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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정원 (리커버)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리처드 W. 브라운 사진 / 윌북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사진과 함께 보는 타샤의 정원 1년
현재는 고인이 된 그림동화 작가 타샤가, 생전에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 정원에 대하여, 토바 마틴이 기록을 남긴 책이다.
각 계절마다 타샤의 정원에서는 어떤 꽃이 피고 지는지. 타샤는 이 정원을 꾸미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타샤는 어떤 생각으로 정원에 심을 화초를 결정하는지. 집은 어떻게 꾸미고 타샤는 어떤 식으로 작업을 하는지. 이 책을 읽으며 타샤의 인상을 천천히 그려보았다. 친절하고 다정하지만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만큼은 절대 타협하지 않는 깐깐한 노부인이 떠올랐다.
이 책은 사실 글로 설명할 책이 아니다. 책에 수록된 타샤의 정원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며, 이 정원을 가꾸기 위해 타사갸 얼마나 노력했는지 설명해야 책의 내용을 1/10이나마 전달할 수 있다. 아무렇게나 배치된 것 같아도 사실 타샤가 매우 고심해서 결정한 것이라든지. 원하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타샤가 종자 단계부터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단순히 글로 설명하는 건 의미가 없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고, 백 번 보는 것보다는 한 번 실천하는 것이 낫다. 그 소소한 진리를 제대로 실감할 수 있달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만큼은 책에 수록된 사진 몇 장을 수록하는 것으로 책에 대한 설명을 마쳐볼까 한다. 그 사진들을 보며, 타샤가 정원에 들인 노력의 몇분지 1이나마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다만. 이 책에 나온 정원을 보며, 그렇게까지 감복하지는 못했다. 들인 정성은 분명 대단하지만. 이렇게까지 하나에 애착에 쏟을 수 있다는 건 정말 존경할 만한 일이지만. 무어라고 해야 할까. 삐죽삐죽한 감정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다고 해야 할까.
보통 사람들 중에, 저렇게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먹고 살기도 급급해서, 내 앞가림하기도 힘든데. 아침에 허겁지겁 출근해서 돌아오면 밥 먹을 시간도 없이 그대로 뻗어 잠들고. 그런 일상 반복하다 주말에 겨우 여유 내보려고 해도. 평일에 밀린 잠 자느라고 결국은 정신없는데.
노년이 되면 여유는 생기겠지만. 마음에 드는 종자 찾아 헤매고 다닐 만큼의 여유가 될까. 몇 달 연금 모아 여행 잠깐 다녀오고. 그 정도가 전부 아닐까. 좀 더 욕심내면 독서 모임 등의 소소한 단체 몇 개 가입해서 즐기는 정도.
내가 할 수 없기에 대리만족을 즐길 수도 있겠지만. 내 것이 될 수 없는 일에 대리만족만으로 만족하는 건 어쩐지 서글프고. 보다 보면, 돈 많고 여유 있는 사람이나 가능한 취미 생활이구나, 그런 씁쓸한 마음이 들어서 순수하게 즐기는 건 힘들다. 노년에도 지속적인 활동을 한 타샤에게 ‘여유 있다’는 말을 쓰는 건 실례이겠지만. 딱히 시간 여유만 여유라고 하는 건 아니니까.
타샤의 그림동화를 좋아한 사람이라면. 창작의 원동력이 된 타샤의 정원을 살펴보는 건 분명 즐거운 일일 듯.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 공들인 정원 속에서 잠시 위안을 느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정원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우니까.
책의 더 자세한 사진은 https://www.instagram.com/p/Blh2XjMgDDl/?utm_source=ig_web_copy_link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