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물일기 -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존경해
진고로호 지음 / 어크로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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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물에게 마음을 쓰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평소에 어떤 사람이든 관계없이 한 생명이 다른 생명을 존중하는 순간을 목도하는 일은 감격스럽다. 그 시도가 의미를 알 수 없는 비효율적인 에너지의 낭비에 지나지 않더라도 그런 풍경을 만나면 나는 마음속으로 살 만한 세상이라고 휘파람을 분다. 

페이지 101


미물일기라는 제목처럼 조그마한 생물의 관찰일기처럼 보여서 솔직히 기대없이봤다. 

주위에 미물, 생물, 자연에 대한 것은 산을 가야지 보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했고 조그마한 생물들에 일일이 신경쓰는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지렁이” 에 대한 저자가 가지는 마음과 표현들을 읽는 순간 , 특별한 생명체에 대한 것이 아닌 진짜 우리 주위에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만나는 생명체들이 대해 갖는 우리들의 감정을 풀어놓은 이야기였다.


비만 오면 땅 위로 기어 나와 말라 죽거나, 사람들의 발에 밟혀 짓눌린 지렁이를 볼 때마다 징그럽다기보다는 안타까웠다. 페이지 . 21 


나도 늘 상 비만 오면 산책길에 죽어있는 지렁이 시체를 보면서 느꼈던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이렇게 글을 보니 동질감을 느끼면서 우리 모두 다 세상에 대한 조그마한 존중이 남아 있음에 맘이 좋아진다. 

이렇게 작가는 조그마한 지렁이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의 일상에 일어나는 감정을 동일화 시키기도 하고 그런 미물의 안간힘을 통해 같은 미물인 자신에 대한 반성 및 위로를 건넨다. 


퇴직할 때 꿈꿨던 작가로서의 자립을 아직 이루지 못한 데다 자주 아프기까지 한 나지만 맨손으로 지렁이를 만질 수 있지 않은가 ? 영원히 아플 것 같고 , 영원히 돈을 벌지 못할 것 같고, 영원히 발전이 없을 것 같을때면 시무룩하고, 힘들고 무력한 시간은 언젠가 지나갈 것임을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 

페이지 23 중에서 


책속에는 다양한 미물들, 벌레, 들꽃 , 겨울 파리 , 애벌레 , 거미 , 참새 등등 수많은 미물들이 나온다. 

산속이 아닌 도시에 존재하고 우리와 살아가고 있는 미물들이 이렇게 많았구나 . 새삼 느끼면서 세상이 생각보다 많이 훼손된 것이 아닌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면서 살아가고 있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늘상 우리 곁에 머물면서 자신의 본분을 다해 살고 있는 자연들 속에서 같은 미물인 인간만이 죽네 사네 하는 것을 보면서 자연은 어떤 생각을 가질까 ?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저자가 묘사하는 미물들에게 고마움과 배려 그리고 존엄함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따스하다. 미물일기지만 실상의 저자가 보내는 세상에 대한 외침과 위로같은 이야기들이 많다. 현실이 찌질하고 힘들어도 괜찮다. 우리 모두는 한낮 자연의 미물에 지나지 않으니 너무 힘들어하지만. 그럴땐 집 앞 공원에 나가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며 열심히 살고 있는 미물들에게 용기를 얻어보자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성과 없는 나날에 습관처럼 실망하기도, 그간의 수고에 대한 보상이 작은 성공으로 돌아올 때는 기뻐도 하겠지만 이내 털어먹고 매일의 발걸음으로 돌아와야지. 계절이 바뀔 때면 목련 나무에 꽃이 솜사탕처럼 뭉게 뭉게 달리고 잠자리들이 영원히 물이 마르지 않을 연못 위를 바쁘게 날아다니실 열렬히 응원할 것이다. 페이지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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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인간입니까 - 인지과학으로 읽는 뇌와 마음의 작동 원리
엘리에저 J. 스턴버그 지음, 이한나 옮김 / 심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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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특별한 존재가 아닐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기가 두려운 것이다. 그러나 데닛의 주장에 의하면 이것이 현실이다. 인간과 좀비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의식이란 환상일 뿐이다. 우리가 바로 좀비다.

p. 195


우리는 무엇인가? 인간과 컴퓨터가 구별되는 차이는 무엇인가? 언젠가 나와 똑같은 인공지능이 만들어져 나라는 독특한 인간이 사라지고 세상 모두가 기계화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의문과 공포 두려움을 매개로 sf영화가 많다.

이처럼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좀더 편리한 좋은 세상이 될것라는 기대에 반하여 AI의 지배로 인해 인간이 컴퓨터에 의하여 쓸모없는 세상이 될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그런 두려움에 대해 많은 과학자와 낙관적인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이 말하는 인간의 특별성 뇌, 마음은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저자는 그런 낙관성에 대한 뇌의 특별성, 뇌가 발현하는 의식체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려 이책이 17살에 쓰여졌다는 것도 그것만도 인간의 뇌는 특별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뇌가 어떻게 감정을 전달하고 생성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연구결과나 논증이 없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그것또한 컴퓨터가 하는 것처럼 많은 분류를 통해서 체계적으로 발현되기 때문에 우리 인간도 기계에 가깝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에 반한 다른 학자들은 그렇다고 쳐도 그런한 분류체계를 어떤식으로 만드는지 , 또한 미각 ,시각, 청각,후각 등등의 감각질을 모두 과학적으로 검증이 불가능하며 그것을 컴퓨터가 완전히 모방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기계보다는 특별한 유기물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저자는 책 전반적으로 "우리는 기계인가 ? 아닌가? "라는 물음에 찬성과 반대 또는 완전히 색다른 주장을 다루면서 끊임없이 물어본다. 우리가 가지는 특별함은 어디서 오는가? 우리의 뇌와 감정과 감각등의 상관관계가 어떻게 생성되고 발전 되는지를 말이다. 그래서 이책은 뇌란 무엇인가? 결정적 해답보다는 읽는 우리로 하여금 당신은 어느쪽에 더 무게감을 두나요 ? 기계입니까 , 아니면 인간입니까 ? 라고 스스로 정답을 아니 물음과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과학과 신학의 믿음에 대해 물어보는 것 같다. 그래서 결국은 정답이 아닌 수많은 주장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며 우리들이 막연히 가지고 있는 컴퓨터 , AI 시대에 가지는 두려움의 깊이를 좀더 지식을 가지고 바라보라고 말하는 것 같다.


" 나는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세계를 안다. 그곳에 들어가려면 열쇠가 필요하며,

 나만이 그 열쇠를 가지고 있다.

그 세계란 바로 내 내면의 생각으로, 그곳으로 들어가는 열쇠는 생각 그 자체다. 

발상과 의견, 기억, 경험으로 가득한 이 세계를 거닐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뿐이다.

 " 들어가는 말 p. 009


스턴버그가 들고 있는 열쇠, 그 열쇠를 공유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이 책을 읽어 보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뇌, 오랫동안 철학 , 과학이 밝혀내려고 했지만 아직도 불가사의한 세계에 있는 우리 뇌의 놀라운 특이함을 통해 우리는 기계인지 인간인지 아니면 좀비 인지 확인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는 책이다.


두려움보다는 어쩌면 인간이라서 아직 다행이라는 시각에 더 치우칠 수도 있다. 나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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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토당토않고 불가해한 슬픔에 관한 1831일의 보고서 문학동네 청소년 60
조우리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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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기대와 관심을 받았고 그래서 모든 게 다시시하기도 했었다. 내 뇌의 성장은 아마 그때에 멈춰 있을 것이다. 그날 이후,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았고 단 한 권의 문제집도 풀지 않았다.
나의 내적 성장을 스스로 종결해 버렸다. 내가 쓸모없어지는 게내 나름의 속죄였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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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페더 사가 1 - 어두운 암흑의 바다 끝에서 윙페더 사가 1
앤드루 피터슨 지음, 김선영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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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너, 주머니가 가난한 건 괜찮단다. 그런데 마음이 가난한 건 다른 문제지. 저들을 보렴. 슬픈 눈을 하고 있잖아. 돈이 얼마가 있든 해결할 수 없는 슬픔이야. 이제는 배를 잡고 웃는 게 어떤 느낌이었는지 기억조차 안 나는 거지."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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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 일과 선택에 관하여 조우성 변호사 에세이 2
조우성 지음 / 서삼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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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시대의 학자 정자(程子)는 《논어》를 읽은 사람을 크게넷으로 나누었다. <논어>를 읽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 다읽은 뒤 한두 구절을 얻고 기뻐하는 사람, 다 읽은 뒤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손으로 춤을 추고 발로 뛰는사람이 있다고 했다. 또한 그는 《논어》를 읽기 전에도 이러한사람인데 다 읽고 나서도 또 다만 이러한 사람, 즉 아무런 변화가 없는 사람이라면 그것은 읽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정한 독서는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승화되어야 하고, 그 삶이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 수많은 정보와 지식 속에서 진정한 보석을 골라내어 자신의 삶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급변하는 오늘날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지식의 전사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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