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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계획만 세울래? - 작은 목표 하나라도 무조건 달성하라
홍석기 지음 / 원앤원북스 / 2018년 6월
평점 :
등을 떠밀어 줄 사람이 필요할 때

서평단 이벤트로 받은 책으로, 평소와 논조, 문체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도 계획만 세울래. 계획만 세우고 실천하지 못하는 당신. 슬슬 실천할 때도 되지 않았나. 어떻게 해야 계획을 실천할 수 있는지 내가 도와주지. 푸하하. 이런 책인지 알았다. ‘나는 오늘부터 달라지기로 결심했다’처럼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든지,
똑같은 생각한 당신. 축하한다. 낚였다. 오늘 아침은 동태 무 조림이었으니 명태로 하자. 싫다고. 명태 맛있잖아. 이름이 너무 많다보니 대체 어디까지 명태에 속하는지 헷갈려서 문제지. 생태, 동태, 황태 또 뭐 있더라. 갸웃.
이 책에 방법론이 없다는 건 아니다. 목표를 세우고 비전을 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설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의 내용을 직접 실천할 수 있도록, 각 장 말미에 도표도 마련해 두었다. 기술적인 부분도 충분할 정도로 다루고 있다.
그렇더라도 나는 이 책을 주로 정신론에 대해 다루는 책으로 정의하고 싶다. 정확히는 성공을 위한 정신론.
왜 사람은 계획만 세울까. 현실에 안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바뀌어야 할 절실한 동기가 없으니 미적미적 시간만 때운다고. 정말 절실하다면 시간 없어요, 바빠요, 이런 핑계 댈 시간에 실천했을 것이라고.
심지어 90살 넘은 노인이 대학에서 강연을 몇 시간 할 정도로 정정한데. 다른 사람들은 바쁜 시간 쪼개서 외국어 공부도 하고 좋은 강연이 있으면 들으러 다니는데. 대체 넌 뭐하고 있니. 지금은 별 차이 없을 것 같지. 나중가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모든 사람에게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알차게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은 네가 날려버린 시간이 네 인생을 좀먹을 테다. 뭐, 이런 이야기. 엄청 무서운 할아버지에게, 너 왜 인생 그따위로 살아, 잔소리를 듣는 기분이었다. 내 인생이 어때서. 엉엉.
책 구성 자체은 괜찮다. 문답 형식으로 서두를 시작해 관심을 유발한다. 각 장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에 대해 서술한 뒤 장을 마무리할 때, 한 컷 삽화로 책의 내용을 요약한다. 마무리로 읽은 것을 실천해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덧붙여 Q/A 코너를 마련하여 독자를 한 번 더 격려한다.
독서 목록 기록 후 200권 읽은 기념으로 인스타그램을 다시 시도했다. 이 책을 읽으며 맘에 든 부분 몇 개를 골라 인스타그램에 올려 두었으니 흥미가 있다면 인스타그램으로 확인하면 어떨까. 블로그와 차별성을 두기 위한 선택이다. 절대 홍보 아니다.
블로그에 올려도 되지 않느냐고. 블로그 사진 올리는 것 너무 귀찮다. ‘도쿄 셀렉트 북’은 설명하려면 사진이 필요하다 보니 몇 개 추려서 올렸는데, 그거 올리며 엄청 투덜댄 것 절대 비밀이다. 나만 알 테다.
책 자체는 좋은데. 잘 모르겠다. 성공은 왜 해야 할까. 돈 많이 벌고 편하게 살기 위해서? 잠도 포기하고 교우관계도 관리하고 취미 생활도 포기할 이유가 되나. 아니 이왕이면 8시간 몰아 자는 게 좋고, 이득은 되지 않더라도 편안한 사람과 술 한 잔 기울이는 게 즐겁고, 책 읽느니 게임하는 게 즐겁지 않아? 지금도 내 옆에서는 게임이 돌아가고 있다. ‘무한던전돌파 PLUS’. 모바일 게임. 몇 주 푹 빠져 지내고 있다. 뭐. 왜. 심지어 입사 준비할 때도 게임만큼은 못 끊었다. 게임중독이다.
한 번 사는 인생, 여유롭게 즐기며 사는 것도 한 방법일 텐데. 성공을 위해 이것도 포기해야 하고 저것도 포기해야 하고, 그렇게 열심히 포기한 뒤, 나중에 돌아보면 어떤 기분일까. 이루지 못한 것만큼이나 해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 않을까.
더불어 성공이 정말로 개인의 노력 문제일까. 현재 계층 이동 사다리가 계속 사라진다. 사회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개인의 노력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발생한다. ‘인간증발’에서는 일본에서 발생하는 인간증발 문제를 다룬다. 실패한 사람에게 낙인을 찍어버리는 사회가, 사람이 아예 사회에서 사라져버리도록 등을 떠미는 것이다. 이 모두를 개인의 의지박약만으로 몰아버릴 수 있을까.
일에서 성공하고 싶은데, 계획한 것을 착실하게 이루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책. 책에서 말해주는 방법을 차근차근 따라해 보고, 의지가 떨어질 때마다 책을 읽어보며 도움을 얻자.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나처럼 대체 왜 성공해야 해? 인생 대충 살면 안 돼? 그냥 적당히 돈 벌고, 적당히 애 낳고, 적당히 데굴거리다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 마냥 사라지면 나쁜 거야? 이런 기분으로 살고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아마 책에 반박문을 열심히 쓰며 읽게 될 것이다.
그보다 정말 우리는 성공지상주의 사회를 살고 있구나 싶다. 이런 책이 계속 발간되고 유사한 주제의 책이 계속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 보면. 어째 씁쓸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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