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덕분에 몸살림(kg)까지는 아니더라도, 방살림은 확연히 가뿐해진 이들, 저만이 아닐 테죠? 저 역시, 이 책 읽던 날 새벽까지 분리수거 쓰레기 장을 들락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으로 일본에서뿐 아니라, 해외 21개국에 이름을 알린 사사키 후미오. '미니멀라이프' 열풍의 회오리를 일으킨 분인데 이런 유명세를 얻자 되레 침체기를 겪었나 봅니다. 속된 말로 "까라진 채" 이년반을 허송했다 하네요. 심지어는 본업인 글쓰기조차 놓았었나 봐요? 3년여 만에 새로 펴낸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에서 '글쓰기'라는 바퀴에 윤활유도 안 치고, 바퀴를 굴리지도 않았기에 신간 쓰며 고전분투했다고 반성하거든요.

자, 이번 신간도 과연 일본에서만 16만 부 팔렸던 전작의 기록을 깰 수 있을 까요? 어찌 보면 "습관을 바꿔라"라는 진부하디 진부한 자기계발서 단골 주제인데 과연 독자들이 사사키 후미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까요? 읽기 전에는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를 다 읽고 나니, "이 책 힘이 있구나! 많이들 읽으시겠구나!" 싶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요?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감상을 적어봅니다.



습관의 중요성, 반복의 힘을 강조하는 자기 계발서야 서가에 꽂고도 넘쳐 눕혀놓아야 할 지경으로 많겠죠. 이런 류 저자의 대다수는, 소위 '가르쳐들려는' 어투로 지시하고요. "~~해야 한다. 나는 ~~이렇게 했는데 되더라." 소위, 독자 주눅 들게 하기 전략. 그런데 사사키 후미오는 다릅니다. 대놓고 가상의 독자를 이렇게 상정했습니다. "스스로 의지가 약하다고 믿는 모든 사람에게" 게다가 어떤 소제목은 아예 "사람에게는 원래 집중력이 없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겸손을 넘어 자기비하의 경계를 넘나 싶을 만큼 자신을 '의지와 재능이 없는 사람'으로 어필합니다. 저자가 이렇게 스스로 낮추고, 허물을 드러내니 독자는 주눅과 죄책감에서 해방됩니다. 대신 독자는 '아! 사사키 후미오도 그랬구나. 남들도 다 그랬구나. 내가 부족한 게 아니라... 해 보자! 그래 바꿔보자!'의 뜻을 세웁니다.


사사키 후미오는 주장은 프롤로그의 제목으로 압축시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지속이다." 우리가 천재라고 믿는 이들이 번개 맞듯 영감을 얻어 큰 성취를 이룬 것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반복을 통해 큰 성취의 조각을 쌓아갔다는 것입니다. 인간, 심지어는 매일 달리기로 유명한 하루키나 프로 마라토너조차도 운동화 끈을 죄여 매기 전엔 '아! 하기 싫다'라는 생각도 하고요. 그걸 이겨내고 자동반사적인 습관으로 만들려면 설계를 해야 한다네요. 저자는 찰스 두히그가 "신호→ 반복행동 →보상"이 습관을 만드는 3가지 요소라고 주장하는 데 동의합니다. 나아가 깨알 팁, 아주 구체적으로 습관을 만드는 방법 50가지를 소개하는데요. 그중, 제게 인상 깊었던 전략 몇 가지를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step 28: 남들의 시선을 이용한다. step29: 미리 선언한다." 즉, 아직 실천하지는 않았으나 마음먹은 일을 SNS 등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질합니다. 때로는 미래형 시제를 과거형으로 고치는 변칙도 씁니다. 탈고하지 않았는데 "탈고 후, 비엔나 커피는 달콤 그 자체"라는 식으로 완료형 문장을 과시하다 보면, 스스로 양심에 찔려서라도 그 일을 하게 된다나요? 가장 솔깃했던 팁이었습니다. 저자의 경우, 차기작으로 "즐거운 금주"를 가제로 제시하네요. 저도 뭔가를 '선언'부터 내질러버리고 싶은데요? 여러분은 어떤 '선언'을 하실래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9-01-30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의 집중력은 개인의 천부적인 능력보다는 주변 환경 등 외부적인 영향에 의해서 생기는 것 같습니다. 집중력이 좋지 않다고 해서 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건 일종의 편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이야말로 집중력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

2019-01-30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