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는 중학교에 들어간 기준을 어른 대하듯 했다. 동등한 존재로서 존중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기보다 높은 사람으로 모신다는 느낌이었다. 기준은 아랫사람 대하듯 자기 엄마에게 충고를 늘어놓고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내 눈에는 그가 마치 작은 효진이 아빠처럼 보였다. 효진이 아빠도 아줌마에게 그렇게 소리치곤 했으니까. 그럴 때면 아줌마는 아들의 기분을 살피며 머쓱한 웃음을 짓곤 했는데 그 이상한 웃음이 아들에 대한 노골적인 굴종의 포즈라는 것을 나는 나중에야 이해하게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효진이네 집에는 좀처럼 가지 않게 됐다. 기준이 나에게 따로 해코지를 한 적은 없었지만 내가 있는데도 효진이를 위협하고 자신의 엄마를 함부로 대하는 태도에서 나를 향한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져서였다. 그의 공격성에는 일종의 징그러움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