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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의 버릇 - 선택과 판단, 예측과 분석을 할 때 저지르는 8가지 인지적 실수
마이클 J. 모부신 지음, 정준희 옮김 / 사이 / 2016년 6월
평점 :
저자의 이름이 왠지 낯익어서 찾아보니 전작을 읽어본적이 있었다.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였다. 비슷한 주제를 다루었던 책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그건 무려 6년전 책이기도 하고 기억력의 한계를 떠나 보다 더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데 고려해야할 요소에 대해서는 다시한번 알아두어도 나쁠 것이 없기에 망설이지 않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다소 딱딱한 감은 있지만 그건 어찌보면 당연한거였고 결과적으로는 썩 나쁘지 않았으니 괜찮았다.
오래전 무슨 PC게임에서(대항해시대인지 아닌지 가물가물) 게임내 미니게임으로 카드놀이를 하는게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 블랙잭 같은 것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카드를 두어장 받고 한장 더 받을지 말지를 결정하면서 숫자 몇이 넘으면 무조건 지고 그 숫자를 넘지 않는 선에서는 상대보다 합계가 높았을때 이기는 게임이었다. 어린 마음에 게임을 하면서 설마 이번에는 이기겠지 하는 마음에 카드를 추가로 오픈했다가 지는게 부지기수 였으며 나중에는 상대가 컴퓨터인 이상 사람이 질수밖에 없는 게임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나왔는데 이제보니 여기에도 보편적인 승리 전법이 있었다는걸 뒤늦게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바로 내 카드의 합이 17이상인 경우에는 한장 더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이었다는 것. 왜 나는 실제로는 이길 확률을 떨어뜨리는 것임에도 내 선택이 바로 더 확실히 이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한장을 더 오픈했었을까. 나는 다를 것이라는 착각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왜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지 8개의 챕터를 통해 독자를 이해시키고 있는데 군더디기 없이 깔끔하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8개의 버릇은 챕터명이기도 한 아래와 같으며 아마 이런 주제를 몇권 읽어본 사람이라면 몇개 챕터에서는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을 것이라 예측할 수도 있지 않을까. 챕터별로 나도 지금은 몇개 생각나는데 다음에 또 생각날까 궁금하기도 해서 챕터명만 옮겨적어 본다.
1. 외부관점은 무시하고 내부관점에만 집착하는 버릇
2. 그럴듯해 보이는 것에 만족한 채 다른 대안들은 보지 않는 버릇
3. 명백한 통계학적 증거보다 전문가의 말을 더 믿으려는 버릇
4. 주변 사람과 상황에 휩쓸리면서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버릇
5. 시스템의 역할은 못보고 개인의 능력에만 의지하려는 버릇
6. 상황이 달라졌는데도 예전 성공법칙을 고수하려는 버릇
7. 치명적 결과를 몰고올 사소한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는 버릇
8. 평균으로 돌아갈 것을 모른 채 한 때의 좋은 성과가 영원할 것이라 믿는 버릇
그나저나 휴리스틱이라는 단어에는 명암이 함께 존재하는 것 같아 알고 있긴 했지만 다시금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 단어하나에 끌림을 느낄줄이야. 책 초반에 실린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의 명언도 한번.
'삶을 이해할 때는 뒤를 돌아보며 이해해야 하지만, 삶을 살 때는 앞을 보며 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