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북극여행자
최명애 / 작가정신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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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여행기는 차고 넘치는데 북극여행 얘기 책은 그렇게 흔히 보이는 존재가 아니다. '북극'이란 말을 들으니 별다르게 생각나는 것은 없었다.

 그냥 유빙 사이로 미끄러지며 북극해를 헤쳐나가는 커다란 배 같은게 떠올랐을 뿐. 그래서 읽을 만한 책인가 의문도 있었건만 더우니까 

최소한 간접피서라도 되겠지 싶어서일단 한 번 읽어보기로 했다. 

 보물같은 책이었다. 책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내 안목에 아쉬움을 느꼈고 그럼에도 책을 읽어본 내 충동에 고마워해야겠다.

 

 북극은 어디를 말하는가? 학창시절 공부한 걸 아직 기억하고 있다면 남극대륙과는 달리 북극은 공해상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을 텐데, 사실 '북극이란 건 없다'란 걸 분명하게 얘기하며 책은 시작된다. 기후학자들에게는 '7월 평균 최고기온이 

10도 이내인 북쪽 지역', 생물학자들에겐 '나무의 북방한계선 이북'이고 이 분야에 좀 지분을 갖고 있다고 할 만한 지리학자들은 

북위 66.5 정도에 가상의 북극선을 긋고 그 이북 지역을 북극으로 친단다. 생각보다 광범위하다. 북극은 북극해만을 일컫는 용어가 

아니었다. 목차에 러시아, 핀란드, 아이슬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캐나다, 알래스카 등의 다양한 지역이 등장하는 이유가

그것이었다. 


 저자는 마치 북극을 여행할 운명을 지닌 것처럼 북극권을 떠돌아 이 책을 남겼다. 노르웨이 어부의 미토콘드리아를 지닌 한국인이 이들이

아닐까. 누가 기자 아니랄까봐 잘 뽑아낸 텍스트는 낯선 공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 그 현장감과 버무려진 깨알같은 

정보들까지 존재하니 가히 명작이라 칭할 수 있겠다.


 나에겐 특히 아이슬란드가 흥미로웠다. 지구의 끝이라고 해도 별 이견이 없다는 불모의 땅. 화산과 폭포와 얼음이 지배하는 땅. 

 마지막 부분에 할애된 지구온난화 및 해양사고, 생태계 교란 및 에코트래블에 대한 이야기들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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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처럼 -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
송인혁.은유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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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화제의 다큐멘터리 MBC <남극의 눈물>에서 깊은 감동을 주었던 황제펭귄 이야기가 생의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감성포토

에세이집으로 재탄생한다아시아에서 최초로세계에서도 다섯 손가락에 드는 시도로 남극대륙에서 월동하며 황제펭귄의 

신비한 탄생과 성장의 한 주기를 기록한 송인혁 촬영감독이 틈틈이 자신의 카메라에 담아온 명장면들에 스토리를 입혀 완성해낸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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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TV를 잘 안 봐서 <남극의 눈물>을 제대로 본 적은 없다. 그저 귀로만 스치듯 접하다가 책이 나왔다길래 반가워서 읽어봤다.

 일반적 책의 구성과 달리 사진과 시에 가까운 에세이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편안한 여백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되지 않는 

텍스트, 그것도 사실보다는 감성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는 글들은 그저 넘겨버려도 될만큼 부담이 없다. 글쓴이와 코드가 

맞는다면 그 글들에도 굉장한 의미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촬영감독의 사진들에 훨씬 더 마음이 갔다. 맨 뒤에는 그와의 

대담이 실려있어 촬영 중의 에피소드라든지 뒷얘기 등 현장감나는 스토리도 접할 수 있다. 좋은 종이에 시원하게 실어놓은

사진들이 시원하다.



 낳은 알을 수컷황제펭귄에게 맡기고 암컷은 왕복 40일이 걸리는 여정을 떠난다. 수컷은 알을 조심스레 발 위에 올리고 품는다. 

 알은 남극의 극한 속에 노출되면 수 초내에 얼어붙어 돌덩이가 된다. 끝없는 얼음덩이를 걸어가는 암컷 펭귄들의 뒷모습이 인상깊다.


 서식지에 도착해 알을 부화시키는 4개월 동안 수컷은 오직 수분보충을 위한 눈만을 먹었을 뿐이다. 체중은 절반으로 줄지만서도

먹이를 소화시키지 않고 위벽에 저장해뒀다가 새끼가 태어나면 토해서 먹인다.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새끼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남극에서

살아남을 능력이 없다. 아빠펭귄의 발 위에서 한 걸음을 잘못 내디디면 죽을 수도 있다.

 펭귄은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인간과 비슷하게 보일 때도 있다. 아마 그래서 동물원에서도 인기가 많을 것이다. 

 멀리 보이는 얼음산을 바라보는 아기펭귄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10개월이면 한 사이클이 돈다. 6개월이 지나 성년펭귄의 70-80% 크기로 자란 아기펭귄들도 곧 그들의 부모같은 삶을 살게 된다.

 30년의 수명 중 어린 시절은 지나치게 짧다.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은 1년도 되지 않는다.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펭귄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지켜보며 몇가지 생각을 했다. 자연은 대체 누가 디자인한 것일까. 혹한 속에서도

살아내는 생명이 있다. 천적을 피하기 위해 극한의 인내와 기발한 진화를 성취해낸 황제펭귄들은 경이롭다. 칼바람을 막기 위해 서로

뭉치고 배려하는 허들링도 인상적이었다. 동물원에서 재롱부리고 박수받는 귀여운 동물만으로 생각하기에는 그들은 너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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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력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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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가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외침으로 가득찬 세상이다. 어쩌면 그것은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진실을 외면하기 위한 

악다구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접시물에 코박고도 죽을 수 있는 게 인간이다. 커다란 사회의 흐름 앞에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스러져가는 게 사람이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끝내 헤어나오지 못하는 굴레 같은 건 분명 존재한다.  

 80이 넘는 고령의 작가는 '타력', 스스로는 어쩔 수 없는 힘에 대해 얘기한다. 돌아갈 날이 가까워지며 그런 생각이 강해졌을 수도, 어린 

시절 겪은 전쟁이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어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드는데 뭔가 다른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는 데에서 읽어볼 만한 점도

있지 않나 싶다. 종교인이 아니기에 구름 위에 떠가는 달 잡는 소리같은 얘기보다는 현실에 발붙인 관점을 견지한다는 게 특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니가 뭔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단정적인 어투가 아니라 '~는 아닐까?' 등의 겸손하고 신중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에

별 부담없이 읽어볼 수 있다.

 일본 정토종에 대한 이해가 짧아 다소 생소하게 느껴진 부분도 많았는데 오랜 세월 켜켜이 쌓아온 지혜가 빛나는 페이지는 반가웠다.

  “사람은 모두 울면서 태어난다"(『리어왕』의 등장인물 대사 중)만 나마스(respect)떼(you), 아미타(세상을 움직이는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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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살며 사랑하며
미란다 케네디 지음, 송정애 옮김 / 프리뷰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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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인도는 낯설다. 오랜 역사와 그에 미치지 못하는 발전정도 때문인지 인도는 흔히

환상의 나라 등으로 자주 포장되곤 한다. 세계경제를 이끌어갈 코끼리,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IT 인력들이 쏟아져나오는 나라인데 

'영혼을 발견했다', '영원의 세계를 만났다' 등의 판타지로 덧칠한 인도 여행기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차에 인도에 뿌리를 내리고 

살면서 진정한 인도의 모습을 관찰한 저자의 경험을 통해 인도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지닐 수 있게 되길 희망하며 책을 읽어봤다. 


 뉴욕에서 기자로 활동하던 저자는 어느날 갑자기 인도로 떠난다. 소속된 직장도 없고, 인도에서 안정된 일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었다. 그저 막연히 혼란과 역동적인 변화로 가득찬 그곳에 자신을 던져 보자는 생각뿐이었다. 가능성과 희망, 좌절과 절망이 뒤엉킨 

델리에서 5년 넘게 살며 저자는 다양한 우정과 사랑, 그리고 인도 정치와 문화가 보여주는 안개처럼 흐릿한 세상을 경험한다.


 인도의 진면목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펼친 책에서 쏟아져나온 텍스트는 예상 외의 양이었다. 사진은 그리 많지 

않았고 그나마도 흑백이었다. 인도의 큰 그림을 그려내는 생생한 리포트를 생각했기에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다 읽어보니 예상했던 

방향과는 살짝 달랐음에도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책은 저자의 자전적 성격이 강한데 인도의 평범한 사람들과 밀도있는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그녀를 통해 인도에서의 삶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섬세한 관찰과 필체 때문에 잘 쓰여진 소설같은 느낌이 나면서도 인도 고유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 인습을 자연스럽게 녹여 소개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전통적 가치관과 현대적 가치관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도의 젊은 여성과 현대적이고 발전된 삶을 갈구하면서도

과거의 카스트 제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이든 가정부, 새로운 인도를 꿈꾸지만 사회적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하는 커리어우먼 등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여성적 시각이 중심이 되어 공감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런 얘기 속에 이토록 깊숙이 들어가볼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인도에서 남자로 산다는 것보다는 여자로 산다는 게 더 힘든 일일 테고 더 인도스러운 것이기도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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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 - 터키를 만나면 세상의 절반이 보인다
이호준 지음 / 애플미디어(곽영완)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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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터키 문명전이 열리고 있다. 터키에는 원래 별 관심이 없었는데 그곳에 갔다가 터키가 얼마나 매력적인 

나라인지를 깨닫고 언젠가 꼭 터키를 여행할 거라는 다짐을 했다. 벌써 터키사 책도 찾아 읽고 하는 중인데 이 책을 만났고 반가워서 

읽어봤다. 풍부한 사진자료와 역량있는 작가의 글솜씨가 어우러진 양서일 거라는 기대와 함께.


 이 책이 마음에 드는 건 고만고만한 겉핥기 관광이 아닌 날것같은 느낌이 난다는 점이다. 여정 자체가 보여주듯 일반적인 터키 관광

코스와는 다른, 우리가 몰랐던 터키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안 그래도 터키가 우리에게 낯익고 익숙한 나라는 아닌데, 알면 알수록

터키란 나라는 정말 매력적인 나라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가 터키 땅을 밟은 계기부터가 특이하다. 방송사 다큐멘터리 제작팀에 얹혀 상당히 편하게 다녀왔다. 부럽다... 그 덕인지 아니면

기자라는 본분에 맞게 꼼꼼히 이것저것 조사한 덕인지 갖가지 정보와 감상을 책 내내 꾹꾹 눌러담아놓았다. 글솜씨가 상당해서 텍스트가

적지 않은데 지루하지 않게 흡입력이 있다. 문광부 추천교양도서를 쓰고 교과서에도 글이 실린 저력이 드러난다.


 여정은 헤로도토스의 고향 보드룸에서 시작된다. 당연히 그리스 어딘가에서 태어났을 거라고 생각한 헤로도토스가 터키 태생이라니.

터키는 알면 알수록 어딘가 저평가된 비운의 국가라는 생각을 했다. 낯선 '보드룸'이란 도시는 상당한 역사적 무게감을 지니고 있었다.

'고대세계 7대 불가사의'라는, 어딘가 맘에 들진 않지만 왠지 돌아보게 만드는 타이틀을 지닌 건축물 중 하나인 '마우솔레움'이 그곳에

있었다. 불가사의란 게 그 곳 사람들 기준으로 꼽은 것이긴 하지만 바로 그 근처엔 로도스 섬도 있고 바빌론 공중정원도 멀지 않은 것 등을

보면 터키는 분명 당시 세계문명을 선도하는 리더였음이 틀림없다.  


 어쨌든 마우솔로스의 영묘라 마우솔레움이란 이름이 생겼는데 이제는 그 자체가 영묘를 뜻하는 단어가 되어 버린 걸 보면 마우솔레움이

얼마나 대단한 건축물이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마우솔로스는 왕에 버금가는 봉후로 생전에 자신의 무덤을 건설하기 시작했는데 완성된

그 영묘는 3t짜리 돌 16만 개를 삼킨 높이 46m, 가로 36m, 세로 37m의 거대한 건축물이 되었다. 

 

 이런 멋진 건축물과 그것을 품고 있는 도시가 대체 왜 별로 알려지지 않았을까? 라고 궁금해할 필요는 없다. 다른 고대 불가사의들처럼

이것 역시 망가져서 현존하지 않는다. 얘는 지진에 의해 무너졌다고. 지진만이라면 후세에 복구가 가능했을 지도 모르는데 이 영묘는

기구한 팔자를 타고났다. 십자군 원정에 참여했던 기사단이 무너진 잔해를 가져다가 자신들의 성을 쌓는 데 써버렸다. 무덤 주인의 

영면을 위해 모였던 돌들은 보드룸성으로 다시 태어났다. 미적 가치는 확 떨어지지만 애초에 한 인간의 욕심에 의해 만들어졌던 건축물이

수천 년의 세월을 버티고 서있었을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떤 편이 더 나을까라는 질문에는 대답하기가 힘들다. 기사단은 관대한 

술레이만의 파격적인 조건을 받아들여 그 성을 떠났다고 한다. 


 다음 행선지는 페티예. 정치외교적 타협 때문에 한순간에 난민이 된 사람들이 살던 유령도시 카야쾨이, 고대 리키아인들의 절벽무덤군

(아민타스 석굴무덤) 등이 위치한 곳이다. 저자는 터키 사람들의 생활과 가이드와의 대화 등도 야무지게 담아놨는데 나는 내가 기억하고

싶은 부분만을 적어놓도록 하겠다.


 카쉬로 가면서 마신 에페스 맥주는 저자가 에페스에 대해 소개하게 만든다. 낯선 그 도시에서 성모 마리아가 말년을 보냈다고 한다. 

계시를 통해 발견된 성모마리아의 집도 만날 수가 있다는데 저자가 직접 가보고 소개하는 글은 아니다. 트로이와 에페스가 없는 게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다. 어쨌든 터키는 알면알수록 뭔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 

 BC10세기 이오니아인에 의해 건설된 이 도시는 철학과 문학의 중심지로 한때 인구가 25만에 달했으며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가 

이곳에서 보석과 화장품을 사기도 했다고 한다. 서기 53년에는 바울이 우상숭배를 비난하다 쫓겨나기도 했고. 


 여정은 원조 산타의 고향 뎀레로 이어진다. 터키의 산타는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핀란드와 코카콜라의 산타야말로 

남의 것을 베끼고 왜곡한 도적산타다. 어렴풋이만 알고 있던 원조산타 이야기를 책에서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착한 일을 하며

수많은 기적을 행했던 성 니콜라스. 결혼지참금 때문에 고민하는 이웃집 창문과 굴뚝에 금주머니를 던져 넣은 일이나 인육저장고에서

소년들을 되살려낸 기적에서 오늘날 산타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리우스파 성직자를 구타했다 투옥된 중에도 기적을 행했던 

그의 영험함은 성 니콜라스 교회에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 유해는 도둑맞았지만 제대로 올라가는 계단 뒤의 공간을 

한 바퀴 돌며 참회하고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전설은 남아있다. 지진에 의해 파괴되었지만 러시아 황제에 의해 재건되었다고.


 이후 안탈리아의 박물관 등을 거쳐 아스펜도스의 아폴론신전에서 달랑 5개 서있는 기둥에 물드는 황혼을 감상하며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의 흔적을 찾아보는 장면이 이 책의 제목이 된 것 같은데 그 제목붙임은 절반의 성공 정도로 평해야할 듯하다. 클레오파트라는

무한한 매력을 지닌 터키와 비교하면 한 가닥의 터럭에 불과하다. 클레오파트라의 발자국을 뒤따라가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 제목은

내용의 매력을 십분 쥐고 있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생각이다. 그녀는 잠시 쉬다 날아갔을 뿐인데.


 터키 기행문인데 이스탄불이 없다면 얼마나 허무할까. 역시 저자는 다큐멘터리 팀과 떨어져 이스탄불을 방문하는 일탈을 감행한다.

 사실 이스탄불에 대한 정보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지만 화려한 샹들리에와 아랍글씨판, 기독교 성화들이 어우러진 성 소피아 성당의

사진은 이 책에서 처음 봤다. 정말 멋있었다. 나도 언젠간 2층 입구의 땀 흘리는 기둥 구멍에 엄지를 넣고 한 바퀴 돌려봐야겠다. 

 성당 건너편의 예레바탄 지하저수조에서 메두사의 머리도 만나보고 톱카프 궁전을 본 이후엔 그랜드 바자에도 가보고. 


 터키, 언제쯤 가볼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보며 그곳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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