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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 - 특수학교 선생님 일과 사람 20
김영란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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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
일과 사람 시리즈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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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직업'도 '조기 교육'의 비정규 과목인양 초등학생들에게 주입되는 지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학부모들의 욕구를 간파한 여러 출판사들에서 경쟁적으로 펴내준 덕분에 다양한 직업관련 초등학생용 서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차별되는 시리즈를 꼽으라면, 바로 사계절 출판사의 <일과 사람> 시리즈! 무엇보다, 나비 수집인양 직업의 다양성을 단순히 수집하고 나열하는 곤충채집식 접근이 아니라, 밀착 취재형 접근이라 마음에 든다. 예를 들어 이 시리즈의 10권인 <맥을 짚어 볼까요?>에서 김진경 작가는 한의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취재하고 책을 썼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시리즈의 20권인 <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의 저자 김영란도 무려 1년도 넘는 시간을 취재에 집중한 후 특수학교 선생님을 조명한 책을 썼다고 한다. 참으로 열렬한 장인정신이 아닐 수 없다. 그 덕분에 <일과 사람> 시리즈에는 구체적 사실성과 감동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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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에서 김영란 작가는 무척이나 솔직하다. "이 책을 만들기 전에는 특수교육 선생님이나 장애에 별 관심이 없었다"니! 작가는 단지 특수학교 교사로 일하는 동생을 소재로 이야기 책을 만들어보고 싶었단다. 그런데 취재 첫날, 작가는 특수학교나 일반 학교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인상을 받고 당혹스러워진다. 그래서 날마다 특수학교를 찾아갔는데 취재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1년이 넘어갔다. 그 간에 선생님과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선생님의 마음도 읽게 되고, 아이들과 선생님 사이의 끈끈한 애정과 교감도 느끼게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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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친구 중에 엄마가 육아로 인한 휴직 이전에 특수학교 선생님이셨던 친구가 있는데, 엄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대단했다. 일부러 아이 친구까지 함께 한 자리에서 <괜찮아, 선생님이 기다릴게>를 읽었다. 왠지 "천사같이 온화하고 인내심 많은 선생님과, 조금 몸이 불편하지만 천진난만한 특수학교 아이들"이라는 정형화된 고정관념 이상은 알지 못하는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했기 떄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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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사실감 넘치는 현실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구체적인 인물을 상정하여 이야기를 이끄는 전략을 취한다. 바로 2학년 2반의 담임선생님, 하루 종일 아이들을 생각하고 아이들을 위해 애쓴다. 글자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사물함엔 아이들 사진을 붙여 놓고, 아침 등교길 버스에서 아이들이 내리면 일일이 눈 맞추며 환영해준다. 색깔 수업을 하는데, 말 그대로 '맞춤형 수업'을 진행한다. 아직 색깔 이름을 모르는 친구들에게는 이름 익히기 놀이를 유도하고, 이미 이름을 아는 친구들에게는 글자로 색이름을 써보는 훈련을 시킨다. 선생님은 배움을 강요하거나 숟가락으로 밥 떠먹여주는 식으로 간섭하지도 않는다. 아이들의 자존감을 존중해준다. 실내화를 자꾸 짝짝으로 신는 소진이를 위해 신발 안쪽에 붙여준 스티커를 소진이가 뗴어버리자 소진이를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 도와줄 방법을 고민하는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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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먼 발치에서 아이들을 건조하게 관찰만하거나, 말로만 훈육하지 않는다. 대신 점심시간이면 아이들 사이에서 칭찬도 하고 격려도 해가면서 함께 밥을 먹고, 양치질도 한 명 한 명에게 다 가르쳐준다. 소위 "장애Vs 정상"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에서 사람을 재단하는 험한 바깥 세상과 안전한 학교라는 이분적 틀에 아이들을  화초처럼 가둬두지 않는다. 대신 적극 세상 속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목소리를 내는 삶을 유도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직접 마을을 걸어 진짜 가게에 가서 물건도 사고 마을 어르신들께 인사도 한다.


 선생님의 지극한 아이들 사랑만큼이나 아이들도 선생님을 진하게 사랑한다. 연필로 마구 갈겨 그린 듯한 난해한 낙서로 보일종이를 들고 선생님은 기뻐한다. "뭐라고 썼을까? 알 수 있는 사람? 나는 알 것 같은데! 내 손을 꼭 잡고 눈을 맞추며 줬잖아.나를 좋아한다는 뜻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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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행복하게 어울려 살면 좋겠어." 2학년 2반 담임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다르다고 자꾸 다르다고만 보려하는 세상의 시선,우리니 시선이 더욱 부끄러워진다. 무관심도 온정주의도 아닌,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2학년 2반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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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리뷰는 알라딘 신간평가단에게 제공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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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7-21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