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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웃는 남자 (1869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ㅣ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빅토르 위고 지음, 백연주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1월
평점 :
웃는 남자
빅토르위고는 레미제라블의 작가로서 널리 알려져 있다.
위고의 아버지는 나폴레옹 휘하의 장군으로서 출세가도를 달리는 사람이었다.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위고는 어릴 때부터 여기저기 많은 곳을 따라 다녔다.
아버지는 위고가 군인이 되길 바랐으나, 위고는 이미 11살대부터 문학의 길을 가기로 다짐 하였다고 한다. 공화주의자로서 나폴레옹3세의 쿠데타를 반대하다가 국외로 추방되어 19년간 망명생활을 하기도 하였다. 나폴레옹 3세가 몰락한 후 프랑스 국민의 열렬한 환호속에 파리로 돌아온 위고는 정치에 입문하기도 한다.
위고는 작품을 통해 현실을 고발하고 비판하고자 하였다.
레미제라블은 장발장이라는 한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당시 사회현실을 고발한 작품이다. 주인공인 장발장에 관한 이야기는 3분의 1정도에 불과하고, 3분의 2는 19세기 초의 프랑스 사회와 풍습, 그리고 다양한 문제에 관한 저자의 견해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인 ‘웃는 남자’도 빅토르위고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자를 대비시켜 가진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어떤 존재로 생각하는지를 잘 드러낸다.
소설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17세기에는 콤프라치코스들이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콤프라치코스는 왕이나 귀족들의 광대를 만들기 위해 멀쩡한 아이를 데려다가 미숙아로 만들고, 얼굴을 짐승의 얼굴로 변형시키는등 압박과 성장방해를 통해 인위적으로 아이의 얼굴을 기괴하게 만든 후 그들을 판매하던 어린아이 장사꾼들을 말한다.
하지만 왕조가 바뀌고 제재가 내려지게 됨에 따라 이들이 키우던 아이들은 버려지게 된다.
이책의 주인공인 그윈플렌도 콤프라치코스들에 의해 길러지던 아이인데, 그는 입이 변형된 아이 이다. 영화 배트맨에서 조커의 모델이 바로 그윈플렌이라고 한다.
10살 정도된 그윈플렌은 콤프라치코스들에 의해 버려지고, 추운겨울날 맨발로 사람이 있을 만한 곳을 찾아 나선다.
그러던 중 죽은 여자의 품안에서 안겨있는 살아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하고는 자신의 누더기로 감싼후 마을 찾아 헤맨다. 어렵게 마을을 찾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윈플렌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당시는 흑사병이 휩쓸고 간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한 오두막집에 도착하게 되고 여기서 그는 자신을 아들처럼 길러주고 보호해줄 방랑자이자 철학자인 우르수스를 만나게 된다.
우르수스는 그윈플렌과 그윈플엔이 데려온 데아와 함께 곡예사로 돈을 벌며 떠돌아 다니게 된다. 간난 아이였던 데아가 어느덧 소녀티를 벗게 되자, 우르수스는 그윈플렌과 데아를 결혼시킬 계획을 한다. 데아는 앞을 보지 못한다. 그녀에게 그윈플렌은 종교에 가까운 존재이다.
그들의 사랑은 세속적이지 않고, 서로의 영혼을 어루만지는 고귀한 사랑이다.
하지만 런던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서 데아와 그윈플렌 사이에 새로운 사람이 끼어들게 되고
소설은 이제와는 다른 방향으로 스토리 발전시킨다.
레미제라블에서 그런 것처럼, 이책에서도 위고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발전해 가는 이야기사이에 시대상황과 사회의 문제점을 비판한다.
책 앞부분에 콤프라치코스를 설명하면서 나온 문장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운수 좋은 이들이 벌이는 불운한 자들에 대한 착취”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단지 운이 없었을 뿐이고, 가진 자들은 이들에 비해 운이 좋았을 뿐이다. 예를 들면, 좋은 머리를 운좋은 자들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듯, 나쁜머리도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니란 말이다. 부자와 빈자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라는 것을 의미하는 이 말 “운수 좋은 이들이 벌이는 불운한 자들에 대한 착취”는 읽는 순간 잠시 생각에 잠기면서 겸손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