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너리스 1
엘리너 캐턴 지음, 김지원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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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상 수상작이라는 표현이 붙은 책을 대하면 늘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그 책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이유 말이다. 이상 문학상 같은 경우는 대상으로 선정한 작품에 대한 선정위원들의 기준이 같이 실려 있어서 그 글을 읽으면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지만 다른 수상작들의 경우는 사실 그 기준이 무엇인지 모호하기만 하다.

 

이 작품도 2013년 맨부커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노벨문학상, 공쿠르 문학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인 맨부커상 수상작이라고 하니 그 선정 기준이 무얼까, 라는 궁금증이 더욱 커졌다.

 

그런데 읽기가 쉽지 않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것이지만 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은 읽기가 쉽지 않다. 내용이 어려운 것도 있고, 무슨 의미가 담겼는지 깊이 고민하면서 읽다보니 그렇기도 하다. 이 작품도 그런 의미에서는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이 책이 읽기 어려웠던 점 중 하나는 분량이다. 개인적으로 장편소설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11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다 보니 그렇게 빨리 읽기는 어려웠다. 또한 책 내용도 사실 쉽지 않다. 살면서 별다른 관심을 가져본 적 없는 별자리나 점성술에 빗대어 풀어나간 내용이 그렇게 와 닿지가 않는다.

 

특히 밑그림을 그린 듯한 1권은 읽기가 더욱 어려웠다. 인물도, 시간적인 구성도, 내용도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다. 그래서였을까? 소설의 정석이라는 심사위원장 로버트 맥팔레인의 말은 무슨 뜻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물론 이 책이 엄청나게 난해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책이라는 말은 아니다. 2권에 들어가면서 점점 흥미로워지고 가독성도 높아진다. 황금을 쫓는 인간 군상의 모습에서 여러 생각이 교차하기도 하고,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인간 내면의 모습들을 드러내는 장면들에서 소설이 가진 힘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쉽기도 하고 만족스럽기도 한 소설이었다. 분명한 건 24살의 작가가 참 대단하다는 점이다. 이런 책을 쓸 수 있다니. 앞으로 그녀가 어떤 작품으로 다시 다가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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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의 열린 법 이야기 비행청소년 10
김영란 지음, 어진선 그림 / 풀빛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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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을 위한 책이기에 너무 쉽게 생각했다. 평상시에 자주 접하지 않는 법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면 그 내용이 그렇게 풍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했다. 그저 간단한 개념 정도만 들려줄 것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웬걸,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법이 생기게 된 기원과 역사에서부터 법이 추구하는 가치, 마지막으로 법치주의와 법 시스템을 설명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 담긴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전문적이었다. 물론 중간 중간 삽입된 삽화나 글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임을 깨닫게 하지만 김 할머니 사건등 아주 구체적인 사건을 풀어나가며 설명하는 것이 마치 법을 전공으로 하는 대학생들이 읽어도 괜찮을 정도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학생들로 하여금 법과 법이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앞서 예로 든 김 할머니 사건를 설명하면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 과연 국가가 개인의 죽음을 결정할 수 있는가, 라는. 저자는 이 질문을 던지면서 이와 같은 국가의 개입이 개인의 삶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을 돌보는 정당한 행위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법의 양면성을 어떻게 조정해야 개인이나 국가 모두에게 이롭게 조정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라고 한다.

 

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그 역할을 다하려고 한다. 하지만 법의 주인이 되어야 할 우리는 법과 너무도 멀리 떨어져있다. 법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애써 외면하기도 한다. 그런 우리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법은 특정한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국민 모두가 주인인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가 사용해야 할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고.

 

작년에 읽은 <고백 그리고 고발>이라는 책이 떠오른다. 그 책을 읽으며 법이라는 제도에, 아니 더욱 구체적으로는 법을 집행하는 이들에 대해 크게 실망했었다. 그러면서 법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 우리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 그걸로 끝이었다.

 

하지만 이제 내 생각이 변했다. 정의로운 법을 위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고. 그것이 나와 내 후손이 진정한 주인으로서 민주주의 사회를 이루어가는 방편이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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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God - 형통한 하루의 비결은 아침 묵상이다!
나영운 지음 / 넥서스CROSS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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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그냥 잠시 멍 때리고 있다가 화장실 갔다 와서 컴퓨터 혹은 핸드폰으로 메일이나 SNS를 확인한다. 때로는 일어나자마자 씻고 바로 나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삶에 하나님이 함께 하실까?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나와 함께 하신다. 하지만 그런 내 모습을 기뻐하시지는 않을 것이다.

 

매년 아침에 일어나서 묵상을 하겠다는 다짐을 하지만 그 결심이 지속되는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다.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이유로, 잊어버렸다는 이유로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에서 묵상이 점점 사라져간다.

 

하나님과 함께 시작하지 않는 하루가 형통할 수는 없다. 저자의 말처럼 형통한 하루의 비결은 아침 묵상에 있다. 매일 아침 말씀과 함께 시작한다면 그 날 하루를 말씀에 의지하며 은혜로운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말씀과 일상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 물론 가벼운 이야기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적용되는 말씀이 무엇인지를, 또한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도 명확하게 설명하기에 묵상하는 사람이 각각의 말씀을 하루 동안 깊이 음미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에서 읽은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은 이야기는 헤밍웨이의 이야기였다.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헤밍웨이가 신앙을 버리고 결국에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야기로, 하나님의 마음과 연결되지 못한 자는 그 어떠한 것으로도 마음의 공허함을 채울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을 읽고 묵상의 의미가 바로 그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의 마음과 연결하는 통로. 하나님으로 우리 마음을 온통 채우는 것. 그것이 바로 묵상이다. 아침에 하나님으로 충만해진다면 하루가 얼마나 즐겁고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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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의 고해 - 스스로에게 건네는 마지막 고백
신창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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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존경하는 역사 속 인물 중에서도 정약용은 몇 손가락에 안에 들 만한 인물이다. 그가 그렇게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는 이유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조선의 실학자로서 현실에 도움이 되는 수많은 건축물들을 생각해냈고 수많은 저서를 통해 다양한 생각을 후대에 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했지만 인생의 후반기를 유배지에서 보냈기에 아마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으리라. 이 책에서 그런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데, 정약용의 <자찬묘지명>, 즉 스스로 지은 묘지명을 풀어 설명한 것으로 정약용의 자서전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부에 걸쳐 정약용의 삶과 생각을 읽으면서 문득 나는 훗날 나의 삶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정약용과 비교할 정도의 인물이 아니다. 그렇기에 더 많은 회한과 아쉬움이 넘쳐날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한 가지 있다. 나는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것. 정약용은 천주교인이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유학자로서의 면모도 강하다. 아니 어쩌면 유학자로서의 면모가 더 강한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마지막 4부에서 자신이 읽은 유학 경전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세세하게 들려준 것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나의 마음을 뒤흔든 것은 그의 이런 고백이었다.

 

나의 삶은 모두 그르침에 대한 뉘우침으로 지낸 세월이었다. 이제 지난날을 거두고자 한다. 거두어 정리하고 일생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p.238)

 

정약용과 같은 인물이 일생을 그르침에 대한 뉘우침으로 보냈다면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삶을 보내야 할까? 어떤 고해를 해야 할까? 아마 하루 종일 반성하고 용서를 빌며 살아도 부족할 것이다. 그런 내게 정약용은 이렇게 말한다. 지난날을 거두고 다시 시작하라고.

 

그래, 지나간 삶의 아픔을 끝없이 곱씹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고통과 후회를 딛고 다시 나아가는 것, 새롭게 시작하여 새로운 삶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다산은 내게 그렇게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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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당신에게 인생을 묻습니다 -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깊은 사유의 결정체
레프 톨스토이 지음, 진도현 옮김 / 북스테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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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그의 이름은 수많은 작품들을 떠오르게 한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등. 작품 하나하나가 수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 우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짧지만 교훈적인 이야기들이 그의 작품 속에 담겨있다.

 

그렇기에 톨스토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수많은 명언들이 떠오른다. 이 책은 톨스토이가 직접 추천하는 세계의 명언들과 톨스토이가 직접 쓴 교훈들을 간추린 것으로 엮은이 진도현님이 주제별로 다시 정리하여 지성, 감성, 영성이라는 타이틀 아래 다양한 생각을 들려준다.

 

어떤 말을 읽어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수많은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인생이 무엇인지, 어떤 삶이 가치가 있는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그만큼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아이를 키우기에 그랬던 걸까, 특히 교육에 관한 이야기들이 내게 다가왔다.

 

아이들 앞에서는 항상 행동을 바르게 가져라. 아이들에게 약속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거짓을 가르치는 결과가 된다. - 탈무드(p.68)

 

물론 이 글을 읽기 전에도 알고 있던 내용이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도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행동하지 못할 때가 많았고 그럴 때마다 스스로 변명을 하며 다음부터 잘 해야지 하면서 그냥 넘어갔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 모습이 아이에게 어떻게 비쳤을까? 그래, 아이에게도 변명의 여지를 남기는 행동이었다.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하나의 구실이 되었다. 아이는 약속을 깨뜨린 내 모습을 보고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깊이 반성하였다. 아이를 다그치기 전에 나를 먼저 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바로 문제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이처럼 우리의 영혼을 깨우는 수많은 조언들이 담겨있다. 삶의 힘들고 어려운 시기들을 어떻게 넘겨야하는지를 알려주는 수많은 교훈들이 담겨있다.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각자의 문제이겠지만.

 

책 제목처럼 톨스토이가 나에게 인생이 무엇인지를 물어보았다. 물론 모든 것에 대한 답을 갖고 있지도 않았고 책을 읽으면서 모든 답을 찾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내 삶을 돌아보게 하였다. 톨스토이가 던진 한 마디, 한 마디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느냐는 그 질문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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