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게 길을 묻다>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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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게 길을 묻다 - 희망 더 아름다운 삶을 찾는 당신을 위한 생태적 자기경영법
김용규 지음 / 비아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씨앗은 제 온전한 생명의 싹을 껍질로 감싼 채 세상 밖으로 자신을 드러낼 기회를 기다립니다."
사업을 하다가 너무나 바쁜 일상속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을 잃고 반생을 살아온 저자는 숲으로 들어가면서 진정함을 배우고 진리를 배웠다고 한다. 숲은 말하지 않은 조용한 친구라 우리가 눈으로 관찰하고 마음으로 보아야 숲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우리집 배란다에는 여러가지 식물과 꽃을 키우는데, 이들은 각자가 다른 매력을 품어내면서도 서로 시기하거나 질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느낀다. 오히려 그들은 서로의 매력을 더욱더 서로 밀어주는 것 같다.
푸른 숲을 보면서 인간의 삶과 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며 어떤 연관관계와 어떤 유사한 점이 있는지 비교를 통해 써내려간 이 책은 개인 한명에게 내재되어 있는 긍정적인 잠재적 가능성에 대해서도 용기와 힘을 불어넣는다.
"2000년 동안이나 땅 속에 묻혀 있던 씨앗이 꽃을 피웠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 중략... 긴 세월을 뛰어넘고 제 꽃을 피운 이 놀라운 식물은 일본인들로부터 '오가연꽃'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2000년의 세월을 씨앗의 상태로 견디고 마침내 자신의 꽃을 피운 이 연꽃을 통해 우리는 생명이 얼마나 위대한 힘을 그 씨앗 안에 담아두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2000년동안 세상은 몰라보게 바뀌고 변했을 텐데 그 자리에서 자신의 날이 올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온 오가연꽃 씨앗의 생명력과 끈기와 집념을 통해 위대한 내면의 힘을 배우게 된다.
나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를 좋아한다. '월든'이라는 책을 통해 자연주의적 매력을 한창 내뿜었던 작가인 그는,
"길을 잃어 보기 전에는, 다시 말해서 세상을 잃어버리기 전에는 자기 자신을 찾아내지도, 자신이 지금 서 있는 위치와 자신이 맺고 있는 무한한 관계를 깨닫지도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를때는 결국 원하지 않는 곳으로 가게된다'라는 말이 있다. 가장 바쁠 때 가장 조심히 하며 준비하고 가장 힘들때 꿈과 용기를 가지는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것이 항상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역사를 보면서 반성해야 할 점이 많은 것처럼 내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이 순간을 감사해야 할 줄 아는 사람. 이 긍정적 힘은 숲과 상통하고 있을 것이다.
"하늘에 닿으려는 과정에서 무수한 고난과 시련을 만나 마침내 제 모양을 이루듯이 우리의 삶도 부단한 시작의 나날이 모여 자기를 완성하는 과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그곳이 사막처럼 느껴질지라도 그곳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모든 숲은 그렇게 이루어져왔습니다. 삶을 수용하지 않고 열 수 있는 하늘은 없고, 시작하지 않고 넘을 수 있는 벽은 없습니다. 거목 아래에서 자라는 신갈나무가 하늘을 여는 방법이 그러하고, 커다란 벽 앞에 선 담쟁이 덩굴이 벽을 넘는 방법 또한 그러합니다. "
저자는 힘들어하는 순간이 모두 하나가 완성되는 과정이며 그것은 모든 것의 통과의례일 뿐이라 주장한다. 숲이 그러그러해서 아름답고 장대하고 겸허한 풍경을 만들어내듯이 사람 또한 그런 과정을 거쳐야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숲의 탄생이라는 시를 주목하면 위로와 힘이 충전된다. '지금 내 모습이 나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부제목으로 이루어진 시는 셰익스피어의 어제의 나는 없다. 오늘의 나만 있을 뿐이라는 유명한 말을 떠오르게 한다.
인생의 여정 위에서 어느 순간 길을 잃었을 때 우리는 어둠 속에 갇힌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세상 어디에도 내가 없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빛을 찾지 못해서다. 나무와 들풀에게 빛은 시작이고 사람에게 빛은 꿈이요, 희망이다. 희망을 잃으면 삶은 시들고 어두워진다.
"나무들이 만드는 가시는 대개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중략... 결국 동물들의 성가신 학대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몸 일부를 변형시켜 가시를 만들고 키우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어린 나무는 꺾이고 부러지기 쉽습니다. 아직 그들의 줄기는 여린 상태입니다. 줄기를 잃으면 자칫 자신의 앞길 전체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가시는 자신을 지켜내기 위한 강력한 방어 수단인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시인 신경림 선생은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고 말했다.
시인 정호승 선생은 "풀잎에도 상처가 있고,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면서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들고,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고 했다.
누군가는 혁명을 얼음 위에 불을 피우는 일과 같다고 했다. 불모지에서 싹을 틔우는 씨앗은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으면서 성장하며 약할 땐 가시 돋힌 방어로 내면의 힘을 키우면서 내면의 힘이 자라면 그땐 가시를 사그러뜨린다고 한다.
"그 자체로서 자신의 목적이 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찾고 그 길을 걷는 사람에게 당장은 적은 보상이 주어질 수도 있으나, 그것은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문제입니다. 스스로를 믿는다면 몇 년간의 가난과 충분히 동거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 리처드 리키에 의하면 19세기까지 약 3억 년간 대략 4년마다 하나의 종이 소멸했다고 한다. 100년에 평균 25종이 사라지는 것이 정상적인 소멸속도인데 지난 100년간부터 한살 한살 나이를 더할 때마다 지구에서는 대략 1만 7000종에서 10만종의 생명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한다.
4막에선 과잉생산, 과잉소비, 과잉폐기에 대한 이야기가 다루어진다. 무덤 과잉을 더불어 여러가지 과잉에 대해 나오는 이 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 깨달아야 하고 행동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
시와 숲이 있어 자연주의적이고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라는 점에서 자기계발적 요소가 있는 이 책은 사람들이 물질문명과 이기심에 너무 치우쳐서 제대로 된 진리를 보지 못할 때 중심을 잡아주며 일정시간마다 휴식시간을 가지고 숲을 온전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그 풀들의 자연적인 흐름처럼 인간도 자연적으로 진리를 향해 움직일 수 있다고 본다.
또 지금 이 순간 힘들고 상처 입은 사람이 있다면 용기와 힘과 위로의 말을 건네주며 숲이 주는 교훈을 되새기게 한다.
<편집오류하나 - 126p에 생강나무를 생각나무라고 표기되어 있다. ^^>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숲이 이루어내는 위대함의 그 과정속에 있는 진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로와 힘을 불어넣어주며 교훈을 일깨워준다. 길을 잃고 헤매는 많은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길을 제시하며 또, 무분별하게 과잉소비했던 인간이 자연에 입힌 피해는 빠르면 우리의 세대, 아니면 우리 자식의 세대에 끔찍한 유산으로 남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황대권의 '야생초편지', 에모토 마사루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 헨리 데이빗 소로의 '월든'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물질과 성공을 향해 너무 빨리 달리고 있는 사람들, 힘과 용기와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들, 그 밖에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어른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그 자체로서 자신의 목적이 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찾고 그 길을 걷는 사람에게 당장은 적은 보상이 주어질 수도 있으나, 그것은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문제입니다. 스스로를 믿는다면 몇 년간의 가난과 충분히 동거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