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感通감통이다
느낌이나 생각이 통한다는 말이다. 이 말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독립된 대상이 있다는 것을 전재로 한다. 대상이 있어야 이것과 저것이 통한다는 것이 성립될 수 있다.

통하기 위해서는 과정이 필요하다. 과정은 수고로움을 동반한다. 이 수고로움은 이해받지 못함, 억울함, 미안함, 아픔, 고독, 외로움, 허탈과 같은 부정적 감정의 변화를 동반한다. 하여, 대개는 그 수고로움을 이겨내지 못해서 관계가 어긋나기도 한다.

또한, 통하기 위해서는 이것과 저것을 이어주는 매개가 있어야 한다. 이 매개는 말, 표정, 몸짓이나 기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무엇을 어떻게 사용하든 이 매개를 통해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수고로움의 과정을 무색케하는 것이 있다. 대상과 본질이 같아 서로 같은 존재임을 알아보는 것이다. 이는 마음의 결과 온도가 같아 곧바로 통하는 심통心通이다.

꽃을 사이에 두고 감통感通에 심통心通이니 여기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애기석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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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화등선羽化登仙
입추立秋라 그런걸까. 습기를 덜어낸 땡볕에선 잘 말라가는 풀 냄새가 난다. 뽀송뽀송하면서도 부서지진 않을 적당한 까실거림이 이 느낌과 비슷할까.

소동파가 유배지 황주에서 쓴 적벽부에는 우화등선羽化登仙이라는 말이 나온다.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른다는 이야기 속 모델이 바로 매미다.

중국 진나라 시인 육운陸雲은 한선부寒蟬賦에서 매미는 5가지 덕을 갖춘 익충益蟲이라고 평가했다.

학식文, 청결淸, 청렴廉, 검소儉, 신의信

머리에 관대가 있으니 문文이고,
이슬만 먹으니 청결淸하고,
곡식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니 청렴廉하고,
집 없이 사니 검소儉하고,
때를 맞춰 나타나니 신의信를 안다.

그래서 옛날 임금님들은 매미의 오덕처럼 선정을 펼치라는 의미로 매미의 투명한 날개를 형상화한 익선관翼善冠을 썼다고 한다.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간혹 부는 바람이 전하는 가을의 냄새를 놓치지는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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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내다'

모든 꽃은 외침이다. 나를 봐 달라는 몸부림이다.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향기까지도 다 나를 주목해 달라는 아우성인 것이다. 하여, 나비와 벌, 바람 등 나를 봐주는 것들의 수고로움에 의지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한다.

사람이라고 다를까? 고도의 사고체계를 가졌다는 사람들은 이 풀과 나무의 그것을 모방하여 자신을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머리를 쓴 치말한 계획만으로는 성공하지 못하는 무엇이 있다. 가슴을 울리지 못함이 그것이다.

이 드러냄은 신중 해야한다. 애써 앞서지도 미루지도 않고 필요한 때 적절하게 어색할지라도 진심을 담아 스며들듯 그렇게ᆢ. 과대포장해서도 안되지만 더욱 촉소해서도 안된다.

말, 표정, 기호, 사진ᆢ. 어느 것 하나 이것을 벗어난 것은 없다. 비록 때를 못맞춰 설익어 떨어지거나 어설퍼 전하고자하는 바를 다 전하지 못해 당황스러울지라도 상대에게 드러내야 한다. 드러내면 달라진다. 달라지는 것은 상대도 나도 마찬가지다.

당신과 시간에 기대어 온 수고로움이 모두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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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우선 말을 하지 않으면 편하다. 몸도 편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이 홀가분하다. 그렇다고 말을 전혀 하지않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말,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한다는 말이다.

밖으로 나온 말은 힘을 가진다. 상대와 소통을 위한 내면의 울림을 전달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힘이다. 이 말의 힘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으며 상대와의 시간의 겹을 쌓아가는 수고로움이 동반되었을때 발휘된다. 그러니 말은 당연히 무게를 지닌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아침과 저녁에 달라지면 말의 무게는 없다.

무게와 힘이 없는 말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특히 높은 목소리로 외치는 이들의 말이 허공에 맴도는 시대에 애써 말을 아낀다는 것은 말에 무게를 얹어 힘을 갖게 만드는 일이다. 무게와 힘이 있는 말은 지극히 아름답고 깊은 울림을 전한다.

'말은 무게가 있어야 한다'

당신의 한마디 말이 내 가슴에 쌓여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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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물이 키워낸 잎과 그 사이를 건너는 바람이 꽃을 피웠다. 꽃은 뜨거운 태양의 열기로 결실을 맺는다. 시간은 그렇게 흘러 떠나보낼 준비를 마쳤다.

8월의 시작이다. 여전히 뜨거운 햇볕으로 버거운 시간일 테지만, 그 뜨거움이 연자蓮子를 여물게 한다. 연자蓮子가 여물어 단단한 껍질 속을 부드러움으로 채워간다.

겉으로 보이는 단단함보다는 내 안의 부드러움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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