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장 한 문장이 짧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글이 그냥 쭉쭉 잘 읽히긴 한다. 그런데 잘 읽히는 것과는 별개로 주인공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따라가다보면 조금은 산만한 느낌도 든다. 그리고 다양한 생각을 하던 주인공이 어떤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계속 곱씹어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주인공의 정신이나 사고방식이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좀 다른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전반적인 느낌과는 별개로 지난 번 포스팅에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빛‘이라는 것에 대한 얘기들이 간혹 나오는데 이는 소설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종교가 퀘이커교인 것과 관련이 있다. 인터넷에 퀘이커교를 검색해보니 이 종교에서는 내면의 빛을 중시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p.121에 밑줄 친 주인공의 아버지의 말을 보면 이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책을 쭉 읽어나가다가 약간 당황스러운 순간들이 간혹 나오는데, p.174에 밑줄 친 대화의 흐름같이 주인공은 다른 등장인물에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정작 주인공과 마주보고 대화중이던 사람은 주인공이 마치 허공에다 대고 혼잣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위에 내가 간략하게 적어놓은 것처럼 주인공의 정신상태가 온전치 못함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듯한 메시지를 전해준다.

이뿐만 아니라 주인공은 계속 반복적으로 ‘헬레네‘라는 여자가 자신과 애인사이이며 자신을 ‘헬레네‘를 꼭 만나야 하고 ‘헬레네‘도 주인공을 보고 싶어한다고 주장하는데, 헬레네의 삼촌인 빙켈만은 이런 주인공이 정말 미친게 아니냐며 당장 쫓아내야 한다고 얘기한다.

책을 읽다보면 느껴지지만 주인공의 말들은 대개 상대방과의 대화가 주를 이룬다기보다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다보니 상대방과의 대화 상황속에서도 혼자 머릿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는 모습들을 끊임없이 볼 수 있었다. 한마디로 좀 생뚱맞은(?)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

아무튼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반복되자 빙켈만 씨는 주인공을 쫓아내기 위해 결국 경찰을 부르고 주인공은 체포된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앉아 아무 생각도하지 않았다. 머리를 스치는 갖가지 생각 조각들은 떨쳐 버려야만 했다. 근심과 걱정거리, 심지어는 즐겁고 기쁜 생각들조차 내 머릿속에 깃들자마자 조각조각 부수어 떨쳐 버려야만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나의 내면은 고요해질 수 있었다. - P121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강렬한 빛은 바로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고 말했다. - P121

아냐, 방금 밖으로 나갔다니까! 누군가가 말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뭐라고 할까?
미친놈이라고 하겠지!
정신이 똑바로 박힌 것 같진 않아!
갔어! - P133

한스 구데는 그림을 잘 그린다. 티데만도 그림을 잘 그린다. 그리고 나도 그림을 잘 그린다. 카펠렌도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다. 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이들, 자칭 화가라고 거들먹거리는 이들은 그림을 못 그린다. 그들은 그저 그림이랍시고 붓질을 할 뿐, 그림은 그리지 못한다. - P136

헬레네, 나는 당신을 볼 수 있다. 나는 당신에게 가야 한다. 당신이 너무나 그립다. 내가 왜 이처럼 당신을 그리뭐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나는 온종일 당신을 그리워한다. 그리움은 마치 하늘처럼, 빛처럼 나를 맴돈다. 당신은 내 가슴속에 자리한 하늘이자 빛이다. - P137

당신이 없는 나는 무의미한 존재일 뿐이다. 당신이 없는 나는 텅 빈 동작, 공허한 움직임에 불과하다. - P137

어쩌면 당신은 내가 당신과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다시는 나와 만나지 않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당신의 어머니는 당신과 나, 노르웨이에서 온 풍경화가, 예술 아카데미의 학생, 이상한 남자, 남자라고도 할 수 없는 남자와는 만나지 말라고 말했으니까. 그렇다. 어쩌면 당신은 다시 나와 만나지 않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 P137

당신이 없다면 나는 어둠에 불과하다.  - P138

그는 그녀의 머리카락 속에 얼굴을 묻은 채 난생 처음 느껴 보는 감정에 몸을 맡겼다. 그는 그 감정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문득, 그의 머릿속에 그것은 자신의 그림 속 일부라는 생각이 스쳤다. 자신이 그렸던 가장 만족스러운 그림을 보며 느꼈던 바로 그 감정과 비슷하다는 생각, 라스 헤르테르비그는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느낌 속에서 헬레네 빙켈만의 머리카락 사이로 숨을 내쉬었다. - P143

라스, 도대체 왜 이러세요? 당신은 눈을 들어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당신은 내게 왜 이러냐고 물었지만, 정작 그렇게 물어야 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었던가. 내가 원하는 것은 없다. 나는 단지 당신에게 아직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 - P156

아버지는 나를 바라보며 집으로 다시 돌아오라고 말했다. 내가 화가가 되지 못하더라도 괜찮다고 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도 이전과 다름없이 지낼 수 있다고 했다. - P160

도대체 누구와 대화하는 거죠?
당신은 내게 그런 질문을 던지면 안 된다. 내게 누구와 대화하는지 물어보면 안된다. 만약 내게 누구와 이야기를 하고있는지 묻는다면 나는 당신을 죽여 버릴 것이다. 왜냐하면내사랑 헬레네, 당신은 내가 이 집에 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 P163

당신은 내게 누구와 대화를 나누는지 물어보면 안 된다.
절대. 당신은 내 앞에서 사라져야 한다. 나를 가만히 놔둘 수는 없을까. 당신은 이제 더이상 나의 연인이 아니다. 나는 당신의 연인이지만, 당신은 나의 연인이 아니다. 나는 당신을 좋아하지 않는다. 당신은 나의 연인이 아니다. - P163

당신은 내게 누구와 대화를 나누는지 물어보면 안 된다. 그건 당신과 상관없는 일이니까. 당신은 내게 이 집에서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나는 이 집에서 나가면 살 곳이 없다. 독일에서 공부를 계속할 수도 없다. 나는 다른 곳에서 살아야 한다. - P163

당신은 내가 이 집에서 나가길 원해요. 당신은 내가 잘되기를 바라지 않아요.
라스.
당신은 다른 화가들과 똑같아요. 내가 잘 되기를 원하지 않아요. - P163

그는 좀 이상한 사람 같아요. 당신의 어머니가 말했다.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기만 하더군요.
당신의 삼촌과 어머니가 소리 내어 웃었다.
그렇게 누워 있기만 하니 그림을 그릴 시간도 없었을 거예요. 당신의 삼촌이 말했다.
그렇겠죠. - P169

헬레네! 헬레네! 빙켈만 씨가 소리쳤다.
빙켈만 씨는 왜 내 사랑 헬레네를 가만히 놔두지 못하는 것일까. - P170

갑자기 방문이 홱 열리며 문이 벽에 부딪혔다. 방문 앞에는 빙켈만 씨가 서 있었다. 그가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다. 빙켈만 씨가 복도 쪽으로 얼굴을 돌려 헬레네가 여기 있다고 소리쳤다. 수트케이스도 함께. 빙켈만 씨는 방문 앞에 서서 소리내어 웃으며 헬레네와 수트 케이스가 여기 있다고 다시 소리쳤다. 헬레네와 수트 케이스와 미친 노르웨이 남자가 함께 있다고. 나는 몸을 일으켜 내 사랑 헬레네 곁에 섰다. 나는 빙켈만 씨를 바라보았다. 나는 빙켈만씨의 검은 눈동자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 P171

이제 이 미친놈을 이 집에서 쫓아냅시다. 빙켈만 씨가 말했다.
네, 네, 빙켈만 부인이 말했다.
이 자를 집에 둘 수 없습니다. 당장 쫓아내야 해요. - P172

아버지는 내 방에서 내 사랑 헬레네를 끌고 나가는 빙켈만 씨를 쏘아보았다. 이제 내사랑 헬레네는 영원히내 곁을 떠났다.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챙모자를 손에 들고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나막신을 신은 아버지는 빙켈만 씨가 내 사랑 헬레네를 내게서 앗아 가는 모습을 보기만 했다. - P174

엘리자베트가 다가와 내 무릎 위에 앉았다. 나는 엘리자베트의 등에 손을 올렸다.
내게 와 줘서 고마워.
지금 누구에게 말하는 겁니까? 빙켈만 씨가 물었다. - P174

그 그림도 팔 수 있을 것 같아. 한스 구데가 말했다.
한스 구데와 나는 나란히 길을 따라 걸었다.
네.
충분한 가능성이 있어. 지난번 그림 두 점도 팔았잖아. 이번에도 노르웨이 예술인 협회에서 관심을 보일 것 같아.
네.
자네에겐 큰 재능이 있어.
한스 구데는 내게 재능이 있다고 말했다. 나는 화가, 풍경화가 라스 헤르테르비그. - P188

나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한스 구데의 제자, 나는 라스 헤르테르비그, - P189

세상에는 누구나 제자리가 있는 법, 어디가 되었든 내게도 머물자리가 있을 것이다. - P190

누가 내게 왜 수트 케이스를 가지고 나왔느냐고 물어도 상관없다. 하숙집에서 쫓겨났느냐고 물어도 상관없다. 두려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헬레네가 나를 기다리는 이상, 내가 하숙집에서 쫓겨났다는 것을 이 세상 모든 이들이 알아도 상관없다. - P196

보둠이 나이프로 맥주잔을 쳐서 소리를 내며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사람들은 그가 그 행동을 여러 번 되풀이한 뒤에야 조용해졌다.
조용히 하세요! 보둠이 소리쳤다. - P202

자네가 말카스텐에 출입한다는 것을 안다면 퀘이커 교인들이 뭐라고 할까? - P203

라스 헤르테르비그는 다른 화가들이 하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라스 헤르테르비그는 그림을 잘 그리니까. 나는 그림을 못 그리는 화가들이 내게 무슨 말을 하든 개의치 않는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나는 그림을 잘 그리니까. 그들은 그림을 못 그린다. 나는 그림을 잘 그린다. 그들이 내게 무슨 말을 하든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그림을 잘 그리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림을 못 그린다. - P207

나는 알프레드를 따라 말카스텐에 왔다. 그러니 알프레드는 이제 헬레네가 어디있는지 내게 가르쳐 줘야 한다.
헬레네는 어디 있나? 내가 물었다.
자네 애인이 어디 있는지 내게 물으면 어떡하냐고! 알프레드가 말했다. - P227

알프레드는 내게 헬레네가 말카스텐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나를 그녀에게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그녀가 나를 데려오라고 했다면서. - P227

이제 우리에게 자네 애인을 보여 달라고! 자네는 애인을 소개해 주겠다면서 우리 모두를 여기까지 데려왔어. 알프레드가 말했다. - P228

알프레드는 그녀가 말카스텐에 있다고 했지만, 나는 어디서도 그녀를 찾을 수 없었다. - P230

나는 몸을 돌려 걷기 시작했다. 얼른 그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 P231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누구든 자기 자리가 있는 법이다. - P232

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내사랑 헬레네를 다시 만나야 한다. 당신은 지금 어디 있는가? 나는 당신을 만나야 한다. 세상의 그 누구라도 각자 머물자리가 있는 법이지만, 나는 머물 곳이 없다. 나는 당신을 만나야 한다. - P233

테이블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고 웃는 사람들. 그들은 하타르보그 퀘이커 교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은 하타르보그가 상상 속 연인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그들을 지나쳐야 한다. - P233

나도 머물 곳을 찾아야 한다. 세상 사람들에겐 모두 각자의 장점이 있고, 모두들 어딘가에 머물고 있다. - P233

나는 알프레드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기에 말없이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어차피 거짓말만 하는 사람이니까. 그는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이는 사람이며 거짓말만 한다. 알프레드 따위가 뭐라고. 알프레드는 왜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것일까? 나는 오르막길을 걸었다. - P236

헬레네는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방금 이자가 한 말을 들었나요? 헬레네가 자기를 기다리고있답니다! 세상에!
빙켈만 씨가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다. 나는 그가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저으며 웃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헬레네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며 마구 웃었다. 그가 헬레네의 어머니에게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나를 당장 집 밖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 P244

방금 내가 한 말을 들었으리라 믿소. 빙켈만 씨가 말했다.
빙켈만 씨는 내게 당장 나가라고 말했고, 나는 가만히 서서수트 케이스만 내려다보았다. 헬레네는 곧 내게 와야 한다. 우리는 곧 스타방에르로, 노르웨이로 함께 가야 하니까. 나는 언제까지나 여기 서 있을 수 없다. 헬레네는 곧 내게 와야 한다. - P244

자, 어서 나가요! 빙켈만 씨가 말했다.
이자가 정말 미쳤나 봐요. 빙켈만 부인이 말했다.
수트 케이스를 들고 당장 나가요! 빙켈만 씨가 말했다.
어서 나가세요. 당장. 빙켈만 부인이 말했다. - P244

이 일이 얼마나 심각한지 아직도 모르시나요? 그가 경찰을데리러 갔어요. 경찰이 오면 당신을 체포할 거예요. 자, 그러니 어서 이 집에서 나가세요. 빙켈만 부인이 말했다. - P246

얼른 나가세요. 수트 케이스를 가지고 얼른 가세요. 그녀가말했다.
나는 나갈 수 없었다. 나는 헬레네와 만나 이야기를 해야한다. 나는 내 사랑 헬레네와 만나 이야기를 해야 한다. 여기가만히 서 있을 수 없다. 이제 나는 이 집을 나가야 한다. 그러면 나는 헬레네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없으리라.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내가 갈 곳은 없다. - P246

하지만 헬레네는 제게 집으로 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나더러 그 말을 믿으라는 거예요? 빙켈만 부인이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믿을 수 없어요. 자, 부탁이니 얼른 가세요.
하지만,
얼른 나가요.
네. - P246

경찰이 오기 전에 얼른 가세요. 당신을 위해서 하는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당신은 이제 더 이상 이 집에서 살지 않아요. 부탁할게요. 어서 나가세요. - P247

빙켈만 씨는 나를 쫓아내기 위해 경찰을 데려왔다. - P248

나는 경찰이 현관으로 들어오는 광경을 보았다. 그는 내게가까이 다가왔고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수트 케이스를 내려다보았다. 빙켈만 씨는 열린 대문을 잡고 서 있었다. 경찰이 내게 고개를 들라고 말했다. 나는 그곳에 더 서 있을 수 없었다. - P248

나는 허리를 굽혀 수트 케이스를 들어 올렸다. 나는 고개를들지 않을 것이다! 나는 바닥만 내려다볼 것이다! 나는 오직바닥만 내려다볼 것이다! 나는 절대 고개를 들지 않을 것이다. - P248

나는 앞만 보며 걸어야 한다. 그들을 바라볼 수 없다. 이제 앞만 보며 가야 하기 때문이다. - P249

이것 보세요. 내가 잘될 거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말하는 경찰의 목소리가 들렸다. 빙켈만 씨는 생각보다 훨썬 일이 쉽게 풀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내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계단을 내려갔고 경찰은 빙켈만 씨에게 내가 다시 이곳에 와도 대문을 열어 주지 말라고 말했다. - P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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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3-08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분 작품 계속 읽으시는군요 헬레네 하니 트로이 전쟁의 헬레네가 생각납니다 또 괴테의 파우스트에도 헬레네가 나오고요...오늘 잘 보내시길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4-03-08 10:29   좋아요 1 | URL
예 욘 포세에 한 번 더 꽂혀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말씀해주신 헬레네라는 이미지가 뭔가 아름답고 이상적인 느낌이 있는데 지금 제가 읽고 있는 이 책에서도 주인공이 갈망하는 대상으로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는 유럽에서 그냥 미인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고유명사처럼 쓰는 이름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서곡님도 좋은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지난번 포스팅에 이어 ‘은혜는 쉽게 잊히고 원한은 뼈에 사무친다‘는 주제와 관련된 글이 이어진다.

밑줄 친 글들 중에 사람들은 은혜에 감사하기보다는 피해에 보복하려는 본성이 있다는 얘기가 와닿게 느껴졌다. 이 책에 직접적으로 나온 말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사람들과 엄청 친밀하게 지내는 것까지는 못하더라도 절대로 적은 만들지 마라‘ 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도 이 책의 저자가 한 얘기와 일맥상통할 듯 하다. 원수를 만들면 그 상대방이 무슨 끔찍한 짓을 할지 감히 예상할 수 없다. 소위 말하는 ‘되로 주고 말로 받을‘ 수 있기에 늘 조심해야 한다.

뒤이어 아첨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는 학원 경영을 했던 사람으로서 부하직원들의 아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아첨과는 별개로 결과나 성과로 경영할 것을 주문한다. 비본질인 아첨보다는 본질의 영역인 일의 성과에 근거하여 직원들을 평가할 수 있게 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든 생각은 아첨은 주관적인 컨셉이지만 결과나 성과는 객관적인 컨셉이기에 인사고과를 평가할 때도 훨씬 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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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나오는 내용 중에 모든 것은 결국 올바른 길로 돌아간다는 ‘사필귀정‘과 저자가 학원경영을 통해 성공과 실패를 두루 거치며 깨달은 ‘성공의 근간을 보고 그 중심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와닿게 느껴졌다. 성공이라는 것도 결국엔 빙산의 일각처럼 겉으로 드러난 일부분이고, 궁극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 내재된 근간이 탄탄해야 어떤 위기가 찾아왔을 때도 흔들림없이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만의 올바른 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얘기가 더 깊게 와닿았던 것 같다.

제대로 고마움을 아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잘 저지르지도 않거니와 다른 사람들이 주겠다는 선심을 선뜻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세상에 공짜는 없고 하나를 받으면 하나 이상을 갚아야 한다는 것을 철저히 인식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손을 벌리거나 분에 넘친 대우를 받는 일, 자기가 하지도 않은 일로 떡고물을 얻어먹는 것을 불편해한다는 것이다. - P172

‘일본전산‘의 사장 나가모리 시게노부는 신입사원을 뽑을 때, "연봉이 얼마나 되느냐?", "휴일에는 제대로 쉴 수 있느냐?" 고 묻는 사람은 뽑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무얼 할 수 있느냐‘보다 ‘상대가 내게 무엇을 해줄 것이냐‘에 먼저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라면 볼장 다 본 것이기 때문이다. - P172

나 역시 그랬어야 했다. 자신의 실력에 겸손해하며 회사가 주는 것에 감사하고 함께 실력을 키워나갈 태세가 되어 있는 이들만을 중용했어야 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고, 그들이 내게 보여준 은혜를 잊지 않는 그런 사장이 되었어야 했다. - P172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혜에 대한 보은은 쉽게 잊는다. 그러나 오히려 피해에 대한 보복은 쉽게 잊지 않는다. - P172

로마의 역사가 타치투스도 "사람이란 은혜에 보답하는 것보다자기가 받은 피해에 대해 보복하기를 더 좋아한다. 보은은 부담스럽지만 보복은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 P173

사람에게 베풀 때는 대가를 바라고 베풀지 말아야 하며, 상대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해야 마땅하다. 은혜를 베풀어 ‘좋은 사람‘이 되고자 분투하기 이전에 누군가에게 민폐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추슬러야 한다. 인간의 본성을 반추해보면,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쉽지만 도움을 받기란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다. - P173

사람들은 누구나 아첨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성공할수록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아첨과 아부는 경계 대상 1호다. 누구나 이 사실을 잘 안다. 하지만 정작 그 자리에 올라가고 나면, 이게 증언인지 아첨인지 분간하기가 힘들다. 듣기 좋은 말이어서 쉽게 넘어간다. 쉽게 들어 넘기다보면 익숙해진다. 익숙해지면 그게 사실처럼 느껴진다. 그럴수록 익숙한 아첨이나 ‘위장된‘ 아첨이 아닌 통렬한 비판은 점점 더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 P175

마키아벨리는 일찍이 『군주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도자 주위에는 언제나 아첨꾼들이 득시글거리게 마련이다. 현명하지 못하거나 인재와 무능한 자를 구별할 줄 모르는 지도자는 아첨꾼들의 아침에 속지 않을 수가 없다. 사람이란 원래 자화자찬하기를 좋아해서 사물을 올바르게 보지 못하기 때문에 아침에 쉽게 속는다." - P175

‘위장된‘ 아침도 있다. 듣기 싫은 직언을 하는 듯한 말을 섞음으로써 교묘하게 아첨이 아닌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를 분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듣기 싫은 말의 실체를 자세히 분석해보면 ‘실체가 없는 것‘, ‘비판이 아닌 것‘, ‘대안이 없는 것‘을 모호하게 적시한다는 점이다.
‘식견이 대단하시다. 그런데 너무 꼼꼼한 게 탈이다‘, ‘이 일은 사장님이 아니었다면 해낼 수 없었다. 심각한 워커홀릭이다‘, ‘사장님이 발탁한 사람인데 이 정도밖에 못하다니, 책임지고 사직시켜야 한다.‘ 등등. - P176

대놓고 칭찬하고, 잘못을 눈감아주며, 심지어 잘못 판단하고 대응한 것을 아랫사람에게 책임 전가하고 질책하는 ‘알아서 기는‘ 행태는 모두 아첨이다. 아첨 자체가 문제가 될 것은 별로 없다. 듣기 좋은 말은 기분도 좋게 만들지만 문제는 이 ‘아첨‘을 통해 무언가를 은폐하거나 동승하거나 위장하려 하는 데 있다. 그리고 대개 아첨은 이 용도로 쓰인다. - P176

누군가가 듣기 좋은 말만 한다면 일단 경계를 해야 한다. 특히 교묘하게 듣기 싫은 말을 섞어가면서 ‘전략적으로‘ 말을 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나도 대화나 이메일을 통해서 아첨 섞인 말을 참많이 들었다. 그리고 그에 편승해 ‘고맙다‘는 말 한마디면 될 것을 엄청난 장문으로 된 답글을 구구절절 늘어놓기도 했다. 결국 엄청난 시간낭비였다. 그리고 그런 직원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일‘로 승부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첨‘으로 승부를 한다는 점이었다. - P177

"15명이 아첨할 때는 최소한 14명은 거짓말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경영자라면 아침에 놀아나기 쉬운 인간의 본성을 버리고 ‘일의 성과와 결과로 묻는 경영‘을 해야만 한다. 즉 직원에게 ‘좋은 말을 할 시간에 일을 더하고 그런 말은 마음 속 깊이 담아두고 묵묵히 실천을 해서 결과로 표현을 하면 된다.‘고 선언해야 하는 것이다. - P178

물론 직원의 진언을 귀담아 듣지 않거나 혹은 말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중용이 필요하나 에너지의투입 비율은 일에 80% 이상 두어야 한다. 성공을 하려면 전략적으로 포장된 ‘아첨‘에 놀아나지 말고 ‘결과‘를 묻는 경영을 해야만 한다. - P178

현대사회의 총아라고 불리는 시스템들, 금융, 정치, 경제 등은 대부분 ‘경제적 이익‘을 위해 설계된 방식이다.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중재하거나, 거래를 하고 재화를 창출하는 모든 일들이 다 따지고 보면 ‘돈‘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은 비록 선한 의도를 가졌다 해도, 시스템에는 심장이 없다. ‘넌 마음이 착하고 불쌍하니까 도와줄게‘ 같은 동정은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시스템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줄 아는 사람, 자산가, 전문가, 지식을 가진 사람이 언제나 유리하다. - P180

역사란 냉정하게 말하면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한 과정이었다. 전쟁을 벌이는 것도, 식민지를 접수하는 것도, 모두 경제적인 목적이다. 우리 생활의 대부분도 ‘경제적 이익‘이 반영된다. 날씨가 추워졌는데 따뜻하게 지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당장의 경제적 여건에 달려 있다. 궁극의 목적지는 아니지만 필요불가결한 수단임에는 분명하다. - P181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면 시장을 통해야만 하고 거기서 승부하려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제대로 능력을 갖췄다면 정당한 대가를 얻겠지만, 그렇지 않은 자는 대가를 거의 못 얻거나 아예 얻을 수 없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은 능력이 없어도 갖고 싶은 게 본능인지라,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은 능력 이외의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모략謀略이다. - P181

모략은 두 가지 뜻이 있는데 첫째는 계략計略이나 책략策略의 뜻으로써 어떤 일을 꾸미고 이루어 나가는 꾀와 방법을 말하고, 둘째는 좋지 않은 계책으로써 남을 못된 구렁에 몰아넣는 일을 말한다. 여기에서의 모략은 후자다. - P181

누군가가 내게 달콤한 제안을 할 때 가장 좋은 대처방법은 일단 그 자리를 피하고 나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그 사람의 입장에서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그가 얻을 이익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 대목에서 인문학적 소양과 논리력, 정치적 판단력 등이 필요하다.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사태를 명쾌하게 보기 위해서는 그걸 해체해서 보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P182

나는 반드시 매번 ‘정당한 의심을 통한 객관적인 검증‘을 했어야 했다. 모략은 다양하게 응용돼서 펼쳐진다. 그러므로 매사에 쉽게 결정하지 말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나를 통해 더 큰 이익을 쉽게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상대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다. - P183

공부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공부해야 하고,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미처 체험하지 못한 인간의 비정한 본능과 모략의 모든 변주가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왜 약한 자가 오히려 더 강한 외모로 자신을 과시하는지, 유약하고 소심해 보이던 사람이 변심했을 때 더 독하게 나를 공격하게 되는지, 나에게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일수록 왜 내 앞에선 더 친절하게 구는지 등등을 알아야 한다. 사람의 본심과 가능성은 믿되, 시스템이 그를 최악의 적수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언제나 마음 한 구석에서 잊지 말아야 한다. - P184

나는 모든 인간관계에는 언제나 인정人情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반만 맞는 말이었다. 사업상의 관계는 철저한 타산관계이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을 그렇게 대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대했다. - P185

‘관계‘라는 것은 상호적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악한 생각을 품고 있으면 그것이 관계의 기준이 되게 된다. 다시 말해 한쪽에서는 상대를 친구로 생각을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상대를 적으로 생각한다면 그 관계는 ‘적대적인 것‘이 된다. 만약 이때 한쪽이 실질적으로는 적인 상대를 여전히 친구로만 생각한다면, 당연히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나는 그런 이치를 몰랐다. 세상 사람이 전부 다 나와 같은 줄만 알았다. - P185

사업을 할 때는 안 될 때보다 잘 될 때를 경계해야 한다.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거나 엉뚱한 데 거액을 투자하거나 이 사람 저 사람 하루살이 떼처럼 달려드는 사람들의 요청을 인심 좋게 들어주기 쉽다. 안 될 때 허리띠를 졸라매가며 모은 돈이 잘 될 때 오히려 한 방에 날아갈수도 있다. 한 방에 날아가고 난 뒤에는 ‘잘나갈 때 내가 널 얼마나 도와줬는데‘ 같은 볼멘소리는 먹히지도 않는다. - P187

성과가 좋아져 인센티브 잔치를 하고 나서 회사를 떠나거나 팀워크가 나빠지는 회사들이 많다. 맨발로 뛰겠다는 자세로 같이 밤 새워가며 일하던 어제의 동지가 서로 폄하하고 공을 깎아내리는 철천지원수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회사에서의 인간관계는 어디까지나 불가근불가원이며 예의를 지키고 업무가 원활히 흘러가도록 서로를 배려하되, 너무 끈끈한 선후배 친구 같은 관계가 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 P188

비즈니스 상의 거래에서도 그렇다. 어떤 사람들은 거래처(특히 갑과 을)와 술자리도 자주 갖는데, 이런 일들은 나중에 다 덜미를 잡힐 만한 빌미가 되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 그 사람은 내가 인간적으로 좋아서 술을 사고 한 끼에 십만 원이 넘는 밥을 사는 게 아니다. 거래처를 잃지 않기 위해서이며 향후에 더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 접대를 한다. 한두 번 아무 생각 없이 받다가는 나중에는 정작 클레임을 걸 만한 일이 생겨도 인정상 말을 꺼낼 수가 없게 된다. 자신의 직위와 위치를 이용해 업무상 배임 행위를해서는 안 된다는 도덕적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쪽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상대가 큰소리칠 수 있을 만한 근거를 제공해서 이득볼 건 아무것도 없다. - P188

사업을 할 때 사람과의 관계는 합리적이고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호혜적인 관계를 도모해야 한다. 그렇게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춘 다음 인정을 쌓아가야 한다. - P189

사업상의 관계에서 친하다고 해서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다. 내 실력이 형편이 없는데도 거래처나 고객에게 개인적으로 친하기 때문에 거래를 하자고 하는 것은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피해를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업에서는 영원한 친구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지속적으로 최고수준의 품질을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계는 언제든지 청산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자신 역시 이 비즈니스 관계의 본질에서 예외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 P189

사람은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끊임없는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그래야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자신의 심장에 펌프질할 수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전진해야하고 그 속에서 승리를 쌓아가야 한다. - P191

쉽게 쌓은 것은 쉽게 무너지며, 성실하고 진실하게 자신의 의지를 밀어붙이면 중국에는 승리한다 - P193

나만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목적의식이 분명하지 않으면, 수많은 것들에 흔들린다. 가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 P195

다른 사람들의 인정이 가치 기준이 되면 다른 사람이 나를 비난하는 순간 나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이 없게 된다. - P195

하지만 결국엔 사필귀정이 될 것을 안다. 자신을 만든 재료가 부실하면 그가 쌓은 성은 언제든 추풍낙엽처럼 무너지기 십상이다. 부패와 부정으로 쌓은 것이라면, 그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욕망이 덫을 놓아 언젠간 제 발에 걸려 넘어진다. - P197

자신의 인생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다면 모든 것이 즐거움과 배움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 P197

사람은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끊임없는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그래야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자신의 심장에 펌프질할 수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전진해야하고, 그 속에서 승리를 쌓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자신의 중심축에 확고부동하게 자리 잡은 자신의 존재이유가 필요하다. - P197

우주적 관점에서 혹은 지구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돈을 조금더 많이 벌고 덜 버는 것은 한낱 먼지에 불과한 일이다. 자신의 영혼을 감동시킬 꿈이, 제대로 된 삶의 철학도 없이 돈만 많이 있으면 무엇을 할 것인가? 그 돈을 가지고 술이나 퍼마시고 이성에게 미치고 도박에나 빠진다면 말이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것도 중요하고,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긴하게 쓰는것이 훨씬 더 중요한 법이다. 평생 벌어봐야 기껏해야 수십억 많아야 수십조밖에 벌지 못할 텐데, 그 돈만 목적으로 사는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 P198

진정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행복. 삶의 의미를 달성해야 하며, 내가 죽기 전에 내가 모은 돈으로 남들에게 보다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 P198

흔히 ‘철 좀 들어라‘라고 한다. 이때 철이란 무엇인가? 계절을 말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철을 안다면, 인생의 모든 것을 아는 셈이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말하는 ‘철이 든다‘는 말은 위대한 말이다. - P198

지금 때를 만나지 못한 사람은 봄이 오므로 절대 좌절할 필요가 없고, 지금 때를 만난 사람은 겨울이 오므로 절대 겸손과 유비무환의 자세를 잃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우리는 늘다음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늘 초심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늘 한결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늘 그렇게 인생을 대비하고 초심을 유지하며 살아갈 때,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이 철이 든 것이고, 인생의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의 태도다. - P199

성공은 결국 내 안의 중심축, 내 안의 마음가짐, 내 안의 태도, 내 안의 초심, 내 안의 한결같음, 내 안의 존재이유 등이 확고부동하게 자리잡고 있을 때 나올 수 있는 하나의 결과다. 그래서 나는 성공을 하려는 사람은 표피적인 성공을 볼 것이 아니라 그 성공의 근간을 보고 그 중심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더구나 성공은 단시일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철학이 없는 한 성공을 오래 지킬 수도 없다. - P200

비록 작은 부자라 하더라도 올바른 철학이 없는 한 그 부富를 지킬 수 없다. 성공은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긍정적인의 마음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끈기 있게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오고 머물기 때문이다. 불황의 시대라며 많은 사람들이 우울해하지만 이 시기도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다. 또한 내가 열심히 하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굳게 먹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 반드시 길은 열려 있다. - P200

돈을 버는 것에만 혈안이 되는 것과 돈을 제대로 효과적으로, 지혜롭게 쓰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돈을 허투루쓰는 사람은 큰일을 도모할 수 없고 자기가 원하는 미래까지 안정적으로 도달하기도 힘들다. - P203

어느 일을 하건 어떤 곳에 있건 목적의식이 뚜렷해야 한다. 설령 벼랑 끝에 몰린 심정으로 그 길을 선택했다 해도, ‘남들과 다르게 하겠다.‘는 신념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어디를 가든 남들 하던대로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더 똑똑하고 빠르고 지혜롭게 그 분야의 일가를 이루고자 학습하고 분투해야 한다. - P204

어디서든 사장의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 P205

빌 게이츠도 사업 초기 6년 동안 매해 이틀만 쉬고 일했다고 한다.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성공은 존재하지 않는다. 놀 것 다 놀고, 만날 사람 다 만나고, 할 것 다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성공은 존재하지 않는다. - P206

성공은 희망적인 생각만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성공은 실패요소들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것들을 모두 제거하는 사람만이 하게 된다. 그래서 성공을 하려면 문제점이 무엇인지, 합리적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만약 생각을 하다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적절한 휴식을 한 뒤에 정면 승부를 해야된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술을 마시거나 잡다한 행동들을 하면서 도피하면 안 된다. - P208

어떻게 해서든지 시간을 내어 하나의 목표에 초점을 맞춘 노력을 해야 한다. 무슨 수를 쓰든지 자신이 스스로 길을 찾아내야만 한다. 자신의 인생이고 자신이 책임져야만 하는 인생이기 때문이다. - P208

보수성과 진보성은 상호 양립하며 서로 보완돼야 한다. 진보성이 진취적이고 새로운 것을 과감하게 시도하며 변화를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라면, 보수성은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고(守成) 조심스럽게 가능성을 타진하며 리스크를 보완해가는 태도다. - P209

돈을 함부로 쓰지 않는 보수성, 함부로 상황을 낙관하지 않는 보수성, 다 된 것처럼 보여도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실패요인을 꼼꼼히 제거하는 보수성, 도전을 하되 리스크를 제대로 따져보고 행하는 보수성, 자신의 역량과 능력을 고려해 움직이는 보수성, 작은 돈이라도 움켜쥐면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생활하는 보수성, 시간과 돈을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보수성, 그어떤 사람의 충고라도 철저하게 검증해서 듣는 보수성, 자신의 삶은 오직 자신만이 지킨다는 보수성 등이 그것이다. 내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스스로에게 결여되어 있다고 절감한 바로 그 습관이다. - P209

경영의 대가인 톰 피터스는 비즈니스의 본질을 이렇게 말한다. "세상은 절대 계획대로 펼쳐지지 않는다. 예기치 않은 2차, 3차의 돌발변수에 의해 펼쳐진다." 그러므로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는 전제와 시뮬레이션은 반드시 필요하다. - P210

특히 사업을 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매우 위험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작은 분식점을 경영하더라도 투자비, 월세, 재료비, 인건비 대비 실제 수입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치가 아닌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한 데이터‘가 준비되어야 한다. 예상보다 두 배 더 쓰고, 기대보다 반밖에 안 벌린다고 가정하는 연습을 반드시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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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밑줄친 문장에서 사람마다 생각하는 속도의 차이가 있는 것을 ‘정신운동속도‘ 라고 했었는데 그와 관련된 내용들이 이어진다.

뒤이어서는 저자가 우울증 환자와 상담했던 내용을 기반으로 간단한 사례와 함께 바람직한 대응방안을 제시한다.

강박적 성격에 대한 내용도 나오는데,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느정도 조금씩은 해당되는 것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다른 내용으로 뇌출혈과 관련된 것들이 나오는데, 언론에 간혹 나왔었던 뇌동맥류에 대한 내용을 간단하게나마 알 수 있는 시간이었고,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정신운동속도가 빠른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하지만 빠르다 보면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너무 의욕이 앞서서 협력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속도가 느린 사람은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하면 더 느려지게 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면 인내심 있게 잘해내고 실수가 적은 장점도 있습니다.

정신운동속도

사람마다 생각하는 속도의 차이가 있는데 이를 정신운동속도라고 한다. IQ검사라고 알려져 있는 웩슬러 지능 검사에서 이것을 측정한다. 우울증, 강박증, 치매가 있는 경우에도 느려질 수 있다.

정신운동속도가 느린 사람은 업무가 바뀌거나 처음 겪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더 직응하기 어렵습니다.

지나친 불안감이 생각을 더 느리게 만든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계속 부정적인 생각이 들면 결국 스스로 만든 결과물을 신뢰할 수 없게 됩니다.

부정적인 사고 때문에 검토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작은 결정도 내리기 힘들어집니다.

느리고 꼼꼼한 분들은 사소한 일에 대한 결정도 불안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신운동속도는 그 사람의 타고난 성향과 기분의 상태에 따라서 영향을 받게 됩니다. 예를 들어, 기분이 들뜨거나 불안정하면 더 빨라지게 됩니다. 다만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 예민해지고 다른 사람과 다툼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우울증이 오면 정신운동속도는 최고로 느려져 마치 컴퓨터가 멈춘 것처럼 정신이 멍하게 됩니다. 자신의 생각에 빠져드는 경향이 강해지면 윗사람의 지시에 일을 빠르게 처리하기 어렵고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들게 됩니다.

어느 한쪽으로 결정을 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 전체적으로 느려지고 정해진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것을 ‘강박적 느림Obsessive slowness‘이라고 합니다.

어느 쪽이든지 결정을 해야 한다면 한쪽으로 빠르게 결정하고 사소한 일에 신경을 안 쓰는 것이 강박적 느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주어진 일에 몇 번 성공해서 자신감을 얻게 되면 내가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요령이 생기게 됩니다.

모든 것에 이렇게 예민하면 뇌에 과부하가 걸릴 것입니다.

예민하기 때문에 일을 빨리 파악하고 감각이 좋기는 하지만 예민한 성격탓에 다른 사람들과 갈등이 쉽게 일어나게 됩니다.

자신의 생각의 속도로 모든 사람이 움직인다고 생각하고 일을 마구 던지면 결국 조직의 기능이 떨어지게 됩니다.

자신이 가진 타고난 성향이 잘 바뀌지는 않습니다.

눈은 사람의 감정이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합니다.

다른 사람과 눈을 맞추고 대화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누가 보고 있을 때 글씨를 쓰기 힘든 것‘과 ‘다른 사람과 눈을 못 마주치는 증상‘은 ‘불안‘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불안이 높은 분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매우 예민한 성향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체계적 탈감작법

자극을 견딜 수 있을만큼 서서히 단계를 올려 하나씩 극복해 공포를 제거하고 둔감하게 만드는 방법

‘시선을 맞추는 것‘은 대인관계의 기본입니다. 아기는 태어난 직후부터 부모와 시선을 맞추며 웃음을 짓게 되는데 이를 ‘사회적 미소social smile‘라고 합니다. 이 사회적 미소가 아기에게는 대인관계 훈련의 시작이 됩니다.

아기에게 ‘도리 도리 까꿍‘ 놀이를 하며 시선을 교류하면 좋은 연습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눈을 보지 못하는 것을 ‘시선 공포증‘이라고 합니다. 시선 공포증은 스스로 인식하고 노력을 해야만 줄어들 수 있습니다. 긴장을 하면 더 심해집니다.

눈을 보며 이야기 하면 상대방을 기억하기 쉽고 서로 감정적인 교류를 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는 분들의 경우, 눈을 똑바로 마주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선을 치켜뜨기도 하고 옆으로 두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생각과 행동이 바뀌어야 마음도 바뀐다는 것입니다.

우울증은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으로 늪처럼 빠져들어가는 경향을 강화시킵니다. 내가 무언가를 잘못했다거나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이 흔히 동반됩니다.

우울증이 심해지면 생각의 진행에도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이때 ‘생각 흐름의 왜곡‘이나 ‘피해의식‘ 같은 것이 흔히 동반됩니다. ‘생각 흐름의 왜곡‘은 자신이 보는 것, 듣는 것 등 외부의 지각을 자신이 몰두하는 쪽으로 연결지어 생각하는 것입니다.

‘피해의식‘은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이나 말이 자신에게 해를 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뇌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오감의 자극을 받아들이면서 조율을 통해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게 됩니다. 마치 TV나 라디오의 주파수를 맞추어 노이즈를 없애는 과정과 유사합니다.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혼자만 지내면 외부의 자극이 줄어들게 되면서 뇌는 제대로 조율을 하지 못하고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이 오면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외부 자극에 대한 판단을 정확하게 못하고 집중력이 더욱 떨어지게 됩니다. 과거의 기억은 더 생생해지는데 주로 상처받았거나 힘들었던 기억이 현재와 연상되어 자꾸 떠오르게 됩니다.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히다 보면 결국 앞으로 겪어야 할 일들이 지나치게 고통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자동적 사고 Automatic thought

내가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자신만의 생각의 흐름에 따라 저절로 생각이 결론으로 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론 벡Aron T. Beck이 제안한 인지적 성격이론의 주요 개념이다.

집에만 있는 것은 마치 동굴에 사는 것과 비슷합니다. 캄캄한 우울의 동굴 속에서 과거에 상처받은 자신의 그림자를 계속 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컨디션이 저조할 수록 집 밖에 나가서 햇볕도 쬐면서 산책도 하고 상점에도 들르면서 외부 활동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어지러움증이 계속되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진료를 받고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 등의 질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많은 곳이나 차가 막히는 도로에서 갑작스러운 심한 불안을 느끼는 것을 ‘광장 공포증‘이라고 합니다. 광장 공포증은 급히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타인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혼자 있게 되는 것에 대한 공포를 의미합니다.

갑자기 심한 어지러움과 호흡곤란을 느끼며 얼굴이 창백해진 것은 ‘공황발작‘이라고 합니다. 공황발작이 반복되면 공황장애로 진단됩니다.

감기약에 ‘슈도에페드린‘이라는 성분이 있었는데, 이는 교감신경계에 작용해 긴장을 증가시켜 어지러움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함께 들어있던 ‘항히스타민‘이라는 성분도 졸리고 어지러움증을 유발할 수 있어...(후략)

강박적 성격 Obsessive personality

-사소한 세부사항, 규칙, 목록, 순서, 시간계획이나 형식에 집착하여 일의 큰 흐름을 잃고 만다.

-완벽주의로 인하여 일을 완수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

-여가활동과 우정을 배제하면서까지 지나치게 일과 생산성에 몰두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경제적 필요 때문으로는 명백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도덕, 윤리, 또는 가치 문제에서 문화적 또는 종교적 배경으로 설명되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게 양심적이고 고지식하며 융통성이 없다.

-감상적인 가치조차 없을 때라도 닳아빠지거나 무가치한 물건을 버리지 못한다.

-타인이 자신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지 않을 경우 타인에게 일을 맡기거나 같이 일하는 것을 꺼린다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돈을 쓰는 데 인색하다. 돈을 미래의 재난에 대비하여 축적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경직성과 완고함을 보인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강박적 성격은 매우 예민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입니다. 하지만 융통성이 멊고 필요 이상으로 확인을 많이 하며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그 일에 대해 계속 생각합니다.

우리의 뇌는 현재의 좋은 기억을 통해 과거를 극복하는 새로운 신경망의 형성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과 일을 찾는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만약 자신이 찾은 직업이나 배우자, 취미, 좋아하는 책, 아니면 치료하는 의사가 이와 같은 편안함을 줄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되는데 앞서 말한 대로 이를 안전기지라고 합니다.

뇌동맥류는 뇌 속의 혈관 벽이 약해져 풍선처럼 부불어 올라 꽈리가 생긴 상태로, 뇌출혈의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뇌혈관질환입니다. 이는 지속적으로 높은 압력이 가해지면서 혈관벽이 손상되어 탄력이 감소하고 부풀어 올라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두통은 ‘긴장성 두통‘으로 두개골 밖 머리의 두피에 분포하는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하며 발생하는 것입니다. 두피 근육이 긴장해 통증이 생기는 것이지요. 두개골 내 머릿속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머리에 띠를 두른 듯 둔하고 지속적으로 압박감, 조이는 느낌, 또는 머리나 어깨를 짓누르는 느낌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편두통은 맥박처럼 뛰는 통증이 지속되는 것으로 뇌혈관이 수축, 이완하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뇌출혈 전조 증상으로 나타나는 두통은 두개골 내 압력 상승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구토, 실신, 경련, 의식소실, 언어장애,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통증이 더 극심하게 나타납니다.

긴장성 두통 Tension headache

두피에 분포하는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하면서 발생한다. 통증은 일반적으로 박동성이지 않은 압박감, 조이는 느낌, 또는 머리나 어깨를 짓누르는 느낌 등으로 나타나며 대부분 양측에 모두 나타난다. 뇌 안의 이상과는 관계없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피로, 금식, 음주 등에 의해 악화된다. 아세트아미노펜 등 진통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편두통 Migraine

머리의 한쪽에서 나타나는 두통으로 통증이 매우 심한 편이다. 한쪽에서 통증이 맥박처럼 뛰거나 박동성 통증이 일정시간 지속되고, 구역질이나 구토가 나타나고 빛과 소리에 매우 예민해진다. 전구 증상ㅡ조짐ㅡ두통 및 동반 증상ㅡ해소기ㅡ후유 증상의 5단계로 진행된다. 편두통의 조짐(전조)은 시각증상(번쩍이는 빛), 감각 증상, 언어 증상이 많다. 수십 분 정도 지속되며, 조짐 중에 또는 한 시간 내에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조짐이 있는 조짐 편두통migraine with aura과 무조짐 편두통 migraine without aura으로 나눌 수 있다.

경막하 출혈은 뇌를 싸고 있는 뇌경막 아래쪽으로 출혈이 되어 고인 것을 말합니다. MRI 사진을 확인해보니 뇌에 반달 모양으로 혈액이 고인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경막하 출혈이 생기면 뇌 내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위험한 응급상황으로 판단합니다. 주로 넘어져서 머리를 부딪히는 경우나 교통사고에서 흔히 생기는 외상성 뇌출혈인 경우가 많습니다.

뇌의 뇌동맥류가 터져서 출혈이 일어난다면 뇌의 내부에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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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구입해놓고 다른 책들로 인해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못 읽다가 드디어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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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주인공 시점인듯 보여지는 주인공이 좀 이상하다. 처음에는 자기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했다가 좀 더 뒤에서는 자기가 그림을 못 그린다고 한다. 주인공에게서 정신 분열의 기운이 느껴지는, 약간은 무서운 느낌이다.

흐름에 따라 쭉 읽으면서 주인공이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서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관계없이 자기 스스로 타인을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쪽으로 생각하는 우울증(?) 비슷한 정신이상 상태에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다. 혹시 그래서 책 제목이 ‘멜랑콜리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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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어서 읽다보니 작년에 읽었던 욘 포세의 다른 작품들과 이야기의 소재만 다를뿐 전반적인 특징들은 비슷한 양상을 보여준다. 동일한 혹은 유사한 문장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고, 독자인 나는 반복되는 이러한 문장들을 계속 읽으면서 주인공의 ‘생각 혹은 의식‘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스며들게 되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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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라스는 어떤 술집에 들어가서 희고 검은 천이 자신의 주위에서 빙빙 도는 것을 보게 되는데, 주변 정황을 보면 이것이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이라기 보다는 주인공 자신의 관념 속에서 나온 착시현상 같은 느낌을 받았다.

독자인 나의 주관적인 느낌을 조금 보태자면 희고 검은 천은 선과 악을 상징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느낌의 근거인즉, 이것이 나오는 배경이 웨이트리스가 있는 어느 술집인데 그 웨이트리스가 주인공과 주인공의 친구를 지속적으로 유혹하는 듯한 장면이 끊임없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근데 뒤이어 읽다보니 p.87에 밑줄 친 부분에서 이 희고 검은 천이 흰자와 검은 눈동자가 있는 ‘사람의 눈‘을 상징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앞에서 나온 내재적 의미와 동일한 건지 아니면 약간 다른 건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뭐 이런 식으로 해석해볼 수는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Hans Gude(1825~1903), 노르웨이 낭만주의 화파의 화가. 독일 뒤셀도르프 예술 아카데미에서 회화를 가르치며 젊은 노르웨이 화가들을 양성했다. - P11

아돌프 티데만(Adolph Tidemand, 1814~1876). 노르웨이 낭만주의 화가. 노르웨이의 신화와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유명하며, 노르웨이 왕실로부터 작위를, 프랑스로부터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다. - P12

구데와 티데만을 제외하고 나처럼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 P12

빙켈만 씨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집주인의 동생이라고 소개했다. - P14

나는 화가다. 나는 화가라스 헤르테르비그이며, 뒤셀도르프 예술 아카데미의 유명한 교수, 한스 구데의 제자다. - P15

Lars Hertervig(1830~1902). 노르웨이의 거친 풍경 속에 환상성을 담아낸 것으로 유명한 화가.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나 조선소에서 일하다가 후원자를 만나 독일 뒤셀도르프 예술 아카데미에서 회화를 공부했으나, 동료 화가들의 냉대를 받으며 정신병을 얻었다. 사후 12년인 1914년에 오슬로에서 열린 ‘1914년 기념회전‘에서 재발굴되어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다. - P14

나는, 젊은 청년,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의 아들, 퀘이커교 신자, 화가 지망생이었으며, 바로 한스 가브리엘 부크홀트 순트의 후원으로 독일 뒤셀도르프의 예술 아카데미에 유학을 왔고, 그 유명한 한스 구데의 제자가 되어 풍경화가가 되기 위한 수업을 받고 있다. 나는 그림을 정말 잘 그린다. 나는 다른 일은 몰라도 그림 하나만큼은 잘 그릴 수 있다. - P15

Hans Gabriel Buchholdt Sundt(1800~1881). 스타방에르 지역에서 조선소를 운영한 사업가로, 헤르테르비그가 견습생으로 능숙한 솜씨를 발휘하는 것을 눈여겨보고 그에게 교육의 기회와 미대 후원금을 제공했다. - P15

오늘은 한스 구데가 내 그림을 보기 위해 올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한스 구데가 하는 말을 들을 용기가 없다. 만약 한스 구데가 나더러 그림을 그릴 수 없는 사람, 그림에 소질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그림을 더 그릴 수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집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고, 다시 화가 지망생으로 살아야 한다. 나는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려내고 싶다.  - P16

알렉산데르 셸란(Alexander Kielland, 1849~1906) 노르웨이 작가. 좌파정신에 입각한 소설과 산문을 썼으며, 헨리크 입센, 비에른셰른 비에른손, 요나스 리와 함께 ‘노르웨이 4대 작가‘로 불렸다 - P25

당신은 내 질문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나요? 당신은 열대여섯 살밖에 되지 않는 소녀가 당신 같은 남자와 함께 단둘이한 방에 있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설마 정말 내 질문이 이상하다고 여기는 건 아니겠죠? - P48

그렇군요. 헤르테르비그 씨는 헬레네의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뒤, 내가 그녀와 그녀의 어머니를 보호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까? 아무리 당신이 철이 없다 하더라도 그것쯤은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만. - P49

헬레네와 나는 서로 사랑하는 연인 사이입니다!
빙켈만 씨가 험악한 눈초리로 나를 째려보았다. - P49

내뱉지 않았어야 하는 말을 했던 것이다. - P49

나는 당신이 그저 기분 좋은 말을 건네기 위해 나를 찾아오진 않았다는 걸 잘 알고있었다. 당신이 내방에 왔던 것은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느낄수 있었다. - P57

내가 갈 수 있는 다른 곳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 갈 곳이 있다. - P59

Malkasten. 1848 년에 발족한 뒤셀도르프 예술인연합. 여기서는 그 회합이 이뤄진 클럽하우스인 말카스텐하우스를 가리킨다. - P59

아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나는 아는 사람과 마주치지 않기만을 바랐다. - P62

나는 말카스텐이 텅 비어 있기를 바랐다. 단 한 사람도 없이 오늘은 내가 난생 처음으로 말카스텐에 가는 날이다. 나는 말카스텐에 들어섰을 때 그곳에 내가 아는 사람이 없기를 바랐다. 말카스텐에 앉아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 P67

나는 혼자 있고 싶었다. - P69

내겐 돈이 있고, 나는 그림을 잘 그린다.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할 것이다. - P71

알프레드가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나도 술을 사야할텐데, 내겐 돈이없다. 내 수중에 있는 쥐꼬리만 한 돈은 모두 다른 이들에게서 받은 것이다. 나는술을 사서 마실 형편이 아니다. 내겐 돈이 거의 없다. 나는 술을 마시면 안 된다. 나는 돈을 모아야 한다. 내게 있는 돈은 모두 다른 이들에게서 받거나 빌린 돈뿐이다. 나는 생계와 학업을 위해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받는다. 나는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이다. 하지만 한스 가브리엘 부크홀트 순트, 그는 돈이 많은 부자다. 내 수중에 있는 돈은 모두 그가 보내 준 돈이다. 나는 술로 그 돈을 없앨 수 없다. - P74

비켜! 나를 더 괴롭히지 말라고! - P76

내게서 평화를 빼앗기 위해, 나를 괴롭히기 위해, 그 희고 검은 천은 내 주위를 빙빙 돌고 있다. 그것은 내게 바짝 다가왔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 P76

희고 검은 천은 내게 바짝 다가와 나를 에워쌌다. 그 천은 내게서 멀어지는가 싶더니 다시 다가왔고, 다시 멀어지더니 내게 바짝 다가왔다. 천은 내게서 팔 하나 길이를 두고서 멀어졌다 다가오기를 반복했다. - P79

나는 희고 검은 천이 왔다 갔다 움직이는 그자리에 더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무슨 일이라도 해야만 했다. 몸을 일으켜 소리쳐 볼까 나는 그 희고 검은 천을 쫓아내야 한다. 천이 나를 가지고 놀도록 가만히 놔둘 수는 없다. - P79

희고 검은 천이 내 주위에서 빙빙 돌았다. 나는 천을 움직이는 게 웨이트리스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희고 검은 천을 조종하는 것은 바로 그녀이며 천이 재빨리 움직이거나 느릿느릿 움직이는 것도 다 그녀 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희고 검은 천이 내게 가까이 다가와 나를 에워싸더니 다시 멀어졌다. 그것은 내게 바짝 붙었다가 다시 멀어졌다. 천이 내게 다가와 펄럭이더니 나를 천 안으로 끌어들이려 했다. - P83

난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어. - P83

희고 검은 천이 내 주위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인다면 나는 그림을 그릴 수 없다. 나는 희고 검은 천이 내 얼굴 앞으로만 다가오지 않는다면 제멋대로 움직여도 개의치 않는다. - P84

희고 검은 천이 내게 더 가까이 다가온다면 담배 연기로 그것을 쫓아낼 것이다. 파이프를 들어 올려 담배를 꾹꾹 눌러넣은 후 연기를 피워 그것을 쫓아낼 것이다. - P85

앞 테이블, 뒤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내게로 다가왔다. 희고 검은 옷을 입은채. 내게 다가온 희고 검은 천은 내 몸을 감쌌다. 그들이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희고 검은 천들이 내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내게로 다가오는 옷들, 나를 향해 움직이는 옷들, 천들이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눈동자가 내게로 다가왔다. - P87

나는 말카스텐에 있고, 의자에 앉아 있던 사람들과 그들의 눈동자는 나를 향하고 있었으며, 그들의 눈동자는 나를 잡아먹으려고 했다. - P88

나는 희고 검은 천이 멀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더 이상 내 몸을 에워싸지 않았다. 이제 천들은 테이블 앞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천들은 돌아갔지만, 그들의 눈동자는 여전히 나를 향하고 있었다. - P89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와 함께 앉아 있던 알프레드가 내 파이프를 가져갔다고 해도 그녀는 믿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내 파이프를 훔치지 않았다는 알프레드의 말만 믿을 것이고, 내게 자리에 앉으라고 말할 것이며, 내게 알프레드의 파이프에 손을 대지 말라는 말만 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녀가 시키는 대로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녀는 말카스텐에서 서빙을 보고 있으며 여차하면 주인을 데려올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 그녀는 나를 밖으로 쫓아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말카스텐에서 나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림도 못 그리는 알프레드는 힘들이지 않고 내 파이프를 손에 넣게 될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 P90

당신은 왜 이 사람이 그림을 못 그린다고 말하나요? 웨이트리스가 물었다.
그건 이자가 그림을 못 그리기 때문이에요. 지금까지 그림을 한 점도 못 팔았어요.
그림을 팔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때문에 그림을 못 그린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이자는 그림을 두 점이나 팔았어요. 노르웨이 예술인 협회에 팔았죠. 바로 그 때문에 이자는 자기가 그림을 꽤 잘 그린다고 착각하는 것 같아요. 알프레드가 말했다. - P93

나는 고개를 떨구었다. 어쩌면 나는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니, 나는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다. 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나는 사물을 잘 볼 수 있다. 나는 모든 것을 볼 수 있고, 심지어는 다른 이들의 눈에 띄지 않는 것조차도 볼 수 있다. 바로 그 때문에 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다. - P93

오늘은 돈이 없어요. 오늘은 돈을 가져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곧 돈이 올 거예요.
후원자에게서. 알프레드가 말했다.
나는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꼭 내가 후원자에게서 돈을 받는다고 말했어야 했을까. 부모님이나 친척이 아니라 후원자에게서 돈을 받는다고, 나의 부모님에겐 돈이 없다. 알프레드는 내가 가난한 집안 출신이며, 그 때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알프레드는 웨이트리스에게 바로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 P94

자네는 여기 없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걸 그만둬야해. 내 곁에 앉아 있던 사내가 말했다. - P97

타스타의 온화한 눈동자가 희고 검은 천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하얀 천은 그의 눈이 되었고 검은 천은 그의 동공이 되었다. 문득, 어디선가 갑자기 푸른 천이 모습을 드러냈다. 푸른 눈동자와 눈가의 주름 뒤에서 얼굴이 만들어졌고 그것은 타스타의 얼굴이 되었다. - P98

헬레네는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다. - P99

그녀의 검은 미소는 내 발을 집어삼키고 놓아주지 않는 구렁텅이다. 나는 한쪽 발을 구렁텅이에 집어넣은 채 서 있다. - P99

나는 하얀 페인트칠을 한 창문을 향해 발을 옮겼다. 앞으로! 습지에서 발을 빼내고, 젖은 발을 질질 끌며 바다를 향해 걸었다. 습지를 향해 파도를 밀어 보내는 바다를 향해 앞으로 앞으로 걸었다. 이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시각각 다른 색으로 변하는 구름을 향해, 오랜 기억을 향해. - P100

나는 빙켈만 부인의 벌린 입과 두텁지도 가늘지도 않는 그녀의 입술에서 벗어나기 위해 걸었다. 감싸고 있는 입술은 내게 방문 뒤의 작은 다락방, 그곳이 내가 머무를 곳이라고 말했다. 내가 살 곳은 그곳. 나는 그곳에 들어갔다. - P101

그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지면 어디선가 희고 검은 천이 스멀스멀 나타나 나를 에워쌀 것이다. 그것은 팔 하나 거리를 사이에 두고 내게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할 것이다. 마치 거뭇거뭇한 바다 위의 거뭇거뭇한 바위섬을 에워싸고 움직이는 파도처럼. - P110

원래 그런 사람이니 개의치 말라고. - P110

그냥 가만히 놔둬요. - P115

하지만 나는 지금은 무의미한 존재다. 가난한 퀘이커 교인의 아들, 자유 사상가의 아들, 인간 지스러기, 아버지와 똑같은 아들인 나는 독일까지 유학을 왔다. 화가가 되기 위해, 독일의 한스 구데 밑에서 공부하기 위해. 나는 라스 헤르테르비그.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라스 헤르테르비그. - P117

베르겐 : 노르웨이 서부의 베스틀란주에 위치한 도시. 무역과 해운업으로 17세기까지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였다. - P118

햇살이 눈부셨다. 빛이 내 눈 속으로 들어왔다. 아버지는 외면의 빛과 내면의 빛을 말하며 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면의 빛이라고 했다. - P119

아버지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내 안에도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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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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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잘 몰랐던 사람도 읽으면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을만큼 친절하고 자세하게 쓰인 책입니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 건축물에 대한 감상과 함께 건축관련 기본 개념들도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어서 끝까지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또한 적재적소에 첨부된 사진도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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