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1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착수 미생 1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본격 샐러리맨 만화

 

 

미생은 검정고시 출신 고졸에 이력서에 적을 거라고는 컴활2급 밖에 없지만 오랜 시간 함께한 바둑에서 배운 신중함과 통찰력, 배려심을 지닌 장그래가 무역회사에 인턴으로 들어가 입사P.T 시험을 거치며 일어나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지나치게 현실적인 치열한 직장 이야기 속에 바둑이라는 정신적인 스포츠 자연스레 스며들어 단면적인 만화가 웅장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인물 한명 한명의 열정과 고단함이 피부로 느껴져 직장인 팬들은 동감하며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하며 위로를 받는다고 하는데 저는 만화 속 인물들의 모습 하나 하나에서 후회와 반성을 느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왜 나는 견디지 못했을까, 그리고 왜 나는 그만한 열정과 버틸 수 있는 끈기를 만들어내지 못했을까 하는 자기반성이라고나 할까요. 미생이라는 글자의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는 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예전에 어떤 분에게서 사회생활을 잘 하려면 삼국지를 여러번 읽어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의 느낌을 미생을 읽으며 다시 한번 느꼈던 것 같아요. 바둑이란 것에 대해 전혀 무지하고, 생소하고, 흥미 또한 없이 살았던 저였는데 미생을 통해 바둑에 극한 흥미와 감동을 느꼈습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즐거움은 언제나 즐겁죠. 바둑을 배우면 새로운 것을 앎과 동시에 그보다 엄청난 깨달음과 지적, 내적인 힘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됩니다. 바둑알로는 알까기와 오목밖에 안 해본 과거를 생각해보니 괜히 웃음이 나네요.

 

재미와 감동과 열정과 공감, 위로와 반성까지 다양한 감정에 휩쓸리게 해준 미생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지 않는다는 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지음 / 마음의숲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김연수 작가의 원더보이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떠다니는 문구들이 눈에 콕 박혔던 기억은 셀 수 없이 많다. 호기심이 조금 일었던 작가여서 그랬을까, '지지 않는다는 말'이란 제목이 혹여 꼭 이겨야 한다는 내용을 담진 않았을까 조금 조심스럽기도 했다. "가장 천천히 뛴다고 생각하면 가장 빨리 뛸 수 있어"를 읽고 매일 뛸 수 있게 되었다는 작가. 이 책은 빠르게 달린다는 느낌보다 자기답게 걷는 법을 일깨워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p. 41 하늘을 힐끔 쳐다보는 것만으로

 

몰아치는 바람 앞에서도 아무 일이 없다는 듯이 꼿꼿하게 서 있다면, 그건 마음이 병든 나무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매 순간 달라지는 세계에서는 우리 역시 변할 때 가장 건강하다. 단단할 때가 아니라 여릴 때. 나는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볼 때마다 내가 여린 사람이라는 걸 인정한다. 여리다는 건 과거나 미래의 날씨 속에서 살지 않겠다는 말이다. 나는 매 순간 변하는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살고 싶다. 그래서 날마다 그날의 날씨를 최대한 즐기는, 일관성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p. 203  어쨌든 우주도 나를 돕겠지

 

"내 인생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고 있는데, 내가 제대로 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없어."

- 헤밍웨이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나는 결코,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는 스무 살이 되고 싶지 않아요. 스무 살이라는 건 정말 끔찍했어요. 끔찍했다니까요." 맨해튼의 거리를 가로지르며 에리카가 말했다. "이젠 저도 알아요. 나이가 드니 상실을 맛보게 되죠."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조금 더 걸었다. "하지만 있잖아요." 그녀가 조금 있다가 덧붙였다. "이상한 일이지만, 생각해 보면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묘하지 않아요?"

 

 

 

흔한 가요를 듣다보면 정말 내 얘기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책이 그랬다. 어쩌면 딱 내 상황에 맞는, 내 기분같은 말들을 준비해둔 것 마냥 신기했다. 멈춰있을 때보다 흔들리고 있을 때가 유독 많았던 나는, 지금 또 흔들리고 있는 중인데 이런 내가 질리려고 할 때 그는 나에게 "날마다 그날의 날씨를 최대한 즐기는, 일관성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내가 꿈꾸던 사람. 그는 그런 사람일까?

 

자기계발서 느낌의 제목을 가진 김연수의 산문집은 밀거나 당기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걷고 또 걷는 사람의 모습이 담긴 책이었다. 자유롭고, 긍정적이고, 위트있는 사람. 김연수라는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몇 배로 증폭되는 느낌을 막을 수 없었다. 꽉찬 진지함 보다는 약간의 여유를 머금고 사는 사람. 각박한 청춘들의 마음에 1%의 여유를 심어줄 수 있는 이야기 책이 아닐까. 여리지만 누구보다 강한 사람. 김연수 작가처럼 나 또한 여린 사람임을 인정하며 모든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살고 싶다. 때론 쉬지 않고 흔들리는 내가 지칠 때도 있겠지만 결국, 어쨌든 우주도 나를 돕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두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라디오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라카미 하루키 하면 어쩐지 어둡거나 진지한 글이 떠올랐다. 편견일지 모르지만 유머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이미지였다. 나에겐. 그의 능청스러운 감성을 잘 담은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는 하루키를 좋아하는 매니아에겐 너무 가벼울지도 모르지만 나에겐 한 걸음 더 그에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 발판이 되었다.

 

 

 

p.188 슈트를 입어야지

 

 

"한편, 슈트를 사러 갈 때는 슈트를 입고 간다. 반바지에 샌들 차림으로 가게에 들어가서 슈트를 고르는 건 결코 쉽지 않으니까. 일단 슈트를 입고,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고, 머릿속을 슈트 모드로 바꾼 뒤 슈트를 사러간다. "

 

 

이 부분에서 나는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아마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옷을 사러 가거나 구두를 사러 갈 때, 화장품을 사러 갈 때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바가지를 쓰거나 무시를 당해봤다면 더 그럴 것이다. 나는 이 문장을 이렇게 바꾸고 싶었다. 쇼핑을 하러 갈 때는 풀메이크업, 풀패션을 장착하고 간다. 일단 하이힐을 신고, 아이라인을 그리고 머릿속을 도도한 쇼퍼 모드로 바꾼 뒤 쇼핑을 하러 간다. 여자들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 하루키의 위트에 감사를 표한다.

 

 

 

p.200 결투와 버찌

 

고교시절 푸슈킨을 읽고 버찌를 잘 먹게 되었다는 하루키. 목숨을 건 결투에서 버찌를 먹으며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나타난 상대를 보고 몹시 자존심이 상한 실비오의 이야기였다. 결국 실비오는 공포를 느끼지 않는 상대에게 한 발을 쏠 권리를 보류한다. 그 뒤의 이야기는 궁금해서 찾아보았지만 하루키가 책 속에서 결말을 밝히지 않고 직접 읽어보길 권하니 나도 밝히지 않겠다. 어쨌든 하루키는 그 뒤로 버찌를 잘 먹게 되었다고 한다. 버찌를 먹으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이의 기분을 낼 수 있다고. 두려움이 하나 씩 늘어나는 요즘, 나도 내일은 버찌를 사서 버찌가 담긴 종이봉투를 손에 들고 늦여름 거리를 걸어 볼까 한다. 나 또한 하루키처럼 '무서운 게 없는' 기분은 들지 않겠지만, 아주 잠시라도 푸슈킨의 겁없는 젊은이의 기분을 흉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 때문에.

 

 

하루키 하면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는 '굴튀김'.

 

잡문집이 나왔을 때 인터넷에는 온통 굴튀김에 대한 이야기로 시끌시끌했었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이 책에서도 하루키의 굴튀김 사랑은 빠지지 않았다. 아직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굴튀김을 이번엔 꼭 시도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박사박 실처럼 가늘게 썰은 양배추와 갓 튀긴 따끈따끈한 굴튀김. 두부와 쪽파를 넣은 된장국에 따뜻한 흰밥. 문장과 단어에서 맛있는 그림이 그려져 야심한 새벽에 침을 삼키게 만든다.

 

나처럼 여유로운 가을 휴가를 상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주저없이 권하고 싶다. 사박사박 실처럼 가늘게 썰은 양배추와 갓 튀긴 따끈따근한 굴튀김과 기호에 맞는 술을 한 모금 홀짝이며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어보라고. 분명 마음에 약간의 엔돌핀과 함께 평온함이 느껴질 거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빌뱅이언덕]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빌뱅이 언덕 - 권정생 산문집
권정생 지음 / 창비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동화는 슬프다. 그러나 절대 절망적인 것은 없다."

 

 

빌뱅이 언덕 목차 1부에서 부터 그는 담담한 듯한 문장으로 강렬한 메세지를 날렸다. 과연 동화작가일까 싶을 정도로 한 글자 한 글자가 뇌리에 박혔다.

힘들었던 일제시대 시부야 빈민가의 막내아들이었던 권정생. 힘들었던 그 시절 가진 거라곤 아픈 몸 하나 밖에 없었던 그 시절, 거리 청소부였던 아버지가 고물장수에게 팔기 위해 쓰레기 더미에서 헌책을 가려내어 온 것은 운명이고 행운이었을 것이다. 찢겨 나가고 불에 탄 그 책들 속에서 혼자 글을 읽히고 세상을 배웠다고 하는 권정생. 그 장면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니 내 나이로는 잘 상상이 되진 않지만 그 종이 한장 한장이 그에게 얼마나 큰 빛이고 꿈이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 한켠이 아려왔다. 낡은 책 속의 이야기를 머릿속에 옮겨 담아 이불 속에 누워 하나하나 그림을 그렸을 그 어린아이. 꿈속에서 까지 동화 속 슬픈 장면이 나타났다고 하는 구절에서는 이왕이면 행복한 헌책들을 접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폭격과 어쩔수 없는 이별, 슬픔 속에서 이야기와 함께 자란 아이는 슬픈 동화를 만들고, 그슬픔 속에도 희망을 새기는 힘을 키웠다.

 

 

"흔히 동화에다 무리한 설교조의 교훈을 담은 것이 있는데, 과연 그런 동화가 우리 인간에게 얼마만큼 유익한지 알 수 없다.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것은 훈시나 설교가 아니다. 고도로 발달된 과학 문명 속의 인간보다 잘 보존된 자연 속의 인간이 훨씬 인간답다. 설교를 듣는 것보다, 한 권의 도덕 교과서를 보는 것보다, 푸른 하늘과 별과 그리고 나무와 숲과 들꽃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지구는 한쪽으로만 돌아서 인간을 미치게 했는지 모른다. 정신 장애자가 아닌 인간은 이젠 이 지구상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다 미쳐 버렸는데 누가 누구를 가르치고 누구에게 배운단 말인가?

 내가 쓰는 동화는 그냥 '이야기'라 했으면 싶다. 서러운 사람에겐 남이 들려주는 서러운 이야기를 들으면 한결 위안이 된다. 그것은 조그만 희망으로까지 이끌어 줄 수 있기 때문에."

 

 

그의 글에는 분명 서러움이 있다. 겪어 온 모든 것들이 죽지 않고 가슴이 담겨져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절망은 없다. 슬픔은 희망보다 슬픔이 더 위안이 된다. 이기적인 말이지만 누구나 그렇다. 힘든 시절을 보낸 그는 누구보다 그걸 잘 아는 사람인 것 같다.

누구보다 자연적인 자연적인 이야기를 쓰는 자연적인 사람. 그의 슬프고 서러운 이야기에 나 또한 위로를 얻고 마음을 치유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랄랄라하우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랄랄라 하우스 - 묘하고 유쾌한 생각의 집, 개정판
김영하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랄랄라 하우스.

 

따스해 보이는 고양이의 발과 연필, 흐릿한 표지에 발랄한 여섯글자의 제목이 적혀있다.

 

어떻게 보아도 에세이스러운 이 책은 어쩐지 나도 모르게 여자가 쓴 책일 거라고 착각해버릴 정도의 따뜻한 분위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표지와는 다르게 100퍼센트의 감성자극 에세이가 아닌 소란하지 않은 유쾌함을 머금고 있는 책이었다. 여러가지 짧고 많은 이야기와 김영하의 엉뚱한 상상력의 산출물들이 담겨있지만 정신없거나 소란하지 않고 빠져들 수 있다는 건 참 매력적인 힘인 것 같다. 읽을 수록 눈이 커지고, 점점 더 빠져들게 되는 표지의 카피처럼 '묘하고 유쾌한' 에세이였다.

 

기억나는 글 중 하나는 '헌책방'에 관한 이야기다. 나도 중고서점에 책을 팔아본 적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팔면서도 내자식 같은(?) 묘한 슬픔이 느껴져서 괜히 책에게 미안해지곤 했는데, 저자가 그것도 자신의 싸인이 담긴 책을 중고서점에서 실제로 발견하게 되면 그 기분은 어떨까. 나같은 심약(?)하고 욱(?)하는 질병이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슬픔과 직업에 대한 회의와 기분나쁨이 비빔밥처럼 섞여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저절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해졌을 것 같다. 그 글의 하단에는 버나드 쇼의 이야기가 적혀져 있었다. 버나드 쇼는 헌책방에서 자신의 서명본을 발견하자 아주 귀여운 복수를 했다. 그 책에 다시 서명을 해서 내다 판 사람에게 다시 보낸 것이다.

 

"삼가 다시 보내드립니다."

 

내다 팔았던 책이 다시 돌아온 것을 보고 그 독자는 얼마나 놀랐을까! 미안한 마음이 드는 한편 '이 책은 내 운명일까!' 하는 묘한 기분도 들었을 것이다. 그 후로 그 작가의 책에 더 관심이 많아졌겠지. 소심하고 뒤끝있지만 위트있는 복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한참을 웃음짓고 있었다. 내 손을 떠나 중고서점으로 간 그 책들이 작가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지만, 버나드 쇼의 그 책처럼 한 줄의 따끔한 메세지를 새기고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 하는 우스운 상상도 해본다.

 

 

그리고 김영하 작가 부부의 식구들인 두 마리의 고양이 이야기. 방울이와 깐돌이.

고양이를 너무 좋아하는 나는 그들이 길고양이 두 마리와 가족이 된 이야기를 할때 눈이 반짝일 수밖에 없었다. 지나가다 고양이를 보면 한참을 쳐다보면서 조금 이상한 여자처럼 말을 거는 나이기에, 그들이 앙고라 고양이나 페르시안 고양이 같은 귀족 고양이에 대한 마음을 얼떨결에 가족이 된 길고양이들을 통해 조금씩 접어가는 모습을 책을 통해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결국은 외적인 것이 아닌 내적인 것이 인연을 만든다. 가까이서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던 어떤 시인의 글처럼.

사람으로 치면 자폐의 증상이 보였던 방울이와 곰팡이성 피부병이 걸렸던 아기고양이 깐돌이. 이 아이들로 인해 마치 고양이 시트콤처럼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지만 어쩐지 더 행복해보였던 그 일상. 편안한 모습으로 떠난 방울이의 이야기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았다.

 

 

감성을 자극하는 글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미지스러운 글, 유쾌함을 가득 담은 위트있는 글빨(?) 덕분에 김영하라는 작가에게 반한 것 같다. 나와 비슷한 성격의 병적인 동정심의 아내분까지. 소설가이긴 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또다른 에세이도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