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 - 개정판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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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범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길 위에 존재한다는 것. 그것은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내가 믿는 것의 궁극에 도달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깨달음이었다. 나로 하여금 생애 첫 책인 "순례자"를 쓰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준 것도, '평범한 사람들의 길'을 계속 따라걷기 위해 매일같이 치러내야 하는 나 자신과의 '선한 싸움'에서 존엄과 끈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날 북돋워준 것도 역시 그것이었다.(10~11쪽)

인간은 결코 꿈꾸기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육체가 음식을 먹어야 사는 것처럼 영혼은 꿈을 먹어야 살 수 있으니까요. 살아가는 동안 이루지 못한 꿈 때문에 실망하고, 충족되지 못한 욕망 때문에 좌절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지요. 하지만 그래도 꿈꾸기를 멈춰서는 안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의 영혼이 죽어버리고, 아가페가 들어갈 자리가 없게 되니까요.(78쪽)

그리스도는 부정한 여인은 용서했지만 열매를 맺지 않는 무화과나무는 저주했어요. 나 역시 그저 좋은 사람이나 되려고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107쪽)

나는 바뀌어야 했다. 내 꿈을 좇아야 했다. 비록 그것이 유치하고 우스꽝스러우며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 해도. 늘 마음속으로는 바라왔으나 뛰어들 용기를 내지 못했던 꿈, 그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341쪽)

오늘의 파울로 코엘료를 있게 한 작품.
그리고 그가 이 작품을 쓸 수 있도록 계기가 되어 준 산티아고 순례길.
짙은 종교적 색채에 신비주의적 요소가 결합된 순례길의 여정을 지루하지 않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주인공의 성장한 내면과 만나게 된다.
읽는 내내 나 또한 일상에서 벗어나 나만의 순례를 떠나고 싶다는 유혹을 강하게 받았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꿈을 찾아 치열하게 살아가는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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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뭐든지 할 수 있어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동화집 재미있다! 세계명작 5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강일우 옮김, 일론 비클란드 그림 / 창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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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 시리즈로 유명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단편 동화집
아들이 먼저 읽고 내게 '누나와 동생'편을 추천해줬다.
읽어 보니 말장난을 좋아하는 아들 녀석의 수준에 딱 맞는 단편이었다.
개구쟁이 남동생을 잠시라도 조용히 시키려고 누나는 옛날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남동생은 잠자코 이야기를 듣는 게 아니라 누나의 이야기를 꼬투리 삼아 말장난을 하기 시작하며 이야기를 뒤죽박죽 엉터리로 만들어버린다.
나와 아이의 일상적 대화 수준도 이와 비슷한 듯하다.

그러나 정작 내가 읽고 감동받은 부분은 '펠레의 가출'편이다.
아빠의 만년필이 없어졌다며 엄마, 아빠의 오해를 받은 펠레가 억울함을 못이겨 집 앞 마당에 있는 작은 창고로 가출하여 부모님의 잘못에 항의하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아이를 둔 집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일상 중 부모님의 실수가 아이의 마음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부모님도 가끔은 실수할 수 있으며 그럴 때 아이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담아 사과하는 장면에서 따뜻한 가족의 정이 흠뻑 묻어나서 순간 모성애를 자극받아 울컥했던 이야기였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일상적 모습 외에도 가난하고 소외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까지, 다양한 동심의 세계를 통해 내 마음까지 정화되고 순화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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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학으로 생각한다 - 그림책과 세계문학 함께 읽고 생각하기
조현행.최혜정 지음 / 이비락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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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아주 작은 부분만을 경험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리스본행 야간열차", 파스칼 메르시어, 프롤로그에서 발췌)

'만약 읽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각자의 사유세계는 텅 비게 될 테고, 그것을 토대로 한 빈약한 영혼은 살면서 얼마나 많은 불안에 시달리게 될까요. 결국 인간은 읽고 생각하며 살 수 밖에 없는 존재가 아닐까요.(중략)
따라서 읽고 생각하면서 우리가 가진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일은 인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중략)
이 책은 그림책과 세계문학을 알기 쉽게 들려주고 책을 읽고 사유할 수 있는 생각거리를 제공합니다.'(프롤로그에서 발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읽고 생각한 만큼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되는 많은 그림책과 고전들은 대부분 한 번쯤 읽어 본 것들이지만, 어린이용 버전으로 읽어서 깊이를 느낄 수 없었거나, 너무 오래 전에 읽어 기억이 가물거리거나, 배경 지식이 부족해서 이해할 수 없었거나, 단순히 읽는다는 행위에 치우쳐 생각하기를 하지 않았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고전이 왜 고전으로 남아 있는지, 문학이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둘 책이 아니라, 소개된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해당 내용을 읽어본 후, 독서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그림책과 세계문학 논제'에 대해 토론하며 사유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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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작은 형 푸른숲 작은 나무 5
임정진 지음, 이웅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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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진 선생님의 단편 창작 동화 5편이 실려 있다.
"나보다 작은 형"은 아픈 형에 대한 동생의 안쓰러운 마음과 깊은 사랑이,
"빙빙 돌아라, 별 풍차"는 저마다의 결핍을 가진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풍차 아저씨와 아이들 이야기가,
"새 친구 왕만두"는 동네에 새로 이사 온 낯선 아이와도 쉽게 친구가 되는 아이들의 순수하고 따뜻한 마음을,
"땡땡이, 줄줄이, 쌕쌕이"는 짝 잃은 양말 세 짝이 저마다의 쓰임새를 찾아 떠나는 모험기를 통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는 깨달음을,
"양들의 패션쇼"는 주인과 양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정을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생명 존중과 자연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 편 한 편의 짧은 이야기가 모두 감동을 주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나보다 작은 형"과 "빙빙 돌아라, 별 풍차"가 인상적이다.
"나보다 작은 형"의 마지막 문장인,
'나는 점점 커 가는데, 나보다 작은 형은 내 마음 속에서 커 간다.'는 세월호에 갇힌 아이들을 떠올리게 하고,
"빙빙 돌아라, 별 풍차"에서는 하늘나라에 있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이에게 엄마별인 큰곰자리를 소개 시켜주는 풍차 아저씨의 말에서 세월호로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에게는 작은곰자리로 별나라 여행을 보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도 세월호에 갇혀 있는 미수습자 9인이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며 기적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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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은 사람 - 개정증보판 어린이를 위한 인생 이야기 2
장 지오노 원작, 채혜원 편역, 이정혜 그림 / 새터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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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학년을 위한 ˝나무를 심은 사람˝
아이들이 읽기 쉽게 이야기체로 쓰여져 있으며 글과 삽화의 구성이 적절히 이루어져 있다.
책의 전반부엔 ˝나무를 심은 사람˝이,
후반부엔 작품 해설을 싣고 있다.
이야기는 아이들이 읽기에 부담없지만 작품 해설은 다소 어려울 듯 하다.

작품 해설을 읽다가 ‘마음에 나무를 심은 장 지오노‘ 라는 문구가 가슴에 와 닿았다.
작품 속 주인공인 엘제아르 부피에 노인처럼 나무를 심을 수는 없지만 장 지오노처럼 마음에 나무를 심고 가꾸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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