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들리와 그레이스
수잔 레드펀 지음, 이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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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캔디드라는 남자인데 완전 웃겨요. 뭘 모르는 사람이라 인생이 거지처럼 꼬이죠. 어딜 가서 무얼 하든 죄다 실패하지만황당할 정도로 낙천적이라 계속 그렇게 살아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믿으면서요. 사실은 그 사람 인생이거지 같아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데도 너무 바보 같아서 좋아하게 되었어요.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서."
매티가 카트에 들어있는 물건들을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그레이스는 재미로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읽어 봐야겠다는생각이 들었다.
- P221

그레이스의 할머니는 말했다.
한 발짝씩 꾸준히 앞으로 내딛는 거야. 그렇게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거야.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목적지에 도착해 있지.
이론적으로는 옳은 말이었지만 삶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한발짝씩 내딛다가 빠져나오기 힘든 곤경에 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 P337

어떤 고통은 사람을 영원히 바꾸고, 영혼에 문신을 새긴다. 할머나는 그런 경우를 ‘영원한 고통‘이라고 불렀지만, 놀랍게도 사람들은 그런 고통을 이겨내며 삶을 이어간다. 영원한 고통도 결국 희미해지고 무뎌진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면 더는 그 고통이 마음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여전히 고통은 존재하고, 저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예전처럼 선명하게나 두드러지지 않고, 주의를 집중해야만 느껴진다.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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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말들 - 일상이 즐거워지는 마법의 주문 문장 시리즈
마녀체력(이영미) 지음 / 유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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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시작해 보라고 권할 수 있는 운동은 ‘걷기‘다. 왜?
첫째, 바로 시작할 수 있다. 맘만 먹으면 지금부터 운동화 신고 나가서 당장. 둘째,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다. 새벽이든 한밤중이든, 아파트 단지 안이든 논두렁이든. 셋째, 별 가윗돈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차비를 절약할 수 있다. 넷째, 운동 신경이나 민첩성, 순발력이 필요치 않다. 장삼이사, 남녀노소 누구나가능하다. 다섯째, 매일 걸어도 질리지 않는다. 평생 동안 지속할수 있다. 여섯째, 뭣보다 걷기조차 시작하기 어렵다면, 대체 무슨운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 P19

아들한테 문제가 생겼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아들 곁에 가 있지도 못했다. 마침 시아버지 사십구재 기간이어서, 어머니를 모시고 절에 가야 했다. 평소에는 남들 따라 몇 번절이나 하고 불경도 대충 읽었다. 그런데 그날은 나도 모르게 무릎이 닳도록 절을 하면서, 한없이 부처님을 찾았다. 목이 메고 눈물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그토록 간절히 빌어 본 적이 있던가. 종교가 없는 사람은, 어쩌면 신을 찾을만큼 절박한 상황에 빠져 보지 않은 게 아닐까.
그때 이후로, 산책을 할 때면 종종 기도를 한다. 내 한 몸 잘살게 해 달라고 빌어 본 적은 없다. 남편과 아들이 많이 웃고 살기를, 두 어머니가 마지막 순간까지 건강하시길 기도한다. 외국에 이민 가서 외롭게 사는 동생네 부부 생각을 한다. 시동생네 말성쟁이 큰조카 녀석을 떠올리기도 한다.  - P27

내게도 철인3종은 거창하고 도저히 도달하지 못할 종착지였다. 처음부터 그걸 염두에 두고 훈련했더라면 보나마나 일찌감치나자빠졌을 거다. 그저 출근하기 전에 ‘운동 삼아 수영을 한 시간씩 했다. 일주일에 두 번, 동호회 사람들과 만나 ‘즐겁게 달리는연습을 했다. 주말에는 제법 멀리까지 사이클을 타고 ‘놀러‘ 나갔다. 몇 년 동안 그런 시간과 경험이 계속해서 쌓였다. 그러다 보니 순리대로 어느 날 선수가 되고 만 거다.
하나하나 점이 모여 선이 되는 법이다. 그러니 허투루 점을찍으면 되겠는가. 한 걸음씩 꾸준히 걷다 보면, 언제고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다. 가는 길이 맞는지, 가끔 고개 들어 표지판을 살피면 된다.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멀리 있는 미래를 막연히 쫓기보다는,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사는 게 우선이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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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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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적도 없고 누가 봐도 분명한 슬픔에 짓눌리지도 않았다. 시도 때도 없이 슬플 따름이다. 엑스레이를 찍어도 보이지 않는 조그만 악마가 가슴속에 기생하면서혈관을 타고 동에번쩍서에번쩍 하며, 머릿속이 가득 차도록그녀는 부족하고 나약하고 못생겼으며 망가진 인생 말고는 아무것도 될 수 없을 거라고 속삭여댔다. 다른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그 목소리를 잠재우지 못하면, 자신이 정상처럼 느껴지는 공간에 있지 못하면, 눈물이 말랐을 때 그 목소리가 머릿속에꽂혀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리석은 짓을 저지를 수도 있다. 어느 누구에게도 정체를 들키면 안 되는데 들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평생 가슴을 펴고 어깨를 꼿꼿하게 들고 주먹을 으스러져라 쥐고 벽을 따라 피해다니다 결국에는 지쳐버린다. - P152

안나레나와 로게르는 전국의 모든 이케아 매장을 섭렵했다. 로게르에게는 수많은 결점이 있고 안나레나는 사람들이 그를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가 이케아 안에서만큼은 그녀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으려한다. 아주 오랫동안 함께 지낸 사람들끼리는 이런 사소한 것들이 중요하다. 오래도록 해로한 부부는 말이 없어도 싸움을 시작할 수 있듯 말이 없어도 ‘사랑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얼마 전 이케아 카페테리아에서 점심을 먹는데 
로게르가 
각자 케이크를한조각씩 먹자고 한 적이 있었다. 그날이 안나레나에게 중요한날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녀에게 중요한 날은 그에게도 중요한날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그런 식으로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 P169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무섭고 불안한마음에 소리 지르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평소처럼 대답했다. 항구에 머무는 배는 안전하지만 배가 그런 용도로 만들어진게 아니잖니."

야크는 당장 후회할 말을 했다. "엄마는 목사니까 칼에 맞지않게 하느님이 보호해주실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녀는 지구 반대편의 병원에 앉아 있었을지 몰라도 그럼에도 아들이 느끼는 바닥 모를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칼에 맞지않게 하느님이 보호해주지는 않으시지. 그래서 하느님이 다른사람들을 주신 거야, 서로 보호하면서 살 수 있게."
그렇게 고집스러운 사람하고는 언쟁을 벌일 수 없었다. 야크는 그녀를 엄청나게 존경하는 자기 자신이 가끔 싫었다.  - P301

"미국 대기업의 선임 애널리스트였어요. 그녀가 하도 허술해서 나도 처음에는 못 믿었지만....… 이 아파트에서 그녀보다 똑똑하고 더 많이 배운 사람은 없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로게르가 회사에서 인정받기 시작했지만, 그녀가 더 잘나갔기 때문에 그가 승진을 마다하고 아이들과 함께집을 지켰고, 덕분에 그녀는 여기저기 출장을 다닐 수 있었어요. 몇 년만 그러기로 했지만 그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그녀는 더욱 승승장구했고 연봉의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둘의 역할을 바꾸기가 점점 어려워졌죠. 아이들이 다 크고 자신의 모든목표를 이루었을 때 안나레나는 로게르를 돌아보며 ‘자, 이제 당신 차례야‘라고 했어요. 하지만 그에게는 더 이상 승진의 기회가주어지지 않았어요.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버린 거죠. 그들은 알맞은 대사를 연습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걸 두고 대화를 나눌방법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녀가 줄기차게 이사를 다니고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방식으로 그에게 보상하려 하고 있어요…………. 공동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말이에요. 이제 돌볼아이들도 없으니 로게르는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 된 기분을 느끼거든요 - P343

‘죽음, 죽음, 죽음‘ 에스텔은 벽장 안에서 생각했다. 오래전에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가 그 단어로 전화 통화를 시작하곤 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죽음, 죽음, 죽음. 그걸 치워버려야 다른 화제로 넘어갈 수 있었다. 어느 나이 이후부터는 그러지 않으면 통화 내용의 초점이 삶이 아니라 오로지 죽음에 맞추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에스텔은 요즘 들어 그런 시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까 그 작가는 ‘죽음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고 했지만 에스텔로서는 그게 더 힘들었다.
예전에 아이들을 재우며 읽어주던 책에서 피터팬이 이렇게 선언했던 기억이 났다. "죽는 것도 정말 짜릿한 모험이 될 거야."
죽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럴지 모르지. 에스텔은 생각했다. 하지만 남겨진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천 번의 해돋이와 아름다운 감옥과도 같은 삶이었다. 그녀의 뺨이 부르르 떨리며 그녀에게 나이를 먹었음을, 피부가 너무 얇아져 아무도 못 느끼는 미풍에도 살결이 노상 흔들리고 있음을 일깨워주었다. 그녀는 나이를 먹는 것이 싫지 않았지만 다만 외로웠다 - 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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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한자루 농법 - 귀농, 귀촌 그리고 도시농부를 위한 9가지 농사 비법 농부가 세상을 바꾼다 귀농총서 53
안철환 지음 / 들녘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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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이 아니다. 원래 땅이 가진 능력을 초과한 양을 생산해야 하니땅을 보호하는 농사가 아니라 땅을 수탈하는 농사를 짓게 된다. 이른바
‘수탈농사‘이다. 수탈농사를 하니 땅이 병들고 병든 땅엔 병충해가 기승을 부리게 된다. 더더욱 농사가 어려워지는 까닭이다.
게다가 작물도 비만으로 키우려면 거름을 많이 주어야 한다. 요즘은땅의 생산력보다는 거름의 생산력을 기준으로 농사를 짓는다. 땅의 기본 능력보다는 원하는 생산량을 뽑아내기 위한 거름 시비량을 정해서넣는다. 이른바 ‘고투입 농사‘라 한다. 투입하는 자재와 에너지가 많다는뜻이다. 양분을 많이 넣으면 양분 과잉으로 땅이 병들고 양분이 과잉 축적된 작물로 인한 병충해도 심해지는 것이다.
수탈농사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농사에 대한 또 다른 상상력이필요하다. 누구나 호미 한자루만 있으면 충분히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기술의 반은 생각에 달렸다. 농사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 그에 필요한 다른 전략과 길이 보인다. - P15

나는 세상의 제일 도둑놈이 씨 도둑놈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달나라를 갔다 오는 세상이라 하지만 씨앗은 절대 인간이 만들 수가 없다. 단지 씨앗들을 이렇게 저렇게 교잡하여 만드는 것이니 그것을 갖고 자기가 만들었다고 저작권을 붙이는 것이야말로 언 땅에 흙을 덮어 땅을 팔아먹었던 봉이 김선달보다 더 나쁜 사기꾼이다. 과거 술을 몰래 담가 먹으면 밀주라 해서 금지했던 것처럼 종묘상에서 사다 심은 종자에서 씨를 받으면 불법으로 취급하는 시대인 것이다.
반면 토종 씨앗은 저작권도 없는 데다 가임종자여서 아무나 씨를 받아 키워 먹을 수 있다. 우리 토종이라 해서 우리만 씨를 받을 수가 있는것도 아니다. 지구 상의 누구라도 씨를 받아 키울 수 있다. - P19

사람을 포함한 순환농법의 핵심은 똥의 순환에 있다. 땅에서 나온것을 먹었다면 마땅히 땅에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소비자 역시 농부의생산물을 사는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생산물을 먹고 배출한 똥오줌을 땅에 돌려주어야 비로소 순환이 완료된다. 그렇게되면 순환이란 개념은 지역성과 사회성을 띨 수밖에 없다.
순환 시스템의 중요 요소에는 똥과 거름에서 시작해서 농사에 필요또한 에너지와 자재, 나중엔자까지 포함하는데 결국엔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도 순환이란 개념이 작동해야 한다. 그것이 광의의 개념이라면농장 안의 내부 시스템을 순환적으로 꾸리는 협의의 개념이 중요한데핵심은 바로 섞어짓기(혼작)와 돌려짓기(윤작)라는 경작 시스템에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순환 시스템이 작동할 때 비로소 순환의 튼튼한바탕이 마련되는 것이다. - P129

사람들은 평생 작물을 먹으면서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 돈 주고 사면 그게 답례일까? 농부님에게 답례일 수는 있어도 작물에게는 답례가되질 않는다. 나는 작물을 먹은 만큼 씨앗을 받아 그 후손을 퍼뜨려주는게 진정한 답례라 생각한다. 평생 김치를 먹으면서 배추 씨앗을 받아 본사람이 몇이나 될까? 평생 상추를 고기 싸 먹어는 봤어도 상추 받아본 사람은 몇이나 될까? 씨를 받기는커녕 상추씨를 본 적도 드물 것이다.
씨앗은 파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욕할 때 ‘씨‘(를)‘팔놈아 하는지 모른다. 씨를 판다는 것은 근본을 파는 것이요, 조상을 팔아먹는골이다. 그 욕을 이렇게 해석할 때 비로소 진정한 욕이 된다. - P147

토종 옥수수를 몰래 키우던 농부를 드디어 만날 수 있었다. 
몰래 심은 이유는 마을 사람들이 대부분 상품성 좋은 잡종 옥수수를 많이 심어 종자가 섞일까 봐 주위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였다. 나는 왜 힘들게 토종을 심는지 궁금했다.
"맛도 덜하고 돈도 안 되는 토종을 왜 심습니까?"
"조상님이 물려준 씨앗인데 어떻게 내 대에 끊겠습니까?"
씨앗을 얻고 돌아서는 길에도 그분 말이 내 귀에서 떠나질 않았다. 토종을 구하러 다녀보면 재미있는 일이 적지 않다. 신기한 것은 토종 종자를 가진 분들은 대개 친절하고 마음이 후했다는 것이다. 손님을 반기는것은 물론이고 토종 종자를 내주는 데 인색함이 없었으며 종자 자랑도끝이 없었다. 반면 토종을 갖지 않은 분들은 대체로 인색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것이 개인의 인심에 달린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상업농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토종이 없는 경우가 많고, 그분들의 농사는 규모도 크고 농산물을 시간에 맞춰 내야 하기 때문에 늘 바쁘고정신이 없다. 그러니 우리 같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반길 없다.
반면 토종을 가진 분들은 대개 할머니들이다. 그분들은 상업농보다는도시에 사는 자제들 먹을 것이나 가족들 먹을 자급자족인 경우가 많다. 규모도 작고 소출보다는 비용을 아끼려다 보니 씨도 돈 주고 사지 않고 직접 채종해 쓸 수 있는 토종을 선호한다. 시간에 쫓길 일도 없으니우리 같은 손님을 반가워한 것이리라.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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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의 소원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유동익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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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키우던 운 도치가 나에게 말을 거는것 같다
인생에 대한 심오한 통찰?

나에겐 아직 넘 어렵네

고슴도치는 이마에 깊은 주름이 패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난 정말 외롭지 않은데? 
나에겐 내가 있잖아? 
나 자신이랑 이야기 나눌 수도 있는데? 
나 자신을 볼 수도 있잖아? 
또 나는언제나 존재하잖아?
그는 일어나서 거울로 걸어가 까치발로 서서 이리저리 가볍게 몸을 움직여 보았다.

"안녕, 나." 그가 조용히 말했다. 
"나는 너를 바라보고 있어 너는내 앞에서 숨을 수 없어. 안 될 거야. 그리고 넌 내 비밀을 알고 있지. 아니라고 하지 마. 네 얼굴에 쓰여 있으니까. 그리고 네 입말해 봐! 나에 대해 뭘 알고 있지?"
- P54

나는 이상해, 겁을 주고, 외롭고, 자신감도 없어. 
내겐 가시만 있어, 
그리고 누군가 나를 찾아와 주길 원하면서 또 누군가 오는 걸원하지 않아……….
나는 대체 어떤 동물이지!

고슴도치는 잠자리에 들었다. - P148

시럭이 부엉이처럼 좋다면 그리고 엄청나게 노력하면 삶과 행복은 볼 수 있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죽음은 
여전히 볼 수 없을 거야.
그래서 우리는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야. 개미 말이 맞아 죽음이 존재한다고 단지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야..
짐작이라………. 고슴도치는 생각했다. 필요할 때, 필요할 때만 죽음은 존재하는 거야.
고슴도치는 몸을 떨었다. 개미는 어깨 으쓱할 뿐이었다. 개미는죽음을 이야기할 때면 항상 어깨만 으쓱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할필요 없어. 죽음은 어디에도 필요하지 않으니까 개미는 목청을 가다듬고 걸어가 버렸다.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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