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관통하는 결락의 결정체, 배위와 모순, 사랑을 하면서 환희와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이 미친 음악, 말러의 아다지에토는 많은 영화인들이 영화에 사용하고 있다. 아다지에토가 영화 역사상 가장 잘 어울렸던 영화가 ‘베니스에서의 죽음’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숨결 자체가 아다지에토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가 박찬욱의 ‘헤어질 결심’이다.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의 선율이 몹시 아름답고 마음을 지그시 누르는 이유는 타악기나 관악기가 사라지고 현악기로 연주되기 때문이다.

헤어질 결심이 말러 교향곡 5번의 4악장 아다지에토와 한 몸인 이유는 헤어질 결심이 서래의 이야기이며, 아다지에토가 서래를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러는 아다지에토를 사랑하는 아내 알마 쉰들러를 위해 사랑으로 충만한 마음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1910년 병으로 쓰러질 때까지 이 곡을 수정에 수정을 거쳤다.


알마는 1902년 말러와 결혼을 하지만 알마는 독일 예술 학교인 바우하우스 이념의 창시자인 그로피우스와도 사귀고, 화가 코코슈카하고도 사귄다. 그의 엄청난 그림 ‘바람의 신부’ 속 여인이 알마 쉰들러다.


처음 말러가 알마를 위해 아다지에토를 작곡했을 당시에는 이 곡은 그야말로 사랑으로만 충만했다. 하지만 수정에 수정을 거듭할수록 불안, 사라지는 것, 잊힘, 그리움, 죽음이 곡에 스며들게 된다. 사랑을 하게 됨으로 그 행복 속 결락과 죽음을 보게 된다.


헤어질 결심의 서래가 알마를 쏙 빼닮았다. 영화 초반 서래의 남편이 산에 오르면서 이런 대사를 한다. “말러 교향곡 5번 1악장부터 듣기 시작하면 4악장이 끝나갈 무렵 산 정상에 오른다. 그리고 산 정상에서 5악장을 듣고 내려온다.” 하지만 마지막 5악장은 듣지 못한 채 추락사하고 만다.


아다지에토는 산으로 시작해서 바다로 끝난다. 헤어질 결심 역시 산으로 시작해서 마지막 바다에서 끝이 난다. 영화 속 미장센을 들여다보면 문형과 색감에서 잘 드러난다. 서래 집 벽지는 산인지 바다인지 모호하다. 박찬욱 사단으로 불리는 류성희 미술감독의 작품이다. 류성희 미술감독의 손을 거치면 영화 속 미장센이 마치 움직이는 예술품으로 보이는 마법이 펼쳐진다.

류성희 미술감독과 박찬욱

류성희


아다지에토는 카타르시스인 동시에 죽음을 표현한다. 불꽃처럼 만개하는 동시에 소멸하는 삶을 드러내고 있다. 영화에서 안개가 잔뜩 낀 산과 바다를 표현했다. 말러의 아다지에토는 헤어질 결심의 테이크 테이크 사이의 결, 그 숨결 사이에 녹아있다.


클래식 마니아인 박찬욱은 8년 전 탕웨이가 코오롱 스포츠 광고에 말러의 아다지에토와 함께 등장하는 모습을 보고 반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내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생각하다가 헤어질 결심의 마지막 장면에 그 장면을 오마주 했다. 코오롱 스포츠 광고 속 흐르는 아다지에토의 탕웨이는 너무 예쁘다. 헤어질 결심에 아다지에토가 흐른다. 서래는 말한다.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나의 사랑은 시작되었죠.


편집을 너무 잘했다. 영화 이야기와 아다지에토가 절묘 https://youtu.be/-MF0hJNqk2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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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많은 소설 속에 드러나는 인간 내면의 깊은 감정 중에 결락이 많이 나온다. 결락이란 말 그대로 있어야 할 부분이 빠져서 떨어져 나간 것을 말한다. 그래서 하루키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마음의 한 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난 뒤 심각한 결락감을 느끼고 그 공백을 채우려 안간힘을 쓴다.


이 결락을 가장 잘 느끼게 하는 음악이 말러의 아다지에토이며, 결락감을 견딜 수 없어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가 ‘베니스에서의 죽음’이다. 말러리안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말러의 교향곡 아다지에토가 영화 내내 흐르는데 요동치는 가슴을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어째서 아다지에토는 이토록 마음을 뒤흔들어 놓을까. 말러는 아다지에토를 1901년에 작곡을 했는데, 그때 41살의 말러는 작곡가, 지휘자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다. 당시 최고의 여인, 말러보다 19살이나 어린 작곡자이자 사교계의 여인 알마 쉰들러의 사랑을 얻게 된다. 말러는 알마에 대한 사랑을 담아서 아다지에토를 작곡하고 그녀에게 헌정했다.


음악이, 그리고 그 울림이 당신을 향한 나의 열망을 더욱 이끌어낸다면, 당신은 매일 아침 이 곡을 듣게 될 것입니다. 당신을 향한 당신을 위한 모든 것은 내 안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알마 – 말러로부터


그런데 이 사랑하는 곡이 어째서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쓰이면서 영화를 명작으로 만들고, 이후 수많은 모순의 사랑을 담아내는 영화에 등장했을까. 알마에 의하면 말러는 늘 죽음을 생각하고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사람이라고 했다.


베니스의 죽음은 71년의 영화로 주인공 구스타프 에센바흐는 점점 몸이 쇠약해져 가기 시작해서 베니스로 요양을 오게 된다. 지휘자로 명성을 떨치던 에센바흐는 대중에게 버림받고, 아내마저 자신을 인간 취급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에센바흐는 살아갈 의미를 잃어버린 채 결락감에 하루하루를 보낸다.


에센바흐는 아름다운 죽음을 생각한다. 자신의 몸보다 자신의 예술이 죽어가는 것에 대한 결락은 에센바흐의 몸과 마음에 곰팡이를 피우게 한다. 이렇게 꺼져가는 마음을 다시 뛰게 하는 건 베니스에서 만난 아름다운 소년 타지오였다. 너무나 아름다운 미소년에서 자신의 결락의 공백을 메워줄 무엇을 보았다.

이 미치도록 아름다운 소년에게 에센바흐는 몸과 마음을 전부 사로잡혀 버린다. 소년 때문에 좌절이 오고, 소년 덕분에 희망이 번갈아 찾아오면서 말러의 아다지에토가 흐른다. 모순이 동시에 공존하는 이율배반의 미학을 아다지에토가 보여주고 있다. 그 사이의 결이 너무나 섬세하여 새벽의 몽환화가 사람의 손끝에 놀라 꽃을 틔울 정도로 섬세한 음악이 아다지에토이다.


이 영화는 토마스 만의 소설을 비스콘티 감독이 구스타프 말러를 모델로 하여 원작의 작가를 영화 속에서 작곡자이자 지휘자로 변경했지만 이 영화는 지금까지 너무나 좋은 영화로 남아있다.


아다지에토에는 미칠 것 같은 결락과 아름답게 죽음을 맞이할 용기와 마음속에서 요동치고 멈추지 못할 것 같은 사랑의 감정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 아다지에토가 영화 ‘베니스의 죽음’보다 더 영상과 한 몸이 된 작품이 있다. 영화의 모든 장면과 내용, 그리고 주인공들이 내쉬는 숨결에 붙어서 아다지에토가 느껴지는 영화가 바로 ‘헤어질 결심’이다.


https://youtu.be/JvQewVDzv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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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신부

영화 포스터


말러가 한평생 사랑한 여인, 검은 밝음과 하얀 어둠을 지닌 여자 알마 쉰들러, 결혼 후 알마 말러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바람의 신부다. 그리고 화가 코코슈카의 그림의 제목이기도 한 바람의 신부. 그림 속 격정적 사랑을 나누는 두 사람이 코코슈카와 알마다.

바람의 신부


이 영화에 나오는 알마와 말러 그리고 코코슈카는 실물과 싱크로가 대단하다. 알마는 루살로메를 닮았다. 릴케의 사랑을 받았지만 니체의 사랑도, 프로이트의 사랑도 받았던 루. 그런 루와 닮았다. 루와 알마는 어린 나이에도 당대 최고의 시인이며 문학가, 작곡에도 능력을 보였다.


알마는 화가, 작곡가, 지휘자, 건축가와 사랑을 했다. 클림트, 쉰베르크, 쳄린스키 등. 알마는 그림 ‘바람의 신부’처럼 바람과 같은 삶을 살았다. 40세까지 독신으로 저녁 자리에서도 작곡만 하는 말러를 알마는 만난다.  말러 교향곡 1번을 듣고 [금관이 과도하여 주된 멜로디가 없다. 문명화되지 않고 주제가 복잡하고 반복이 너무 많다. 지나치게 이국적이다] 같은 막힘없이 말러의 음악을 비평했다. 말러는 이 당돌한 어린 아가씨에 반하게 되어 둘은 사랑에 빠진다.


알마는 쳄린스키와 만나고 있었지만 말러에게 반해 23살 꽃 같은 나이에 19살 차이가 나는 말러와 결혼을 한다. 결혼을 하며 알마는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포기한다. 그녀가 얼마나 음악적 재능이 뛰어났냐면 말러의 교향곡 리허설을 듣고 그 선율을 바로 피아노로 연주해 버릴 정도였다. 알마는 모든 재능을 포기하고 말러의 아내로 두 딸의 엄마로 지낸다.


하지만 큰 딸을 잃고 난 후 알마는 조금씩 심경의 변화가 찾아온다. 알마의 아버지는 당시 비엔나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 에밀 야곱 쉰들러였다. 그 예술적 재능을 물려받았지만 말러는 자신을 묶어 두려고만 했다. 완벽주의자 말러는 알마를 마치 선생님이 학생을 훈육하듯 대했다. 알마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비서처럼 부려먹는 것이라 여기고 건축가 그로피우스와 바람을 피운다. 하지만 말러를 배반할 수 없어 곁을 지킨다.


그러나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한 말러는 지병이 악화되어 51세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사랑과 배반, 불안, 아름다운 죽음을 느낀 말러는 알마에게 헌정한 아다지에토를 죽기 직전까지 수정하고 수정했다. 알마는 말러가 죽고 그로피우스와 결혼하려 하지만 건축가의 어머니 반대로 무산된다. 그리고 코코슈카를 다시 만나게 되면서 그림의 모델이 되어 주면서 불같은 사랑을 나눈다.


알마는 코코슈카의 온 마음을 뒤 흔들었다. 그림 바람의 신부는 코코슈카의 그림 중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바람의 신부는 두 사람의 불 같은 사랑을 가슴에서 그대로 뿜어져 나오는 거친 화풍으로 그렸다. 코코슈카는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운동의 대표라 불리는 화가였으며 미술계의 프로이트라 불렸다. 알마는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읽어가며 코코슈카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불같은 사랑을 나누던 두 사람은 이어지지 못한다. 코코슈카가 군대를 가면서 헤어지게 된다. 알마는 코코슈카가 군대에서 총상으로 사망했다는 소문을 듣고 건축가와 다시 만나 결혼을 하여 아이를 갖게 된다. 후에 살아서 군에서 돌아온 코코슈카는 알마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자 그녀를 잊지 못하고 병적으로 그녀를 갈망하여 알마를 닮은 사람만 한 인형을 제작해서 데리고 다니며 같이 생활했다. 이 인형은 검색을 하면 볼 수 있다.


알마는 건축가와의 결혼생활이 오래가지 못했다. 잦은 해외 출장과 함께 아들이 친부인가 하는 문제에 시달린다. 그러다가 시인이자 소설가인 프란츠 베르벨에게 빠져들어 10년 동안 동거를 하다 결혼을 하게 된다. 알마 쉰들러는 그렇게 해서 얻은 이름이 ‘알마 마리아 말러 그로피우스 베르펠’이 된다.


알마는 자신의 남자들이 걸작을 남기지 않으면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다. 알마는 코코슈카와 함께 지낼 때에도 말러의 두상 조각품과 사진을 집에 걸어 두었고, 건축가 그로피우스와 지낼 때에는 코코슈카가 그린 자신의 나체 소묘를 벽에 걸어 두었다. 같이 사는 남자들이 그것에 불만을 드러내면 알마는 “그들은 내 삶의 일부였다고”라고 일축했다.


영화는 알마가 작곡한 가곡을 발표하면서 끝이 난다. 알마의 첫 입술을 훔친 사람이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다. 클림트의 ‘키스’ 속 여인이 알마 쉰들러다.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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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노 요코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우리에게는 카우보이 비밥 ost로 잘 알려진 음악가 칸노 요코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음악도 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칸노 요코도 말러의 교향곡 아다지에토를 무척이나 좋아하지 않았을까.

마지막 네 자매가 바닷가를 거니는 엔딩 장면에 마지막을 장식하는 음악이 흐른다. 그 엔딩 곡을 듣고 있으면 네 자매가 살아오면서 지치고 부딪히고 힘들어하면서 불안을 딛고 가족이 되어 가는 모든 순간이 필름처럼 지나간다.


막내 스즈와 세 언니들은 전혀 닮지 않았는데 같이 지내면서 점점 하나둘씩 닮은 점을 알아간다. 매사에 꾹꾹 참고 견디는 건 큰 언니 사치와 닮았고, 술을 마시고 용감해지는 건 둘째 언니 요시노와 닮았다.


낚시를 즐기는 셋째 언니 치카는 스즈가 아버지와 함께 낚시를 자주 했다는 말을 듣고 비로소 처음 본 동생과 기억이 없는 아버지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치카가 만든 어묵 카레를 먹으며 스즈는 아버지와의 추억이 1도 없는 치카 언니와 아버지와의 추억으로만 가득한 스즈는 그것을 공유한다.


이 모든 이야기가 칸노 요코의 마지막 엔딩곡에 스며들어 흐른다. 음악의 분위기도 말러를 닮았다. 이 영화는 영화 시작 18분부터 가슴이 따뜻해지더니 마지막까지 그 따뜻함을 유지한다.


온 마을 사람들이 스즈를 있는 그대로 가족으로 받아준다. 고래 뱃속 같은 작은 마을의 사람들은 스즈를 가족처럼 대한다. 누군가 세상을 떠나면 모두가 하나같이 슬퍼한다. 떠난 사람은 남겨진 사람들이 기억해 주고 남겨진 이들은 서로를 위로한다. 피를 나누지 않아도 그들은 가족이 된다. 그런 가족에게 스즈는 사랑받는다. 보는 이들도 스즈를 통해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칸노 요코의 엔딩 곡은 마지막 네 자매의 이야기가 The end가 아니라 The and로 끝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https://youtu.be/O6R9av6Zj4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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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지에토와 탕웨이를 가장 어울리게 담아 놓은 영상이 바로 거의 십 년 전 코오롱 스포츠 광고 영상이다. 바다와 탕웨이가 펼치는 아다지에토를 보며 박찬욱 감독은 이미 탕웨이의 사랑을 표현하리라 마음을 먹고 있었을 것이다. 말도 못하게 예쁘게 나오는 분당댁 https://youtu.be/tNKxAoi-M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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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만 부를 돌파한 엄청난 원작 만화를 드라마로 만든 ‘당신이 해주지 않더라도’는 부부가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기고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비밀을 털어놓으면서 남편과 아내가 아닌 사람과 친밀해지는 그런 이야기다. 아이가 없는 5년 결혼 생활에서 점점 섹스가 사라진다. 결혼 생활에서 섹스가 전부는 아니지만 이 일부가 결여되고 나서 점점 망가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다 나와 비슷한 고민의 회사 상사를 만나면서 집 안의 생활에서 못 채운 결핍을 회사에서 조금씩 채워간다. 현실적인 이야기다. 만화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다. 네 주인공이 나오는데 한 명이 나오다.


배우 '나오'는 설국의 드라마 버전의 주연도 꿰차면서 승승장구해서 쉬지 않고 열심히 드라마를 찍고 있다.

https://brunch.co.kr/@drillmasteer/3544

우리에게는, 한국인들에게는 기억에 남는 나오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녀는 2017년도 무명 시절 ‘링 사이드 스토리’라는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을 했다. 영화에서 비중이 너무 없어서 영화 소개란에 얼굴로 올리지 못하고 이름만 올라가 있다.


그 영화가 부국제에 초청이 되었다. 그녀는 부국제에 초대를 받지 못했지만 자신이 나온 영화제가 너무 보고 싶어서, 레드 카펫을 너무 밟고 싶어서 무작정 한국으로 왔다. 아무 준비도 없이 와버렸기에 백화점에 들어가서 원피스를 한 벌 구입하고, 화장품 코너에서 화장을 좀 해 주시면 화장을 한 화장품을 다 산다고 하고 메이크업을 받은 다음 호텔에 와서 자신이 나온 영화의 전단지를 50장 정도 직접 만들어서 영화제 입구에서 일본에서 온 배우인데 들어가게 해 주실래요?라고 했다.


하지만 초대도 받지 않은 자신이 무모했고 영화에 단역 정도로 나온 자신이 레드 카펫을 걸으며 영화제에 들어간다는 것이 자칫 영화에 실례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포기하려는데, 나오의 손을 잡아준 사람이 나타났다.


한 스태프가 당신은 일부러 일본에서 오셨죠? 작품에 나온 배우분이죠? 그러면서 그 스태프의 안내를 따라가니 한 사람이 있었고 그 사람의 옆에서 같이 나란히 레드 카펫을 걸을 수 있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이었다.


정지영 감독도 홀로 레드 카펫을 걷게 되었는데 나오에게 같이 걸어가자고 했고 대략 사정을 들은 정지영 감독은 나오에게 미소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라고 하며 에스코트를 해주었다. 그때 웃으며 걷는데 한 여자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그 아이가 너무나 밝게 웃어 주어서 앞으로 지지 말자,라며 열심히 파이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오가 이 사연을 이야기를 했고, 거기서 부국제 스태프와 정지영 감독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이 같은 사연은 한국의 블로그를 장식했었다. 그때부터 정말 지명도 같은 건 신경 쓰지 않고 악바리처럼 열심히 해서 지금은 주연을 꿰차고 있다.


무엇보다 한 번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을 무모하게 해 버리는 실천력이 그 바닥에서 저 위로 올라가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당시 레드 카펫 영상을 보면 나오와 정지영 감독이 나란히 레드 카펫을 걸어가는데 왜 정지영 감독의 얼굴을 모자이크 했을까. 그리 잘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일본은 잘 모르겠지만 나오의 사연은 한국의 인터넷으로 급속도로 번지면서 무명인 나오에게 모두가 으쌰으쌰 해주고 있었다. 아무튼 실천력, 실행력으로 오늘 하루도 잘 보내기로 하면 잘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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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미있을 일이가, 이게 이렇게나 재미있어도 된단 말이가. 근래의 마블 영화들, 디씨 영화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잘 만들고 재미있다.

초반에는 만달로리안만큼은 아니지만 뭐 어때, 하는 마음이었는데 5화부터 흑화 하더니 점점 달아오르는 불덩이처럼 마지막 회차까지 재미가 떨어질 줄 모르고 솟아오른다.

보바 펫은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한 솔로에게 한 방 먹고 사막 밑으로 떨어져 주둥이 이빨이빨 괴물에게 먹혔다. 자바 더 헛이라고, 배가 축 늘어진 찰흙 물에 불려 창문에 집어던져 흘러내리는 듯한 얼굴을 한 쌍둥이를 지키다가 사막 밑으로 떨어져 생사를 알 수 없다가, 현생으로 40년이 흐른 지금 디즈니의 자본과 존 파브로의 극본과 로드리게즈의 연출력이 만나 다시 태어났다.

보바 펫이 초반에는 샌드족에 잡혀서 노예로 있다가 그들을 도와주며 그들에게 인정받기까지의 과거 여정이 나오는데 이 이야기가 무척 좋다. 마치 회사에 취업하여 보잘것없던 내가 하나하나 일을 배워 경쟁업체를 물리치는 뭐 그런 짜릿함이 있다. 보바 펫은 그래서 어쩌고저쩌고 수장이 되었는데 널리 인간을 복되게 하고 싶은데 시민은 시민대로 대들고, 반대 세력은 반대 세력대로 대든다. 만만치가 않어.

5화에서는 만달로리안이 등장하는데 이때부터 진짜 재미다. 보바 펫과 만달로리안이 합세하여 거대세력과 전투를 벌이는 이야기가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만달로리안이 등장해서 헤어진 그로구를 찾아간다. 그로구는 열심히 마스터 루크에게 포스를 배우고 있다.

귀염 터지는 아가아가 지천명 그로구의 행동 하나하나가 보는 이들을 미치게 만든다. 하지만 만달로리안은 그 멀리까지 가서 그로구를 만나지 못하고 보바 펫에게 온다.

이제 본격적인 전투를 하는데 지를 키워준 양 아빠 만달로리안을 만나러 비행선을 끌고 그로구가 온다. 그때 그 둘이 만나는 장면 뭐지? 왜 눈물 나려 하지? 가면 때문에 얼굴 표정이고 뭐고 안 보인다고. 그로구의 표정 역시 눈만 뜨고 있을 뿐인데 이 감격은 도대체 뭐지?

포스를 배운 지천명 귀염 뽀짝 요다인 그로구의 포스 활약 덕분에 만달로리안은 생명을 잃지 않는다. 만달라로리안도 그렇고 보바 펫도 그렇고 스타워즈 영화 속에서 하찮게 지나쳤던 캐릭터들이 여기서는 전부 입체적이 되어 진짜 살아서 자신의 몫을 하는 게 너무 좋다.

그로구는 그래픽이 아니라 인형으로 촬영을 했다고 한다. 이제 만달로라인 시즌 3으로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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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파브로는 도대체 천재야 뭐야? 다 말리는 로다 주를 데리고 아이언맨 찍더니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로 만들더니 만달로리안 세계관을 창조하고 극본까지 지가 다 써버리고 뭐야 도대체. 그저 스파이더맨 뒤치닥거리나 해주고 메이 이모에게 반한 뚱뚱한 해피해피가 아니야.

시즌 2는 시작부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우주선의 비행이며, 전투신이며, 물에 빠진 우주선을 건져내는 모습까지 정말 너무나 디테일하고 세세하고 실제 같다. 시즌 2에서는 그로구의 귀염뽀짝 터지는 여러 모습을 다양하게 볼 수 있어서 재미를 더 한다.

그로구 녀석 개구리 종족의 마지막 후계자로 남은 알을 몰래 꺼내 먹는 모습이나, 녹색 마카롱 먹고 우주선이 뱅뱅 과속하니 오바이트하는 모습까지, 너무 귀여오. 시즌 2에서는 스타워즈의 오마주 같은 모습도 많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더욱 재미있는데 갑옷을 잃은 보바 펫도 나오는데, 보바 펫의 전투력이 만달로리안을 뛰어 넘는 것 같은 전투를 보여준다. 그래서 시즌 3으로 넘어가기 전에 ‘북 오브 보바 펫’을 보는 것도 좋다. 마지막에는 다크 트루퍼(이것도 벌써 피규어로 나와서 팔리고 있는 것이 신기함)들을 전부 한칼에 날려 버리는 제다이가 등장하는데 얼굴이 두둥.

만달로리안과 그로구가 헤어질 때 모습을 보면 애절하다 못해 마치 연인이 헤어지는 것 같다. 가면을 뒤집어쓰고 있어서 얼굴도 볼 수 없어서 표정을 알 수도 없고, 그로구 역시 표정이라고는 입을 약간 벌리는 아가 일뿐인데 뭐가 이렇게 애절하게 보이지.

그렇게 해서 만달로리안이 그로구를 데리고 제다이에게 데려다주는 긴 여정이 끝나면서 시즌 2가 끝난다. 여러 영화에서 실패했다면 만달로리안에서는 실패하지 않음. 나처럼 스타워즈 팬이 아니라도 상관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자들은 이상하게 만달로리안을 거의 보지 않는 것 같다. 이것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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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이후 뭐 보는 영화들이 재미가 없다, 시시하다, 할 때에는 만달로리안을 보자.

영화가 생긴 이래 역사상 가장 못생긴 수백 살인 요다가 50살 아가였을 적에는 이렇게 귀욤귀욤 터지는 아이였다는 걸, 이 정도로 미친 귀여움을 장착하고 포스를 사용하는 걸 본다는 거 자체만으로도 눈이 하트로 변한다.

만달로라안에서 요다는 우리가 아는 요다의 어린 시절은 아니고 그냥 같은 종족인 아기 요다인데 이름은 그로구. 만달로리안은 만달로어인 중에서 딘 자린과 베베 요다인 그로구의 티키타카 로드무비다. 기존의 스타워즈와 접점이 없기 때문에 스타워즈 생각지 않고 보면 됨.

시작부터 재미있다. 시즌 1만 해도 한 편당 보통 극장의 영화에서 볼 정도의 엄청난 볼거리가 터져 나온다.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볼 수 있는 기상천외한 존재들의 모습과 드로이드들의 총질, 그리고 은하철도 999에서 차장을 닮은 듯한 난쟁이들, 자와의 움직임과 그들의 언어는 마치 미니언즈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다.

만달로리안의 갑옷 속에 숨겨진 여러 무기들의 사용과 아가아가 요다와의 캐미는 보는 재미를 더 한다. 또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여자 지나 카라노의 액션도 보는 재미가 있다. 지나 카라노의 정말 멋진 액션은 2012년 영화 ‘헤이와이어’에서다. 그게 아마 종합격투기에서 패배하고 은퇴 후 처음 찍은 액션 영화로 알고 있는데

그 영화에서 주인공 지나 카라노 빼고 이완 맥거리그, 마이클 패스벤더, 마이클 더글라스, 안토니오 반데라스 등 엄청난 배우들이 나오는데, 지나 카리노에게 다 터진다. 마이클 패스벤더와 일대일 격투신은 와우 정말 끝장난다.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으로 여지없이 멋진 액션을 보여준다.

지금 만달로리안 시즌 3이 하고 있다. 시즌 1부터 보면 재미있다. 스타워즈 팬이 아니더라도 보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스타워즈 영화 버전으로 나온 시리즈보다 훨씬 재미있다. 귀요미 요다를 뺏으려는 자들과 절대 빼앗기지 않으려는 만달로리안의 전투가 볼 만한 시즌 1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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