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천마괭이눈

유난히 밝은 노랑색이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올망졸망 모여 핀 모습에 한동안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눈맞춤을 하고 있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다가갔다 물러섰다를 반복하며 곁을 서성인다.

노고단 오르는 숲에서 처음 만난 이 괭이눈은 이렇게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이번 멀리 강원도 어느 숲에서 만난 무리는 이름 앞에 왜 '금'자를 붙였는지 확실하게 알려주었다.

꽃이 색이나 향기로 유난을 떠는 것은 이유가 있다. 벌과 나비 등 꽃가루 매개자들의 눈에 잘 띄어야 수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눈에 잘 보이는 색으로 있다가 수정이 끝나면 다른색으로 변하는 꽃들이 많다. 천마괭이눈도 노랑색에서 녹색으로 변한다.

천마괭이눈은 꽃받침조각과 주변 잎이 금가루를 뿌린 듯 유난히 노랑색이 시선을 끌고 열매 모양이 고양이의 눈을 닮았다 하여 '금괭이눈'이라 불렀다. 최근 천마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천마괭이눈'이라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천마괭이눈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내겐 여전히 금괭이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남바람꽃
발품 팔아 제법 많은 산들꽃들을 만나면서 꽃의 아름다움에 주목한 이유가 일상에 휘둘리는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은 마음의 반영인듯 싶다. 못 본 꽃이면 보고 싶다가도 일단 보게 되면 그 꽃에서 다른 모습을 찾게 된다.

남바람꽃, 가까운 곳에 두곳의 자생지가 있어 비교적 쉽게 만나는 꽃이다. 비록 철조망에 갇혀 보호를 받고 있는 현실이지만 울타리 밖 몇개체만으로도 충분하다. 올해는 조금 더 멀리 잏는 다른 곳에서 보았다.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바람꽃 종류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니 다소 싱겁지만 꽃이 전하는 자태만큼은 다른 꽃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만큼 아름답다. 특히 막 피기 시작할 때 보여주는 꽃받침잎의 색감은 환상적이다. 진분홍빛의 뒷모습이 풍기는 그 아련함을 주목하게 만든다.

적당히 나이들어 이제는 삶의 진면목을 아는듯한 여유로움에서 오는 뒷모습이 곱게 나이들어가는 여인네를 연상케하는 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계령풀

한번이라도 볼 수 있을까 싶었다. 딱히 나서지 못할 이유도 없었지만 그저 먼길이라 여겨 마음을 내지 못한 탓이다. 아니면 적절한 때에 이르러서 불러주는 이를 기다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만항재라 했다. 동강할미꽃 보러 나선 길에 스치듯 잠시 머무르긴 했지만 안개 속에서 실체에 접근하지 못한 곳에 다시 섰다. 비탈진 경사면에 여기저기 피어나는 중이다. 극히 일부만 봤으니 만항재의 꽃놀이는 아직도 남겨둔 셈이다.

강한 노랑색의 꽃이 모여핀다. 빛을 받아 한껏 미모를 자랑하니 눈맞춤은 오래갈 수밖에 없다. 고도 1,000m가 넘는 강원도의 깊은 산에서 자라는 희귀한 식물이라고 한다. 환경부에서 희귀종으로 지정(지정번호 식-65)하여 보호하고 있다고 하지만 서식지에는 흔한 꽃으로 보일 정도로 많이 핀다고 한다.

실물이 사진보다 이쁜 꽃들이 있는데 한계령풀도 마찬가지다. 노랑의 꽃과 녹색 잎의 어울어짐이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실물을 보는 것이 만배는 더 이쁘다. 머리속에 상상으로 그려지는 풍경만으로도 이미 꿈속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녀치마

때가 되면 이루어진다는 말은 가만 있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정성을 다하여 기회를 만든 후에야 비로소 온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꽃을 보는 일도 마찬가지다. 멀리 있어 보지 못하고 아쉬워만 하다가 오는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먼길을 나섰다.

죽령 옛길을 올라 그늘진 경사면에서 첫눈맞춤을 했다. 올해는 강원도 어느 숲에서 만났다. 몇번의 눈맞춤이 있었다고 꽃을 대하는 마음이 한결 느긋하다. 빛을 품고 제 속내를 드러내며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꽃마음이 불원천리 달러온 그 마음에 닿았나 보다. 반짝이는 보랏빛 꽃술을 품는다.

처녀치마, 특이한 이름이다. 땅바닥에 퍼져 있어 방석 같기도 한 잎에서 치마라는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꽃이 필 때는 작았던 꽃대가 활짝 피면서 쑥 올라온다고 한다.

차맛자락풀이라고도 하며 비슷한 종으로는 칠보치마와 숙은처녀치마가 있다. 숙은처녀치마는 지리산에서도 만날 수 있으니 올해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모데미풀

먼 길을 기꺼이 나선 이유 중 하나가 이 꽃을 보고자 함이다. 보고픈 꽃은 멀리 있다는 것은 붙잡힌 몸 보다는 게으른 마음 탓은 아니었을까.

소백산에서 보던 것을 이번엔 더 위쪽으로 올라가 강원도에서 봤다. 소백산과 환경이 다르니 꽃이 주는 느낌도 다르다. 조금 늦은 시기였다는 차이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 나라 특산식물로 지리산 자락 운봉의 모데미에서 발견되어 모데미풀이라고 한다. 가을에 물매화가 있다면 봄에는 단연코 이 모데미풀이라고 할 만큼 정감이 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소백산 어느 계곡을 제법 올라 눈이 녹아 흐르는 물가에 다소곳이 피어있는 꽃을 본 그 첫 순간을 잊지 못한다. 더 풍성하게 몸은 덜 고단하게 느긋한 마음으로 봤으니 그곳에 다시 갈 이유가 생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