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시인이 쓴 산문집은 단순하지 않다.  주제에서부터 문체에 이르기까지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성긴 삶의 틈새를 메우는 시인의 섬세한 손길이 없었다면 삶은 그닥 아름답지 않은 그 무엇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엄마와 딸', 동질적이면서도 반쪽의 다름으로 영원히 남을 둘의 관계애 대해 시인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인생의 황혼기에 서있는 시인의 아련한 그리움이 책의 제목에서 묻어난다. 

 

 

 

 

 

 

 

 

우리가 살면서 배우고, 경험하는 모든 것은 결국 두려움없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지금도 궁금한 것이 '얼마나 많이 알고, 얼마나 많이 겪어야 나는 죽는 순간에도 담담할 수 있을까?'하는 점이다.  의문은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나는 매번 자신이 없다.  그러나 애써 외면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아직은 담담하게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지만 죽음으로 귀결될 내 삶의 끝조차 담담히 바라볼 용기는 아직 내게 없다.

 

 

 

 

 

 

그저 머리로만 기억하던 어떤 것들이 어느 날, 어느 순간에 까닭도 없이 환한 빛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아무리 단순하고 명확한 지식도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순서가 있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떤 계기가 주어진 것도 아닌데 기적처럼 그 의미를 깨닫는 순간이 그렇게 제각각일 수가 있을까?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 기적과 같은 순간을 기대하며 이 책을 고른다.

 

 

 

 

 

 

 

밀란 쿤데라의 소설은 '기하학의 눈'이 아닌 '감성의 눈'을 통하여 바라보는 세상을 소설로 옮긴다.  그의 작품의 매력은 바로 그것이 아닌가 싶다.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독자의 입장에서 그것은 작가의 친절한 배려로 생각되어진다.  다소 낯설게 받아들이는 독자도 있겠지만 말이다.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소설 쓰기를 해 온 작가가 소설가의 입장에서 말하는 소설은 조금 다를 듯하다.  나는 여전히 밀란 쿤데라의 소설에 열광하지만 그가 말하는 소설의 관점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이 책이 기대되는 이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