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말들 - 일상이 즐거워지는 마법의 주문 문장 시리즈
마녀체력(이영미) 지음 / 유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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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시작해 보라고 권할 수 있는 운동은 ‘걷기‘다. 왜?
첫째, 바로 시작할 수 있다. 맘만 먹으면 지금부터 운동화 신고 나가서 당장. 둘째,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다. 새벽이든 한밤중이든, 아파트 단지 안이든 논두렁이든. 셋째, 별 가윗돈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차비를 절약할 수 있다. 넷째, 운동 신경이나 민첩성, 순발력이 필요치 않다. 장삼이사, 남녀노소 누구나가능하다. 다섯째, 매일 걸어도 질리지 않는다. 평생 동안 지속할수 있다. 여섯째, 뭣보다 걷기조차 시작하기 어렵다면, 대체 무슨운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 P19

아들한테 문제가 생겼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아들 곁에 가 있지도 못했다. 마침 시아버지 사십구재 기간이어서, 어머니를 모시고 절에 가야 했다. 평소에는 남들 따라 몇 번절이나 하고 불경도 대충 읽었다. 그런데 그날은 나도 모르게 무릎이 닳도록 절을 하면서, 한없이 부처님을 찾았다. 목이 메고 눈물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그토록 간절히 빌어 본 적이 있던가. 종교가 없는 사람은, 어쩌면 신을 찾을만큼 절박한 상황에 빠져 보지 않은 게 아닐까.
그때 이후로, 산책을 할 때면 종종 기도를 한다. 내 한 몸 잘살게 해 달라고 빌어 본 적은 없다. 남편과 아들이 많이 웃고 살기를, 두 어머니가 마지막 순간까지 건강하시길 기도한다. 외국에 이민 가서 외롭게 사는 동생네 부부 생각을 한다. 시동생네 말성쟁이 큰조카 녀석을 떠올리기도 한다.  - P27

내게도 철인3종은 거창하고 도저히 도달하지 못할 종착지였다. 처음부터 그걸 염두에 두고 훈련했더라면 보나마나 일찌감치나자빠졌을 거다. 그저 출근하기 전에 ‘운동 삼아 수영을 한 시간씩 했다. 일주일에 두 번, 동호회 사람들과 만나 ‘즐겁게 달리는연습을 했다. 주말에는 제법 멀리까지 사이클을 타고 ‘놀러‘ 나갔다. 몇 년 동안 그런 시간과 경험이 계속해서 쌓였다. 그러다 보니 순리대로 어느 날 선수가 되고 만 거다.
하나하나 점이 모여 선이 되는 법이다. 그러니 허투루 점을찍으면 되겠는가. 한 걸음씩 꾸준히 걷다 보면, 언제고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다. 가는 길이 맞는지, 가끔 고개 들어 표지판을 살피면 된다.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멀리 있는 미래를 막연히 쫓기보다는,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사는 게 우선이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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