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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개씨 - 남자의 지극히 개 같은 습성 이해하기
임은정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북카페에서 당첨이 되었던 도서 미스터 개씨..
잊고 있었는데, 이사하기 전 주소로 발송이 되었지만, 무사히 내 품에 안긴 책이다.
결혼 6년차..
그럼에도 여전히 난 내 남편의 알수 없는 행동들 때문에 화가 날 때가 종종 있다.
왜 꼭 말로 하지 않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들임에도 치우지 않는지..
바로 옆에 있는 것임에도 그냥 지나치는 것을 보면 참 알 수 없단 생각을 종종했다.
아이들과 놀아 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정도 놀아줬다 싶으면 안 보인다. 놀만큼 놀아주었기 때문에 쉬어야 한다고, 그러나 아이들은 아직도 부족하다.. 더 놀아달라고 한다.
결혼 전엔 그렇게 깔끔했고, 신혼 초만 하더라도 그랬다. 늘 깔끔하게 청소가 되어 있었던 집, 그리고 깔끔하게 차려 입은 옷, 정리 정돈 잘된 물건들, 그리고 손수 차려 주던 식탁..
그러나 결혼생활이 오래 되면서 점점 변해갔다. 세탁기를 돌리지 않으면 먼저 돌리지 않고, 부탁하지 않으면 빨래도 널어주거나 걷어주는 일이 없다. 그리고 밥도...
정리정돈하는 것, 설겆이 하는 것, 빨래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던 나는 어느새 아이들의 뒤치닥거리며 집안 살림에 정신이 없다.
육아도 집안일도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 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은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혼자 떠들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난 아이들과 대화는 할 지언정, 남편과의 대화는 차츰차츰 없어져갔다.
<미스터 개씨>를 보면서 우리 남편도 이런데, 하는 생각과 내가 참 모르고 있었구나 싶은 생각..
그리고, 어쩜 개와의 공통점을 이리 잘 찾았을까 싶은 생각에 혼자 책을 보면서 실실 웃기도 했다.
결혼 할 무렵 찾아뵈었던 교수님께서 남편 될 사람이 어디 사람이냐고 물어서 부산 사람이라고 했을 때 왜 하필 부산사람이냐면서 경상도 사람은 무뚝뚝하다는 말씀을 하셨었다. 물론 그 말씀을 하신 분도 부산 출신.. 본인이 무뚝뚝하다고 생각을 하셨던 것 같다.
물론, 결혼 전엔 참 다정다감했기에 아닐 것이라 믿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교수님 말씀이 종종 떠오를 때가 많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있기에 좋은면만 보자고 다짐을 하지만..
개들이 이쁜짓 조금 해 놓고 이쁘다고 하면 바로 오버 하는 것처럼.. 우리집 미스터 개씨도 마찬가지이다.
참 유쾌하게 책 한 권을 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