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38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김운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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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의 저자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권력의 2인자나 비선실세 같은 이미지와 달리

별다른 업적을 남기지 못한 상황에서 메디치가와의 악연으로 인해 고문과 유배 등 고초를 겪다가 말년에는 쓸쓸한 최후를 맞이했고 그의 저서들 또한 생전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인물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흐를수록 크게 바뀌어 왔는데 살아 있을 때는 물론 죽은 후에도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하다가 18세기 이후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사상가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그가 쓴 책 '군주론' 과 '로마사논고' 또한 주목받게 됐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권모술수의 대가이며 악마적인 이미지까지 있는 삼국지의 가후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된다.

물론 주군을 다섯 번이나 바꾸고 삼공의 지위에 까지 오르는 등 승승장구하면서 천수를 누리고 살았던 가후에 비해 마키아벨리는 '언럭키가후' 라고 할 만큼 재능에 비해 상당히 불운한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겠다.

마키아벨리의 책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관직에서 물러나 있을 무렵 복권을 꿈꾸며 당시의 권세가인 메디치 가문에 바치기 위해 쓴 책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200년 쯤 후 뜬금없이 주목을 받으며 현재까지 많은 정치인, 사상가, 경영인 들의 필독서가 되고 있는 책이다.


군주론은 워낙 오래된 고전이라 그 동안 출판된 많은 버전이 있지만

이번에 내가 읽은 군주론은 현대지성에서 출판한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 38 군주론이다.

표지에는 Santi di Tito 가 그린 마키아벨리의 초상화가 들어가 있는데

어릴때 군주론을 읽으며 떠올렸던 마키아벨리의 이미지와 달리 뭔가 유약하면서도 얍삽한(?) 인상이다.

특히 어쌔신 크리드라는 게임에서 암살자로 등장한 마키아벨리를 보고 난 후 마키아벨리를 체사레보르자(군주론의 모델) 같은 이미ㅣ지로 상상했었는데 초상화를 보자마자 확 깨는 기분...

한국외대 이탈리어과 출신이며 움베르트 에코의 제자인 김운찬 교수님의 오역없는 좋은 번역으로 완성된 원전 완역본이다.

두께는 살짝 얇은 편인데 군주론 원서 자체가 내용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그리고 책의 뒷 부분(약 60여 페이지)은 마키아벨리 연보와 옮긴이가 쓴 마키아벨리에 대한 해설로 이루어져 있다.

마키아벨리에 대해 문외한인 사람들은

군주론 본문을 읽기 전에 해제와 연보를 먼저 읽는 편이 이해가 더 쉽게 갈 것 같다.

종종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 라는 뜻으로 정리되기도 하는 마키아벨리즘은

예의와 법률이라는 옷안에 야만의 발톱을 숨기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특히 육식동물로 가득찬 정글 같은 직장 생활을 해야하는 직장인들에게는 굉장히 실용적이며 유용한 책이라고 느껴진다.

특히 인간의 선의와 도덕이나 윤리에 기댄 수많은 이상론이 침몰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인정이나 선함이 아닌 합리적인 현실 분석과 냉정한 판단임을 누구나 아는 상황에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더 이상 비판받지 않게 되었다.

과거에 출판된 군주론 서적들에 비해 현대지성 클래식의 군주론은 지도나 사진, 그림 자료 같은

시각적인 자료들을 활용하고 있어서 좀 더 읽기 편하고 집중하기도 좋았던 것 같다.


특히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썼던 당시의 불안정했던 이탈리아의 상황과 전쟁이 빈번했던 국제정세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마키아벨리와 뗄레야 뗄수 없는 실력자인 체사레 보르자, 그리고 메디치 가문에 대한 이야기와 사진자료들이 많은 편이다.

군주론은 총 26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장의 타이틀 하나하나가 한참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상당히 매력적인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다.

잔인함과 자비로움에 대하여 그리고 사랑받는 것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보다 나은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군주론

500년 전 이탈리아의 책이라 말투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번역이 완벽해서 그런지 쉽게 읽히는 편이다.

또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한 부분들은 각주로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역시 여우와 사자의 비유를 사용한 군주는 짐승의 방법을 쓸 줄 알아야한다고 한 내용. 언듯 보면 비열하거나 간사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이지만 실제 역사를 돌이켜보면 인간의 선함을 믿고 신의를 지키려고 했던 군주들과 나라의 비참한 최후를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가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런 군주론의 내용들은 당시 이탈리아의 상황과 연관지어 생각해볼 필요도 있는데

크게는 두개의 정파와 여러 지역의 세력으로 나뉘어져 약해진 이탈리아는 외국 세력들(주로 교황이나 신성로마)에 휘둘리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강력한 지도력을 가진 군주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힘없는 정의는 무능하고 정의없는 힘은 폭력이다 라는 파스칼의 말처럼 훌륭한 군주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한데 당시 피렌체의 상황에서는 냉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군주의 자질이 더욱 필요하다고 마키아벨리는 생각했던 것 같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정치인이나 리더는 물론 모든 현대인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긴 하지만

한 편으로는 우리 모두가 이 책을 읽고 행동하게 된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궁금하기도 하다.

그리고 이 책이 쓰여진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하기 위해 메디치 가문 이야기를 같이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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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1
아니 에르노 지음, 김선희 옮김 / 열림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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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얇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


- 아니 에르노 - 장편소설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나는 일반적으로 사전 정보없이 책을 읽는 편이라서 표지와 타이틀에서 받은 이미지와

책의 내용이 상반될 경우 받게 되는 충격이 큰 편이다.

  

이 책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수년간 보살피고 떠나보내기까지 한 딸(작가)의 실화를 

일기처럼 써내려간 글인지라 처음부터 정신적 데미지가 상당했다. 




프랑스인 작가의 이야기지만 언제든 나와 내 가족의 일이 될 수 있음을 떠올리며

 문장 하나, 단어 하나, 무거운 마음으로 읽었다. 


흔히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고통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고들 하는데,

몇 안되는 예외 중에 하나가 치매가 아닐까 생각한다.


환자는 기억에 문제가 있으므로 공감능력을 통해 아픔을 공유할 수조차 없고

인간에게 죽음이 예정되어 있는 것처럼 배드엔딩을 향해 나아갈 뿐인 치매라는 질병은

다른 이들의 삶마저 피폐하게 만드는 확산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위험하고 안타깝다.


'아니 에르노'는 고통스러운 삶과 죽음, 특히 자신의 가족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썼다.


어머니가 더 이상 내가 알고 있던 어머니가 아닌 존재가 되어버린 것,

시간적, 물질적, 정신적 부담으로 인해 작가가 받았을 압박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과 

어머니의 예정된 죽음에 대한 두려움,

이 후의 상실감까지... 


유사한 경험조차 해보지 못한 나에게 그대로 전해져 오는 것은 

그만큼 작가가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아픔과 슬픔을 갈무리해 

짧은 문장들로 이루어진 작은 책 속에 꾹꾹 눌러담아 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처음엔 아프고 먹먹한 마음으로 읽었지만 작가가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듯 담담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 

고통스러운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역설적으로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라는 제목은 아니 에르노의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후 쓸 수 있었던 마지막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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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 마이어 : 컴퓨터 게임과 함께한 인생
시드 마이어.제니퍼 리 누넌 지음, 이미령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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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시드 마이어 : 컴퓨터 게임과 함께한 인생!

이라는 오묘한 제목의 책이다. 중간에 콜론과 마지막에 느낌표까지...독특하다 못해 기묘한 느낌까지 들 정도의 제목이다. 과연 '폐인 양성 게임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게임 문명 시리즈를 개발한 시드마이어의 전기답다.' 라고 할 수 있겠다.



책 표지가 참 예쁘다.

홀로그램으로 박이 들어가 있는데(일명 홀박) 고대와 중세와 현대와 미래까지 아우르는 듯한 이미지의 연결이 상징성도 있고 무엇보다 예쁘다.


내가 요새 집착 수준으로 홀로그램 앓이 중이라서 사진을 수십장을 찍어봤는데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의 1/100000도 담아내지 못해서 아쉬웠다.


두께도 꽤 두껍고 종잇장이 얇아서 내용이 꽤나 튼실하게 담겨 있었는데, 특히 시드마이어가 직접 써서 그런지 내용도 쓸데없는 부분 하나 없이 알차게 기록되어 있어서 좋았다. (시드마이어씨도 하고 싶었던 말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다)



게이머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게임을 잘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문명> 이라는 게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현재 6편까지 나온 역사기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고대에서부터 미래까지 전세계의 국가들의 지도자가 되어 문명을 발전시키는 게임이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 중 단 한편 문명5를 플레이한 시간이 무려 10억 시간이라는 서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드마이어가 게이머들에게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문명 시리즈 전체도 아니고 단 한 개의 시리즈의 플레이 시간이라니!)


다른 건 차치하고 이 게임의 중독성이 어마어마해서 게임을 붙잡는 순간 몇 시간, 몇 십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에 3대 악마의 게임, 이혼 제조기, 타임머신 등으로 불리고 있다.

나도 문명 시리즈와 상당한 악연이 있는데 대학교 1~2학년 때 문명2에 빠져서 학사경고를 맞았으며 문명5를 하느라 한달 동안 직장을 결근했던 경험이 있다.(...)

(악마의 게임 중 나머지 2개는 피파매니저 시리즈,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로... 역시 푹빠졌었음)

당연히 재미있고, 훌륭한 게임이며 기존의 게임들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제작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게임이라서 게이머들과 평론가들에게 항상 화제거리가 됐었던 게임이다.

그리고 문명을 즐겼던 모든 사람들이 그랬지만 나는 특히 이 게임을 만든 시드 마이어 에게 굉장한 관심이 있었는데 시드마이어야말로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 로써 궁극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 아닌가 생각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과연 어떤 삶을 살았고 자신의 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해왔는지 굉장히 궁금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궁금증이 대부분 해소되었고,

최근 몇 년간 '좋아하는 것들을 일의 영역에서 접근해야 할 때 어떻게 하면 처음의 설레임과 호기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라는 부분에 대해 고민 중이었는데 시드 마이어의 이야기가 마치 모범답안처럼 다가와서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자기계발서나 위인전기보다 훨씬 배울 점이 많았던 책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도!)

서문에서부터 느껴지는 시드마이어의 위트.


짧은 단어들로 구성된 목차, 왠지 이런 부분에서도 시드마이어 특유의 감성(?)이 전달되는 듯 하다.


중간 중간 게임의 튜토리얼 설명창 같은 부분이 있는 것도 유쾌하다.


게임과 평생을 함께한 시드 마이어의 인생을 그가 개발한 게임들을 곁들여 자세하게 풀어내고 있는데 문명 시리즈 뿐 아니라 그가 개발했던 다양한 게임들도 소개되고 있다. 사실 미국의 1990년대의 게임들을 하는 사람들은 나 같은 올드 게이머들 뿐일텐데, 나 같은 사람들도 플레이 해보기 쉽지 않았던 희귀한 게임들도 실려 있다.



지금은 문명의 아버지로 불리며 엄청난 성공을 거둔 시드마이어지만 초기에는 부족한 자금과 적은 인원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초기의 마이크로프로즈는 개발자 1명(시드마이어)과 판매원 1명(빌)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디자이너나 일러스트레이터를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직접 그림을 그리고 제품 패키지도 디스크를 사다가 직접 복사해서 만들었다고 하더라고.

이런 초창기 뒷얘기들이 특히 재미있고 어릴 때 게임 잡지에서 봤었던 90년대의 게임 패키지 사진이나 게임 기사들을 보니 추억도 생각났다. (내가 처음 컴퓨터를 배울 때도 플로피 디스크 조차 상용화되기 전이라 OMR 카드 같은 곳에 천공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저장하곤 했다)



그리고 게임을 개발하고 사업을 성공시키는 과정에서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들도 흥미로웠는데, 부드럽고 위트있게 풀어내는 이야기들 중에 송곳처럼 찔러오는 시드마이어의 일에 대한 철학들이 마음에 깊이 와닿았다.

특히 이 부분

게임 디자이너는 그런 결정 과정을 즐겁게 만들 책임이 있다.

어떤 대상이든 어딘가 매력을 감추고 있으므로 무언가를 재밌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재미를 찾아내는 것이 게임 디자이너의 주된 임무다.

이런 부분은 게임 디자이너 뿐 아니라 창작활동을 하는 모든 직업을 가진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이라서 크게 와 닿았다. 나도 그 동안 항상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야한다는 부담이 많았는데 시드마이어의 말처럼 반대로 이미 존재하는 매력을 찾아내고, 나만의 방식으로 드러내서 재미있고 보기 좋게 만들면 되는 것이구나 라는 식으로 일에 대한 관점을 바꾸게 되었다.




나의 학창 시절과 젊음의 시간 중 상당한 부분을 가져가버린 게임의 개발자 시드마이어.

하지만 그가 남긴 인생관과 일에 대한 철학들은 앞으로 남은 내 인생에 있어서 그가 가져가 버린 시간을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충분히 플러스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물론 게임에서도 역사적 사실외에도 전략적 사고같은 많은 것을 배웠다.)

시드마이어를 기리는 마음으로(안죽음) 최근에 할 게 너무 많아서 봉인해놨던 문명 시리즈의 최신작 문명6를 오랫만에 다시 플레이 했다.

아참,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지 게임이 매너리즘에 빠져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문명 6편은 5편만큼 중독성이 강하지 않아서 살짝 아쉽기도 하고 안심하기도 했다.


문명7은 다시금 악마의 게임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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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1.7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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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읽는 샘터.

어릴 때 부동산을 하시던 아빠 사무실에 가면 한 두권씩 소파 테이블에 놓여져 있어서 심심할 때마다 읽곤 했었는데 이렇게 다 크고 나서 읽는 건 처음이다.

표지부터 엄청 심플한 디자인으로 미니멀하게 바뀌었더라고. (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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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얇은 편이라 살짝 아쉽지만, 가격이나 든든한 내용을 감안하면 이해해줄 수 있다. (그리고 매날 나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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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작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기도 좋고, 누워서 읽기도 편하고 나름 장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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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샘터는 1970년 3월부터 발행됐다고 하니까 벌써 50살도 더 먹은 잡지다.

나보다 나이 많으면 진짜 많은 건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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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은 스페셜 테마가 우리 동네에서 만나요! 라서 소소한 우리네 동네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었다.

우리 동네에서 만나요!

요즘 젊은이들이 떠나 버린 시골과 굳이 시골이 아니더라도 인구수가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마을 공동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나는 지금 직장에서 마을공동체와 노인복지 관련 일을 하고 있기도 하고, 애초부터 관심이 많았던 분야라서 꽤나 진심으로 읽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자체별로 마을에 와서 거주할 젊은층을 위한 예산도 풀고 서점과 카페, 작은 상점을 운영할 수 있는 젊은이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도 하고 있어서 조금씩이지만 인기척을 내고 있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어서 다행이긴 하다.

월간 샘터 7월호에서 소개되는 '동네'들도 소멸과 부활, 그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곳들이 많아 보였다.

보통의 책에 비해 잡지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면 다양한 소주제별로 맛깔나는 사진들과 함께 맛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마치 맥주 샘플러처럼)

월간 샘터 7월호도 스페셜 테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포근하고 정감있는 사진들과 함께 다양한 스타일로 마음의 변주를 울려주는 게 참 좋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책(동네서점), 커피와 차, 그림이 테마인 동네 모습들이 주로 나와서 더 좋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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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넘나 맛있어 보였던 매실장아찌를 올린 콩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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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그리고 좋아하지만 한 번 밖에 못가본 프˦츠 커피. (커피나 차를 곁들여 읽으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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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는 것, 그것도 독립출판을 하는 것이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라서

동네에 있는 오래된 서점이나 작고 소소한 책들을 다루는 독립서점들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지방에 가면 책을 사진 않더라도 오래된 서점이 보이면 꼭 들르곤 하는데 요즘은 참 보기가 힘들다.

그리고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우리 동네도 대부분 사라지고 얼마 남지 않아서 슬펐는데 사진과 글로라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나마 부천역에는 오키로북스가 있어서 가끔 가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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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올해부터 부천문화재단에서 하는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 주변에 예술활동을 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었다.

나처럼 직업이 따로 있거나 주부나 학생이면서 예술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요즘은 생활예술인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동네마다 이런 사람들이 참 많이 있다.

유명하거나 돈을 많이 벌진 않아도 그 자체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니까.

월간 샘터 7월호에서도 동네에서 예술활동을 하는 분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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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있어서 참 좋았던 박상은 작가님의 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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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그리고 마지막으로 허리디스크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인친단무지 작가님의 만화가 보여서 너무 반가웠다.

샘터에 연재하신다고 얘기는 들었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신기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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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여러모로 즐거웠던 월간 샘터 7월호.

다음달 주제는 '경험을 구입합니다' 던데...8월호도 상당히 기대가 되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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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 뉴노멀 - Re:think;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영업팀, 리더 그리고 문화
장효상.민승기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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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영업(세일즈)이나 리더십 그리고 조직문화에 대한 전문가들은 많지만,

(코로나가 발생한게 2-3년 정도 밖에 안됐으니까 당연하겠지만)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위한 전문가는 아직까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플랜비디자인에서 출판된 세일즈 뉴노멀 은 그 중에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일즈에 대해 연구하고 준비해 온 기업 컨설팅 전문회사 러닝크루(learnig crew)의 대표들이 쓴 책이라서 좀 더 전문성있게 느껴졌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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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비디자인에서 출판하는 책들은 이렇게 주로 리더십이나 조직, 세일즈처럼 기업 운영이나 사회생활에 대한 책들을 많다. (그래서 책을 읽을 때마다 살짝 머리가 아프긴 하지만 읽고 나면 회사생활에 도움도 많이 되는 편)

세일즈 뉴노멀 의 두께는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적당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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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이 항상 이해하기 쉬운 것만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표와 그림을 활용하고 있어서 보다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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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앞 부분은 코로나19로 인해 바뀐 세일즈, 조직문화, 영업리더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뒷 부분에서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어떻게 조직관리를 하고 영업 방식을 변경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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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가 곧 끝날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도 했었지만, 현실은 아주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할 독감같은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결국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며 적응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고...

(개인적인으로는 지구 인구가 상상 이상으로 줄어들기 전까지 계속해서 변이를 거듭하며 강력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변화와 혼란이 뒤섞인 시대에 생겨난 개념이 바로 '뉴노멀'이다.

나는 뉴노멀이라는 단어가 왠지 어릴 때 봤던 일본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에서 나온 '뉴타입(초인)'이나 X맨의 '뮤턴트(돌연변이)', '신인류' 같은 의미처럼 느껴졌었는데 실제로는 조금 다른 의미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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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 이전에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였던 현상과 표준이 점차

아주 흔한 표준이 되어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비교적 자유로웠던 해외여행, 오프라인에서의 공연과 전시회, 체육활동 등에 대한 제약이 심해졌고 학교 수업이나 회사에서의 회의도 상당부분 온라인, 언택트로 바뀌었다.

이제는 이렇게 비정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표준이 되어버린 뉴노멀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화에 대한 수용성과 상상력이 필수라고 할 수 있는데, 두 가지 모두 나이가 들수록 점점 줄어든다는 점에서 최근 성공한 기업 CEO들 중에 20-30대의 비율이 많이 늘어난 것도 아주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세일즈 뉴노멀 책에서는 이 중에서도 주로 영업, 전통적인 세일즈 방식에서 어떻게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가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주로 대면영업 위주로 활동했던 과거의 영업 방식은 살아남을 수도 없고 매우 비효율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변화의 흐름을 읽고 자신의 영업방식을 바꾸는 데 매우 유용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같은 경우도 작년부터 웨비나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관심있는 분야의 기업 세미나를 꾸준히 수강하고 있는데이렇게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수요가 있을 법한 기업의 담당자나 임원을 컨택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이들의 니즈와 목적에 따라 이메일, 유선 그리고 대면의 방식으로 차례차례 세일즈 범위를 좁혀 나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과거의 무작위 아웃바운드 방식의 세일즈는 스팸 메일 취급을 당하기 일쑤이고, 비대면으로 감성의 영역에 다가가 세일즈를 해야하는 고난이도의 상황은 높은 수준의 대화 스킬을 요구하기 때문에 관심있는 대상에 대한 사전 정보와 그들의 관심사항을 미리 파악해야하고 접근하는 것이 이제는 '뉴노멀'이 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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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의 시대, 세일즈 팀과 리더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책에는 코로나 상황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성공할 수 있는 좋은 세일즈 방법의 예시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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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례나 개념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변화시킬 부분들과 방법들, 배워야할 것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이제는 영업사원들도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한 시대라서, 영상편집이나 애니메이션 제작 툴도 한 두개쯤은 다룰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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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 라는 이름이 앞에 붙어 있어서 특히 영업분야 종사자나 기업 임원들에게 가장 크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긴 하지만 넓게 보면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팔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으므로 누구나 읽어도 도움이 될만한 책이었다고 생각된다.

나 같은 경우에도 온라인플랫폼이나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고 조만간 사업자등록을 해야할 상황이라서 일반적인 조직문화나 기업서적들 보다 관심있게 읽었던 것 같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는 있지만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샤프나 파나소닉 같은 일본의 전자제품 회사들, 미국의 러스트 벨트...그리고 한 때 지구의 지배자였던 공룡들...

새로운 환경에 변화하지 못하고 기존 방식만을 유지하려고 했던 것들은 모두 멸종했거나 존재 가치를 잃어버렸다.

(최근 디트로이트는 전기차의 영향으로 부활의 조짐이 있긴 하지만)

애초에 인간은 평생을 학습하고 변화하지 않으면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존재다.

다만, 지금은 그 변화 속도에 가속도가 붙었기 때문에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위협이 되는 상황일 뿐이다.

어제의 상식이 내일은 더 이상 상식일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도하고 앞서나가는 것,

그것이 결국 모든 세일즈와 기업운영의 기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려주는 책이었다.

Re: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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