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의 여인 - 한일 역사기행
곽경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내륙도 섬나라도 아닌 반도라는 사실은 곧 이 나라의 운명의 방향을 결정했다. 북쪽은 대륙의 무거운 짐에 눌려 편안한 생활을 누릴 수가 없었다. 이 땅의 역사에 즐거움이 모자라고 강한 것이 모자랐음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다. 끊임없는 외세의 압박에 의한 한 나라의

평화는 오래 계속되지 않고 백성은 힘 앞에 굽히도록 강요당하고 있었다. 외적을 거의 모르고 지낸 일본과는 얼마나 다른가? 」

 -본문 21페이지 일본어로 된 야나기 무네요시의 '조선과 예술'중 일부-

 

 

오구라 신페이는 신라의 향가를 연구하여 천년 전 한국어의 모습을 처음으로 찾아내었으며, 오노 스스무는 고구려어가 일본어의 기원이라는 것을 밝혔다. 1,0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한.일 언어의 실체를 파악해낸 위대한 업적을 이룬 것 외에, 일본인으로서 한국을 연구 관찰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얼마 전(2015. 2),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일본에 대해 말했던 것을 저자도 깊이있게 각인하고 있었나보다.

" 가만 사려보면 일본이 우리나라를 어딘지 한 계단 낮춰 보고 있다. 아직 그런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

 

일본이 그런 생각을 아직도 갖고 있기에 야나기 무네요시의 '조선과 예술'에도 우리나라를 그렇게 표현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오래전부터 일본의 고대사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왔으며, 일본의 고대사는 바로 백제와 가야의 역사라고 확신한 지 30년이 넘었다른 저자는 일본의 왕인박사에 대한 연구를 하기위해 2013년 봄에 친구들과 오사카 여행을 가서 만난 여인, '다케후 준고' 가까운 사람끼리는 '이쓰코'라고 부른다는 오사카의 여인은 왕인묘의 자원봉사 가이드를 했었다고 한다. 왕인묘 인근에는 백제사적이라든가 백제신사, 백제왕신사등 왕인의 전설이 서린 곳이 많이 남아 있으며 히라카타 시에 있는 '전왕인묘' 인근에서는 왕인의 후손은 흔한 일이라고 , 후미 씨와 다케후 씨, 쿠리스씨 등은 왕인의 후손으로 히라카타 시 지역에 많이 분포되어 있으며, 그녀의 결혼 전의 성도 다케후 씨로 왕인의 후손이라고 하였다. 그녀와의 일본에서의 '전왕인묘'에 대한 역사 여행에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일본의 백제의 역사, 가야의 역사라고 믿고 있으며, 그 뿌리를 찾기위해 역사 답사를 하는 저자 곽 경에게 해박한 역사지식과 열린 귀로 백제의 역사의 흔적을 제시해주는 저자는 오히려 다케후 씨의 후손인 '다케후 준고'에게는 갈망하는 지적호기심을 보이던 그녀에게 곽경은 아마도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일본의 역사가 가공의 역사라는 것은 고대 일본의 지배 귀족이 크게 백제계와 가야계 둘로 나뉘어 져서 백제계는 14대 근구수왕을 제일 중요한 시조로 여겨 왕인 박사로 꾸미고 동시에 쇼토쿠 태자라는 성인으로 꾸며 조상신으로 모셨는데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망하고서 약 30년 후 697년에 일본의 건국이 있었는데, 그 이전에 있었던 40명에 이르는 천황(41대 문무천황 이전의 천황들)은 모두 가공의 인물이라는 곽경저자와 오사카의 여인과의 대화는 백제의 흔적, 가야의 흔적을 일본에서 찾으려는 호기심을 반짝이게 해주었던 부분이다.

 

  한일 간의 비교문화와 역사의 비평서 정도로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저자의 한일 역사 여행에서 '오사카의 여인' '이쓰코'의 역사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가득한 두 분의 대화속에서 만나게 되는 한일간의 역사 이야기는 실제인듯, 아주 먼 과거인 듯, 그렇게 어렴풋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멀어졌다를 반복하였다.

 

  백제 가야의 피난민이 대규모로 건너간 사건... 하카타나 인근을 포함하여 일본에서의 백제와 가야의 역사를 만나보게 될 날을 희망해본다. 단순히 미워만 할 그런 나라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증오의 대상이 되어버린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상생에 역사가들이 먼저 한 걸음씩을 옮기고 있음이 그나마 다행이다.

 

 

 

 

2015.6.15.소지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뇨병, 약을 버리고 아연으로 끝내라
가사하라 도모코 지음, 배영진 옮김 / 전나무숲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당뇨병, 지긋지긋한 당뇨병, 제발 아연으로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발...

 

시댁 형님. 아주 좋아하는 형님이 지금 당뇨병으로 많이 고생중이시다. 당뇨병이 있다는 말은 있었으나, 아주 평범했으며

아주 평범하게 생활 또한 건강하게 하고 있었으니 사실 전혀 별 걱정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어느때였나, 최근 몇 년도 안되었을 어느 명절날 뵈었던 모습은 너무나 초췌했고 그 큰 키, 그 우량(^^)한 몸매를 버리고 한 순간 '누구신지?' 할 정도로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었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도대체 당뇨병이란 무엇이더란 말인가? 무엇이길래 저토록 한 사람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꿔 놓을 수 있더란 말인가?

 

그저 물음표만 던질 수 있는 그런 한가한 상황도 아니고, 언제 어느때에 어떠한 모습으로 터져 나올지 모를 당뇨병이란 자의 본 모습을 그 민낯을 만나보고도 싶었지만, 그 보다도 시급한 당뇨병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어떻게 끝내야 할지에 대해 관심은 집중되었다.

 

 

 

 

 

 

 

책의 앞 쪽에는 당뇨병 자가검진 체크 리스트가 먼저 나온다.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에 동그라미. 손발톱이 약해졌다. 빠지거나 갈라지는 일이 많다.에도 동그라미 걸핏하면 입 안에 염증이 생긴다에도 동그라미 목이 마를 때가 많다에도 동그라미 입맛이 바뀌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에도 동그라미, 예전만큼 술을 마시지 못한다에도 동그라미, 빈혈 증세를 가끔 느낀다에도 동그라미, 몸이 차가울 대가 많다에도 동그라미, 등등 몸 상태와 식사와 생활부분에서 자신을 뒤돌아 볼 시간부터 확인한다.

 

근데, 궁금하다. 무척이나, 당뇨병가 아연에는 무슨 관계가 있길래 그 무시무시한 당뇨병을 아연으로 끝낼 수 있다는 말인가?

 

이 책에는, 도형과 그래프를 함께 한 그림이 많다. 이는 막연하게 당뇨병의 과정과 결과물들을 글자로 보는 것보다, 수치로 그림으로 그래프로 도형으로 만나는 것이 훨씬 쉽고, 정확하다는 판단이다. 당뇨병에 대한 궁금증들에 대한 답변도 시원시워하게 궁금증 해소가 되지만, 아연에 대해 아연을 효과적으로 보충하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아프지 않은 사람에게도 무척이나 중요하다. 무엇이든 과다섭취를 하게 되면 문제가 되기도 하겠지만, 아연도 마찬가지다 아연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한 나머지 이상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는데 아연의 과다 섭취로 말미암아 미네랄의 균형이 깨져서 항산화 효소의 활성이 저하되기도 하고, 빈혈이 생기거나 인슐린의 분비가 줄어드는 일도 생긴다. 일시적으로 두통, 구역질, 위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하연 섭취를 중지하면 사라진다고 한다. 아연은 인슐린의 원료가 될 뿐만 아니라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효소의 원료도 되므로 중요하다고 한다.

 

당뇨와 아연과의 관계를 잘 접해보고 당뇨병의 근본원인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병행해보는것도 좋을듯하다.

 

 

 

2015.6.13. 소지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이 설레는 집 도감 -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공간 배치 아이디어 123 집도감 마음이 설레는 집 도감 시리즈 1
X-Knowledge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마도 내가 사는 집의 설계도를, 아니 내가 만들고 싶은 집의 설계도를 그린것이 그러니까 초등학교 6학년인 열 세살때부터였지싶다. 어떠한 계기로 나의 집, 나의 집의 구조를 골똘히 생각하고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친구들 집을 가면 하나같이 똑 같은 구조, 똑 같은 집은 없더라는 것에, 조금 더 크고, 조금 더 넓은 구조에 그러한 집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기 시작하면서 나의 집에 대한 애착을 그렇게 표현을 했는것 같기도 하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나의 집을 갖게 되고, 그리고 나의 집을 어떻게 더 이쁘게 꾸며보고자 더욱 관심을 갖고, 책을 읽고 그랬지만, 당장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것들이라 그렇게 책을 읽고 책장을 덮고, 그러했었던 것이 '마음이 설레는 집 도감'을 만나면서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공간 배치 아이디어 123가지를 접하고서 나만의 집을 디자인할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도 느낄 수 있는 순간도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 우리나라의 집들을 소재로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공간 배치 아이디어와 집을 디자인 한 것들을 만날 수 있었다면 더 좋으련만 그렇지 아니하고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의 집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가늠하며 책장을 넘기면서 과연 우리, 나의 삶 속에서 적용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을까를 고민하였지만, 생각이상으로 여러가지 그들만의 독특한 아이디어에 놀라고, 그들이 꾸며놓은 그들의 생각과 정성이 담긴 디자인을 바라보면서 나름 만족스런 생각이 들었다.

 

조망 좋은 방, 그리고 실외와 실내를 잇고 싶은 욕망을 그대로 실현한 일본 가나가와 현에 위치한 목조건물은 요즘 큰 기업체나 병원에서 사용하는 정원이 건물안으로 들어온 그러한 형식의 디자인을 생각나게 했다. 수납에 비중을 둔 디자인이나 자연과 가까이, 목재가 어우러진 공간이 넓은 집에서는 당연 오래 오래 살고 싶은 애착이 생길것이다. 특히나 주방을 중심에 두고 생활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디자인 되었던 지바 현의 목조 2층 건물인 24평 정도의 집에서 보였던 주방과 그리고 눈에 얼른 들어왔던 서재의 인테리어는 무척이나 심플하고 깔끔하다. 도면은 매 아이디어마다 만날 수 있는데, 무엇보다도 만족스런 부분이다.

 

겉으로만 아름다움을 추구한다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편리함과 유익함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아름다움까지 건축에, 디자인에 담아놓을 수 있다면, 그 집이 나만의 지상낙원이요 더 없는 힐링장소가 될 것이다.

 

이젠 도전하는 일만 남았나보다.

 

 

 

 

2015.6.13. 소지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 - 갑질 공화국의 비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순간 우리 사회는 갑과 을의 사회로 이분화되었다. 회사에서도 거래처간에 갑과을이 존재하고 있고, 사람들 사이에서도 갑과 을은 여전히 존재했다. 학교를 가도 갑과을은 쉽게 찾아낼 수 있고, 사회의 어느 단면을 보더라도 갑과 을은 우리의 시야에서 항상 눈에 띄었다.

어느때부터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갑과 을은 우리 곁을 맴돌고 있었다.

 

이 책은 옛날 우리 어렸을 적에 가난한 집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면 상류사회로 진출 할 수 있었던 그 가능성이 있었던 그 시대에 많이도 써먹었던,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을 비틀어 놓은 듯한 제목에서부터 '개천에서 용 나면 안된다'는 말로 우리 사회, 갑질 공화국의 사회적인 문제들을 파헤쳐 놓은 책이다.

 

 

 

 

대한항공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신문에서, 방송에서 그리고 인터넷에서 한동안 들끓었던 갑질사회의 진면모를 볼 수 있었던 사건. 모두가 알겠지만, 사건은 미국의 케네디공항에서부터 시작한다. 메뉴얼대로 응대를 하지 않는다고 소리지르는 오너가의 부사장. 그리고 메뉴얼대로 응대했다고 말하는 사무장과 허둥지둥 오너가의 부사장을 대하는 태도는 갑질사회에서 충만한 대우를 받던 이에게는 참을 수 없는 모욕이며 고통이었나보다. 그리해서 허허벌판 이국의 공항에 버려진 박창진 사무장, 그가 그 곳에서 느꼈을 비참함, 모욕에 치를 떨어야 했던 그 시간들을 이 책을 읽으며너 감정이입이 되어 순간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인터넷에서 오르내릴때는 내일이 바빠서 그 감정에 동요되지 않았는데, 새삼스럽게 우리가 사는 사회가 그러한데 새삼스럽게 유난을 떠는가보다. 그런식으로 메마른 감정속에서 그들을 바라보기만 했었는데, 책 속에서는 그러한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결론은 박창진 사무장의 외로운 길, 내부고발자의 길을 응원하기로 했다.

 

부천의 모 백화점에서 주차알바하던 어느 청년에게 무릎까지 꿀리고 사과를 받았던 모녀사건이며 배달원은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도록 하는 어떤 아파트들. 그리고 이제는 확실하게 자리잡은듯한 젊은 대학생들의 신입대학생들 군기 잡기 문화, 강남의 모 아파트에서 있었던 경비아저씨의 안타까운 죽음.

 

"내가 누군지 알아?" 하면서 자신의 위치르 부각시키려고 하는 갑질을 하고자 하는 이들. 그들에게 손석희씨는 "당신은 누구시길래?"라고 도리어 물어보라고 했다는 말에 약간은 시원한 쓴 웃음이 밖으로 나간다.

 

조선시대보다 더한 계급사회? 맞다 우리는 조선시대보다 더한 계급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그 계급의 상위층으로 가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를 한다. 엄마의 지긋지긋한 '공부해라'는 잔소리를 어쩌면 잠결에도 들었을 사람들이 아마도 많을것이다. 이 사회가 계급사회가 더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꼬운 이 계급사회가 점점 더 견고해지고, 비 정상적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우리는 알았기에 우리의 자식들이 공부도 하지 않고 사회로 나가서 갑이 아닌 을로 살아야 할 때 얼마나 무릎을 꿇어야 하고, 굽신거려야 하는지를 눈으로 보지 않아도 뻔한 결과물이기에 어쩌면 그들의 인생을 위해 우리는 오늘도 잔소리를 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취업하지 못한 청춘들은 이제 이 사회에서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청년들의 미래를 강바닥에 처박았다는 말로 이명박정권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하며 4대강으로 22조 원을 쓰는 대신에 '청년경제' 혹은 "청년뉴딜'의 이름으로 4대강과는 다른 방식의 재정정책을 했더라면?"이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과연 이대로 좋은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제발 생각을 더 많이 하면서 자신들의 미래의 삶에 대해 더 고뇌하고 깊이있는 생각으로 그에 맞는 실천을 할 수 있는 청년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사고방식은 출세해서 편하게 살자는 기존의 틀이 아니라, 출세한 나는 대단한 사람이고 나를 모르는 것은 대단히 무식한 자라는 것을 일깨워주고자 하는 그들의 사고방식, 자기네들끼리 개천에서 난 용의 갑질스러운 혜택을 받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뒤집어 엎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용이 되겠다며 태야을 향해 계속 날아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예 생가고차 하지 않은 채 관성과 타성에 따라 계속 나아간다면, 전쟁 같은 삶의 토대위에서 번성한 갑질 공화국 체제하에서 '지금 이대로'를 고수한다면, 그건 바로 '생각하지 않는 범죄'가 될 것이라고 아픈 충고를 날려준다. 강준만 교수는.

 

 

 

 

 

2015.6.12.소지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집짓기 해부도감 - 가족 구성원의 감성과 소박한 일상을 건축에 고스란히 녹여내다 해부도감 시리즈
오시마 겐지 글.그림,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은 자신들의 집 인테리어도 스스로 많이들 개성에 맞춰서 바꿔 나가고 있는 실정이며, 거기에다 집도 여러가지 모습으로 직접 설계하고 건축하는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집에 대한 생각은 아주 오래전부터이다. 시골에서 중학교 학과 시간에 무언가를 배우고 왔었나보다. 집에 도착해서는 숙제는 하지 않고 집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나름대로 집의 모형을 그리고 집의 구조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해서 몇날 몇일을 학교 갔다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반복되는 일상이 되었었다. 부엌은 이곳에 안방은 저곳에 마루는 이곳 마당을 어떻게 꾸미느냐는 그 다음이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었던 기억이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았는데 서울에서 빼곡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 속에서도 나름대로 인테리어도 고쳐보고 수선도 해보고 바꿔보기도 하고 그렇게 나름의 주거공간에 대한 애착을 그렇게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주하게 되는 신문 내용들 속에서 어떤 전원주택은 어떤 형태로 만들어졌는지 등등을 바라볼 때에 내 깊은 속에서 꾸물꾸물 그 무언가가 올라오는 것을 느꼈었다. 그렇게 내 집에 대한 애착은 다시 또 다른 형태로 발전하고 있었나보다.

 

'집짓기 해부도감' 이라 해서 거창하게 수학이 들어가 있는 그런 건축학적 이미지로만 먼저 생각하게 되었지만, 그보다는 요리 레시피처럼 이 책도 '집짓기 페시피'가 빼곡하게 그것도 실례로만 구성되어 있다. 마치 도감처럼 어디서부터 읽어도 상관이 없다.

 

얼마전에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에 갈 일이 있었는데, 주방에 비치는 조망용 창문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부엌이 아일랜드 부엌이었는데 그것도 갖고 싶은 순위에 속하였지만, 그래도 좀 된 아파트인데도 불구하고 예전의 명성에 전혀 뒤쳐지지 않을 그런 구조를 바라보고 역시 앞을 내다보는 시공사의 설계가 두드러져 보였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만나는 부엌의 모습 속에서 그 모습을 발견하게 될줄이야.

 

상당히 좋은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기본 틀을 제공해주고 있기때문이다. 집안의 집의 얼굴을 만드는 방법에서부터 시작해서 정리되는 집의 비밀 그리고 세세한 부분을 빈틈없이 즐길 수 있도록 아주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굳이 지금 당장 내 집을 짓지 않아도,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필요할 여러가지 정리법등이나 현관이나 발코니 세면실이나 옷장등을 바꾸기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와 있어서 따라해보기만 해도 수월할듯하다.

 

소리대책과 습기대책에서부터 방범과 피난대책까지 아주 아주 세밀하게 나와 있는 것을 보니, 역시 전문가가 만든 책이라 뭔가 다르구나를 확연히 느끼게 된다. 하긴 이 책이 인테리어 책이 아니라 건축 전문가가 쓴 건축책이었다는 것을 잠시 잊은 모양이다.

 

건축이란것이 지붕만 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쾌적한 생활의 구조와 배치, 수납 정리와 무려 문고리까지 모두 포함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려준다.

 

 

 

2015.3.29.소지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