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메에서 일본을 만나다
조성기 지음 / 어문학사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어렸을 때 보았던 만화중에 둘리와 하니빼고 모두 일본

영화였다면 내가 일본만화의 영향을 얼마나 받았을까? 둘리와

하니말고는 일본만화와 비교할만한 게 없었기 때문에 어떤 만

화문화를 비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어렸을 때 보았던

일본만화의 대부분이 한국만화인척 한 윗사람도 문제지만 만

화라는 장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발판이 없었기 때문에 창작

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많은 것

같다.

 

 이 책은 영화나 책을 감상하고 그에 대한 여러가지 상식을

분석한 것처럼 아니메에 대해 새로운 상식과 내가 몰랐던 사

실들을 많이 알게 해준다. 또, 이런 아니메를 통해 정치와 사

회, 경제와 산업, 예술과 과학, 무사도, 여성관, 종교등 가치

관과 조금 더 높은 단계의 생각에 대해 통합되어 고찰해볼만

서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이 책이 주는 통쾌함

또한 더욱 높아진다.

 

  일본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에 따라 2차 대전 당시 군수물

자에 참여했던 많은 대기업들이 이 시기에 다시 회생하는 기

회를 되찾아 1955년경부터 1973년까지 고도성장기에 연평균

10%의 실질성정률과 1968년엔 국민총생산기준 미국에 이어 세

계 2위가 되는 경이적인 경제발전을 거듭했다. 이시기 일본은

경제동물이란 비아냥을 듣기 시작한다.

 

 일본 경제가 고도 성장을 통해 전자, 자동차산업 등 주요 분

야에서 세계 경제의 선두권에 들어오게 되자, 시장을 점령당

한 미국 등 서구 언론들은 일본인들을 비하하여 이렇게 불렀

다. 일본기업이나 정부차원에서도 경제적 실리에 관한 일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데 비해 구호사업이나 UN 분담

금 등 국제적 이슈에 대하여 보여주었던 소극적인 모습에서

서구 언론들이 일본을 비판하여 유행되었던 용어이다.

 

 고속 경제성장기를 배경으로 1960년대 일본 어린이의 모습을

추억하는 극장요 아니메인 '추억은 방울 방울'은 개봉 당시

일본인들에게 아름다운 과거에 대한 추억을 선물하며 1991년

도 일본 극장 수입 1위를 기록하여 흥행에서도 성공한 작품이

다.

 

 일본은 일찍이 출판, 영화, 음악, 드라마, 아니메, 게임산업

등 각 분야에 엔터테인먼트산업을 성장시켜 왔는데 특히 사업

전개면에서 일본인 특유의 침착함이 일본 엔터테인먼트산업구

조를 안정시켜오고 있다.

 

 한 예로 저작권 관리나 배우, 캐릭터에 대한 매니지먼트 시

스템이 발달되었다. 특히 일본 드라마의 저작권 관리는 저작

권자인 외부 저작사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초상권에 이르기까

지 철저하게 되어있어 저작권자에 대한 배려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이런 질서와 체계화된 속성은 한국이 배워야 할 점이

많은 것을 보여준다.

 

 그들의 엔터테인먼트는 모두 연결되고 협력된 시스템에 의해

서로를 더욱더 탄탄하게 만들어주어 세계에서 버틸만한 강한

산업을 만들어냈다.

 

 아니메산업이 독립적으로는 미약하지만, 게임산업이나 드라

마산업, 음악산업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큰 시스템 안에 놓여

있으며, 이에 따라 아니메산업은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잘 연

계되고 있다.

 

 슈퍼마리오, 스트리트 파이터, 록맨은 게임 캐릭터로 출발해

서 아니메로 제작되어졌다. 일본이 미국과 비교했을때 아니메

, 만화, 게임과 같은 인공적인 엔터테인먼트를 보다 더 발전

시키게 된 이유를 열거한 장을 읽어보면 인공적인 미를 추구

하는 일본인 특유의 습성과 한 가지 일에 몰두하여 깊이 파고

드는 오타쿠적인 기질, 혼자 놀기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에 의

해 개인적인 놀이 문화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흥미

롭다.

 

 그리고 여기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서로 협력해서 상생할 수

있다는 정신의 밑바탕은 엔터테인먼트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

는 것이 일본 그리고 미국의 메이져 기업들의 가르침이다. 그

런 점에서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산업 성장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과제와 문제가 선명해진다.

 

 일본인들은 아니메를 통하여 사회의 많은 부분과 가치관을

담았는데 그 중에 내가 좋아했던 작가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

하여 나오는 장은 무척 흥미로웠다. 나는 그의 팬이라 그의

옛날작품부터 지금까지 만들어진 작품을 거의 모두 보았었는

데, 그의 개인적인 면에 대해 나와있는 장을 보니 더욱더 흥

미진진하게 읽어보았다.

 

 미야자키 감독은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따뜻한 작품을 만들

고 싶어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많은 아니메가 직접적으로 이

린이와 어른이 맞서게 하는 분위기에서 벗어나서 자연 속에서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다툼과 투쟁을 심어주지 않은 그런 영화

를 만들기를 원했다. 그러나 막상 이야기를 종이에 적으려고

하면 그의 머리는 텅 비는 것 같았다고 한다.

 

 또, 그의 작품의 배경에는 그의 삶을 반영하기도 했으며 애

니미즘의 정신에 의해 숲을 보전하는 단체에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아니메가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모든 문화

로부터 끌어져 온 다양한 이야기들이 사람들이 무언가 자신에

게 친근한 것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인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일본은 독특하게도 신이 엄청나게 많고 다종교이며 모든 종

교를 받아들이고 만들어내며 혼합하는 그들만의 특이한 특성

이 있다. 그래서 유일신을 믿는 이들이 일본에 가면 많이 어

리둥절하고 황당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문화의 면에서 이런 특이한 특성의 일본인에 의해 창

조되는 이야기들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힘을 만

들어내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수많은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창조해낼 수 있고 그 혼

합된 이야기들이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하거나 이질적

으로 느껴져 거부감이 들지 않는 친숙함으로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일본 최고의 작가 미야자키 하야오 또한 유럽아동문학의 영

향을 많이 받고 그 속에서 다시 일본의 문화를 혼합하여 창작

해내었던 것이 세계 최고의 감독의 자리에까지 그를 올려주었던 것이다.

 

 본문에 나와 있는 내용을 참고하자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세계는 일본인들이 자신들은 아시아

인이지만, 아시아를 리드하는 아시아의 리더로서 유럽 선진국

과 같은 문화적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회 심리를 엿보게

한다."


 

 294p에 나와있는 독도의 영토분쟁으로 인한 성찰은 감정에

잘 치우치고 냄비근성이 있는 한국이  신중함과 치밀함을 가

진 일본인들에게 맞서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자

세를 배워야 할지를 가르쳐준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만화영화의 노래 또한 일본것임을 모르고

한국인이 작사 작곡한 것으로 왜곡되어 어린시절 그런 만화영

화를 보고 자란 사람들이 한일전에서 마징가Z 주제가를 부르

다가 일본인의 재미있어 하는 반응을 보고는 그 만화가 일본

에서 만든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머쓱해졌다는 이야기를 보고

씁쓸해지기도 했다.

 

 일본인들을 감정에 치우쳐 무작정 비판할 것만 아니라 진정

배워야 할 것은 배우고 또 잘못된 점을 고치기 위해서는 내부

적인 힘을 키우고 우리의 문화가 그들보다 앞섬으로써 긍정적

으로 우뚝 서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감정대로 무대뽀로 이기려 하는 것은 세계인의

인식으로도 무식하고 힘도 없으면서 덤비는 불쌍하고 처량한

신세로밖에 비춰지지 않을 뿐더러 어떤 면에서는 비겁하게 보

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게다가 그런 정신으로는

서로가 나쁜 감정만 놓을 뿐이며 나쁜 감정이 터지면 제일 끔

찍하고 무서운 결과를 놓게 될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루 스웨터>를 리뷰해주세요.
블루 스웨터 - 부유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 사이에 다리 놓기
재클린 노보그라츠 지음, 김훈 옮김 / 이른아침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저자는 미국의 중산층 자녀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대학을 졸업하고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기회가 주어지는 곳에서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당시 그녀가 간절히 하고 싶어하는 종류의 일을 하는 사람을 하나도 알지 못했을 뿐더러 그녀의 역할 모델들의 거의 모두는 책 속 등장인물이었다. 아니면 이미 사망했거나. 
  

 이 책은 오늘날 사람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이 복잡한 문제들이고 또 가끔 그것들에 못지않게 복잡한 해결책을 요구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단순한 진실들을 추구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그녀는 이 책속에 들어있는 것처럼 많은 경험들을 통해 이 행성에 사는 이라면 누구나 다 자신의 삶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자원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세계를 창조해내야 한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또 인간의 존엄성과 긍지는 바로 이런 지점에서 출발하고 이는 극빈층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렇다고 말한다.

 자신이 겪었고 배웠던 일을 엮어간 이 책은 정말 많은 깨달음을 내게 주었고 인생멘토이자 내 가치관의 멘토가 되었으며 내 머리속의 편견과 사고방식을 많은 부분에서 바꿔주었다. 게다가 한장한장을 넘길 때마다 감동과 깨달음의 연속이었으며 고전에서 보았던 참진리와 배움이 들어있었다.

 25살에 세상에 발을 디디고 나간 그녀는 한달전에 읽었던 26살,도전의 증거에서 보았던 주인공처럼 젊었고 열정과 용기를 가졌으며, 좋은 취지인 자선사업의 잘못된 근본을 바꾸기 위해 의식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그들 모두 여성이었다는 점에서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 던지는 또다른 의식향상의 방향을 모색해 주기도 했다.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사회적인 면에서 남성과 동등하기 보다는 차별되는 존재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점에서 이런 여성들의 역할은 선구자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두려움에 질린 달빛을 제대로 떨쳐버리는 경험을 할 때마다 우리는 힘과 용기, 자신감을 얻는다. 우리는 자신이 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일을 해야 한다." - 엘리너 루스벨트

 그녀는 세상이 바뀌어지는 데 기여하는 사람들의 일부분으로써 진정한 자선은 그 나라 자체에서 이루어지는 변화로 인해 그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꾸어 나갈 수 있게 투자해주는 것이 지속적으로 그들의 삶을 개선시켜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지독한 가난에 허덕이는 삶을 사는 나라에 직접 가서 눈으로 보고 가슴을 열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것들을 깨닫는다.

 그 와중에 그런 지독한 가난은 나라자체의 부패와도 연결되며, 이런 직접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모르는 체로 그런 나라에 무작정 돈을 주는 기부단체는 이런 상황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끔찍한 전쟁으로 이어지는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자선금을 그런 부패된 나라의 우두머리에게 주며 의무를 부여하면 그 나라의 우두머리는 무능해서 어떤 시스템과 프로젝트로 국민들에게 분할해야 할지도 모르기도 하고 또는 의식향상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은 이를 완전 잘못된 방향으로 자금을 사용하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못 산다는 나라에 가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저자는 또 이런 나라의 가난한 이들이 얼마나 많은 위험과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는지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에게 필요한 건 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 먹고 사는 것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는 그들의 의식을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함을 알게 된다.

 그녀는 아프리카 출신의 한 친구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성공하려면 외면은 새처럼, 내면은 호랑이처럼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음을 기억하고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나라에서 호랑이가 되어간다.
 
 "부패가 가난의 원인인가요? 아니면 가난이 부패의 원인인가요?" 그러자 그녀는 재치있게 대답했다. "양쪽 다가 아니겠어요?"

 책속 대화의 한부분이다. 저자는 이런 현실에 대해 분개하고 흥분했지만 그럼에도 진취적이고 가능성있는 사람들을 보며 희망을 가지게 된다.

 한편 그녀는 르완다에서 자신의 물건 모든 것을 도둑 맞았는데도 신고하지 않고 있다가 길목에서 한 도둑이 사람들에게 죽기 전까지 처참하게 맞는 것을 보고 자신의 물건을 훔친 도둑을 신고하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느꼈다.
 
 "내가 목격한 잔혹행위보다는 그 나라 사람들이 단순한 흑백논리를 갖고서 그 사내의 범죄를 심판하고 응징하는 것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중략.. 그 사람이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범행 현장에 있다가 죄를 뒤집어썼을 수도 있다는 점 같은 걸 고려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 같았다."

 또, 그녀는 이런 현실에 마주치는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내게 가장 큰 문제로 다가온 것은 그 나라에서 가장 중시하는 질서에 대한 추구와 자유에 대한 열망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적절한 균형을 잡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자유와 신뢰의 결여 현상은 곧 뒤에 벌어진 르완다 인종대학살의 전조가 될 그림자였다.

 "괴물들은 존재한다. 하지만 내가 상상했던 모습으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르완다의 인종대학살로 인해 그동안 그녀가 일구어 놓았던 르완다에서의 사업프로젝트는 한동안 무산되고 말았고, 이를 함께 일구었던 동료중의 몇 사람은 인종대학살이라는 끔찍한 범행현장의 주도자였다. 그녀는 이런 사실을 보면서 충격과 회의에 잠기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신은 참고 견디는 이들을 돕는다’는 코란의 말처럼.

  "인류 역사의 흐름을 보면 인류가 새로운 의식 수준으로 전환할 것을, 더 높은 도덕지평에 이르기를 요청하는 때가 있다. 우리가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서로에게 희망을 안겨줘야 할 때가. 지금이 바로 그런 때다. - 왕가리 마타이(케냐의 활동가) 2004년 노벨 평호상 수상자"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때 자문을 구한다. 그때 누군가 그녀에게 말한다.

 "그냥 시작하세요. 완벽한 것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지 마세요. 그냥 시작하다 보면 그 일이 당신에게 뭔가를 가르쳐줄 겁니다. 댁이 초장부터 일을 제대로 해낼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아무튼 초기에는 성공보다 실수를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겁니다. 그러니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서 골머리를 앓는 일은 그만 하고 최상의 투자 대상이 있나 살펴보고 있는 것 같으면 그냥 앞으로 나가세요."

  가난은 소득 수준하고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불안정에서 비롯되는 자유의 결핍과도 관련되어 있다.

 ’인간이 스스로의 원함에 따라 선택하는 데서 오는 자긍심과 존엄함을 선연하게 떠올려주는 것으로 불모의 사막에서 ’생명!’을 외치는 라잔의 드넓은 해바라기밭보다도 더 강렬한 것은 다시없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더더욱 마음을 굳히게 된다.
 "가난한 이들을 고객으로 삼는 것으로 시작하는 해결책들을 찾겠다는 내 결심은 굳어졌다. 그런 시대가 끝날 때 분열된 세계에 대한 해답을 찾아내는 일은 우리 모두가 하는 것과 똑같은 일을 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을 훈련시키고 열심히 일하게 하며, 그들의 포부와 너그러운 마음자세를 존중하고 격려해주는 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가난한 이들의 왜곡된 시장에서는 저소득층 사람들에 대한 기대치가 낮거나 기대하는 마음이 아예 없어서 자선을 베푸는 쪽으로 선회하기가 너무도 쉽다는 것도 알았다. 특히 사춘기 나이에 이른 청소년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낮고 어떤 희망도 갖고 있지 않을 경우 전투를 벌일 때의 짜릿한 흥분과 전우애 같은 것 때문에 자기네가 음산하고 황량한 미래를 불러들이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무시해버릴 수도 있다."

 수많은 깨달음과 좋은 경험들을 책으로 읽을 수 있는 행운을 누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녀가 당시 룰모델이 책이나 죽은 사람에 의해서만 존재했다면 내 룰모델은 책뿐만이 아니라 현재 나와 동시대를 살고 있으며 아직도 많은 가능성을 둔 일을 펼쳐가고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또 이 책의 내게 준 용기와 감동과 희망이  ’진리를 향해 나아갈 때 저지를 수 있는 실수는 딱 두가지다. 끝까지 계속 가지 않거나 첫 발도 떼지 않는 것 - 붓다 - ’의 말처럼 내가 가진 에너지와 가능성의 힘은 첫 발을 떼고 끝까지 계속 나아가는 내게 달려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것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빈부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21세기는 더더욱 한 국가만의 문제가 세계적인 문제로 번져가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나비효과처럼 지구 끝의 일이 지구 반대편끝으로 번져 질 수 있는 문제로 발전하게 될수도 있다는 말이다. 한 국가의 부패는 그 나라의 가난으로 이어지고 가난은 다른 곳을 약탈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여기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잃어버리고 사리판단이 안돼 전쟁을 일으키는 것과 잔인한 사상의 상상과는 다른 괴물을 생산하게 될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처럼 용기와 희망과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로 인해 끔찍한 현실이 와해될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많다면 세상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고 가난한 이들의 메마른 가슴에 희망과 가능성을 불어넣어 한차원 높은 형태의 올바르게 진화된 세계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26살, 도전의 증거'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미래를 일구어가는 모든 사람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인상적인 구절이 많았습니다. 

  '가난은 그가 머리를 쳐들지 못하게 할 것이다. 긍지는 그가 고개를 숙이지 못하게 할 것이다.' - 마스가스카르의 속담 -
 

 '희망은 산자락에 난 길과도 같다. 처음에는 길이 없다. 그러나 이윽고 사람들이 그리로 자꾸 지나다니다 보면 길이 난다.' - 루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족 - 나를 키워준 99%의 힘
임채영 엮음 / 예문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노오란 귀여운 병아리와 파아란 깜찍한 병아리가 마주 보며 우산을 들고 있는 표지의 그림은 '가족'이라는 제목처럼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요즘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사회에서의 가족상은 점점 퇴색되어 가고 있다. 부모가 자식을 해하기도 하고 자식이 부모를 해하기도 하며 과거의 피해자는 현재의 가해자가 되고 과거의 가해자는 현재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그 사이에는 기본적으로 돈을 둘러싸고 갈등이 심화되고 문제화되기도 하고 과거의 기억으로 인한 상처로 인해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면서 이렇게 화목하고 행복한 가족들도 참 많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서로가 서로를 아껴주고 생각해주는 것, 이것은 가정에서 첫번째로 배우는 인성교육이다.

 

 이 기본적인 것이 안되어 있으면 개인은 사회적으로도 문제를 일으킬 수가 있다. 간혹 초인적인 사람이 있어서 가족간의 불화가 있더라도 극복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이 사람들은 되도록 가족과 연을 끊는 경우가 많다.

 

 가족과 고향에선 인정 못 받아도 타지에서 자수성가 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수도 고향과 가족에게는 인정을 받지 못했더라고 누군가 했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런 초인적인 사람 말고는 가족 간의 불화는 개인에게는 심각한 내면적 상처와 장애를 일으킨다. 사랑을 줄줄도 모르고 받을줄도 모르는 사람들..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지어졌을때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은 중요하다. 부모의 됨됨이도 중요하며 책임감 또한 막중하다.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님에도 간혹 아무나 되기도 한다.

 

 요즘 티비에서는 말을 듣지 않는 아이를 교육시키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그곳의 아이들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지곤 한다. 아이들의 흡수력이 얼마나 스펀지 같은지 아이들을 보면 그 집 어른들을 알 수 있고 부모상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모습은 아이가 아니라 어른의 부끄러움이 되는 것이다. 내가 예전에 버스를 탔다가 너무 놀라서 입이 떡~!하고 벌어진 사건이 있었다.

 

 사건은 즉슨, 나는 버스의 제일 뒷칸에 앉아 있었다. 그때 한 여성이 탔는데 호피무늬의 화려한 의상과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화장을 무척 진하게 한 얼굴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물론 나도 그 여인을 바라보았는데 그 여인의 손은 이제 기껏 5살정도 되보이는 조그마한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버스를 타자마자 아이가 하는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심하고 천한 욕설을 엄마라고 하는 그 여인에게 내뱉었다. 모든 사람들이 그들을 쳐다보았고 그들은 별로 아랑곳하지 않았다.

 

 뜨악..하고 바라보고 있는데 그 여성은 손바닥으로 그 아이의 뺨을 찰싹! 하고 내리쳤다. 더욱 뜨악.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여인의 말은 더욱 더 가관이었다.

 

 "너 말 안 들으면 아빠한테 이른다." 순간 아이는 엄마를 향해 또 심하디 심한 욕설을 조그만한 악마처럼 얼굴을 찌푸리며 내뱉고 발로 찼다. 그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나는 내 눈앞에서 일어난 현실이 마치 현실이 아닌 것 같이 느껴졌지만 내가 당혹스러운 것 만큼 한 아이의 어머니인 그 여성도 당혹스러울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거기에 그 가족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끼어들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내가 끼어들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잘못하면 그 여성은 내게 화를 낼지도 모르고.. 하지만 경찰들도 가정폭력이 이루어지면 일단은 가정일은 가정일이라고 단정 짓고 말로 떼우다가 나중에 큰 불상사가 일어나는 일도 많지 않은가.

 

 뉴스에서 나오는 사건들도 그렇고 현실에서의 경험도 그렇고 가족사가 모두 화목하고 행복한 것만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의 가족은 희망과 구성원들의 서로가 서로에게 불어넣어주는 힘의 크기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위대한 가치이다.

 

 암울한 소식만 들을 때 이런 책을 펼치고 세상은 악과 선이 공존하는 것을 느끼면서 가족사에도 늘 공존하는 이 세계가 그래도 막강한 가족의 힘은 어두운 현세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밝은 조명과 오징어가 천적인 꽃게와 있을 때 죽지 않고 발버둥치며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삶을 온전하고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에게 길을 묻다>를 리뷰해주세요.
숲에게 길을 묻다 - 희망 더 아름다운 삶을 찾는 당신을 위한 생태적 자기경영법
김용규 지음 / 비아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씨앗은 제 온전한 생명의 싹을 껍질로 감싼 채 세상 밖으로 자신을 드러낼 기회를 기다립니다."

 사업을 하다가 너무나 바쁜 일상속에서 진정한 자기 자신을 잃고 반생을 살아온 저자는 숲으로 들어가면서 진정함을 배우고 진리를 배웠다고 한다. 숲은 말하지 않은 조용한 친구라 우리가 눈으로 관찰하고 마음으로 보아야 숲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우리집 배란다에는 여러가지 식물과 꽃을 키우는데, 이들은 각자가 다른 매력을 품어내면서도 서로 시기하거나 질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느낀다. 오히려 그들은 서로의 매력을 더욱더 서로 밀어주는 것 같다.

 푸른 숲을 보면서 인간의 삶과 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며 어떤 연관관계와 어떤 유사한 점이 있는지 비교를 통해 써내려간 이 책은 개인 한명에게 내재되어 있는 긍정적인 잠재적 가능성에 대해서도 용기와 힘을 불어넣는다.

 "2000년 동안이나 땅 속에 묻혀 있던 씨앗이 꽃을 피웠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 중략... 긴 세월을 뛰어넘고 제 꽃을 피운 이 놀라운 식물은 일본인들로부터 '오가연꽃'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2000년의 세월을 씨앗의 상태로 견디고 마침내 자신의 꽃을 피운 이 연꽃을 통해 우리는 생명이 얼마나 위대한 힘을 그 씨앗 안에 담아두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2000년동안 세상은 몰라보게 바뀌고 변했을 텐데 그 자리에서 자신의 날이 올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온 오가연꽃 씨앗의 생명력과 끈기와 집념을 통해 위대한 내면의 힘을 배우게 된다.

  나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를 좋아한다. '월든'이라는 책을 통해 자연주의적 매력을 한창 내뿜었던 작가인 그는,
 "길을 잃어 보기 전에는, 다시 말해서 세상을 잃어버리기 전에는 자기 자신을 찾아내지도, 자신이 지금 서 있는 위치와 자신이 맺고 있는 무한한 관계를 깨닫지도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를때는 결국 원하지 않는 곳으로 가게된다'라는 말이 있다. 가장 바쁠 때 가장 조심히 하며 준비하고 가장 힘들때 꿈과 용기를 가지는 내면의 힘을 키우는 것이 항상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역사를 보면서 반성해야 할 점이 많은 것처럼 내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이 순간을 감사해야 할 줄 아는 사람. 이 긍정적 힘은 숲과 상통하고 있을 것이다.

 "하늘에 닿으려는 과정에서 무수한 고난과 시련을 만나 마침내 제 모양을 이루듯이 우리의 삶도 부단한 시작의 나날이 모여 자기를 완성하는 과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그곳이 사막처럼 느껴질지라도 그곳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모든 숲은 그렇게 이루어져왔습니다. 삶을 수용하지 않고 열 수 있는 하늘은 없고, 시작하지 않고 넘을 수 있는 벽은 없습니다. 거목 아래에서 자라는 신갈나무가 하늘을 여는 방법이 그러하고, 커다란 벽 앞에 선 담쟁이 덩굴이 벽을 넘는 방법 또한 그러합니다. "

 저자는 힘들어하는 순간이 모두 하나가 완성되는 과정이며 그것은 모든 것의 통과의례일 뿐이라 주장한다. 숲이 그러그러해서 아름답고 장대하고 겸허한 풍경을 만들어내듯이 사람 또한 그런 과정을 거쳐야만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숲의 탄생이라는 시를 주목하면 위로와 힘이 충전된다. '지금 내 모습이 나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부제목으로 이루어진 시는 셰익스피어의 어제의 나는 없다. 오늘의 나만 있을 뿐이라는 유명한 말을 떠오르게 한다.
 
 인생의 여정 위에서 어느 순간 길을 잃었을 때 우리는 어둠 속에 갇힌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세상 어디에도 내가 없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빛을 찾지 못해서다. 나무와 들풀에게 빛은 시작이고 사람에게 빛은 꿈이요, 희망이다. 희망을 잃으면 삶은 시들고 어두워진다.  

 "나무들이 만드는 가시는 대개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중략... 결국 동물들의 성가신 학대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몸 일부를 변형시켜 가시를 만들고 키우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어린 나무는 꺾이고 부러지기 쉽습니다. 아직 그들의 줄기는 여린 상태입니다. 줄기를 잃으면 자칫 자신의 앞길 전체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가시는 자신을 지켜내기 위한 강력한 방어 수단인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시인 신경림 선생은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고 말했다.

 시인 정호승 선생은 "풀잎에도 상처가 있고,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면서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들고,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고 했다.

 누군가는 혁명을 얼음 위에 불을 피우는 일과 같다고 했다. 불모지에서 싹을 틔우는 씨앗은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으면서 성장하며 약할 땐 가시 돋힌 방어로 내면의 힘을 키우면서 내면의 힘이 자라면 그땐 가시를 사그러뜨린다고 한다.

 "그 자체로서 자신의 목적이 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찾고 그 길을 걷는 사람에게 당장은 적은 보상이 주어질 수도 있으나, 그것은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문제입니다. 스스로를 믿는다면 몇 년간의 가난과 충분히 동거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 리처드 리키에 의하면 19세기까지 약 3억 년간 대략 4년마다 하나의 종이 소멸했다고 한다. 100년에 평균 25종이 사라지는 것이 정상적인 소멸속도인데 지난 100년간부터 한살 한살 나이를 더할 때마다 지구에서는 대략 1만 7000종에서 10만종의 생명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한다.

 4막에선 과잉생산, 과잉소비, 과잉폐기에 대한 이야기가 다루어진다. 무덤 과잉을 더불어 여러가지 과잉에 대해 나오는 이 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 깨달아야 하고 행동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

 시와 숲이 있어 자연주의적이고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라는 점에서 자기계발적 요소가 있는 이 책은 사람들이 물질문명과 이기심에 너무 치우쳐서 제대로 된 진리를 보지 못할 때 중심을 잡아주며 일정시간마다 휴식시간을 가지고 숲을 온전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그 풀들의 자연적인 흐름처럼 인간도 자연적으로 진리를 향해 움직일 수 있다고 본다.

 또 지금 이 순간 힘들고 상처 입은 사람이 있다면 용기와 힘과 위로의 말을 건네주며 숲이 주는 교훈을 되새기게 한다.

  <편집오류하나 - 126p에 생강나무를 생각나무라고 표기되어 있다. ^^>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숲이 이루어내는 위대함의 그 과정속에 있는 진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로와 힘을 불어넣어주며 교훈을 일깨워준다. 길을 잃고 헤매는 많은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길을 제시하며 또, 무분별하게 과잉소비했던 인간이 자연에 입힌 피해는 빠르면 우리의 세대, 아니면 우리 자식의 세대에 끔찍한 유산으로 남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황대권의 '야생초편지', 에모토 마사루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 헨리 데이빗 소로의 '월든'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물질과 성공을 향해 너무 빨리 달리고 있는 사람들, 힘과 용기와 위로를 받고 싶은 사람들, 그 밖에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어른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그 자체로서 자신의 목적이 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을 찾고 그 길을 걷는 사람에게 당장은 적은 보상이 주어질 수도 있으나, 그것은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문제입니다. 스스로를 믿는다면 몇 년간의 가난과 충분히 동거할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드 무비 - 조승희 프로파일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송병선 옮김 / 꾸리에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너희들은 너희가 원했던 모든 것을 가졌지만 만족하지 

못해. 이 속물들아. -조승희-

 

 고통은 귀먹은 세상을 불러 깨우는 하느님의 

메가폰이다. 

 -C.S. 루이스

 

 책을 읽으면서 한시도 눈을 떼고 있을 수가 없었다.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스페인인 후안에 의해서 쓰여진

 

 논픽션 형식의 이 책은  한국인에게도 미국인에게도

 여러가지 생각할 시간을 안겨준다.

 

 

 후안은 기자출신답게 표현이 구성지고 추리소설작가답게 추

리력이 강하다. 그의 표현은 다소 직접적이기도 하고 노골적

일만큼 사실되다. 무엇보다 그의 시각이 중립적 시각이 되어

전체적으로 사실을 인식할 수 있었다는 것에서 이 책은 달리

의미가 깊다.

 

 

 후안은 "블랙스버그는 이런 표현이 용인된다면 버지니아 공

대 학생들이 4년 동안 마을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곳이었다.

그러고나서 그들은 다국적 기업 임원으로의 황금빛 미래를 쫓

아 ’사십대에 심장마비로 죽기 위해’ 그곳을 떠나곤 했던 것

이다." 라고 말한다.

 

 하트랜드 ’대지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블랙스버그를 들어서

’안전한 장소, 버지니아의 블랙스버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

니다.’라는
간판을 시작으로 드넓은 옥수수밭이 펼쳐진다.

 

 그렇게 후안은 이 사건의 취재를 시작으로 단편적인 사실들

을 모으고 분석하고 추리하고 조사한 뒤 하나의 책으로 엮게

된 것이다.

 

 조승희는 어릴 때부터 주위의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우울증, 선택적 무언증,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정기적으로 전

문적인 도움을 받았었으나 치료를 거부한 후로 버지니아 공대

에서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이에 자문위원회의 보고서는 버지니아 주의 정신 건강 관련

법규와 정신 건강 복지 혜택의 문제점과 실수를 지적하지만,

’자신의 건강을 책임지지 못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결론

을 내린다.

 

 32명을 사살한 조승희이지만 인간으로 보자면, 불쌍하기도

하다. 그는 어릴때 서울에서 반지하에서 아주 어렵게 8살까지

살다가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가게 된다. 그곳에서도 그의

가족들은 살만할 때까진 가난과 결핍을 손에 손 잡고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가족들은 돈을 버느라 너무 바빴으므로 어린 조

승희가 어떻게 자라나는지 관심을 기울일수가 없었다. 그런

방치속에서 어린 조승희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면서 점점더 내면속으로 들어가 갇혀버리게 된다.

 

 이후에 왕따의 정도는 심해지고 특히 가난하고 결핍속에서 자라난

조승희는 모든 것이 갖추어진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이들을

증오하게 된다. 이어 그는 자신을 그런 상태로 몰고 가게 한

자신의 아버지마저 증오한다.

 

 책의 일부분을 보면 어릴 때의 조승희는 죽이고 싶은 사람 
목록을 가지고 다녔는 데 그 목록의 제일 위엔
 자신의 아버지의 이름이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그가 쓴

희곡 ’리처드 맥비프’라는 글에서도 어렴풋이 그의 광적인

증오가 나타난다.

 

 그는 자라면서 점점 더 내면으로 갇히게 되고 상담에서 남과

대화하는 것에 대한 곤란함을 털어놓았었다. 먼저 인사를 건

네 보는 것에서 시작해보라는 충고는 결국 비극적인 총격 사

건때 실현되고 만다.

 

 이 사건은 C.S루이스의 말처럼 이 사회에 이 나라에 어쩌면

깨달음을 울리는 경종일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우리에게 시

사해주는 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날로 빈부격차로 인해 부는 더 큰 부를 놓고 없는 자는 더

없어질 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라는 것이 이익을 기반으로 하

는 주의라 누군가가 가지면 누군가는 잃게 되는 것으로 가진

사람이 나누지 않으면 잃게 되는 자는 분노와 증오를 가슴에

품을 수 밖에 없다.

 

 이는 안전망을 벗어나게 되고 결국 큰 범죄로 사태의 심각성

을 알리게 된다. 조승희는 예고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더 심한 분노와 증오가 터진다면 상상할 수 조차도 없

는 끔찍함이 실현될지 누가 알겠는가.

 

 그래도 돈이 있는 사람들은 이 심각성을 직접적이 아니라 간

접적으로 느끼며 더더욱 자신의 문을 단단히 만들고 자신의

동네를 보디가드들로 메우며 안전망을 갖추면 문제 없을 것이

라 하며 사건들을 외면한다.

 

 또, 이 사건을 계기로 총기 판매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문제가 발발하자, 미국의 부시 전대통령은 블랙스버그 총기난

사가 한 개인의 비극적 정신착란일 뿐 미국 내 총기류 판매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말한다.

 

 양심은 비틀어진 마음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정의는 고통속에

서 더더욱 희소성있는 가치로 존재한다.

 

 이 사건이 일어나면서 조승희의 가족들의 집은 파괴활동의

표적이 되고 현지의 한인들 또한 몇몇 잘못된 가치관의 미국

인들에 의해 피해자가 되었다.

 

 근데 문제는 한국인들이었다. 한국의 전 대통령 노무현은 이

사건에 대해 세 차례나 위로의 메시지를 발표하고 한국인들은

이 사건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미안해 했으며 주미대사가

'32일간의 금식’을 한것은 잘못된 일부 미국인들의 가치관

을 더더욱 자극시킨 것이 아니었을까.

 

 이에 대해 후안을 비롯한 많은 언론들은 이는 조승희 개인의

문제이지 결코 나라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석하지 말것이며 종

종 문제를 일으켰음에도 절대로 사과를 하거나 용서를 구하지

않는 미국인들이 있는데 그에 대해 반성과 생각할 점을 시사

해주었다고 말한다. 


  시간이 아니라 분별로 시나리오가 펼처지는 사건의 흐름은
 짧은 시간동안 이렇게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
 게 해주며 이 이야기가 비단 그저 스토리일뿐만이 아니라 
 실화라는 점에서 그 어떤 이야기보다 무섭고 슬픈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과 사회를 돌아보며 궁지에 몰리는 
  피해자는 누구보다 잔인한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경각심을 일으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