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지금 그대로 좋다
서미태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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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포근하니 가을을 만끽하나 싶은 날들이었는데, 날씨가 급격히 추워졌다. 이맘때쯤 생각나는 따뜻한 핫초코, 호호 불며 먹는 붕어빵 그리고 감성 에세이 한 권. 따뜻한 음식과 책을 통한 내면의 힘으로 추위를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

여기 부지런하고 게으른, 낙천적이고 불안한, 이기적이고 다정한, 가지런하고 삐뚠 사람이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저자의 따뜻한 응원의 문장들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집이 있다.


'서미태' 란 묘한 중성적인 이름과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문체의 글들이라 저자가 여성이라고 생각했으나 부산 출신의 20대 남성작가로 학생과 직장인 그리고 글을 쓰는 작가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다니 역시 젊음이 무기인가보다. 

이미 SNS 활동을 통해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니 책 속 문장 하나 하나 섬세한 표현력과 따스한 시선이 담겨 있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책은 작가의 두 번째 에세이집이라고 한다.


파스텔톤의 책이 따스함을 전한다. 양장본 형태의 표지를 넘기면 작가의 소개가 보이고 총 3부로 꽤 많은 이야기를 담은 차례를 볼 수 있다. 1부에서는 사랑과 이별 등에 관한 내용이 2부와 3부를 통해서는 사람과 삶에 대한 단상을 짧은 글귀와 저자의 일상 속 경험담, 생각을 담은 글들로 만날 수 있다. 

매일 조금씩 행복과 사랑을 모아 담아냈다는 책 띠지의 문구처럼 글을 통해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다.


'불안함을 느끼는 건 인간으로서 당연하다. 특별하거나 유별난 일이 아니기에 반성하거나 자책할 일도 아니다. 다만 이것 하나만 기억했으면 한다. 당신은 참 커다란 사람이기에 넓은 숲이 어울린다는 것. 작디작은 불안함을 뽑아내거나 덮어버리려 애써 노력하기보단 화분에 가만히 두어도 된다는 것. 물을 주지 않고, 햇빛을 비춰주지 않으면, 즉 당신이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으면, 어쩌면 쉽게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는 것 말이다.' p.134


'밥만 먹는 게 아니라, 마음도 먹는 것이다. 밥만 꼭꼭 씹어서 속을 편안케 하는 게 아니라, 마음도 야무지게 먹어서 삶을 편안케 해야 한다. 세상을 마냥 뒤쫒을 게 아니라 현재 내 위치에서 제자리 걸음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앞이든 뒤든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잡을 수 있다.' p.173~174


사랑과 사람 그리고 또 고민과 걱정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잘하고 있다고 잘 될거라고 목소리 낮춰 이야기를 건넨다. 막연한 위로면 어떠하랴. 힘을 얻어 저자의 바람처럼 우리가 이왕이면 좋은 날을 보내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음식을 먹고 그리고 좋은 날씨에 거닐어보자. 그러면 또 다른 행복을 찾을 수 있지 않을 까. '지금 그대로 좋다.' 주문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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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라는 모험
신순화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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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집이 갖는 진정한 의미란 무엇일까. 언제부턴가 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내며 집에 가고 싶다라는 말을 무심결에 내뱉듯이 나를 가장 편안하게 받아주고 쉬게 만드는 공간이 집이 아니던가.

하지만 언제부턴가 은 보금자리의 개념이 아닌 자산 혹은 신분 등을 나타내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동산, 청약, 내집마련, 역세권 등 집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되고 있는 시대가 살고 있다. 여기 정서적인 전자의 의미로 불편해도 매일 즐겁고 소란스러웠던 12년의 모험을 담은 집에 관한 에세이가 있다.


아파트 생활을 하는 동안 좋아하는 것이 모든 것들이 있는 마당있는 집을 꿈꾸었던 저자가 정말로 마당이 있는 전원 주택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4개의 장, 37개 에피소드들로 만날 수가 있다.


도시의 집값은 터무니없이 오르고 그나마 있던 매력을 잃은 지 오래기에 많은 사람들이 전원 생활을 꿈꾼다. 하지만 보는 것과 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난로의 온기가 닿지 않는 추위와 수 많은 벌레, 가파른 언덕길같은 교통상의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지만, 함께 모여 각자의 체온으로 서로를 덥혀주며 벌레가 많은 것도 그만큼 집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작은 생명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집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세 아이와 함께 개와 고양이, 닭을 키우고 비닐과 농약, 비료도 쓰지 않고 텃밭농사도 지으며 그 속에서 자연이 주는 행복함을 만끽한다. 눈 앞의 일에만 매달리지 말고 더 넓은 공간에 눈길을 주면 마음의 공간도 넉넉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전원생활을 통해 느끼게 된 점들이 인상적이었다. 일상을 누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동에 기대왔는 지 알게 되었다고 한다. 역시 남편과 저자가 하는 노동에 대해 아이들이 또렷이 보고 자라면서 부모에 대한 고마움과 소중함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이를 통해 어느 곳에서든 일하는 사람들을 존중할 줄 알게 되었다는 것. 이런 것이 바로 산교육이 아닐 까싶다.


'사람이 보이는 집, 사람이 소중한 이 집에서 사람이 하는 일과 사람이 기울이는 수고, 그리고 노동을 볼 줄 알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p.91


책을 읽으면서 잠시 마당이 있는 집에 살았던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우리집은 아니라 마음껏 나무와 꽃이 있는 마당 생활을 누리진 못했지만 아파트나 빌라에 살던 친구들 사이에서 서울 하늘 아래 마당이 있는 집에 사는 것이 꽤나 우쭐거릴 수 있는 일이었다. (, 물론 지금은 다른 집에 살고 있다.)

큰 창문들로 인해 여름은 시원했지만, 책에도 기술되어 있듯이 겨울은 너무나 혹독하게 추웠다. 2층이었던 우리집은 마루 바닥이 목재였는데 보일러를 따로 돌리지 않고 석유냄새가 풀풀 풍기는 난로를 사용했다. 이른 새벽 가족들이 추울까바 먼저 일어나 성냥개비로 석유난로에 불을 붙이던 엄마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여전히 깊고 따스한 관계를 지켜갈 수 있었던 것도 그 때 그 집의 추억이 아닐 까 싶다.


'내 것에 불평만 하고 있지 말고 어떤 환경에서든 가능성을 더 많이 볼 줄 알기를. 태양이 이글거릴수록, 세상이 혹독하게 내리누릴수록, 서로 붙잡은 손에 더 힘을 주고 함께 맞서고 견뎌서 이겨내기를 바란다. 아무쪼록 풀 뽑다가 인생의 진리 하나를 깨친 엄마처럼 풀에서도 뭔가 배우는 사람으로 커다오. 우리가 깨우쳐야 할 가장 중요한 것들은 우리 발아래 있단다.' p.116


'내 아이들도 낭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환경, 어떤 상황이라도 아름답고 근사하고 두근거리고 설레고 마음을 충만하게 하는 것을 일상에 들여놓으며 살기를 바란다.' p.128


아홉살 첫째 아이가 스무살 청년이 되었고, 아장 아장 걷던 아이가 저자만큼 큰 소녀가 되었다. 먼 훗날 자녀들이 이 책을 보며 어떤 집에서도 어떤 세상에서도 씩씩하게 새로운 모험을 펼쳐가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날이 모험이었던 집이야기를 통해 집의 의미뿐만 아니라 가족의 사랑까지도 확인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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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 엑설런트 - 탁월함을 찾을 때까지 좋은 것을 버려라
신기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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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도 밝지는 못하다는 뉴스를 자주 접하는 요즘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나날이 오르는 가계 부채, 소비침체와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주가, 무역수지적자 등 안좋은 소식들로 가득한 경제 뉴스를 접하다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니까 말이다. 사실 수많은 변수들이 있는 경제에 대한 공부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궁금한 점은 많지만 용어 자체가 어렵고 막막하게만 느껴져서였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투자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복잡한 경제 뉴스를 친절하게 전달하는 라디오 경제 프로그램에서 꾸준히 자신의 가치를 높여왔고 미래를 선도할 기업들을 소개하는 코너를 진행하고 있는 트렌드 인사이트 전문가인 신기주 작가가 들려주는 시장의 판도를 뒤엎은 기업들에 관한 이야기다.


"탁월함을 찾을 때까지 좋은 것을 버려라” 라는 책 표지의 부제처럼 무엇이 경쟁 기업보다 두드러지게 뛰어나 좋은 것만 유지하는 것 이상으로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는 지 기업들의 무기가 궁금했다. 책은 총 5개의 장, 본문과 저자의 인사이트 코너를 통해 세상을 바꾸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31개의 국내외 기업들을 소개한다.


1장. Game Changer

2장. Excellence

3장. Discover

4장. Scale up

5장. Solution


1장에서는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가 결합된 올인원 플랫폼인 '오늘의 집', 대한민국의 세 번째 인터넷 전문 은행인 '토스뱅크', 국내 대표 프롭테크 기업인 '직방', 스크린골프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회사로 성장한 '골프존', 국내 1위 성형&시술 정보앱 '강남언니' 등 업계 판도를 바꾼 이들의 특별한 비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2장에서는 전세계 대중문화에 엄청난 영향력을 자랑하는 미디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디즈니', 전기차 부문을 비롯 AI를 필두로 한 소프트웨어 분야도 업계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 '테슬라',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으로서 여행, 이동, 숙박, 체험 등 포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야놀자', 디지털 혁신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도록 이에 필요한 툴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도비', '한국형 드러그스토어'를 표방한 헬스&뷰티 스토어인 '올리브영' 의 사례를 통해 탁월함에 도달한 1인자들의 비밀을 알려준다. 


3장은 숨겨진 시장을 새롭게 발견한 안목의 비밀로 인공지능을 통한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음악시장에 접목시킨 '차트메트릭', 머신러닝 엔진을 중심으로 성과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돕는 광고 플랫폼인 '몰로코', 패션 B2B 1위 플랫폼 '신상마켓' 을 운영하고 있는 '딜리셔스', 엄격한 검증 절차 통과한 신점, 사주, 타로 서비스 제공하는 점술 상담 중개 플랫폼 ‘천명’, 제주 특색을 담은 제품과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을 구축하며 국내 수제 맥주 1위로 떠오른 '제주맥주', ‘초신선 고기’를 표방하며 중간 유통과정을 드러내고 가정으로 직배송하는 축산물 유통 플랫폼인 '정육각' 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4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 100만 회원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온라인 심리상담 앱인 '마인드 카페', 명함앱을 넘어 ‘직장인 슈퍼앱’으로 진화 중인 '리멤버', 전자책 플랫폼에서  웹툰과 웹소설, 도서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는 '리디', 시대적인 트렌드를 광고에 녹여내며 소비자들에게 높은 공감을 사고 있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의 '시몬스', 독자의 마음을 분석하는 데이터 기반 웹툰 에이전시 '오늘의 웹툰', 데이터기반 스타트업 트렌드 분석 시스템을 통해서 국내 스타트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혁신의숲' 이야기를 통한 브랜드 레벨을 끌어올린 탑티어의 비밀을 알려준다. 


마지막 5장에는 일상의 불편함을 끝낸 해결사들의 비밀로 논쟁은 있어도 혐오는 없는 5개 부족의 정치커뮤니티 '옥소폴리틱스'. 데이터와 플랫폼으로 아이들의 성장 시간을 혁신하고 있는 '자란다', 세탁 산업의 혁신을 시작으로 의식주 산업 전반의 문제를 찾고 해결하며 생활의 혁신을 만들어가는 '런드리고', 비대면 진료 및 처방약 배송 서비스의 혁신성을 인정받은 원격의료 플랫폼 '닥터나우' 에 관한 내용이 이어진다.


'엑설런트한 기업의 경영하는 인간들은 사고방식부터가 다릅니다. 언제나 싱킹의 시작점은 사람이죠. 세상 사람들이 어디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깊이 공감합니다. (중략) 싱크엑설런트란 세상 사람들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을 지 치열하게 쉬지 않고 자발적으로 고민하는 사고방식을 말합니다. 공감 경영이죠. ' p.5~6


프롤로그의 글처럼 결국 성공한 기업들의 무기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사람들이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위해 돈과 데이터를 기반하는 기술을 집중시킨다는 것이다. 탁월함을 찾을 때까지 좋은 것을 버리는 이 기업들로 인해 우리가 좀 더 편리함을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닐 까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활용하고 있는 토스나 올리브영 뿐만 아니라 그동안 잘 몰랐던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성공을 위한 인사이트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는 스타트업 기업들을 응원하며 나 역시도 사물에 대한 깊은 관심, 관찰력과 상상력을 키우도록 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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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 취미가 절실해서 - 퇴근하고 낭만생활
채반석 지음 / 꿈꾸는인생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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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년도 더 된 일이다. 주인집 형이 애써 만든 30센티 정도되는 로보트이었나. 주인집 할아버지가 다 큰 놈이 그런 거 만들고 있냐면서 동생주라고 하던 그날의 기억. 건네받은 건담 로봇과의 첫 조우였다. 

어릴적 학교 앞 문방구에 가면 뽀얗게 먼지 쌓인 다소  색바랜 박스들이 반겨주었다. 한창 유행하던 건담 시리즈를 비롯, *카데미과학 '베레타' 같은 BB탄 장난감 총류나 장갑차, 탱트 등 조립 완구였다. 피규어나 R/C카 등은 그 당시에는 상상도 못할 고가의 가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린이 취향을 간직하고 즐기는 성인을 뜻하는 키덜트 문화는 앞서 나의 예처럼 어른이 아이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을 '철이 없다' 식의 부정적인 시선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취미이자 놀이 더 나아가 하나의 문화로써 인정받으며 많은 사람들이 낭만을 추억하며 적극적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다. 나 역시도 레트로 감성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플라스틱 조립 로봇을 좋아한 아이가 로봇 프라모델 만들기를 좋아하는 어른이 되었다. 어느 덧 로봇 장난감 수집 생활 7년차라고 하는 저자가 이야기하는 취미생활과 로봇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에세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음과 동시에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의 유대감 형성, 그리고 아주 비싼 로봇이 아니면 비교적 적인 가격으로 지속적인 취미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들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프라모델에 대한 소개, 구입, 조립, 도색, 장비 관련, 중고거래, 보관 등 브런치에 올렸던 장난감 리뷰 글을 근간으로 저자의 경험, 생각들을 특유의 위트함을 장착한 글들로 페이지를 채워나간다. 브랜드, 명칭 등 생소한 용어들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해준다. 수요가 한참 부족한 공급성 글이라고 저자는 말하지만 내가 모르는 타인의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하는 글은 재미있는 법. 분분명 관심을 가지는 독자들도 많으리라. 


'사회의 눈치를 보는 건 낭만의 고윳값이다. 낭만을 낭만으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용함’이고, 현대 사회에서 무용함의 자리는 무척이나 비좁다. 대체로 낭만이라 지칭되는 것들에선 쓸모라곤 볼 수 없고, 선택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도 찾기 어렵다. 

낭만은 쓸모를 요구하는 사회에선 설 자리가 없는 단어다. 낭만을 이야기하는 사람의 취급도 매한가지다. 하지만 낭만은 이 무용함의 자리에서 빛이 난다. ‘아니어야 하는’ 수많은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선택하게 만드는 마음의 끌림은, 결국엔 가장 앞에 선다.' p.21


'취미에 오롯하게 몰입하면서 생각을 비우고 일과 거리 두는 시간이 길게 생기니 오히려 일에 대한 몰입도와 집중도가 높아졌다. 조립하는 시간 동안 내 책상은 조립에 수반되는 각종 부산물로 어지러워졌으나 머릿속만은 말끔하게 청소된 책상 같아졌다. 일이 일상생활을 야금야금 잡아먹는 걸 멈추게 하고 일과 적절하게 거리를 두니 일과 조금 더 친해질 수 있게 된 건 덤이다.' p.66


''약간'이 중요하드는 걸 사회생활을 할수록 체감한다. 다들 비슷한 와중에 조금 더 나은 부분을 만들려고 애쓰는 쪽이 조금 더 좋은 성취를 얻어 낸다. 작은 차이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다 된 것 같은데'를 참고 조금 더 디테일을 다듬어보는 것. 성격이 급해 '이 정도면 다 됐지'하고 넘어가는 나를 다잡고 순간의 지루함과 질림들을 눌러 보려고 한다.' p.75~76


'좋아하는 걸 보면 체면도 잊게 되는 것이겠지. 남의 시선이야 아무렴 어때, 가끔 부끄러워지더라도 매사 진심일 때가 좋다. 나이를 먹고도 저렇게 마냥 반짝반짝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p.117


태생적으로 아끼는 물건에 대해서는 한없이 과보호하는 성향이 있다. 닳을까봐 어디 상처날까바 꽁꽁 숨겨 놓는다. 그러다보니 그 물건의 지닌 진짜 효용성은 잊은 채 시간이 흘러 애정이 식어버린 나를 발견한다. 저자 이야기처럼 가까이 두며 자주 사용했던 물건들에 더 애정을 가지듯 잃은 게 무서워서 그저 가지고 있지 말고 활용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미에 절실함이 아닌 취미에 진심인 저자의 글을 통해 옛 추억과 함께 잠시 잊고 지냈던 나의 취미생활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들 퇴근 후 어떤 취미활동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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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는 깔끔하게, 일상은 미니멀하게 공방 창업합니다
양정빈 지음 / 라온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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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단순하고 간결함을 추구하여 단순성, 반복성, 물성 등을 특성으로 절제된 형태 미학과 본질을 추구하는 콘셉트로 과거에는 예술이나 문화적인 요소로 불렸지만, 오늘날에는 단순한 삶과 더 가벼운 삶을 요구하는 의미로 활용되고 있는 측면이 더 큰 듯하다.

무조건 비워서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시간과 물건 등을 포함하여 생활 방식의 단순화라고나할까. 이번 생의 나는 쓸데없는 욕심과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니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기엔 언감생심이지 말이다. 마음과 생각이 정리가 안되는 요즘 미니멀리즘을 감히 꿈꿔본다. 여기 느리고 작지만 나만의 확실한 세계를 만드는 저자의 책이 있다.


전직 프로그래머였고, 지금은 다양한 취미생활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는 '소잉마이스터', '소잉아트디자이너', '캔들 크래프트 일반강사', ' 정리수납 전문가' 등 다양한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취미 부자로 살고 있는 저자가 이야기하는 미니멀라이프 그리고 공방 창업에 관한 책이다. 


책은 총 2부로 1부 '우리에겐 미니멀 라이프가 필요하다' 는 이름으로 물건에 대한 애착에만 머물지 말고 진짜 애장품인 것을 버릴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한다고 한다. 오늘도 버릴까 말까 망설인다. 언젠가 쓰이겠지라는 생각으로 방 한켠에 모시고 있는 물건들, 대체 어디서부터 정리해야할 지 모르는 나에게 미니멀을 위해 꾸준하게 물건을 정돈하는 삶이 돈보다 더 멋진 선물이라고 말한다.

정리수납 전문가답게 공간을 꾸밀 때 중요한 점이나 공간 동선 만들기, 수납, 물건을 정리하는 방법들 등 미니멀한 생활 습관을 만드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며 1부 마지막은 미니멀 라이프를 위한 저자의 경험담과 개인적인 생각들을 담았다.   


2부 '공방 창업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는 제목 그대로 공방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행복한 미니멀 라이프로 채워지는 특별한 공방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며 주는 행복을 만끽하고, 공방이 즐거움과 미래를 위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책 후반부에는 그런 좋아하는 일을 하며 가장 오래 머물 공간인 공방에 관한 '창업 프로세스 7단계' 를 수록해놓았다. 공방 창업에 관한 실용적인 정보들을 담았으니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체크해보면 좋겠다.


인테리어가 집의 하드웨어를 단장하는 일이라면 정리 정돈은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일이라고 한다. 공간 정리가 결국 삶의 질을 바꾼다는 말에 동조한다. 책을 통해 단순 재배치가 아닌 신박한 정리를 할 수 있는 계기를 찾은 듯하다. 당장 부담 없이 시작해볼 수 있는 것부터 시도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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