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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 새벽 2시를 넘었다.

 오늘은 지인들과 만나 왕가위의 '일대종사'를 보고 왔다.

 같이 본 이들도 그랬지만 개인적으로도 좋았기에 지금까지 남은 일도 처리하고 영화의 여운에 빠져 있다가 (뒤풀이 자리에서는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 대해 개탄하느라 정작 영화 이야기는 못했기 때문에) 잠자리에 들려하자 문득 오늘이 신간 추천 마지막 날이라는 게 생각났다.

 

 해서 부랴부랴 일단 집계부터 하고 추천 페이퍼를 쓴다.

 아직 모든 분이 다 올려주신 건 아닌데 아무튼 현재까지로는 위화가 단연 앞서 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받은 추천수가 무려 10표다. 압도적인 표 차이라 아무래도 1위는 위화의 '제7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화가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니 새삼 놀랐다. 2위도 외국 작품이다. 얼마전 부천 영화제에서도 이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상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라는 작품으로 원작도 읽어봤는데 감수성이 뭐랄까 상당히 독특했다. 일단 사물을 독특한 감각으로 인지하고 사용하고 있었다. 덕분에 읽으면 '청춘'이랄까, 그런게 좀 물씬 느껴지는데 그래서 인상 깊었다. 이번에 소개된 '누구'는 그에게 최연소 나오키 수상작가라는 타이틀을 준 작품이다. 갓 스물을 넘긴 나이에 내놓은 작품마다 잇달아 상을 받았으니 꽤나 상복이 있는 작가이다.

 

 위화의 '제7일'도, 아사이 료의 '누구'도 가지고 있다. 둘 다 되면, 으으음...

 

 그렇다고 해서 이번의 추천 페이퍼가 거기에 영향 받은 건 아니다. 원래 추석 연휴도 있고 하니 이번 추천은 좀 가볍게 나가려 했다. 그렇게 좋아하는 장르물로만 채우자 마음먹었다. 그런데 검색 도중 편혜영 작가의 소설이 눈에 띄었다. '옷!' 이건 또 빼먹으면 안되지. 이번 추천은 그렇게 이루어진다.

 

 

  실제 보니 표지가 아주 멋졌다.

 그래서 더욱 읽고 싶은, 시마다 소지의 요시키 형사 시리즈 그 세번째로 소개되는 작품,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는 이전에 모두 두 편이 나왔는데 요시키 시리즈를 열었던 해문에서 나온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과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가 바로 그것이다. 세작품 모두 공통점이 있다. 사건이 언제나 열차를 중심으로 벌어진다는 것이다. '북의 유즈르'는 '유즈로 호'라는 열차에서 사건이 벌어진다. 시간도 마침 설 연휴이다. 그래서 추석 연휴때 고향으로 내려가는 기차에서 읽으면 더 안성마춤이지 않을까 여겨진다. 순수하게 본격의 재미를 추구한, 그래서 가볍게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니 더더욱.

 

 

  이번 신간평가단에 만일 장르물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다면 꼭 올라오지 않을까 했었던 두 작품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래리 니븐의 '링월드'였고

 또 하나는 이 '시간의 습속'이었다. '링월드'는 뭐, SF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다 알만한, 많은 이들로 하여금 오래도록 헌책방을 떠돌게 만들었던 책이고 '시간의 습속'은 그 유명한 '점과 선'의 후속편이기 때문이다. 도리카이 주타로와 미하라 가이치가 다시 한 번 재회한다고 한다니. '점과 선'을 읽었다면 안 읽을 수 없는 작품이라는 말씀. 그런데 으음, '링월드'는 겨우 한 표. '시간의 습속'은 '두 표'다.

 예상이 이렇게 거침없이 빗나가니까 세상이 더욱 재밌어지는지도...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로 소개되었던 유시 아들레르 올센이 같은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코펜하겐(올센은 덴마크 작가다.) 경찰서에서 미결 사건만을 담당하는 특별 수사반 Q가 이번에는 20년전에 한 여름 별장에서 일어난 오누이 살해 사건을 맡는다. 이미 재판까지 끝나 범인이 곧 출소마저 앞두고 있는 종결된 사건인데 한 익명의 제보자가 새로운 사실을 알려온 것이다. 단독범이 아닌 여럿이 한 공동정범이 있다는 것을...

 그런데 거기에 연루되었다고 알려온 사람들 모두 재판받은 범인을 제외하고는 현재 덴마크의 사회 지배 계층이 되어 있다. 당연히 수사를 재개하자 온갖 외압들이 들어온다. 이제 수사관이 싸워야 하는 것은 사회다. 비슷한 도살자들을 사회 지배 계층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 수사관들의 싸움을 그래서 더욱 와 닿을지 모르겠다. 부디 통쾌한 이야기가 되어주길 빈다. 마음껏 대리만족이라도 해 보게.

 

 

  잭 리처의 인기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찻잔 속의 태풍인 것일까?

  아직 한 표도 얻지 못했다. 혹 다들 가지고 계셔서 그런지도 모른다.

  나도 가지고 있는 책은 추천 페이퍼에 올리지 않으니까. 하하...

  그래서 사실 최고의 추천작이라 할만한 윌리엄 렌데이의 '제이컵을 위하여'도 뺐다. 링월드도 마찬가지고. 딴 이야기만 계속 했는데 아무튼 일단 출간되면 보지 않을 수 없는 잭 리처 시리즈. 원티드 맨도 좋다고 하니 역시나 읽어보고 싶다.

 

 

 

 

 

 

 

 

 

 편혜영의 네번째 소설집이다.

 2010년부터 2013년 최근까지 발표된 작품을 묶었다고 한다.

 저마다 남에게 드러낼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그렇게 속에 '밤'을 품고 사는 여덟 명의 이야기다. 그 밤이 지나가고 있다고 한다. 어떻게 지나가고 있을 것일까? 아니, 어떻게 지나가게 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런 대답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하여 읽고 싶게 만든다. 그러면 조금쯤 내 마음에 자리한 이 밤도 내어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소설 중 일부는 3.11에 빚졌다고 하고 있는데 그 편혜영에 보여진 3.11은 또 어떤 것이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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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13-09-12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지고 있는 책이 되면... 아쉽겠습니다^^
표가 많은 책이 되는 것인가요 표와는 상관없기도 한가요
요시키 형사의 세번째 이야기, 요시키가 나오는 것은 거의 열차가 나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이렇게 생각했는데 다른 것도 나온다면...^^ '점과 선'도 열차와 관계 있는 거였죠, 읽지는 않았지만 알고 있습니다 그것과는 상관없이 형사가 같은 사람이군요

'도살자들' 제목은 좀 무섭기도 합니다 앞에 나온 Q는 특별수사반을 나타내는 거였군요 통쾌할지, 어떨지... '찻잔 속의 태풍'이라는 말이 멋있습니다 찻잔 속에서 나올 수 있을지... 우리나라 작가인데 3.11에 빚을 졌다니, 어떤 밤이 지나고 있을지... 이름은 아는 작가인데 책은 한권도 못 본 것 같군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