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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속의 힘 - 인생의 파도에서 초월명상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밥 로스 지음, 허윤정 옮김 / 인간희극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14,000원을 내고 읽는 1,200,000원 상품 광고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책이다. 다만 이번만큼은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책이므로 평소와 논조, 문투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라는 말 달지 않겠다. 책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므로 굳이 달 필요 없을 듯하다.
국립 국어원 국어문화학교 화법 강좌를 받기 위해 서울에 간 김에, 면접 준비를 같이 했던 분들을 만났다. 인간관계가 너무 힘들어서 명상까지 하고 계신다는 분이 계셨다. ‘○○주임님’나 ‘○○씨’도 아니고 성만 부르고 있단다. 아무리 어려도, 계급이 낮아도 엄연한 동료인데, 어떻게 사람을 그딴 식으로 취급할 수 있는지, 화가 났다.
이 책을 받으면, 이런 처참한 직장 생활에서도 명상은 활력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로 서두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그랬는데.
초월 명상(TM)이라는 명상이 있다. 오프라 윈프리마저 했을 정도로 매우 대단한 명상. 혈압도 낮아지고 ADHD 증상도 완화할 수 있고 파킨슨 증상도 약화되고 심장병 발생 확률도 낮아지고. 분노할 만한 상황에서도 이성을 찾을 수 있고. 떠오르는 좋은 효과는 전부 붙일 수 있다.
배우는데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딱 4일만 배우면 된다. 쉽고 간단하며 누구나 따라할 수 있다. 누구든 이 명상만 배우면 전부 기적적인 효과를 받아볼 수 있다. 평소에 명상을 잘 못하는 사람도, 명상의 효과에 의심하는 사람도 전부다. 와아. 아니, 세상에. 이렇게 멋지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세계가 있다니.
다만 절대 혼자서는 터득할 수 없단다. 훈련을 받은 스승에게 꼭 전수받아야 한단다. 스승은 풀만 먹고 살 수 없으니 돈이 필요하단다. 그래도 이 돈을 내면 4일 간의 교육에 덧붙여 1년 간 애프터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이 돈이 절대 적지 않다는 것.
됐다. 말 길게 해서 무엇하랴. 120만 원만 지불하면, 당신도 이 기적적인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가족이 같이 배우면 만18세 미만은 무료로 배울 수 있고, 청소년 아동 특별 하인도 있다. 하여튼.
아무리 이 책 인세가 초월명상을 가르치는 활동에 전액 사용되더라도, 저자의 강연을 듣기 위해서는 비싼 강의료를 지불해야 하니 사실 14,000원이면 대단한 액수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단호하게 선언하겠다. 돈까지 내고 광고를 보게 하는 건 너무하지 않아? 주석 빼면 261페이지의 광고잖아. 거기다 읽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있잖아. 넉넉잡아 2시간이라고 치면. 울 테다.
거기다 난 이 글 쓰고 있다고. 글 쓰는데 걸리는 시간은 또 몇 시간이야. 거기다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어 쓰는 글이니 블로그나 포스트도 모자라 인터넷 서점 홈페이지까지 뿌려야 하잖아. 피눈물이 흐르다 못해 넘쳐나고 있다. 이러다 웅덩이까지 생길지도.
아침 5시에 출근했는데. 갑자기 오늘은 모두 야근 하셔야 해요. 무조건 하셔야 해요. 언제 끝날지도 몰라요. 야근 수당은 못 챙겨드려요. 서러워서. 오늘 명상 책이라도 읽고 마음을 가다듬어야지. 화내면 안 돼. 언제나 평정심 유지. 나도 이제 명상을 배워서 언제나 우아하고 평온한 여성이 되는 거야. 이런 마음가짐으로 책을 들었는데. 지금 10시인데도 언제 퇴근할지도 모르고. 책은 광고고. 그래서 대대적으로 삐뚤어진 상태다. 지금 89도로 기울어져 있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전 초월명상(TM)이 궁금해요 하실 분이 있다면. 저자가 들려주는 초월명상의 효능에 더불어, 초월명상으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의 진솔한 수기도 있으니만큼, 한 번 읽어보며 스스로 판단하는 것까지는 말리지 않겠다. 분명히 14,000원의 광고지라고 했으니, 다 읽은 뒤 날 원망하면 안 된다. 화낸다.
이 책을 읽고 초월명상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다면 네이버에 ‘초월명상’을 검색해보면 된다. 초월명상에 대해 설명해주는 한국어 홈페이지를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설명을 다시 한 번 읽어볼 수 있고 현재 한국에서 초월명상을 배울 수 있는 곳도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