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고통은 사람을 영원히 바꾸고, 영혼에 문신을 새긴다. 할머나는 그런 경우를 ‘영원한 고통‘이라고 불렀지만, 놀랍게도 사람들은 그런 고통을 이겨내며 삶을 이어간다. 영원한 고통도 결국 희미해지고 무뎌진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면 더는 그 고통이 마음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여전히 고통은 존재하고, 저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예전처럼 선명하게나 두드러지지 않고, 주의를 집중해야만 느껴진다. - P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