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처음 찾은 과학전문 책방 "갈다"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책은 바로 『아톰 익스프레스 (Atom Express)』! 마침 그 무렵 읽고 있었으니까. 알고 보니, 이 서점에서 저자 강연회도 열렸다고 한다. 몇 년 전 우연히 『 Gravity Express 』를 발견했을 때, 당연히 외국 작가 작품일 거라고 추측했다. 많은 한국 작가분께 죄송하지만, 솔직히 한국에서도 이렇게 세련된 그림체의 과학"전문"만화책이 나오리라고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이런 실수 한 독자, 왠지 나뿐만 아니었을 듯. 그런데 저자 약력을 살펴보니, 조진호 이분, 참 대단하다. 우선 그 유명한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생물 선생님으로 지내다가 '교육용 컨텐츠' 개발에 흥미를 느껴, 주경야독하듯 만화를 그린 분이시다. 취미라고 하기엔 베테랑 수준급이었던 것 같다. "국내에서 나오기 힘든 그림 그리는 과학자의 출현"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그래비티 익스프레스』로 2013년 문화체육부 최우수 교양도서, 제54회 한국출판문화상 교양 부분 수상을 했으니까. 이어 2016년에는 『게놈 익스프레스』를, 2018년에는 『아톰 익스프레스』를 펴내었다. 딱 봐도 '조진호' 작가의 그래픽과학책인줄 알 수 있다. 한 가지 중대한 과학적 질문을 탐색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 탐색 여행하는 방식의 줄거리, 과학지식에의 전문성, 그리고 세련된 그림체. 딱 '그'답다. 감사할 따름이다. 과학 교육과 만화(교육용 컨텐츠 제작)이라는 양 분야에 정통한 저자가 이렇게 일반을 독자 삼아 좋은 과학 책을 꾸준히 펴내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