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시간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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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시간]은 인간의 공허와 고독에 대한 이야기다. 베스트셀러 작품인 [오즈의 의류수거함]을 아직 못 읽어봤는데 궁금해졌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 한 편을 읽었다. 강하지 않게 적당히 긴장하며 읽을 수 있었다. 지금도 휴대폰 재난 문자에 실종자를 찾는 문구가 뜬다. 연간 10여 만 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니 이 소설은 사라진 사람을 소재로 하였다.

 

김성환은 누리금융 민간조사원으로 8년 전 학교 폭력으로 딸을 잃었고 경찰직을 내려 놓았다. 성환의 사무실로 6년 전 사라진 여동생 문미옥의 행방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그녀 앞으로 30억의 생명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고 수령인은 매부라고 했다. 실종된 지 5년이 지나 실종선고를 받으면 사망 처리가 되어 보험금을 탈 수 있다.

 

문미옥의 사진을 보면서 죽은 딸이 오보렙 되었다. 딸이 성인이 되면 이런 모습일까 상상하게 된 것이다. 미옥은 결혼 1년 뒤에 사라졌다. 정황으로 봐선 남편 오두진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사장실에 들어서니 침대 크기의 작업대에 작은 인형과 모형 전차가 있었는데 디오라마를 제작중이라고 했다. 오두진 회사 직원에게서 문미옥이 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력서를 보고 전 직장 동료를 찾아 나선다. 직장 근처에 세들어 살던 집주인을 통해 동거남 한승수와 딸 윤슬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동거남과 아이가 있는데 오두진과 결혼을 했을까 수사는 이어진다. 한편 보험사기 조사부 민홍기는 한승수를 쫓고 있었다. 두 사람은 전후 사정을 알아내고 문미옥을 찾는데 함께 일하게 된다.

 

이 모든 일은 보험 사기로부터 시작되었다. 오두진은 미옥이 홍보 대행사에 다닌지 1년쯤 지난 무렵, 아이 수술비로 힘들어 할 때 수술비를 대주겠다며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실종되고서 5년이 지나면 사망 처리가 되는 법 조항을 악용한 보험사기의 조력자가 되어달라는 것이었다. 고심 끝에 여자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남자와 결혼식을 올린 뒤 세상에서 사라졌다. 실종되고 5년이 지나면,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고 특별실종이란 것이 있는데 1년이 지나도 사망 인정이 되어 보험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정말 끔찍한 제안이다. 성환은 보험금을 타도 그녀는 죽은 사람이나 마찬가지일텐데 오두진이 살려둘까 의문이 들었다.

 

오두진의 형을 만나 그의 출생에 관해 들을 수 있었고 부모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형에 대한 경쟁심으로 삐뚤어진 마음이 성공의 척도는 돈이라는 믿음으로 산다는 말을 듣는다. 오두진이 부모에게 버려졌지만 키워준 식모가 있었다. 그것도 형이 알려준 것이다. 동생이 사기를 벌였지만 만에 하나 살인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또 다른 인물이 있는데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고독하고 외로운 사람들인 문미옥과 노숙자가 있었다. 성환은 문미옥과 맞닥드리지만 조력자에 의해 놓치고 만다. 사기 사건은 윤곽이 드러나게 되었고 딱딱하게 굳어진 고독이 묻어나는 오두진은 생각했다. 자식을 위해 묵묵히 유폐 생활을 견뎌나가는 그 여자를 보면서 내게 저런 엄마가 있었다면, 그랬다면 지금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과연 오두진은 문미옥을 사랑했을까.

 

제목이 [화성의 시간]인 것은 문미옥이 하늘나라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알 수 있다. 지난 6년이 아득한 꿈처럼 여겨지고 홀로 화성에 뚝 떨어진 것 같은 시간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사실, 누구나 자신만의 화성에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고독과 싸우면서 말이다저자는 담벼락에 붙은 전단을 유심히 실펴보곤 하는데 사기, 강도, 살인.. 다양한 범죄만큼이나 저마다 다른 사연을 품고 있겠으나, 그들의 성장 과정이나 가족관계, 소중히 간직한 꿈, 생사의 갈림길과도 맞닿아 있었을 범행 순간에 대해 혼자 상상을 해본다. 그런 비슷한 과정에서 이 소설은 태어났다고 했다. 이 소설은 인물들의 감정 묘사와 수사 과정이 설득력이 있고 반전의 매력이 있는 멋진 책이다. 결말이 궁금하거나 긴장감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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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녀 - 꿈을 따라간 이들의 이야기
벨마 월리스 지음, 김남주 옮김 / 이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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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두 늙은 여자]로 여러 상을 휩쓸며 찬사를 받은 벨마 월리스의 두 번째 소설 [새소녀]가 출간되었다. 벨마 월리스는 아타바스카족의 전설을 바탕으로 옛 알래스카에서 살던 이들의 삶에 대한 하나의 초상을 그려냈다. 이 작품은 다구와 새소녀가 깊이 뿌리 내린 관습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꿈을 품고 살아가는 삶에 관한 이야기다.

 

그위친족에 특이한 소년과 소녀가 있었다. 소년 다구는 사냥이나 씨름 달리기 시합에 관심이 없었고 무작정 길을 걷는 것을 좋아하며 탐사를 하느라 무리에게 눈총을 받는다. 사냥을 좋아하는 소녀 주툰바는 사냥하기 위해 새소리를 자연스럽게 낸다고 해서 붙여진 새소녀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구는 겨울에 눈으로 덮여 있는 이곳을 떠나 하루 종일 해가 떠 있는 해의 땅을 동경했다. 어느 날 사냥을 해온 고기를 손질하던 무리에게 그들의 적인 에스키모족 치콰이들의 습격을 받는다. 아버지를 포함하여 남자들이 거의 죽임을 당하자 다구는 무리의 지도자가 되어야 했다. 개인적인 감정이나 잃어버린 것에 슬퍼할 시간이 없었다. 세월이 몇 년 흘러 다구는 길을 떠났다. 꿈에 그리던 해의 땅에 당도했지만 행복도 잠시 불행은 연속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새소녀는 무리들 한 남자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려야 하는 관습이 싫었다. 여자의 일보다는 남자의 일이 더 좋았다. 어른들에게 거친 대자연 속을 홀로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소녀는 나인이 되고 싶지는 않았고 가족과 계속 연락하며 살고 싶었다. 사냥하던 중 치콰이 두목에게 납치를 당한다. 치콰이 소년은 오래전 기억에 침입자들이 아버지를 몽둥이로 때려죽이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런 자신이 그위친족 하나를 손아귀에 넣었다. 새소녀는 자유를 찾아 떠났는데 자유를 박탈당하는 적의 노예가 되었던 것이다.

 

다구는 햇빛이라는 아내와 아이들을 잃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다른 부족을 만나서 잠시 머물다 떠나기도 하였다. 사람들은 사시사철 하루종일 해가 떠 있는 땅이 정말 있다고 믿느냐 물으면서 해의 땅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다. 새소녀는 부모님을 찾아 나섰지만 부모님은 딸이 돌아오지 않자 병이 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녀의 무리는 오빠들이 죽임을 당했는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가 질문을 퍼부어대서 떠나기로 결심하고 다른 무리들과 지내고 있었다.

 

다구와 새소녀는 어릴 때 산에서 한 번 마주쳤던 이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주툰바는 어린 소녀였을 때부터 사람들은 줄곧 자신을 별종으로 여겼다. 원하는 대로 살고자 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나를 미친 여자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며 대화를 나누었다. 다구는 바람과 해와 별이 멀리 있고 가까이 있고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음을 알았다. 그를 고향 땅에서 아득히 먼곳으로 데려간 것은 바로 그의 호기심이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는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서 더 이상 궁금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탐사로 보낸 수많은 세월이 그런 질문을 잠재워주었다.

 

저자 벨마 월리스는 이 이야기를 오래전 어머니가 들려준 두 개의 전설을 기본으로 하였다. 주툰바의 시련에 대한 이야기를 잊지 않은 것은 저자의 성격에도 그런 면이 있는 듯 하다고 했다. 실제로 원주민들은 노래와 물자를 교환한다. 알래스카 원주민들이 끊임없이 서로 싸운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이누피아크족과 아타바스카족은 알래스카 전역의 부족들을 포함하는 물물교환 제도를 통해 서로 평화적으로 관계를 맺기도 했다. 오랜 세월 동안 서로를 적대시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저자가 어릴 때 에스키모인들을 싫어하게 된 이유는 자신들의 경험이 아니라 어른들이 들려준 이야기들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 모두는 각기 다른 이유로 고향을 떠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저자의 말이 오래도록 머문다. 삶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모험인 것 같다. [새소녀]는 어떤 고난이 와도 잘 헤쳐나가는 두 젊은이의 이야기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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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스턴트 라이프 - 발명가의 시대는 계속된다
김영욱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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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스턴트 라이프]는 프록시헬스케어의 대표 김영욱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창업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누구나 부러워 하던 의대를 그만두고 공학자기 되기 위해 다시 수능을 봤고 서울대 공대에 입학하게 된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에서 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 대기업 삼성전기와 씨젠 등에서 열심히 일하며 성과를 냈다. 대장암 판정을 받으며 모든 것이 멈추었던 순간 정말 해보고 싶었던 스타트업 창업을 떠올리고 도전했고 미생물막 제거 칫솔 트로마츠를 개발했다. 저자는 자신을 한 단어로 정의해야 한다면 퍼시스턴트를 선택하고 싶다고 했다. 끈질긴, 집요한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퍼시스턴트는 그의 삶의 철학이자 태도이기도 하다.

 

저자는 스물세 살 재수까지 하며 들어간 울산대 의학과를 휴학했다.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들어갔지만, 의대를 왜 그만두었는지 주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부모님은 걱정과 조언을 들어야 했다. 2개월 미국 연수를 마치고 의대 친구들을 보며 느꼈던 열등감에 흔들리지 않았다. 공학공부를 할 때 좋아하던 운동도 시간이 아까워 도서관에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군대 생활을 하면서 잠깐의 공부 외도를 했지만 회로 이론수업을 듣고 나의 길을 가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유학을 가기 위해 학원강사를 하며 미국 대학에 원서를 접수하기 시작했다. 바이오 쪽 연구실이 있고 전문성이 강한 학교에 가고 싶었고 메릴랜드대학교를 선택했다. 장학금과 연간 3만 달러 정도의 생활비 지원도 약속했다. 유학 생활에서 영어라는 장벽에 부딪혔다. 팀의 프로젝트 주제는 당뇨 질환이었다. 의대 3년을 다녔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첫 발표자로 김영욱 대표를 지목했다. 교수 앞에서 첫 번째 발표를 마치고 연구실의 연구원으로 합류해도 좋다는 확답을 듣게 됐다. 유학생 신분이라는 우월감의 원천들을 떨쳐내려 매일 매일 다이어리에 구체적인 목표들을 적어 나갔다.

 

유학 생활 3년 차가 되었을 때 연구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교수와의 커뮤니케이션은 한국에서 하던 방식대로 계획을 제시했고 논리적으로 설명, 공유하고 방향성을 확인했다. 20112월 성공적으로 석사학위 논문심사를 마쳤다. 당시 연구 주제는 중증 감염의 원인이 되는 미생물막을 정량적으로 감지하는 칩의 개발이었다. 미생물막 센싱 칩의 개발 목표는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논문이 학술지에 게재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세계적 지명도가 있는 [네이처]의 자매지였다. 4년간의 수없는 검토와 수정으로 논문은 너덜너덜해졌고 몸도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귀국 후 삼성전기의 LCR사업부 소속의 글로벌 사업 미래제품팀의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다 퇴사하고 씨젠에 기술혁신팀으로 입사를 하였다.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모였다. 일이 확장되면 될수록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을 느꼈는데 건강검진에서 대장암 판정을 받는다. 인공항문 없이 수술을 마치는 것이 바람이었는데 장루를 달게 되었지만 회복이 빨라 복원 수술을 받았다. 고향 포항에서 요양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명은 프록시헬스케어로 정했다. 프록시란 접근이 용이하다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고객들이 건강관리를 쉽게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칫솔이라는 흔하디흔한 제품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다이슨은 최적의 롤모델이었다. 저자는 아버지를 울산 제조 센터를 부탁드리며 부사장님으로 모시게 된다. 아버지는 성실과 근면으로 일들을 처리했다. 팀원들 간의 정확한 의사소통과 진심을 담은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여겼다. 팀원들의 공로를 올려주자 자연스럽게 본인도 승진이 된다는 마인드가 있는 멋진 대표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존재해온 것들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잘 관찰하면 수정하고 보완해야 하는 것들이 뜻밖에 많다. 일상을 관찰하고 문제를 정의한 후에 끈질기게 해결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위험을 감수하는 자에게 발명가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p278

 

이 책을 읽으며 저자는 공부든 일이든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몸이 아프면 오랫동안 좌절하고 힘들었을텐데 바로 사업을 구상하고 회사를 창업하는 것이 정말 퍼시스턴트라고 인정하게 되었다. 나도 얼마전까지 입 안에 질환이 생겨서 고생을 했는데 이 칫솔을 써보고 싶다는 충동이 생기기도 한다. 절대 굴하지 않고 꿈을 향해 끈질기고 집요하게 나아가는 [퍼시스턴트 라이프]를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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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모범생 특서 청소년문학 23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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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청소년의 꿈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성적으로 서열을 매기는 사회가 아닌 자신의 재능으로 박수갈채를 받는 시간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썼다.

 

소설은 전교 1등의 영재 코스만 밟아온 일란성 쌍둥이 형이 사고를 쳤다. 농구를 하다 시비가 붙은 아이의 목을 조른 것이다. 그 애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른 채 도망을 간 형을 찾아 헤매던 선휘는 집으로 갔는데 형은 자고 있었다. 엄마는 그 애 목을 조른 것은 형이 아니라 네가 했다고 말해줄 수 있냐며 애원조로 말했다. 완벽한 형을 지키기 위해 엄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이 죽었다. 명문고 진학을 앞두었고 소년원으로 가기 전날 형이 자살을 선택한 일은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선휘는 살고 싶었다. 형처럼 되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는 형에게 못한 것을 선휘에게 집착했다. 늦게 얻은 쌍둥이였고 대종 이모까지 들여 키우기도 했다. 쌍둥이들이 병원을 달고 살아서 유기농 식품과 건강식품에 몰두하게 했다. 형은 모범생이기는 했으나 늘 외톨이었다. 친구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일들이 별로 없었다. 한 명도 어려운 영재 코스를 둘이나 보낸다는 게 보통 일이냐 찬사를 들을 때마다 엄마는 고무되었다.

 

엄마는 형의 럭비공 같은 성향 때문에 늘 노심초사했지만 모든 상과 전교 1등이라는 타이틀이 돌출된 행동을 눈감아줄 수 있는 방어막을 만들어냈다. 쌍둥이들은 공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특히 선휘는 농구를 좋아했다. 운동은 취미로 하는 것이라고 하지 마란 말이 반복되지만 내 몸이 운동을 간절히 원했다. 그렇게 단짝이던 쌍둥이 형이 사라지자 선휘는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타는 증세가 생기면 콜라를 마셨다. 소아정신과 상담을 받으며 먹는 약은 몰래 버리기도 하였다. 정신과 치료는 진전이 없고,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가던 중 같은 반 은빈과 친해진다. 은빈은 성적은 낮지만 장래 꿈은 작곡가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이었다. 은빈은 선휘에게 남자 친구로 사귀자는 제안을 한다.

 

은빈에게 선휘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생활체육 지도사라고 말했다. 그동안 형이 하는 대로 똑같이 따라 해야 할 것 같았다. 지금 모습은 진짜가 아닌 가짜 였다. 형이 공부를 잘했기 때문에 쌍둥이라는 이름으로 열심히 따라 했다. 엄마는 형의 분노 조절 장애를 중요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엄마가 두려운 것은 오로지 형이 전교 1등을 놓치는 일이었다. 선휘의 성적은 전교 100등 밖으로 밀려났다. 엄마에게 보내는 반항이었다. 거리를 배회하다 청소년 쉼터를 찾아가서 일주일을 지내기도 했다. 그곳에서 만난 방패 문신을 한 아이에게 검정고시 공부를 가르쳐 주기도 하였다. 엄마는 미국에 있는 학교를 제안했다. 방학 때 어학연수를 다녀오면 늘 미국 가서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다.

 

베란다 창 쪽에서 동생을 부르는 형을 발견한다. 자칫 형처럼 될 뻔한 상황이 되기도 하지만 잘 참았다. 선휘는 휴학을 하고 배낭여행을 가기로 했다. 아빠는 엄마 행동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외면한 것에 미안하다고 했다. 널 많이 응원할게라며 안아주었다. 은빈은 사람 목이 왜 뒤로 돌아가지 않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라는 신의 명령이라고 했다.

 

[가짜 모범생] 저자는 너를 위해서라는 말과 사랑, 교육이라는 핑계 뒤에 휘두르는 교육 학대라고 지적한다. 모든 아이들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모범생이 되라는 보이지 않는 강요가 평생 아이의 재능을 매몰시킨다고 말한다. 나도 자녀에게 성적을 강요 하지 않았을까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부모의 완벽함이 진짜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가짜 모범생이 아닌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이 책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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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선물이 된다면 - 미국 메릴랜드주 퍼스트레이디 유미 호건 자전 에세이
유미 호건 지음 / 봄이아트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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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국 메릴랜드주 퍼스트레이디의 도전과 감동의 자전 에세이다. 미국 이민, 이혼, 세 딸의 싱글맘, 꿈을 이루었고, 재혼 퍼스트레이디가 된 유미 호건이다. 올 초에 한국의 사위 래리 호건의 [스틸 스탠딩]을 읽었는데 부부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난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박유미, 나주에서 엄격한 부모님의 막내로 태어났다. 큰올케와 언니들의 아침상을 받으며 학교를 다닐 정도로 대가족이었다. 과목 중에 미술이 가장 좋아서 친구들이 그림 그리는 것을 도와주곤 했는데 친구들이 화가가 그린 것 같다며 좋아했다. 큰오빠 친구이기도 한 미술 선생님처럼 되고 싶었던 저자는 19살이던 어느 날 네 살짜리 아이가 달린 남자가 색싯감을 찾는다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했지만 딸이 마음에 걸렸다. 밤새 고민하다 꿈을 이루려면 미국을 가야했다. 온 가족의 반대에도 결혼식을 강행했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 텍사스 깡시골이 첫 미국 정착지가 되었다. 시댁 식구들은 친절했다. 네 살 킴은 키우기 쉬운 아이였다. 둘째 제이미가 태어났지만 남편은 술과 도박에 빠져 있어 저자가 생계를 책임을 져야 했다.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 이혼을 결정했다. 재결합 시도를 해야겠다 싶어 이혼한 상태로 몇 년을 같이 살았다. 셋째 줄리를 임신하게 되었지만 결국 완전히 헤어지게 되었다. 전처의 딸 킴도 함께 살기로 정했다. 온갖 시련 속에서도 견디며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한 힘은 세 딸과 소중한 꿈, 주님이 함께 했다.

 

미국 작가들과 그룹번에 참여했을 때 래리 호건을 만났다. 그는 평범한 부동산 사업가였다. 3년 교재하여 결혼을 하였다. 혼자 세 딸을 키우면서 미술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 잠시 접어두었을 뿐이었다. 이혼 후였지만 아이들의 큰아버지가 텍사스에서 가게를 운영할 수 있게 도와주어 대학에 입학했다. 막내를 데리고 수업을 들어야 했다. 페인팅 교수님이 그룹전에 참여하라고 했고 그때 남편을 만나게 되었다. 호건이 공부를 계속 하게 도와 주었다. 지금은 미술 작가로 활동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다.

 

래리 호건이 주지사에 당선된 지 얼마 안 되어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암 3기 말 판정을 받았다. 그녀는 남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주지사 업무를 맡아야 할 때도 있었다. 그녀에게 메릴랜드주에도 미술 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어떻겠냐고 물어왔고 이름을 유미 케어스라고 하자 자신의 이름을 딴 것이 불편했지만 곧 이해했다. 참전 용사들에게 불고기샌드위치는 큰 호응을 얻었다. 한인 퍼스트레이디로서 한국 음식을 알리는 일과 봉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소수계 이민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커뮤니티를 방문해 교류하고 소통한다. 메릴랜드주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2주간 철저한 보안 속에서 한국산 진단 키트를 공수하는 작전에 돌입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저자는 이 순간까지 코로나에 이어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나타나 여전히 우리의 삶을 위협해 불안하고 피곤하고 답답한 삶이 계속되지만 한국도 메릴랜드도 힘을 내길 바란다고 말한다. 유미 호건은 미국 이민, 이혼, 싱글맘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딸 셋을 잘 키웠고,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한인 퍼스트레이디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과 희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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