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은 지금의 자본주의를 견뎌낼 수 있을까
놈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촘스키 교수 특유의 미 제국주의 자본주의 비판은 시원하고 신랄하다. 짧은 분량으로 미국의 대외적인 군사적, 이데올로기적 패권 및 예외주의, 환경파괴 및 기후위기, 대내적인 민주주의 파괴, 자본의 독재, 지식인과 권력의 관계 등에 대해서 잘 다루고 있다. 

하지만 별점은 잘 줄 수가 없다. 오탈자가 무례할 정도로 너무 많고, 촘스키 특유의 반어적 표현의 맥락을 세심하게 풀어서 번역하지 않아 여러번 다시 읽고 생각해봐야 의미 파악이 된다. 이 정도로 교정을 안 본 책은 최근에 본 적이 없었던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뭐든 다 배달합니다
김하영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플랫폼노동자들의 ˝보도자료˝를 표방한 책. 기자 출신 저자가 200일 동안 쿠팡 피커맨, 배민 커넥터, 카카오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고 썼다. 3/4지점까지는 말 그대로의 보도자료라는 인상을 받았다. 좋게 보면 기자 스스로 한 명의 플랫폼노동자가 되어 열심히 기록한 것이고, 나쁘게 보면 언젠가 떠날 게 예정된 사람(플랫폼노동에 참여하는 많은 이들의 상황과는 다른 의미로)이 갖는 외부인으로서의 위상을 극복(?)하지 못했다. 어쨌든 노동자를 죽도록 쥐어짜 부려먹음으로써 돌아가는 플랫폼자본주의 생태계의 일단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1/4는 저자의 썰인데, 솔직히 지루하다(저자는 옛날 식으로 표현하면 국가독점‘복지‘자본주의자인 것 같다). ‘보도자료‘에 자기 주장이 너무 많아지면, 사족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일성과 박헌영 그리고 여운형 - 전 노동당 고위간부가 본 비밀회동 박병엽 증언록 2
박병엽 지음, 유영구.정창현 엮음 / 도서출판선인(선인문화사)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보적 증언자‘ 박병엽의 두 번째 증언록. 1권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성립의 정치사를 촘촘히 다뤘다면, 2권은 김일성을 중심으로 주요 정치인들(남북 연석회의 이전에도 활발한 접촉이 있었던 박헌영, 여운형, 백남운, 홍명희)의 만남, 공조, 갈등, 노선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현대사 지식이 일정하게 있다면 흥미롭게 볼 내용이 많다(없다면 너무 어려울 듯). 특히 박헌영이 얼마나 문제가 많았던 인물인지 세세히 잘 알 수 있다(그는 ‘간첩 혐의‘ 때문에 그외 수많은 다른 문제점들이 우리에게서 잊힌 케이스다). 미국 첩보특수부대 특별요원 도널드 니콜스의 존재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급 경고 - 쓰레기 대란이 온다 그 실상과 해법
최병성 지음 / 이상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쩌면 탄소로 인한 기후위기보다도 더욱 우리의 코 앞에 닥친 환경문제, 쓰레기 매립 대란 가능성으로부터 시작해서 한국 쓰레기 폐기물의 50%를 차지하는 건설 폐기물, 특히 시멘트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매립장 수명이 4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앞으로 채취 가능한 골재가 70년 분량뿐인 상황에서,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및 독성 물질(여기에는 마구잡이식 쓰레기 재활용 연료 정책이 영향을 끼친다)을 다량 배출하는 시멘트 및 콘크리트 사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독성 물질은 잔류물로도 존재한다. 책에서는 새 아파트 증후군을 이와 연결시킨다).
환경을 보전하려면 결국 덜 쓰는 수밖에 없는데(아파트 재개발 재건축이 대폭 줄어야 한다), 이를 개인 생활 윤리뿐만 아니라 사회적 시민의식, 국가와 정부의 정책 변화 관점에서 실천적으로 다루고 있다. 지구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개인 윤리와 근거 없는 체제에 대한 낙관으로 귀결되는 많은 책들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사회적 관점과 실천이 없다면 변화는 미진하다. 환경 분야도 마찬가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헌동의 부동산 대폭로, 누가 집값을 끌어올렸나 - 정권, 관료, 재벌에게 날리는 경고장
김헌동.안진이 지음 / 시대의창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동산과 집값 문제 해결을 위한 토털 솔루션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내용을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 책,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정부의 토건 행보, 관료들의 자료 조작, 재벌의 건설 폭리 구조부터 시작해서 왜 단순히 종부세 올리자, 정도의 주장으로는 집값과 부동산을 잡을 수 없는지를 밝히고(종부세 부과 범위가 개인과 주택에 사실상 한정되어 있고, 공시가격도 비정상이라서다. 올해 정부가 종부세를 올렸다고 했지만 결국 부동산 전체 시세에 대한 세율은 0.2가 채 되지 않는다. 세금 부과 구조상 빠져버리는 고가의 토지가 너무 많아서다), 공시가격 정상화부터 원가 공개, 후분양(이 두 가지의 경우 자본주의의 상식이다. 흔한 이야기지만, 우리는 아파트 뼈대를 보지도 않고, 모형을 보고 사고 있다), 상한제 제도 도입, 청약 및 전월세 세입자 보호 정책,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벌 및 법인 등 진짜 부동산 부자(이자 투기왕)에 대한 정상 과세를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기존 주택 거래와 신규 건설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런 걸 무시하고 신규 공급을 늘리자고 산을 깎고 땅을 파헤쳐 아파트를 짓는 건 오히려 집값을 더 상승시킨다. 2기 신도시-판교 등- 분양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잘못 중 하나가 주택임대사업자 혜택을 늘려 기존 주택 거래가 얼어붙게 만들어 버린 것(4년, 8년을 들고 있어야 세금이 전면 면제되고 80% 대출 혜택까지 주면서 사재기가 가능해졌고, 보유를 길게 할 수록 이득이 되게 만들었으므로) 등도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목표하는 것은 정책적인 집값 하락을 통한(이 책에서 제시하는 자료들로 보면 한국 30평대 아파트의 적정 가격은 아무리 비싸게 잡아도 땅 포함해서 2억 5천만 원이다) 주거 안정화다. 법, 제도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이 책에서는 3대 권한이라고 부르는 토지수용권, 독점개발권, 용도변경권) 정권과 대통령이 뚝심을 가지고 관료들을 통제하면서 정책을 만들면 충분히 개혁이 가능하다고 책에서는 이야기한다(현 정부는 전혀 그런 의지가 없을 뿐더러 역대급 토건 건설 집값 부양 경제 정책을 쓰고 있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 ‘촛불에 대한 배신‘이라는 것. 정부 고위직과 관료들은 심지어 자기 자산을 늘렸다).
집값은 재테크 기준으로 봐도 (주식과 달리) 아무나 참전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 사실 기본권의 영역을 과도한 상업화 논리로 상품으로 만들면 대다수 보통 시민들은 박탈감과 소외감, 그리고 실질적인 피해(지금의 전월세 대란이 그러하다. 집값이 오르니 기본적으로 따라 오르지 않을 수 없다)를 본다. 그래서 부동산 문제는 시민 스스로가 알고 행동해야 할, 민생 안정의 중요한 영역이 아닐 수 없다.
대안이야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부동산 문제에 대해 다양한 팩트를 입체적으로 확인하고(이것만 제대로 해도 허황된 ‘공급확대‘론 또는 ‘공급부족‘론이나 ‘세금폭탄‘론이 얼마나 지엽적인 몇몇 사실을 조합해 만든 논리인지 알 수 있다) 진보적이고 비판적인 관점에서 넓은 시야를 갖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