 용품 사업을 크게 하는 테오와 결혼한다. 두 가족은 바닷가에 면한 마주보는 집에 살면서 가깝게 지낸다. 로즈의 아들 톰과 릴의 아들 이안은 어머니들처럼 절친하다.


어느 날 해럴드는 로즈와 릴의 유대감이 너무 끈끈하다며, ‘여기서 나는 그림자 같은 기분이야.(28쪽)’라고 말한다. 부부관계에는 문제가 없었다. 로즈는 이 사실을 릴에게 털어놓고, 릴은 테오와의 사이가 좋지 않음을 밝힌다. 해럴드는 북쪽으로 발령이 나 함께 가기를 원하지만 로즈는 릴의 곁에 남기를 택한다. 얼마 후, 테오가 사고로 사망한다. 바닷가 집에는 아름다운 엄마들과 그들을 쏙 빼닮은 아름다운 17살의 아들들만 남았다. 예민한 이안과 활달한 톰.


우울해하는 이안을 달래던 로즈는 그와 밤을 보내고, 이를 알게 된 톰은 건너편 집에서 밤을 보내고 돌아온다. 마치 자신에게 주도권이 있다는 듯, 껄렁대며 의기양양하던 아들에게 로즈는 따귀를 날린다. 아들들이 머무는 집이 바뀌었으나, 릴은 로즈에게 의존적이기에 로즈가 대부분을 리드한다. 네 사람이 모인 풍경은 타인이 침범할 수 없는, 균형을 깨트릴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고 로즈는 이를 잘 이용한다.


아들들은 결혼 적령기가 되고, 여자들은 아름답지만 늙어가고 있다. 언제까지 젊은 신들을 붙들어 놓을 수 있을까? 톰의 결혼을 계기로 로즈는 네 사람의 관계가 ‘종료’됐음을 선언한다. 자발적인 이별이 아니기 때문에 남자들은 연인이자 어머니를 더욱 갈망한다. 그들을 옥죄는 구속과 관계의 끈은 여전히 로즈가 쥐고 있다. ‘아이’를 낳아주었지만 그들 사이에 낄 수 없었던, 네 연인을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며느리들(메리와 한나)을 더 좌절하게 만드는 것은 이러한 기만이다. 


로즈는 남편보다도, 연인보다도, ‘릴’을 잃는 것을 더 고통스러워한다. 다른 성격과 재능, 그러나 금발에 푸른 눈동자라는 외모의 동질성. 소녀 시절 서로의 몸에 붙은 소금기를 핥던 그들은, 2세를 공유함으로써 서로를 완벽히 소유한다. 결국 사실을 알게 된 메리와 한나의 귓가에 울리는 것은 톰도, 이안도, 릴도 아닌 로즈의 승리에 찬 웃음소리다. 오이디푸스적이고 자기애적 관계는 이기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인생은, 여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순탄하게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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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5-13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투마더스 죠...원작. 잘 연결한 것 같아요. 아직 책은 안본 상태지만 ^^

에이바 2016-05-13 23:24   좋아요 1 | URL
네 영화는 카피가 자극적이라 안 봤는데 원작을 읽으니 감탄만 나와요 ㅎㅎ

[그장소] 2016-05-14 23:18   좋아요 0 | URL
저는 영화를 먼저 찾아봤는데 책을 안보고 먼저 봐서인지 몰라도 에이바님 쓰신 리뷰대로 라면
상당히 흐름껏 잘 만든 영화지 싶어요 . ^^
 







임레 케르테스의 『운명』이 나오다니? 그것도 민음세계문학으로?! 너무 반가워 책 소개글을 읽는데 사실 4부작이라 한다. 그동안 3부작으로 알고 있었다. 예전에 나온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표지 덕분에 그 순서로 3부작이다,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노벨문학상으로 선정되어 우리나라에도 출간된 듯 하다. 이제야 알게 됐지만 당시는 독일어 중역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헝가리어를 한국어로 옮겼다! 2016년 3월 타계한 임레 케르테스(헝가리식으로 읽으면 케르테스 임레, 우리나라처럼 성이 이름 앞에 온다) 는 유대계 헝가리인이다. 그는 아우슈비츠, 부헨발트, 차이츠 수용소를 거친 자신의 체험을 글로 옮겨 그 실상을 고발했다. 그가 끌려간 나이는 열네살, 소설에서 그를 반영하는 캐릭터 역시 열네살 소년 죄르지이다. 고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자유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십년도 전에 읽은 글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처음 읽은 수용소 문학이었기 때문에 인상이 아주 강렬했다. 온몸이 덜덜 떨려서 책장을 넘길 수 없었다고 해야 할까, 그랬다. 『좌절』과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기도』까지 모두 번역될까? 그랬으면 좋겠는데... 정말 좋은 작품이니 꼭 읽어 보시길 바란다.





민음사 세계시인선이 리뉴얼된다. 열다섯권이 나와 예약을 받는 중이다. 에밀리 디킨슨의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스테판 말라르메의 『목신의 오후』, 찰스 부코스키의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그리고 프랑수아 비용의 『유언의 노래』를 담아두었다. 번역가의 이름을 살펴보니 에드거 앨런 포의 『애너벨 리』에도 눈길이 간다. 순서대로 강은교, 김화영, 황소연, 김준현, 김경주이다. 시인이자 작가이자 번역가인 분들... 기대 중이다.





또 기대하는 건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올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다. 문동판 『안나 카레니나』의 번역가 박형규 교수님 역이다. 총 4권이래서 더 기대된다. 준비하는 마음으로 연초에 방영한 BBC 드라마도 보았다. 주인공 피에르 베주호프를 연기한 폴 다노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도 나온다. 일단 캐스팅되었다고 밝혀진 배우들이 대단한데 그 중에서도 폴 다노의 연기가 아주 기대된다. 폴은 대체로 평범하지 않은 역할들을 맡아 왔다. 배역들만 보면 도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쟁과 평화》의 피에르는 선함을 담당하는 인물이다. 원작이나 다른 영화도 보지 않아 캐릭터 해석을 잘 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연기는 잘 한다...


폴의 영국식 악센트가 우아하게 스미는 게 인상적이었다. 비슷한 예로 《스윗 프랑세즈》의 미셸 윌리엄스에게 놀라기도 했는데, 일단 이 드라마의 다른 미국인으로는 《X-파일》에서 스컬리 요원으로 알려진 질리언 앤더슨이 있고, 질리언은 어릴 때 영국에서 살기도 했지만 영국인으로 출연한 작품들이 꽤 있다는데서 폴과 차이가 있다. 《전쟁과 평화》의 주인공은 세 명- 피에르, 안드레이, 나타샤이다. 물론 엄청 멋진 캐릭터 안드레이가 영국인이긴 한데, 톨스토이가 이야기하는 선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미국인에게 맡긴다? 드라마를 제작하겠노라 발표한 것이 2013년인데 많은 배우들이 오디션을 봤을 테고... 새삼 폴 다노가 대단하다 느낀다.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을유출판사에서 나온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고 있다. 생각해보니 나는 셰익스피어를 ‘극’으로 읽은 적이 없었다! 셰익스피어 다큐멘터리, 비평, 영화와 연극, 소설은 보고 읽었지만 셰익스피어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극은 일부 발췌를 제외하면 전혀 ‘읽지 않’았던 것이다. 애초에 무대에 올릴 극을 썼기 때문에 가장 좋은 것은 연극을 보는 것이지만... 그래도 배우의 해석과 다른(혹은 다를) 나의 해석을 위해 읽어야 한다. 『맥베스』를 먼저 읽으려고 했는데 내가 사랑하는 을유세계문학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나와서 나도 모르게 사 버렸다.


생각보다 진행이 빠르다. 몇 장 넘기지 않았는데 로미오와 줄리엣이 사랑해서 죽느니 마느니 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에 대해 공부하고 읽는 중이라 운문과 산문이 달라지는 부분들이 재밌다. 대체로 운문은 고상한 언어, 그러니까 계급이 높은 사람들(이를테면 귀족)이 쓰고 산문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노동자, 하인 등)이 쓴다. 산문은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느껴지므로, 집중할 수 있는 특별한 효과를 자아낸다. 마침 EBS 셰익스피어 기행 다큐도 봐서 집중이 잘 된다. 의외로 다큐는 그냥 그랬다. 본방 못봐서 결제해서 봤는데... 근데 줄리엣이 이제 열세살이다... 로미오도 한 열다섯살 쯤 되나...? 로미오가 열여덟이라 하면 너무 차이가 나는 것 같아 그나마 또래로 상상하는 중이긴 한데 아직 나이가 제대로 안 나와서...


그렇다... 나는 지금 사백년 전 꼬꼬마들 사랑 이야기를 주석 찾아가며 읽는 중이다... 번역은 아주 좋다. 주석도 상세하고, 조금 공부하고 읽으니 눈에 더 잘 들어온다. 파스테르나크 책도 같이 샀는데 시간이 없어 언제 읽을지 모르겠다. 스크랴빈 이야기 읽고 싶은데... 그리고 아티초크에서 나온 월트 휘트먼 시집을 보고 있다. 말 그대로 보고만 있다. 변태같이 냄새도 맡으면서... 표지가 너무 이쁘다. 내가 받은 책 표지는 A인데 B, C 모두 너무 너무 예쁘고 감각적이다. 이때까지 나온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표지 중에 제일 예쁘다. 넘나 최고인 것... 브레히트 시집도 띄엄띄엄 보는 중인데 리뷰 쓸 시간이 없다. 아니 읽고 생각할 시간이 별로 없다. 그래서 이런 페이퍼를 쓰고 있나 보다... 흑...




오늘의 비지엠은 틴에이지 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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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5-11 1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에이바님 좋은하루되세요.^^

에이바 2016-05-11 21:3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저녁 되세요^^

단발머리 2016-05-11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냄새 맡는 변태(?ㅎㅎ)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저도 변태~~ 흠흠~~
에이바님 페이퍼 보면서 느끼는건데 책 찾고 번역 확인하고 다큐도 찾아보고 하시는 모습이 딱 정석같아요~ 나도 이렇게, 이런 식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은 없지만요~~ *^^*
잘 읽고 가요, 아티초크 표지때문에 설레이는 마음은 여기에 놓구요~ㅎ

에이바 2016-05-11 21:4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도 책냄새 맡으시는군요! 은근히 중독되지 않나요?ㅋㅋ 전 뭐랄까... 책 읽기 싫어서 자꾸 미루나 그런 생각도 좀 했어요. 알고싶다는 욕구보다는요. 근데 재밌으니까 자꾸 찾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ㅎㅎ

바스티안 2016-05-11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폴 다노가 캐릭터 해석을 잘 했어요. 1956년 오드리 헵번 나오는 헐리우드 영화 버전의 헨리 폰다는 나이도 너무 많았고(피에르는 원작에서 20대인데 헨리 폰다는 당시 50대였죠.), 본인 스타 이미지가 더 커서 피에르에는 잘 어울리지 않았었어요. 1967년 러시아 영화 버전에서는 당시 40대 후반이었었던 세르게이 본다르추크 감독이 직접 피에르를 맡았었는데, 원작 피에르의 곰 같고 우직하고 사색적인 느낌은 잘 살렸어요. 그런데 연기가 좀 뻣뻣하고 이분도 피에르 캐릭터에 비해 나이가 너무 많은 게 아쉬웠구요. 1972년 BBC 드라마에서는 앤서니 홉킨스가 매사에 서툴고 이상주의자인 면을 섬세하게 잘 살려냈어요. 기골이 장대하다는 피에르의 캐릭터 설정에 비하면 체구가 작았지만요. 2007년 합작 드라마의 알렉산더 베이어는 피에르다운 어설프고 서툰 면을 잘 못 살리고 너무 당당해 보여서 아쉬웠어요. 폴 다노는 다른 피에르 역 배우들보다 피에르의 어리고 마음 여린 면을 많이 부각시켰는데, 연기가 섬세해서 좋더라구요. 어설프고 서투른 면, 진지하고 이상주의적인 면도 잘 살리고 짝사랑하면서 마음앓이하는 연기까지 잘하고. 나이도 원작 피에르(20~28세 정도)랑 제일 가깝구요.(촬영 당시 31세)

에이바 2016-05-11 21:50   좋아요 0 | URL
먼저 댓글로 알려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원작을 읽지 않아 피에르의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어요. 말씀하신대로 다른 매체에서 그려진 피에르를 다소 연령대가 있는 배우들이 맡았기 때문에 막연하게, 피에르가 30대 후반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폴 다노 나이가 좀 어리지 않나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네요. 저도 폴 다노의 연기가 섬세하단 말씀에 공감합니다. 분위기를 장악할 줄 아는 배우죠. 피에르도 마냥 섬세하지만은 않고 가끔 폭발적인 모습도 보여주기도 하고 전 좋았어요. 이토록 전쟁과 평화를 사랑하시는 분께 인정받는 해석이라니... 저는 원작이 출간되면 읽고서 세르게이 본다르추크 감독의 영화를 볼까했는데 다른 영화들도 보고 싶어지는 댓글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Hypatia 2016-05-11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에이바님! 에이바님 글을 읽었더니 독서욕구가 마구 샘솟는 바람에 댓글 남기고 가요:-) 여기 있는 책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글을 쓰셨네요. 특히나 <운명>은 빠른 시일 내에 읽어봐야 겠어요. 중학교 때 문학사상사에서 출간된 <안네의 일기>를 읽고 상당히 오랫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가봐요. 좋은 글 감사드려요.

에이바 2016-05-11 22:19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히파티아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운명 정말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좋은 작품이에요. 이때까지 이 소설이 제가 읽은 첫번째 수용소 문학이라 생각했는데 글을 쓰면서 문득 안네의 일기가 떠오르더라고요. 착각이었나?!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일기는 수용소 가기 전까지만 있잖아요... 갑자기 좀 울컥하네요. 케르테스 작품 읽어보시고 좀 더 관심이 생기셨다면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와 수용소 군도, 콜리마 이야기도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Hypatia 2016-05-11 22:28   좋아요 0 | URL
추천 감사드려요. <안네의 일기>를 썼을 때 안네의 나이와 당시에 제 나이가 비슷해서 더 마음이 아프고 여운이 오래 남았던 기억이 나네요. 이참에 이 책도 다시 읽어야겠어요. 좋은 책들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에이바 2016-05-11 22:42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서 댓글 쓰다 좀 울컥했어요. 암스테르담에 있는 안네 프랑크 하우스에 가면 실제로 가족들이 생활했던 다락을 재현한 계단을 오를 수 있는데 정말 좁고 어둡고 그래요... 의외로 눈물이 나거나 감정이 격해지진 않는데 일층으로 내려와서 안네 아버지의 인터뷰 영상을 보면 진짜 눈물을 펑펑 쏟아요. 이건 저만 그런 게 아니었다는...ㅜㅜ 히파티아님께도 케르테스의 작품이 인상적이길 바랍니다..

Hypatia 2016-05-11 22:58   좋아요 0 | URL
직접 다녀오셨다니 부러워요ㅠㅠ 저는 <안녕, 헤이즐>이라는 영화에서나마 간접적으로 보았거든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해요. 조만간 읽어보겠습니다~

2016-05-11 2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1 2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스티안 2016-05-1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버전 피에르들을 먼저 봤던 분들이 피에르라기엔 폴 다노가 너무 어리지 않냐고들 했는데, 사실 원작에서 피에르가 20대 청년이니 폴 다노가 원작 캐릭터 나이에 가까웠죠. 폴 다노는 마이너한 작품들에 많이 나왔는데 메이저한 작품 주연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걸 전쟁과 평화에서 증명했어요. 결투 신청 장면에서 ˝결투를 신청한다!˝고 외치는 연기나 아나톨리를 응징하는 연기는 박력 있고 압도적이었구요.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방탕한 모습이나 찌질하고 소심한 연기도 과감하게 해내서 좋았어요. 멜로 연기는 다섯 버전 피에르들 중에서 제일 좋았구요. 나타샤 역 배우와 나이 차이도 적고(다른 버전에서는 피에르 역 배우와 나타샤 역 배우의 나이가 많게는 20살 이상, 적게는 9살까지 차이가 났거든요.) 다른 피에르 역 배우들에 비해 젊고 곱상하고 멜로 연기도 잘해서 피에르와 나타샤가 잘 되길 응원하게 되더라구요.ㅎㅎ
다섯 가지 버전은 각자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는데, 개인적인 순위는 2016년, 러시아, 1972년, 2007년, 1956년 순서예요. 2016년 버전은 전쟁이랑 시대적 배경 묘사가 좀 부족하긴 하지만 재미와 감동, 원작의 메시지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은 거 같아요. 배우들의 연기력과 원작 캐릭터과의 싱크로율, 영상미와 스케일도 대단했구요. 아무래도 사람들이 옛날 버전, 고전이 더 낫다는 인식이 있고 러시아 버전의 무게감이 커서 좀 과소평가되는 부분도 없지 않나 싶어요.

에이바 2016-05-11 22:59   좋아요 0 | URL
폴 다노 본인도 메이저한 영화보다 작품성 있는 영화를 지향하는 듯 해요. 저도 리틀 미스 선샤인에서 처음 본 뒤로 필모를 챙겨본 편인데 다양한 배역을 맡으면서도 역에 함몰되지 않고 섬세하고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죠. 그래서 전쟁과 평화에 출연했다는게 좀 놀랍기도 했어요. BBC 홈피에서 폴의 인터뷰를 봤는데 피에르를 연기하는데 부담이 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피에르의 구도적 자세, 삶의 의미와 사랑을 찾는 모습 그런 걸 잘 표현하려니 그랬다 하더라고요. 말씀하신 장면들이랑 나중에 구출된 후 첫 식사에서 플라톤의 가르침대로 천천히 음식을 음미하는, 감사하는 인생을 맞이하는 모습을 정말 잘 살렸다고 생각해요. BBC 버전이 제일 좋으셨다니 저도 소설 읽고 한 번 더 봐야겠어요.ㅎㅎ 나중에 알려주신 순서대로 영화도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러시아 버전의 무게감이 아마 제가 찾는 부분일 듯 해요. 아무래도 영국식으로 각색이 된 터라 다소 절제되었다는 의심을 떨치기 어려웠어요. 러시아 문학에서 느껴지는 어떤 순수하고도 맹목적인 (어떤 면에서 촌스럽게도 느껴지는) 열정과 충성 그런게 굉장히 세련되게 표현했다 느껴져요. 에피소드가 여섯개가 아니라 여덟개였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도 좀 했고요. 댓글 감사합니다.^^

CREBBP 2016-05-11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셰익스피어 읽는데 햄릿이랑 멕베드 읽다가 왜서인지 아마 뭔가를 조사하다가 그럴 만한 이유를 찾았을텐데 어쨌든 초서를 먼저 읽고 마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트로일러스와 크리세이드를 막 끝냈어요. 멕베드랑 4대 비극 읽으면서 민음사에서 나온 윌인더월드(세계를 향한 의지) 같이 읽으려구요. 템페스트도 꺼내놨어요 로미오와 줄리엣은 집에 없는 것 같아서 일단 있는것부타 찾아 읽고 희극도 읽고 싶어요. 딴책 자꾸 새치기해서 장말 진도 안나가요. 희곡 읽을 때 librivox. org에서 오디오북 다운잗아 참조하세요. 연극하듯 감정 살려 읽어줘서 대략 어떤 분위기인지 파악돼요. 아 톨스토이는 언제나 맛보나..
참 오늘 영어 독소토론수업 시간에 포 갈가마귀 했어요. 그 전에 Lottery 라는 단편 했고요. 오싹 ~ 포 단편도 하나씩 읽어보려구요. 에이바님은 예전부터 문학을 많이 읽으셔서 저축하듯 쌓인게 많으신 것 같아 부러워요. 전 벼락독서하듯 최근 몇년에 몰아서 이것저것 보려니 용량이 안따라간다능

에이바 2016-05-11 23:09   좋아요 0 | URL
그렇잖아도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 보니까 오셀로 관련해서 당시 여성관에 대해 초서의 그리젤다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맥베스랑 오셀로 읽고, 베니스의 상인이랑 폭풍우 읽으려고 해요. 원래는 비극을 먼저 읽고 역사극으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역사극 좀 머리 아플 것 같아서... 오디오북 추천 감사합니다. 저도 지금 이것저것 읽고는 있는데 리뷰로 쓰는게 힘들어요. 카뮈 이방인도 몇 번을 읽었는데 리뷰 쓸 걸 생각하면 굉장히 막막해지네요. ㅋㅋㅋ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읽으려 펼쳤다 덮고... 읽고 소화하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아요. 그래도 전쟁과 평화는 서사성이 강하니만큼 잘 읽을 수 있을 거예요. 소설이 추구하는 모든 게 들어있으니까요ㅎㅎ 다만 소화해내느냐가 문제겠죠... 코너스톤 포 전집 10년 대여 이북으로 싸게 나왔더라고요. 그걸 읽을까 말까 고민중이에요... 그리고 전 그냥 잡다한 이야기들을 좀 아는 것 같아요... 편향된 독서를 하고요...ㅋㅋㅋ

blanca 2016-05-12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너무 기대되는데 이 것 한 권만 주문하기가 그래서 참고 있네요.

에이바 2016-05-13 09:28   좋아요 0 | URL
저도 전쟁과 평화 나올 때까지 조금 기다려보고 같이 살지 일단 이 책부터 살지 고민이에요. ㅠㅠ

다락방 2016-05-13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쟁과 평화가... 네 권짜리라고요? 하아- 저는 두 권쯤 될것이다 생각했는데, 네 권이라니.. 음.. 어쨌든 반가운 소식 고맙습니다. 에이바님 페이퍼는 진짜 고퀄이에요!

에이바 2016-05-13 23:22   좋아요 0 | URL
네 권이래요. 그렇잖아도 박형규 교수님이 뿌쉬킨하우스에서 전집 내신다 해서 기다렸는데 문동에서 나오게 됐네요ㅎㅎ 표지도 궁금하고 기다려져요~~ㅠㅠ

에이바 2016-05-19 1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의하니 전쟁과 평화는 6월 중으로 출간이 미뤄졌대요. 양이 방대하여 그렇다고 합니다.

다락방 2016-05-19 11:06   좋아요 0 | URL
네, 잘 알겠습니다!!
 
[지극히 내성적인]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지극히 내성적인
최정화 지음 / 창비 / 201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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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따스하고 바람이 살랑이는 평온한 오후, 방해받지 않고 편안히 풍경을 눈에 담다 문득 불안해질 때가 있다. 알베르 카뮈는 『안과 겉』에서 이런 체험은 세계와 마주하는 것이라 했다. 모든 것이 제 자리에 있고, 불안해질 이유가 없는데 세상이 무너질 것만 같은 기분. 누구나 한 번 쯤 이러한 불안장애를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최정화의 소설집 『지극히 내성적인』의 등장인물들은 신경과민이나 강박증에서 비롯된 무력함을 보인다. 이들 심리가 불안정해 일상이 낯설어지는 것일까, 아니면 낯설어진 일상이 불안을 불러내는 것일까.


매끄럽게 읽히는 글들에선 묘한 기시감이 느껴진다. (예를 들어 「지극히 내성적인 살인의 경우」에서는 스티븐 킹의 「미저리」) 정확히 무엇이라 꼬집어낼 순 없는데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의 심리가 그리 낯설지 않다. 그렇다고 완전히 익숙한 것도 아니다. 뜬구름 잡는 것처럼 느껴질 테지만 그래도 표현해보자면, 분위기는 꽤 잡혀 있는데 뭔가를 보여줄 듯 보여주지 않고 있다. 단편들은 한껏 불안함을 유기한 채로 끝맺어 독자에게 의문을 남김으로써 열린 결말을 맺는다. 이런 구조 때문에 보여줄 듯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묵직한 한 방이 없다. 섬세하다...


일상을 비틀어 불안을 뿌려놓았으면 그 감정이 전이될 만도 한데 그런 정도는 아니고, 상황을 관망하는 듯한 화자의 목소리에 따라가게 된다. 이야기들은 세심하게 배치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끌림은 부족하다. 「틀니」에서 남편의 결점과 「홍로」에서의 거짓말, 이를 계기로 인물들 간 관계와 심리가 변화하는 장면 묘사가 좋았다. 각 단편들을 이끌어가는 것은 여성들이다. 다시 말하자면 불안과 강박증을 앓고 있는 캐릭터가 여성이란 이야기인데, 읽는 중에 떠오른 것은 왜 여성일까 하는 것이었다.


물론 남성들도 등장한다. 「팜비치」와 「대머리」에서는 주인공이지만 나머지 소설들에서는 대체로 불안을 일으키는 상대를 관찰하는데 머무른다고 할까? 다소 흐릿한 인상을 준다.  「오가닉 코튼 베이브」, 「팜비치」, 「대머리」, 「파란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피상적인 것에 집착하거나 그들의 행위로 판단하게끔 하는, 대상화 되는 면이 있다. 「대머리」와 「홍로」, 「타투」에 등장하는 남성들의 결함 역시 적나라하게 드러나지만... 아직 내가 부족한 탓인지 일독 했을 때 얻은 인상이 오래 간다.


최정화 작가가 장편 소설을 쓴다면 어떤 분위기일까? 장편을 읽고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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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16-05-08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정화 작가가 악스트에서 `도트`라는 장편을- 단편들과는 달리, 아주 사실주의적인 소설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연재하고 있다는 기억이 납니다.

아마 거의 다 연재를 한 것 같은데, 정확한 건 아닙니다,

물론 장차 많이 뜯어 고치겠지만, 뜯어고친다고 해서 좋아지는 경우는 잘 없지만, 있을 수도 있겠져.ㅎㅎ

이무려나 한번 살펴 보세연, 에이바 님.^^

에이바 2016-05-11 15:22   좋아요 0 | URL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찾아보니 이번달에 연재가 마무리 되네요. 그건 그렇고, 제가 지난 달에 악스트를 처음 샀는데 글자가 너무 작더라고요. 그래서 안 읽고 덮었는데 책장에 자리가 없어 정리해버렸어요. 글 분위기를 알 수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맘 편하게 출간되면 봐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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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
모신 하미드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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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로 포장된 소설을 읽으면서 무엇을 바랐는가. 제목에서 블랙 코미디를 예상했는데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독자가 이입하기 좋은 당신, 2인칭으로 등장하는 주인공이 ‘경제적으로 도약하려는 아시아 어느 나라의 가난한 시골 집안에서 태어나, 도시로 가서 교육을 받고, 부자가 되고, 일생의 사랑을 얻는’ 이야기다. “2015년 가장 좋은 소설”이라... 그런 찬사는 과분하다. 소설이 택한 형식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작가의 두 번째 소설 『주저하는 근본주의자』가 들은 호평을 알고 있기에 조금 실망했다.


신흥 국가에서 ‘더럽게 성공하는 법’은 다소 식상할지 모른다. 경제발전 정도에 따라, 우리의 과거이자 누군가의 현재라 할 수 있는 이 주제는 현실과 가상 매체에서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차이점은 사실을 과장하거나 축소하는 정도에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책은 누군가의 인생을 담담하게 서술하는 전기라 할 수 있다. 이른바 개천용이 되기 위한 조건들을 거쳐 ‘당신’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말이다. 주인공이 ‘당신’으로 지칭되기에 독자와 작가는 주인공에 쉽게 이입하게 된다.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


모신 하미드는 이 책을 영어로 썼고, 영어권 독자들이 대체로 ‘아시아’ 사정을 잘 알지 못한다 생각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꽤 드라마틱했을 것이다. 한국 소설에서 2인칭, 혹은 3인칭으로 글을 썼을 때의 효과와는 조금 다를 것이란 생각이 든다. 번역의 문제는 아닌데, 개인적으론 그다지 이입할 수 없었다. 성별이나 세대 차이가 아니라 이런 인물이 등장하는 매체에 익숙해서라고 해두자. 가까운 역사, 비슷한 문화 등으로 묶일 수 없는, 셰익스피어의 언어를 쓰는 그이들이 ‘당신’에 이입했을 때 효과로 인해 호평이었으리라 짐작한다. 


그 이유는 아시아인이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그 상황을 이해할 수는 있어도 완전히 ‘공감’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공감이란 완전히 그 사람의 처지가 되는 것, 그 사람의 껍데기를 입은 채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초경을 시작한 누나가 열 살 많은 아버지의 팔촌과 결혼하는 것- 그의 아내가 출산 중 사망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며 이러한 결합이 이상하지 않다는 것 말이다. 여기에 공감할 순 없지만, 내 세대에도 여전히 맏딸의 희생이 당연시 되고 있으니 익숙하다곤 할 수 있지 않은가.


‘자기계발’이라는 표현에서 ‘자기’는 모호한 개념이라는 것에서 출발하게 된, 그리고 이제껏 나온 책들은 모두 ‘자기계발서’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는 이 소설의 궁극적인 주제는 무엇일까. 우리는 일생동안 자기를 계발하지만, 그 목적을 달성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어느 쪽이 되었든 마지막 순간에 함께 할 사람을 떠올려보고, ‘당신’이 유의미한 삶을 살았노라 할 수 있다면 꽤 괜찮지 않은가. 신흥 아시아에서 부자가 되는 법을 착실히 밟은 ‘당신’이라는 주인공에, 작가의 의도대로 독자가 이입함으로써 ‘창조’해낸 인생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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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날 10개의 질문

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저녁에, 조금 피곤할 때 쯤이요. 다음날이 걱정되면서도 책을 놓지 못하는, 노곤함을 이겨내는 독서가 좋아요.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종이책을 선호합니다. 책의 무게감, 책장을 팔랑이며 넘길 때 퍼지는 책 내음, 손끝에 닿는 종이의 질감... 전자책이 줄 수 없는 것들이죠. 밑줄긋기도 인덱스도 잘 안하는 편이에요. 독서 흐름이 끊겨서요.


Q3. 지금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침대에선 책을 읽지 않습니다.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앤 패디먼의 『서재 결혼 시키기』를 보니, 작가별로 혹은 시대별로 배열해두더라고요. 저는 출판사나 책 높이에 맞춰 배열해둬요. 몇 년 전에 책장을 정리한 후론 적당한 규모로 유지하려는 편이에요.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책장에 숨겨둔 일기장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딱히 떠오르는 작가는 없는데, 좋아하는 작가를 만나면 한 마디도 못할게 뻔하기 때문에... 뜬금없이 떠오른 보이니치 필사본의 원작가를 만나고 싶어요. 이 문서를 쓴 이유와 독해법을 알려달라고 하고 싶습니다.

보이니치 필사본(클릭)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휴가지가 아니라 조난지라는 가정 하에 트렁크를 열었는데 세 권이 이 책이라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쓰고보니 이거 무인도에 가져가기엔 위험한 책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성경』: 차라투스트라 때문에 가져가야겠다 싶군요... 그리고 남은 책은

『마션』: 첫 문장만 계속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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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4-23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하하하하!!!!!

5번, 5번, 5번!!!!

너무 반가워요.
반가워요, 반갑구만~~~ ㅎㅎㅎ

에이바 2016-04-23 09:29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민음사 제인에어 좋아하시죠..? 샬럿 브론테 탄생 200주년 기념으로 민음사 제인 에어 합본 한정판이 나왔는데 교보에만 파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제인과 에드워드를 완벽히 옮겨놓은 건 을유 조애리 교수님 역이라서 지름신을 눌렀습니당ㅎㅎ

단발머리 2016-04-23 09:32   좋아요 0 | URL
우하하핫!
좋은 정보 감사해요~~~
교보문고 가봐야겠어요. 살 거예요~ ㅋㅋ

CREBBP 2016-04-23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인에어도 썼다가 하나만 골라야해서 지웠어요. 통과의례인가봐요 제인에어 키다리아저씨 ㅋㅋ
<존재의 세가지>를 읽다 놓을 수도 있군요. 전 네번 정도 읽었을거에요. 두번정도는 앞에서 뒤로 나머지는 여기저기 뒤적뒤적하다면서 앞뒤 없이 읽고또 읽고.. 이게 참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자나요. 자꾸 들여다보게 되더라구요.

마션은 머그컵에 i am fucked 써있어서 늘 커피머시면서 그 첫문장을 매일 읽죠 ㅋㅋㅁ

에이바 2016-04-28 13:38   좋아요 0 | URL
그쵸 존재의 세가지는 생각을 많이 해야해서 읽다가 덮었어요 ㅜㅜ 책 읽다 덮는 일이 많아지네요 마션 진짜 첫문장 장난 아니죠 im pretty much fucked ㅋㅋㅋ

cyrus 2016-04-23 1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럼 저는 6번 질문의 답변에 ‘앨범’이라고 써야겠어요. 흑역사의 실체가 그대로 남아 있는 무시무시한 책이니까요. ^^

초딩 2016-04-23 12:00   좋아요 0 | URL
흑역사 ㅎㅎㅎ
좋은 날 되세요~

에이바 2016-04-28 13:38   좋아요 0 | URL
인정하십시오... 당신의 과거를! ㅎㅎㅎ

맥거핀 2016-04-26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번 질문의 답을 보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저 단호함!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반가운 책이네요. 저도 어렸을 때 거의 처음으로 읽은 본격문학이라고 할만한 책입니다. 나중에 영화도 봤는데, 어렸을 때의 그 느낌이 도무지 살아나지를 않더군요.

에이바 2016-04-28 13:42   좋아요 0 | URL
어렸을 때 읽어서 제인이 갇혔던 붉은 방이 상당히 오래 기억에 남더라구요 영화는 여럿 있지만 다 별로였고(특히 가장 최근에 개봉한 영화) 저한텐 bbc에서 만든 드라마가 최고였어요. 정말 소설을 그대로 옮겼는데 흠이 있다면 로체스터가 너무 잘생겼고 제인이 키가 좀 크다는 것...

한수철 2016-04-27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례하지만,

활동 띄엄띄엄...입니까?

에이바 2016-04-28 13:40   좋아요 0 | URL
네 요즘 좀 바쁘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