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리는 넘어질 수밖에 없다. 피겨 선수에게도 피해갈 수 없는 과정이다. 넘어질 때의 충격을 그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호흡을 하려고 해요. 넘어지면 경기의 흐름이 끊길 수 있는데, 호흡이라도 원래대로 가져가려고 노력하죠. 그리고 넘어질 때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아요. 나는 길 위에 있고, 어차피 이건 과정이니까."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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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 타자 혐오 시대, 그리스도인의 사랑과 환대에 관하여
윌리엄 윌리몬 지음, 송동민 옮김 / 죠이북스(죠이선교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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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우리'를 위해 '너'를 멀리하는 시대입니다. 나와 많이 다르다는 판단이 들면, 우리는 재빨리 선을 긋습니다. 누군가에게 우리 또한 약자이지만, 또 다른 약자 앞에 한없이 매정해지는 우리입니다. 이웃이나 친구로 대하려는 마음보다 나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명령에 순종해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조차 높은 장벽을 쌓는다는데에 있습니다. 교회는 적극적으로 이웃을 환대하고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경험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혐오와 배제를 오히려 더욱 부추기지는 않았나 돌아보게 됩니다.


설교자들의 설교자로 불리는 윌리엄 윌리몬(William Willimon)은 이 책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를 통해, 교회 안에 만연해 있는 타자를 향한 혐오와 배제의 문화를 질타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극적인 사랑으로 타자인 우리를 아낌없이 포용해 주신 그리스도의 사랑과는 정반대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소수의 폭력적이며 비도덕인 행동을 우리는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타자에 대한 막연한 오해와 거짓 정보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두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한 불안은 타자를 온전한 모습으로 대하지 못하게 합니다.


저자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타자'가 아니라 '하나님'임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인에게 명령하셨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라.' '원수를 사랑하라.' 하지만 우리는 그 명령보다 나의 안위에 대한 걱정에 사로잡혀, 타자를 무시하며 거리를 둡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또한 타자였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방인이었습니다. 우리는 죄인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이신 예수는 끊임없는 악순환을 깨뜨리기 원하셨습니다. 복수의 연결고리를 부수셨습니다. 모든 장벽을 허무셨습니다. 그리스도는 화목과 연합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과 교회는 이웃을 사랑해야만 합니다. 이것은 명령입니다. 초기 교회에서의 복음 전파는 '타자'를 향했습니다. 지울 수 없을 것 같은 짙은 선을 말끔하게 지워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은 이방인에게, 로마인에게, 죄인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전했습니다.


저자는 '강도 만난 사람을 도와준 사마리아인' 비유를 통해 과감하게 질문합니다. 누가 우리의 이웃입니까? 우리는 내가 누구에게 이웃이 되어줄까 물어봅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바로 그 사람, 두려워하는 그 사람이 나에게 다가온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손을 붙들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사랑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매우 두렵습니다. 우리 안에 이미 세워져 있는 많은 것을 부수어야 합니다. 나를 포기해야 할 때도 있고, 어려움에 처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님은 계속 우리에게 물어보십니다. '나'와 '우리'가 아닌 '너'를 먼저 사랑할 수 있겠느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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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참된 문제는 ‘서로 사랑하라‘고 분부하시는 하나님보다 ‘타자‘를 더 두려워하는 데 있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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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말들 - 시간 부자로 살기 위하여 문장 시리즈
조현구 지음 / 유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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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 정답을 제시하는 것보다 과정을 함께 하며 고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짧은 인생이지만 명확한 해답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더라고요. 그저 묵묵하게 옆에서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 좋아졌습니다. 든든하게 옆에서 위로와 격려, 때로는 애정 어린 충고를 해주는 사람이요.


곁에서 조용히 말을 건네는 책이 있습니다. 여전히 조용히 응원해 주는 사람과 같습니다. 그런 책은 답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좋았던 문장을 들려주고, 그 이유를 읊조립니다. 자신이 행복했던 경험들을 떠올리며, 이런 삶도 어떠하겠냐고 물어봐 줍니다.


오랫동안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글을 써 온 이 책 『시간의 말들』의 저자 조현구. 그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갖는 것'이라 강조합니다. 물리적으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시간 속에 의미와 성찰을 건져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시간에 관련된 문장을 선별합니다. 이 문장은 책이나 영화, 노래 등에서 흘려보냈을 수도 있는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짧은 문장들은 저마다의 색과 향내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100가지의 문장은 시간을 지혜롭게 가지기 원했던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한 문장을 깊이 음미하고 난 뒤 저자의 에세이를 읽다 보면, 보다 더 그 문장의 생동감이 살아납니다. 입체적으로 그 문장을 다시 만납니다. 동떨어져 있던, 나와 상관없던 문장이 슬며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일상에 적실하게 흘러들어갈 수 있는 우리의 언어가 되어갑니다.


유유 출판사의 '말들 시리즈'가 주는 유익은 다양한 책을 소개받을 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읽었던 책에서 미처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문장을 보고, 다시 그 책을 들춰보기도 합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책을 만나게 되어 믿고 볼 수 있는 책의 목록을 늘여갈 수 있습니다.


시간만큼 공평한 것은 없습니다. 물론 그 시간조차도 힘을 가진 사람들에게 휘둘릴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원천적으로 시간을 더 늘일 수도, 줄일 수도 없습니다. 시간에 대한 번뜩이는 문장들을 대하며 다시금 나의 시간을 의미 있게 가져야겠다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너를 위해 사용해 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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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따져 보니 문제는 일이 아니었다. 나의 일을 불행하게 만든 건 불합리한 환경이었다. 일의 과정에서 내가 전혀 컨트롤할 수 없는 시간과 사람, 그러면서 불편해지는 관계로 말미암아 내 일에 정나미가 떨어졌던 것이다. - P23

세상을 이해할 줄 알고 세상과 교감할 줄 아는 오랜 시간, 그 ‘유연한 오래‘만이 귀하고 아름답게 오래오래 지속된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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