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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게 벌써 새해가 5일이나 지났고 신간추천의 시간이 도래했네요.

  늘 그렇듯이 신간들을 훑어보는 건 언제나 즐겁습니다. 바깥 일이 어떻든지간에 상관없이 이 시간만큼은 제가 다른 것도 아니고 책을 좋아해서 정말 다행이다 하는 것을 담뿍 느낄 수 있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렇게 이번에도 정말 읽고 싶은 작품 5가지를 골라보았습니다.

 

    이름하여, 신간 스트레이트 플러쉬! 

 

     그냥 ' 5 '를 떠올리니 갑자기 영화 러브레터의 남자주인공 이츠키가 여자 주인공 이츠키에게 보여주었던 도서카드 스트레이트 플러쉬가 생각났어요. 새해의 첫 신간 추천이니만큼 이렇게 은연중 마음을 고백하는 것 비슷하게 해보고 싶습니다. 하하하^ ^;

 

 

 

 1. 알렉산더 클루게, '이력서들' (을유출판사)

 

 

 

 

 

 

 라이너 베르네 파스빈더와 더불어 뉴저먼 시네마를 이끌었던 알렉산더 클루게. 하지만 클루게는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역사와 정치에 대한 책 그리고 문학 작품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독일에서는 2009년 아도르노상을 수상할만큼 꽤나 명망있는 작가이지만 우리나라에는 그다지 이름이 있지는 않습니다. 아직까지 제대로 그의 영화와 책들이 소개된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특히나 이번에 나온 단편집 '이력서들'이 더욱 반가운 것 같습니다. 저는 클루게를 그가 파스빈더와 더불어 만든 페이크 다큐멘터리 '독일의 가을'을 통해 처음 알았는데 붉은 여단에 납치되어 결국 살해되었던 사업가의 두 달을 쫓는 이 영화는 70년대 독일의 있어서의 계급적 상황을 참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어서 강한 인상에 남았습니다. 그런데도 굳이 이 작품을 페이크 다큐멘터리라고 한 것은 내용은 실제 사건 그대로이지만 재현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인물들이 아니라 배우들이 연기했고 묘사되는 장면 역시 실제 그대로가 아니라 연출된 것이거든요. 이런 면에서 '독일의 가을'은 아무리 실제 사건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해도 그것이 영화라는 매체를 매개로 삼는 이상 누군가의 필터에 의해 여과될 수 밖에 없는, 다시 말해 아무리 날 것 그대로의 진실에 다가가고자 하여도 누군가의 의식을 관통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 인식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은 하나의 재현에 불과하면서도 마치 진정한 사실인양 보이게 하여 그 자체로 보는 이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계하려는 것이죠. 분명 클루게에겐 이런 시선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실제 사건을 다룬다고 하여도 이것이 사실은 누군가에 의해 재현되었다는 것을 강하게 드러냅니다. 영화뿐만이 아니고 문학에 있어서도 이런 태도를 견지한다는 걸 우리는 바로 이번에 소개된 단편집 '이력서들'을 통해서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는 다양한 서사기법들이나 아이러니하고 부조리한 설정들이 곳곳에 있다고 하니까 말이죠. 클루게가 이렇게 다양한 비틀기로써 굳이 지금 자신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은 인위적으로 재현된 것임을 드러내는 건 어디까지나 작가나 감독에 기대지 말고 독자 스스로 펼쳐지는 사건에 대해 사유하게 함입니다. 정보의 홍수와 언론 장악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자기 머리로 사유하는 것이 점점 힘겨워지고 있는데  그래서 더욱 읽을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2. 고마스 사쿄, '끝없는 시간의 흐름 끝에서' (폴리북스)

 

      

SF를 좋아하신다면 옛날에 고려원에서 나온 세계 SF 걸작선을 한번쯤 보셨을 것입니다. 여기에 가장 먼저 나오는 작품이 바로 고마츠 사쿄의 것으로 제목은 '지구가 된 사나이'였습니다. 평범한 샐러리맨이 어느날 갑자기 자기가 원하는 대로 변신할 수 있게 되고 차츰 그것을 유희로 즐기다가 나중에 가서는 어느 우주에서 지구가 되어버린다는 이야기로 이야기적인 재미도 재미이지만 무엇보다 펼쳐지는 상상력이 아주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엄청난 크기의 거대한 똥 덩어리가 되어서 일본을 괴멸적으로 몰아넣는다는 것을 글로 쓸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고마즈 사쿄 밖에는 없을 것도 같은데 그래서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알았던 작가이지만 그대로 팬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읽었던 것이 아마도 '일본 침몰'이었을 것입니다. 이 작품이야말로 고마츠 사쿄란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이지만 사실 제가 아는 사쿄의 매력은 별로 느껴볼 수 없었던 작품이라서 개인적으로 아쉬웠습니다. 일본 침몰이 상상의 산물이 아닌 어디까지나 과학적인 예측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정말 혼신의 노력으로 여러가지 자료를 조사하고 그것을 하나의 작품에 무리없이 우려낸 것은 역시나 사쿄라고 생각했지만 펑키하게 막 나가는 특유의 상상력적 유희는 별로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 제가 볼 수 있었던 사쿄의 책은 이게 다였고 그래서 더 많은 작품을 볼 수없어 아쉬웠는데(이럴 때마다 일본어를 배워야지 하는 마음이 정말 마구 솟구치는데 아, 저는 천성이 너무 게으릅니다ㅠ ㅠ) 오오! 이번에 또 하나의 사쿄의 작품이 나왔습니다. 그것도 일본 SF 역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는 '끝없는 시간의 흐름 끝에서'가!

 내용을 살펴보니 중생대 지층에서 발견된 어느 방향으로 뒤집든지간에 모래가 끊임없이 떨어지는 4차원 구조의 모래시계가 주된 소재라니 이번엔 사쿄의 상상력이 더 많이 발휘된 작품인 것 같아서 정말 기대가 됩니다.

 

 

 3. 콜린 멜로위, '와일드 우드' (황소자리)

 

 

 

 와! '와일드 우드'가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이 책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일러스트 때문에 꼭 소장하고 싶었던 작품이었습니다. 60년대와 70년대의 영국 포크 스타일을 보여주는 밴드 디셈버리츠의 리더답게 '와일드 우드' 역시도 나니아 연대기와 느낌이 비슷한 클래식한 판타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외국 블로거들의 글에서 이야기 자체가 압도적으로 재미있다는 말을 많이 보았는데 그래서 정말 궁금해집니다.

 

 

 

 

 

 

 

 4.  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현대문학)

 

 

 

 

 

  아베 히로시가 가가형사로 나오는 '신참자'라는 일본드라마를 참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구로자와 기요시가 미나코 가나에의 속죄를 원작으로 만든 5부작 드라마와 비슷하게 이 드라마 역시도 덮어놓고 단죄하기 보다는 그들이 왜 그래야 했는지 그 마음을 이해하려고 먼저 다가가는 그런 것이 느껴지던 드라마였는데 아무래도 그래서 오랜 세월을 두고 한결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는 닌교초를 무대로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오랜 세월 오로지 하나만을 보고 살아 온 그네들의 묵직한 삶의 속살에 한 올 한 올 아로새겨진 나이테를 헤아리는 듯한 내용이라서 말이죠. 그래서 그 중 신참자 스페셜로 방영된 '붉은 손가락'이야말로 그러한 성향이 가장 잘 드러난 에피소드였던 것 같습니다. 그것을 보며 문득 들었던 생각이 히가시노 게이고는 감춰진 트릭을 밝혀내는 것을 어쩌면 사람의 속내를 밝혀내는데 대한 하나의 은유로 쓰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그에게 범죄란 평소에 드러나지 않는 사람의 속마음이 표출되는 계기이고 결국 범죄를 해결하는 것 역시도 서로가 단락되었던 마음들을 접붙이는 일이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사람들의 애틋한 사연들이 주가 되어 전개되는 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보고 싶은 것입니다. 여기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통해 과연 그 문득 들었던 생각이 맞는지 아닌지 알아보고 싶군요.

 

 

 

 5. 요이다 슈이치, '원숭이와 게의 전쟁' (은행나무)

 

 

 

    이 책을 보고 싶은 건

   물론 요이다 슈이치라는 이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더욱 내용 때문입니다.

 

   지금 '레미제라블'이 흥행몰이중이라지요.

   한국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흥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우시기도 하고 위로도 받고 그랬다더군요. 저도 그렇습니다. 그와 똑같은 마음으로 사회의 약자들이 권력의 기득권층과 맞짱 뜨는 이 소설을 읽고 싶습니다. MB가 되었던 당시에는 그래도 이준기의 일지매가 있어 마음을 풀어주더니 이번에도 공교롭게도 비슷한 고전 영웅 '전우치'가 방영되고 있는데 서민을 위로하기는 커녕 오히려 '왕'을 위로하기 바쁘네요. 그러니 어쩌겠어요? 아무데서도 위로받지 못하는 마음 이렇게 영화나 책으로 달랠 수 밖에...

 

 

 

 그리고 하나 더,

 마음이 지독히도 허한 이번 겨울

 제가 가장 많이 듣는 노래 하나 첨부합니다.

 이어폰으로 듣고 있으니 정말 위로하는 듯 느껴지는 가사더군요.

 

 

 

 

 

 Jesus, don't cry
You can rely on me, honey
You can combine anything you want
I'll be around
You were right about the stars
Each one is a setting sun

Tall buildings shake
Voices escape singing sad sad songs
tuned to chords
Strung down your cheeks
Bitter melodies turning your orbit around

Don't cry
You can rely on me honey
You can come by any time you want
I'll be around
You were right about the stars
Each one is a setting sun

Tall buildings shake
Voices escape singing sad sad songs
tuned to chords
Strung down your cheeks
Bitter melodies turning your orbit around

Voices whine
Skyscrapers are scraping together
Your voice is smoking
Last cigarettes are all you can get
Turning your orbit around

 

Our love
Our love
Our love is all we have

Our love
Our love is all of God's money
Everyone is a burning sun

Tall buildings shake
Voices escape singing sad sad songs
Tuned to chords strung down your cheeks
Bitter melodies turning your orbit around

Voices whine
Skyscrapers are scraping together
Your voice is smoking
Last cigarettes are all you can get
Turning your orbit around

Last cigarettes are all you can get
Turning your orbit around
Last cigarettes are all you can get
Turning your orbit a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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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3-01-13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시린 일요일 아침,
저도 노래에서 위안을 받고 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